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찍어낸 베이글이 아닌 계절 따라 손맛 담은 수제 베이글을 맛볼 수 있는 샘스베이글. 펑키한 헤어스타일에 유쾌한 성격의 오너 베이커 샘은 ‘베이글’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진지한 표정이 된다. 3년간 베이글에 빠져 연구했다는 샘의 특별한 레서피.
3년 전 일본으로 여행 떠났던 샘은 소문난 베이글 전문점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 신기했다. 한국에서 베이글을 먹겠다고 줄 서는 집은 어디에도 없으니 진기한 풍경일 수밖에…. 흥미를 유발하는 것을 하나 찾으면 ‘끝판왕’처럼 깊숙하게 파고드는 성격인지라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베이글 전문점은 모두 찾아가 맛보았고(참고로 샘은 일본의 마루이치 베이글과 뉴욕의 에사 베이글(Ess-A Bagel)을 추천한다), 일본과 미국에서 출간된 베이글 전문 서적을 섭렵하며 테스트해보았다.
그렇게 완성한 그만의 베이글은 일반적으로 24시간 정도 걸리는 데 반해 휴지 시간과 발효 온도를 달리해 4시간 만에 단축해 완성된다. 또한 베이글의 본고장인 뉴욕이 아닌 일본 스타일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에 전통 방식을 추구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다양한 종류의 베이글에 스프레드를 발라 예쁘게 데커레이션해서 선보이기도 한다. 샘스베이글에서는 딸기베이글, 호박베이글, 쑥베이글, 수박베이글 등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이한 베이글을 맛볼 수 있으며 다양한 스프레드를 선보여 골라 먹는 재미가 각별하다.
오일 마일리지가 짧은 건강한 재료, 착한 베이글
베이글의 재료는 단순하다. 밀가루, 물, 효모, 소금, 삼온당(설탕)만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반죽하고 숙성시키고, 발효시키는 등 천연 발효빵만큼이나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베이커인 샘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건강한 맛이다.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생각해보면 유기농 제품이더라도 외국에서 오랜 시간 배 타고 오는 중에 상하지 않게 하려고 어떤 성분을 첨가할지 모를 일이다. 또한 모든 재료를 유기 농산물로 사용했지만 화학 소금을 넣는다면 100% 유기농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으로 최대한 가까이에서 생산되어 오일 마일리지가 짧고 신선하며 상품인 식재료, 그리고 화학 요소가 배제된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드라이 이스트가 아닌 천연 효모종을, 화학적으로 정제된 설탕 대신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 삼온당을, 강력한 필터로 정수된 에바퓨어 정수기의 물, 오븐에서 구운 뒤 빻은 천일염을 사용한다. 다만 밀가루는 글루텐의 성분으로 인해 캐나다산 밀가루인 ADM TWO STAR(강력분)와 ADM THREE STAR(초강력분)를 사용한다.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졸깃한 반전의 맛
베이글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일반 빵과 다른 점은 바로 꿀물에 익히는 과정이다. 즉 꿀물에 코팅해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졸깃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설탕물을 사용하지만 건강한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샘은 꿀물을 사용한다. 2차 숙성을 마친 성형된 베이글 반죽을 팔팔 끓는 꿀물에 넣어 앞면 30초, 뒷면 30초 정도 두었다가 건져낸다. 너무 오랜 시간 두면 질겨지기 때문에 타이밍이 관건이다. 꿀물에 코팅한 베이글 밑면에 덧가루로 옥수숫가루를 묻혀 노릇하게 구우면 완성된다.
버터를 넣지 않고 구운 빵이라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베이글을 단면으로 잘라 토스트한 뒤 따뜻할 때 크림치즈스프레드를 듬뿍 올리면 사르르 녹아내린다. 촉촉해진 베이글을 한입 가득 베어 씹으면 겉면의 바삭함과 부드러운 크림치즈 맛이 녹아든 졸깃한 속살의 조화는 상상만으로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about SAM'S BAGEL
빵을 만드는 샘, 메뉴판과 로고를 담당하는 시각디자이너 김가람 씨, 테이블과 의자 등을 만든 목수 유도현 씨와 함께 완성한 샘스베이글은 유명한 건축가와 공동 작업을 통해 6월 중순에 합정동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맛의 베이글과 스프레드, 베이글샌드위치는물론 디저트 메뉴도 기대할 만하다.
주소 서울 마포구 합정동 369-45
Sam’s Favorite, Volcano Bagel
베이글 속에 치즈볼이 알알이 박히고 겉면에 슈레드치즈를 뿌려 구운 볼케이노베이글은 샘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로 담백한 맛에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사로잡는다. 일반적으로 베이글은 1개당 120g으로 굽는 반면 샘의 베이글은 1개당 150g이어서 한 개만 먹어도 속이 꽉 찬다.
조리시간 4hr 재료분량150g 베이글 6개분 난이도 상
a 반죽하기
1 ADM THREE STAR(초강력분) 300g과 ADM TWO STAR(강력분) 200g, 삼온당 30g, 소금 5g을 체에 내려 믹싱 볼에 담는다.
2 드라이 이스트 4g과 30℃의 물 280mL를 섞어 ①에 섞는다.
tip 가정에서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도록 드라이 이스트를 넣어 만들었다. 천연 발효종으로 만들 경우에는 밀가루 발효종을 사용한다.
3 믹싱 볼에서 반죽해 어느 정도 물과 밀가루가 섞이면 나무 도마 위에서 한 덩이가 되도록 반죽한다. 만약 믹서를 사용한다면 ‘중’에서 10분 정도 섞은 뒤 ‘강’으로 맞춰 5분 정도 섞는다.
b 휴지 시키기
반죽을 비닐에 넣고 실온에 10분간 둔다. 반죽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며, 잘랐을 때 작은 구멍이 송송 나 있으면 잘된 것이다.
c 1차 발효
1 반죽을 150g씩 6덩이로 나눈다. 한 개씩 두세 번 펴고 접었다 하며 반죽한 뒤 손바닥 아래에 놓고 둥글려가며 반죽한다.
2 완성된 반죽을 가지런히 트레이 위에 올리고 물에 담갔다 물기를 꼭 짜낸 천으로 덮어 50분간 실온에 둔다.
d 성형하기
1 2차 발효한 반죽 가운데에 밀대를 올리고 힘주어 눌러 위로 한 번 아래로 한 번 밀어 20cm 길이의 타원형을 만든다.
2 반죽에 치즈볼을 일자로 올린다.
3 반죽 끝을 잡고 끌어 올려 치즈볼을 감싸며 손끝으로 꾹 누르고 돌돌 만다. 한 바퀴가 돌아갈 때마다 반죽과 반죽이 떨어지지 않도록 손끝으로 꾹 누른다. 특히 맨 겉면에 말린 부분은 반죽이 익을 때 떨어지지 않도록 만두 빚듯 아물린 뒤 손바닥으로 반죽 전체를 살살 밀어 매끈한 모양을 만든다.
4 아물린 부분을 아래에 두고 둥글게 만 뒤 한쪽 끝을 약간 펼쳐 그 사이로 다른 한쪽 끝을 넣어 링 형태를 만든다.
5 반죽을 뒤집어 결합된 부분을 손끝으로 꾹꾹 눌러 완전히 아물린 뒤 반죽해 매끈한 모양으로 만든다.
e 2차 발효
1 오븐 트레이 위에 실리콘 시트를 올린다.
2 옥수숫가루 위에 성형한 반죽 밑부분을 올려 살짝 묻히고 오븐 트레이에 줄지어 올린다.
tip 보통 덧가루로 밀가루를 사용하지만 베이글 만들 때에는 옥수숫가루를 사용한다. 옥수숫가루는 갈색빛으로 익기 때문에 튀지 않고 베이글의 색과 잘 어울린다.
3 물을 꼭 짠 축축한 천을 반죽 위에 올려 50분간 발효시킨다.
f 꿀물에 익히기
4% 꿀을 녹인 끓는 꿀물에 앞면 30초, 뒷면 30초 두어 코팅한 뒤 건져낸다.
g 굽기
1 꿀물에 코팅한 반죽 위에 슈레드치즈를 올린다.
tip 단호박베이글에는 호박씨를, 일반 베이글에는 참깨를 묻혀 구우면 맛이 풍성해진다.
2 190℃로 예열한 오븐에 15분간 굽는다.
1. 깊고 풍성한 맛의 플레인스프레드 / 2. 딸기베이글 위에는 딸기 향 가득한 딸기스프레드 / 3. 버터와 단팥크림의 완벽한 조화 앙버터스프레드 / 4. 파인애플의 향미와 단맛이 응축된 구운 파인애플스프레드 / 5. 달콤쌉사름한 초콜릿스프레드 / 6. 향긋한 여름 향기 체리스프레드
Sam’s Spread
바삭하게 구운 베이글을 반 갈라 스프레드를 듬뿍 발라 먹는 것이 베이글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 베이글만큼이나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스프레드만 해도 200여 가지가 된다. 스프레드의 기본 베이스는 크림치즈다. 각종 브랜드를 모아 테스트한 결과 부드러운 농도가 적당한 레전드(legend) 크림치즈를 사용한다. 크림치즈에 생크림, 꿀, 레몬즙, 바닐라빈, 키르슈를 섞어 플레인스프레드를 만들고 여기에 과일이나 초콜릿 등을 섞어 다채로운 맛의 스프레드를 선보인다.
베이글 보관하기
방부제를 넣지 않기 때문에 3일이 지나면 폐기해야 한다. 오랫동안 두고 먹으려면 냉동실에 보관한다. 먹기 전 30분 전에 실온에서 해동한 뒤 토스트하면 갓 만들었을 때와 다를 바 없다. 만약 자연 해동을 할 여유가 없다면 냉동실에서 꺼낸 베이글 겉면에 물을 살짝 바른 뒤 전자레인지에 20초 정도 돌린다. 그런 뒤 토스트해 스프레드를 발라 먹으면 된다.
공장에서 찍어낸 베이글이 아닌 계절 따라 손맛 담은 수제 베이글을 맛볼 수 있는 샘스베이글. 펑키한 헤어스타일에 유쾌한 성격의 오너 베이커 샘은 ‘베이글’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진지한 표정이 된다. 3년간 베이글에 빠져 연구했다는 샘의 특별한 레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