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뜨끈 모두부, 후루룩 떠먹는 순두부, 흐물흐물 연두부, 쫄깃쫄깃 건두부. 아시아 두부의 세계는 넓고 넓다. 다채롭게 즐겨보자.
우리는 모두 두부당 豆腐黨
맛도 좋고 영양가 훌륭하고 구하기도 쉬운 데에다 조리법도 무궁무진하니 사랑할 수밖에 없는 두부. 조선 시대 <세종실록>에 기록된 명나라 황제의 서신에는 ‘조선에서 보낸 여인네들의 음식 솜씨가 뛰어나고 특히 두부를 만들고 요리하는 솜씨가 절묘하여 앞으로 두부를 잘 만드는 여인네들을 골라 보내 달라’고 요청한 구절이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 중국이나 두부 사랑이 남달랐던 것. 중국엔 열 중 아홉이 두부당(豆腐黨, 두부를 몹시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며, 일본도 두부 사랑이라면 빠지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두부 애호가이자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름 저녁은 맥주와 두부, 토마토와 풋콩만 있으면 그만, 가을과 겨울에는 삶은 두부, 기름에 튀긴 두부, 구운 두부 등을 먹으며 아무튼 매일 두부를 먹는다고 밝혔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무궁무진한 두부의 세계, 매일 같은 방식으로만 먹는 건 섭섭하다.
Japan 아게다시도후
바삭하게 튀긴 두부에 차가운 가다랑어 국물을 붓고 한 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속살, 밀려드는 고소함과 산뜻한 감칠맛에 맥주 한잔 안 하고는 못 배긴다. 일본의 두부 요리에 빠질 수 없는 대중적인 메뉴.
China & Southeast Asia 차오깐떠우(건두부볶음)
중국에서는 수분이 없어 쫄깃쫄깃 씹는 맛이 있는 건두부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일반 두부를 건조시킨 것이 아니라 아예 두부를 만들 때 압력을 가해 물기를 쏙 빼낸 것으로 일반 두부처럼 도톰한 것도 있고 종이처럼 아주 얇은 것도 있다. 도톰한 건두부는 특히 볶음 요리와 어울리는데 고소한 맛과 씹는 맛이 좋아 거의 모든 아시아식 볶음 요리에 고기 대신 넣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식재료 파는 곳에서 구할 수 있다.
Japan 도후덴가쿠
일본 미소를 발라 구워 먹는 덴가쿠, 날이 차가워지면 달콤짭짤한 미소소스 듬뿍 발라 따뜻하게 구운 두부꼬치가 더욱 반갑다.
China 징짱러우쓰(경장육사)
건두부를 종이처럼 얇게 만든 것이 포두부. 국수처럼 썬 것은 볶거나 무쳐 먹고 넓적한 모양의 두부피는 갖은 요리를 싸 먹기 좋다. 특히 ‘경장육사’라고도 불리는 징짱러우쓰는 춘장에 자작하게 볶은 짭짤하고 기름진 돼지고기와 담백한 두부피의 조화가 일품. 파 채를 곁들이기도 한다.
China & Taiwan 떠우화
대만에서 즐겨 먹는 간식 떠우화. 연두부에 달콤한 설탕시럽을 넣어 숟가락으로 훌훌 떠먹는다. 고소하고 달콤한 두부가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 색다른 별미, 차갑게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실온에서 먹어도 맛있다. 취향에 따라 견과류를 올려도 좋고 설탕시럽 대신 꿀이나 메이플시럽을 활용해도 좋다.
떠우화
에쎈 |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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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연두부 200g, 꿀·견과류 적당량씩
- 1
연두부는 큼직하게 떠서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 2
연두부를 작은 볼에 담고 꿀을 뿌린 뒤 취향에 따라 견과류를 올려 먹는다.
경장육사
에쎈 |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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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두부피(5×5cm) 30장, 돼지고기(안심) 300g, 양파 1개, 대파(길이 5cm) 1대, 춘장 2큰술, 다진 마늘·청주·맛술 1큰술씩, 식용유 적당량, 쪽파·후춧가루 약간씩
- 1
돼지고기는 잡채용으로 준비한다. 양파는 잘게 다진다. 쪽파는 송송 썬다.
- 2
팬에 식용유 4큰술을 두르고 센 불에 춘장을 넣어 수분기가 날아갈 때까지 달달 볶는다.
- 3
다른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를 통째로 볶아 향을 낸 뒤 대파는 빼고 다진 마늘을 넣어 향을 낸다.
- 4
향 낸 기름에 돼지고기와 양파를 잽싸게 볶은 뒤 볶은 춘장과 청주, 맛술, 후춧가루를 넣고 더 볶는다.
- 5
볶은 돼지고기와 두부피를 접시에 담은 뒤 쪽파를 올린다.
도후덴가쿠
에쎈 |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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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두부 1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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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미소소스
적미소 50g, 청주·맛술·설탕 ½큰술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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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소소스
백미소 50g, 청주·맛술·설탕 ½큰술씩
- 1
두부는 키친타월로 감싸고 그릇 등 무게가 있는 것을 올려 물기를 충분히 뺀다.
- 2
적미소소스와 백미소소스 재료는 각각 잘 섞어 달군 팬에 살짝 볶는다.
- 3
두부는 두께로 반 자른 뒤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넓적한 꼬치에 끼고 각각 미소소스를 발라 17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분가량 굽는다. 소형 화로가 있으면 화로에 구워 먹어도 좋다.
건두부볶음
에쎈 |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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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건두부 150g, 양배추 100g, 양파 ½개, 당근·주키니 ¼개씩, 초고버섯 6~7개, 마늘 2쪽, 식용유 4큰술, 굴소스 2큰술, 청주 1큰술, 쪽파 약간
- 1
건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2
양배추는 1cm 두께로 썰어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르고 양파는 도톰하게 슬라이스한다. 당근과 주키니는 4~5cm 길이로 자르고 반 갈라 슬라이스한다. 초고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찢는다. 마늘은 얇게 편으로 썬다.
-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센 불에 마늘을 넣어 향이 나게 볶다가 양파와 당근, 양배추, 주키니, 버섯, 건두부 순으로 넣어 센 불에 재빨리 볶는다.
- 4
굴소스와 청주로 간하고 다시 재빨리 볶아 접시에 담는다.
- 5
쪽파를 잘게 썰어 올린다.
아게다시도후
에쎈 |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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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두부 1모, 감자녹말·식용유 적당량씩, 무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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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가다랑어포 ½컵, 말린 다시마 1장(5×5cm), 물 3컵, 맛술 3큰술, 간장 2큰술
- 1
말린 다시마와 물을 냄비에 담고 약 불에 가열하다 70℃가 되면 불을 끄고 가다랑어포를 넣어 5분가량 둔 뒤 국물만 체에 곱게 걸러 한 김 식힌다. 가다랑어 국물 1컵에 맛술과 간장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 2
두부는 키친타월로 감싸고 그릇 등 무게가 있는 것을 올려 물기를 충분히 뺀다.
- 3
무는 곱게 간 뒤 꼭 짜 물기를 제거한다.
- 4
두부를 6등분해 표면에 감자녹말을 고루 묻힌다.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충분히 달군 뒤 두부를 넣어 튀기듯 부친다. 앞면, 옆면 모두 노릇하게 부친다.
- 5
튀긴 두부를 잠시 식힘망에 올렸다가 오목한 그릇에 담는다. 소스를 뿌리고 무 간 것을 올린다. 가다랑어포를 올려도 좋다.
뜨끈뜨끈 모두부, 후루룩 떠먹는 순두부, 흐물흐물 연두부, 쫄깃쫄깃 건두부. 아시아 두부의 세계는 넓고 넓다. 다채롭게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