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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BAR

On December 31, 2015

들어본 적은 있어도 찾아가는 건 쉽지 않다.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스피크이지 스타일 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에서도 요란하고 큰 간판 대신 비밀스러움을 택한 바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기자의 눈에 띈 네 곳을 찾아 그곳만의 숨겨진 매력은 무엇인지 엿보고 왔다.

숙성한 럼에 라임주스, 직접 시럽화한 와인을 넣은 칵테일 니커버커 펀치. 2만4천원.

숙성한 럼에 라임주스, 직접 시럽화한 와인을 넣은 칵테일 니커버커 펀치. 2만4천원.

숙성한 럼에 라임주스, 직접 시럽화한 와인을 넣은 칵테일 니커버커 펀치. 2만4천원.

찰스H

포시즌스호텔 서울 지하 1층에 위치한 찰스H. 전설적인 미국 작가 찰스 H. 베이커의 이름을 따왔다. 미국 금주법 시대의 스피크이지 바가 콘셉트라 입구를 찾는 것부터 쉽지는 않다. 호텔에서 숨어봤자 아니겠냐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호텔 로비에서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굽이굽이 내려가면 구석에 직원휴게실 혹은 탕비실로 보이는 문이 있는데, 바로 그곳이 찰스H로 향하는 입구다.

히든카드 찰스H는 A카드 몇 장은 쥐고 있다. 이곳을 지휘하는 헤드 바텐더 크리스토퍼 라우더가 가장 센 패인 조커다. 뉴욕 노마드호텔 바 매니저 출신으로, 2014년 미국 최고의 칵테일 경연대회인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BFAㆍJames Beard Foundation Awards)’를 수상한 바 있으며, 작가 찰스 H. 베이커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경험한 칵테일을 그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해 메뉴로 만들었다. 그의 지휘 아래 이곳의 칵테일은 참신하고 리드미컬하다.

히든 스폿 겉으로 보기에는 쉬이 눈치 채기 힘든 공간이 바 끝 쪽에 숨어 있다. 흡사 ‘비밀의 방’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룸 화장실이 따로 있음은 물론, 원하는 서비스를 바로 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문이 이어져있다.

히든 서비스 바에 입장하기에 앞서 리셉션 데스크에서 샴페인 ‘빌카르 살몽 엑스트라 브뤼’를 웰컴 드링크로 제공한다. 기분 좋은 한 잔의 시작이다.


영업시간_18:00~03:00
주소_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포시즌스호텔 서울 지하1층
문의_02-6388-5000

 

소하

소하(SOHA)는 사우스 하버(South Harbor)의 줄임말로 따뜻한 남쪽에 정박해 있는 요트 콘셉트의 바 & 다이닝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층마다 콘셉트를 달리하고 있다. 이 바에 승선한 고객들은 곳곳에 흐르는 비밀스럽고 은밀한 분위기에 취할지 모른다. 한남동 주택가 골목 안쪽, 바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히든카드 2009년 월드클래스 초대 우승자이자 월드클래스 글로벌에서 4위를 한 임재진 대표가 선장이고, 2014년 월드클래스 3위, 2015년 월드클래스 톱 10에 들었던 이일기 바텐더가 항해사다. 이 둘과 함께하는 선원들의 실력이야 당연하다. 지중해에 정박한 요트가 바의 콘셉트인 만큼, 지중해 국가를 테마로 한 시그너처 칵테일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히든 스폿 VIP, VVIP 멤버십만을 위한 비밀스러운 공간이 존재한다. 멤버십 가입 절차나 그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는 바에 직접 문의해야 귀띔해준다.

히든 서비스 바 석에 앉아 때를 기다려보자. 운이 좋으면 임재진 대표가 손수 셰이킹해주는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다.
 

반으로 가른 가지를 튀겨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안주. 1만5천원.

반으로 가른 가지를 튀겨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안주. 1만5천원.

반으로 가른 가지를 튀겨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안주. 1만5천원.

다크 럼 베이스의 칵테일 터키 앙카라 스위즐. 2만3천원.

다크 럼 베이스의 칵테일 터키 앙카라 스위즐. 2만3천원.

다크 럼 베이스의 칵테일 터키 앙카라 스위즐. 2만3천원.


영업시간_19:00~03:00
주소_서울 용산구 대사관로12길 3
문의_02-792-5055

 

노마드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청담동 주택가에서 노마드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간판이 유일하게 이곳을 알아볼 수 있는 징표다. 가게에 들어서면 호텔 바 같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한 번 반하고, 온몸에 새겨지는 듯한 웅장한 사운드에 두 번 반하게 된다. 어렵게 찾아온 만큼 최고로 만족하고 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이곳의 서비스 철칙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고 싶은 마음을 피어오르게 한다.

히든카드 위스키계의 롤스로이스가 맥캘란이라면 오디오계의 롤스로이스는 골드문트다. 노마드에는 세계 최초로 180cm 높이의 영업용 골드문트 오디오 두 대가 백바(Back Bar)를 사이에 두고 우뚝 솟아 있다. 술맛 나는 사운드에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디지털 사운드에 최적화되어 있는 시스템이니 노트북으로 트는 것 아니냐는 섭섭한 말은 삼가자. 주 중에는 신청곡도 받는다.

히든 스폿 제 집처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룸이 하나 있다. 바 라운지보다는 꽤 캐주얼한 느낌. 연예인들의 프라이빗한 파티가 종종 열리기도 한다.

히든 서비스 위스키 마니아를 위한 히든 메뉴판이 따로 있어 별도의 선반에 진열되어 있는 술을 주문할 수 있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잔 가격(술별로 가격 상이)에 5천원만 추가하면 매우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 원하는 칵테일도 제조해준다. 일명 ‘비스포크(맞춤형) 칵테일’이다.
 

바 이름과 같은 노마드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 상큼한 자몽과 석류주스가 들어갔다. 2만8천원.

바 이름과 같은 노마드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 상큼한 자몽과 석류주스가 들어갔다. 2만8천원.

바 이름과 같은 노마드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 상큼한 자몽과 석류주스가 들어갔다. 2만8천원.


영업시간_19:00~03:00
주소_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01길 28
문의_02-511-1283

 

몽키숄더

이태원 뒷골목에 숨어 있는 바 몽키숄더. 원숭이 그림이 새겨진 목간판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면, 깜깜한 지하 세계가 펼쳐진다. 가장 먼저 시선을 빼앗는 것은 광섬유를 고정한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부어 일일이 손으로 구멍을 뚫어 만든 바 테이블. 그 작은 구멍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일부러 바 석을 고집하고 싶을 만큼 신비롭고 예쁘다. 적막 속에 쉼 없이 돌아가는 팬도 분위기에 한몫한다.

히든카드 몽키숄더는 삽질로 맥아를 뒤집어 건조시키는 ‘플로어 몰팅’을 오랫동안 해온 장인들의 굽은 어깨를 뜻한다. 이곳은 그 땀과 정성을 담아내려는 위스키 바다. ‘친근함’을 무기로 정성껏 고객들을 케어하는 덕에 조금도 위축되는 마음 없이 편하게 즐기다 갈 수 있다. 테이블을 이용할 경우 세심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서 그런 걱정은 거두어도 좋다.

히든 스폿 몽키숄더에는 룸이 두 곳 있다. 한 곳은 찾기 쉽지만 또 한 곳은 바 구석에 숨어 있어 고객들이 잘 알지 못한다. 방문 시 바 구석을 유심히 살펴볼 것. 소수 인원만 수용 가능하고 예약은 필수다.

히든 서비스 곧 단골손님들을 위한 재미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 힌트를 주자면 추억의 ‘빙고게임’이 테마란다. 직원들이 손수 만든 초콜릿은 초콜릿을 즐기지 않는 손님들도 찾을 정도로 평이 좋다.
 

주말에만 5병 한정 판매하는 칵테일 퍼스트 몽키. 달콤 쌉싸래한 향의 리큐어 아페롤과 자몽, 청포도주스, 로즈시럽을 더했다. 2만원.

주말에만 5병 한정 판매하는 칵테일 퍼스트 몽키. 달콤 쌉싸래한 향의 리큐어 아페롤과 자몽, 청포도주스, 로즈시럽을 더했다. 2만원.

주말에만 5병 한정 판매하는 칵테일 퍼스트 몽키. 달콤 쌉싸래한 향의 리큐어 아페롤과 자몽, 청포도주스, 로즈시럽을 더했다. 2만원.

영업시간_19:30~02:30
주소_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35
문의_070-4157-5414

들어본 적은 있어도 찾아가는 건 쉽지 않다.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스피크이지 스타일 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에서도 요란하고 큰 간판 대신 비밀스러움을 택한 바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기자의 눈에 띈 네 곳을 찾아 그곳만의 숨겨진 매력은 무엇인지 엿보고 왔다.

Credit Info

기획
최안나 기자
사진
김나윤, 강태희
디자인
김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