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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K의 행복한 천연 발효빵 도전기

팽 드 캉파뉴

On October 02, 2013

투박하니 정겹게 생긴 큼지막한 덩어리에 약간은 시큼한 듯한 향, 씹을수록 구수함이 묻어나는 거칠면서도 찰진 식감의 ‘팽 드 캉파뉴’. 시골 빵을 뜻하는 이름답게 소박하지만 자꾸 생각나는 그 맛, 천연 발효종 빵의 정수인 ‘팽 드 캉파뉴’ 도전기!

편안하게 만들어 즐기는 ‘솔(soul) 브레드’

호밀가루와 통밀가루 등이 들어가 거칠면서도 구수한 풍미가 일품인 ‘팽 드 캉파뉴’는 부엌 천장에 올려두고 잘라서 치즈를 얹어 먹거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등 이름 그대로 프랑스의 시골에서 주식으로 구워 먹던 빵이다. 중세 무렵까지 프랑스의 시골 아낙들은 집에서 빵을 반죽해 그것을 들고 빵집에 가 대형 화덕 오븐에 빵을 구웠다. 그렇게 구워 온 빵은 1주일 가까이 온 가족의 주식이 되었기 때문에 한 번에 굽는 크기 또한 클 수밖에 없어 그 무게가 5kg에 달하기도 했다. 프랑스 장편소설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이 훔친 빵도 바로 이 팽 드 캉파뉴로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컸을 것이라 추측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1주일 동안 두고 먹어야 하니 보존력이 좋도록 충분히 구워 겉껍질은 약간 두껍게, 쉽게 상하지 않도록 버터 등의 유지를 넣지 않고 만드는 것이 보통이었다.
시골에서 재배한 재료들을 쓸어 모아 만드는 빵이니 들어가는 재료도 밀가루와 통밀가루, 호밀가루 등을 섞은 것이었고 그 비율도 정해진 것 없이 제각각이었다. 프랑스에서는 산업화 이후 드라이 이스트가 개발되면서 겉은 파삭하고 속은 촉촉한 새하얀 살결의 바게트에 밀려 캉파뉴는 ‘촌스러운 빵’으로 구석에 밀려났지만 시간이 흘러 거기에 대한 반작용과 옛날에 먹던 구수한 빵에 대한 향수, 그리고 1970년대에 불어닥친 ‘아르티장 브레드’의 열풍으로 캉파뉴가 다시 인기를 끌게 되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 이름도 시골 빵인 캉파뉴가 더 이상 시골에서만 먹는 빵이 아닌 파리, 뉴욕 등의 대도시의 가장 ‘핫’한 쇼윈도에서 대접을 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올라오는 투박하면서도 섬세한 그 매력에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빵이 된 것이다.

내 취향에 맞게 ‘나만의 팽 드 캉파뉴’

본래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만들던 빵이니 만큼 팽 드 캉파뉴만큼 천연 발효종으로 만들기 좋은 빵도 없거니와 또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만들어야 진정한 팽 드 캉파뉴라 할 수 있다. 들어가는 재료도 정해진 것이 없고 프랑스에서도 지방마다, 집안마다, 빵집마다 다른 재료와 모양을 내기 때문에 재료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살결의 색은 대개 호밀을 넣어 옅은 회색빛이 돌고 기공은 조밀한 편, 때문에 무게도 묵직하다. 모양은 크고 둥근 것이 일반적이지만 럭비공 모양이나 길쭉한 모양 등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나만의 시그너처 빵을 만들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 빵을 ‘팽 그랑메르’, 즉 ‘할머니의 빵’으로 부르기도 한다니 자신의 이름을 붙인 빵을 만들어보자.

정웅 셰프 say's

“대개는 호밀가루와 전립분 등을 넣어 거칠게 굽는 게 일반적이지만 프랑스의 일부 지방에서는 ‘유럽의 식사 빵’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로 버터와 설탕까지 넣고 굽는 곳도 있습니다. 시큼한 맛을 즐긴다면 호밀가루를, 거칠고 구수한 맛을 즐긴다면 통밀가루나 전립분을 더 넣으세요. 씹는 맛을 즐기고 싶다면 견과류도 좋고 졸인 과일을 넣어도 좋습니다. 이번에는 일반적이면서도 맛있고, 만들기 쉬운 레서피를 공개하니 이것을 기초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변화해서 사용해보세요. 이렇게 만든 캉파뉴는 육류나 소시지, 진한 맛의 치즈와 좋은 궁합을 이룹니다.”

※액종르뱅 만들기
물에 세척해 기름기를 제거한 건포도 100g에 미지근한 물 600g을 부어 소독한 유리병에 담고 상온에 두어 3~4일간 하루에 한 번씩 뚜껑을 열어 가스를 빼며 상태를 보아가며 건포도 액종을 만든다. 유리병에 작은 기포가 가득 올라오고 향긋한 발포의 풍미가 올라오면 액종이 완성된 것. 이 액종의 액체만 걸러내어 액종 200g에 밀가루 150g을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잘 섞어 그릇에 담고 랩으로 밀봉해 구멍을 내거나 밀폐 용기에 담아 상온(18~24℃)에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반죽이 부풀어 오르고 복잡한 향을 풍기면 반죽에서 180g을 떼어내 밀가루 250g과 물 200g을 더해 새로 반죽하는 리프레싱 과정을 거친 뒤 다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반죽의 발효력이 불충분하다 싶으면 하루 더 리프레싱을 반복한다. 반죽이 활발한 발효력을 지닌 상태를 보이면 이것으로 최종 단계의 원종을 만든다. 반죽 180g, 밀가루 250g, 강력분 30g, 소금 4g, 물 250g을 넣고 잘 섞은 뒤 이것을 상온에서 하루 숙성시킨다. 완성된 최종 단계 원종은 냉장고에서 3~4일간 보관하며 사용 가능하고, 매일 리프레싱을 반복할 경우 잘 보존만 하면 평생 사용할 수도 있다. 빵을 만들기 전날 냉장고에서 최종 단계의 원종을 꺼내 원종 50g, 밀가루 200g, 통밀가루 40g, 물 200g을 넣고 잘 섞어 상온에서 하룻밤 숙성시키면 액종르뱅이 완성된다.
※ 자세한 레서피는 <에쎈> 2013년 3월호를 참고하세요.

반죽 및 1차 발효

재료 액종르뱅내추럴 1kg, 강력분 800g, 호밀가루·통밀가루 100g씩, 소금 20g, 따뜻한 물 550g, 액상 몰트 40g, 덧밀가루 적당량

1 밀가루와 호밀가루, 통밀가루, 소금을 고루 섞어 작업대에 펼치고 가운데를 움푹 들어가게 한 뒤 액종르뱅내추럴과 액상 몰트를 붓고 스크레이퍼 등으로 섞으며 물을 부어가며 반죽한다.
※ 그날의 습도나 밀가루의 상태, 반죽하는 사람의 손 온도 등에 따라 반죽의 된 정도가 달라지니 물의 양은 상황에 따라 가감한다. 찔러보았을 때 내부 온도가 24℃ 정도면 적당하다.
2 반죽이 어느 정도 뭉쳐졌으면 손바닥으로 눌러 앞으로 힘을 주어 밀었다 다시 접으며 마치 빨래하는 식으로 10분가량 치대며 반죽한다. 반죽에 탄력이 생기고 표면이 보들보들해지면 반죽의 끝을 잡고 패대기치듯 작업대에 힘껏 내리치는 과정을 3~4번 반복한 뒤 볼에 담고 랩이나 면포를 씌어 상온(18~24℃)에서 상태를 보아가며 두 시간가량 발효한다.

성형 및 2차 발효

1 반죽이 두 배 가까이 부풀어 올랐으면 각자 만들려는 크기로 분할해 동그랗게 둥글린 뒤 10분간 벤치 타임을 준다.
※ 반죽 분할량은 크고 둥근 일반적인 캉파뉴라면 700~800g, 가정용 오븐의 크기에 맞춰 여러 개 굽고 싶다면 300g 정도가 적당하다. 반죽 크기에 따라 빵 맛이 달라지기도 하니 처음에는 여러 크기로 구워보면서 자신의 취향을 찾아볼 수 있다.
2 700g으로 분할한 둥근 캉파뉴는 손바닥을 이용해 반죽대에 살살 둥글려 동그랗게 모양을 잡아 봉합 면이 위로 오도록 해 덧밀가루를 충분히 뿌린 박코르프에 넣는다.
※ 호밀과 천연 발효종이 들어가는 반죽의 특성상 반죽이 발효 과정에서 힘없이 퍼지기 때문에 모양을 잡는 통이 필요하다. 박코르프가 없다면 일반 그릇에 면포를 깔고 덧밀가루를 뿌려 사용한다. 200~300g으로 분할한 타원형의 캉파뉴는 둥그런 반죽을 작업대에 올리고 열 손가락으로 윗면의 반죽을 아래쪽으로 늘여 밑면 반죽에 끼워 넣는다는 느낌으로 둥글려 타원형을 만든다. 두 손바닥으로 반죽의 양끝을 작업대에 살살 굴려 밀어 끝을 길쭉하게 만든다. 반죽에 덧밀가루를 충분히 뿌려 봉합 면이 밑으로 오도록 팬에 올린다.
※ 적은 양의 반죽을 성형할 때 끝 부분을 길쭉하게, 중간 부분을 도톰하게 만들면 가운데 반죽의 부푸는 힘이 좋아진다.
3 성형을 한 캉파뉴가 담긴 박코르프와 팬에 젖은 면포를 씌운 뒤 상온(18~24℃)에서 상태를 보아가며 한 시간가량 발효한다.

쿠페 내기 및 굽기

1 반죽이 1.5~2배 정도로 부풀어 오르면 면도칼이나 전용 쿠페 칼 등을 이용해 ‘쿠페’ 즉 칼집을 낸다. 쿠페는 오븐에 넣기 직전, 단번에 깊고 빠르게 내는 것이 좋다.
※ 십자 모양이나 사선 모양 등 자신만의 쿠페를 만들어보자.
2 700g 반죽 기준으로 23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스팀을 넣어 10분, 스팀을 뺀 뒤 220℃에서 15분가량 굽는다. 200g~300g 반죽은 230℃로 예열한 오븐에서 스팀을 넣어 8분, 스팀을 뺀 뒤 220℃에서 10분가량 굽는다. 구워진 캉파뉴를 꺼내 식힘 망 위에 올려두고 1시간 이상 식힌 뒤 먹는다.
※ 반죽의 크기와 사용하는 오븐의 종류에 따라 시간을 조절해 굽는다.
※ 캉파뉴는 굽고 난 뒤 반나절 이상 숙성해 먹어야 그 맛이 한층 풍성하다.

에디터 K, 나 홀로 재도전!

팽 드 캉파뉴는 ‘정해진 룰’이 없다는 말에 부담 없이 도전했다. 날이 더워지면서 르뱅내추럴이 잘 만들어져 지난달에 만든 것보다 발효력이 좋아보였기에 더욱 예감이 좋았다. 집에 호밀가루가 없어서 강력분과 통밀가루만을 사용해 반죽을 만들었다. 호밀가루가 안 들어가는 대신 통밀가루 양을 늘려 강력분과 통밀가루의 비율을 7:3으로 ‘내 마음대로’ 섞었다. (기존 레서피 경우 강력분:호밀가루:통밀가루 = 8:1:1). 단, 지난번 베이킹에서 소금을 레서피보다 적게 넣어 맛이 덜해 이번에는 소금 양만큼은 제대로 지켰다.

손 온도가 높은 것도 장애물
정웅 셰프에게 빵을 배우면서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똑같은 반죽도 셰프가 만지다가 기자에게 넘어오는 순간, 몇 초도 안 되는 시간에 눈에 띄게 질척해지는 것이다. 셰프가 반죽할 때에는 아기 궁둥이처럼 보들보들하던 것이 기자의 손이 닿자마자 질척해져 ‘저주받은 손’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정웅 셰프의 말에 따르면 사람마다 체온이 다르고 손의 온도가 다른데 그에 따라서도 반죽의 질기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결국 기자의 손으로 반죽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밀가루 양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홈베이킹에서 손 반죽을 할 때에는 물 양의 비율이 높은 레서피가 성공 확률이 높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난감했다. 결국 반죽이 어느 정도 많이 뭉쳐질 때까지는 손 대신 넓은 실리콘 주걱을 이용해 충분히 뭉치고 늘어뜨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덕분에 정웅 셰프의 레서피 비율대로 반죽이 되었지만 그 때문에 글루텐이 적게 잡히지는 않았는지 걱정되었다.

그 결과는?
1차 발효와 성형 및 휴지 작업까지 상당히 좋은 부풀기와 모양새를 보인 기분 좋은 베이킹이었다. 레서피가 좋은 덕분일까? 그런데 더 잘하려고 욕심을 낸 것이 화근. 새벽에 굽다보니 집 안의 온도가 조금 낮은 것 같아 2차 발효 시간이 길어질 듯해 발효 시간을 줄이고자 오븐의 발효 기능을 사용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오븐의 발효 기능은 처음 사용해본 것인데, 성형한 반죽을 넣고 30분쯤 지나 보니 기계에 표시된 온도보다 온도가 훨씬 높은지 반죽의 껍질이 건조해지는 것을 넘어 벌써 익고 있었다. 상심한 마음에 바로 굽기에 들어갔지만 역시나… 이미 건조되고 익은 껍질 때문인지 성형까지 상당히 좋은 발효력을 보였던 반죽임에도 생각만큼 부풀지 않았다. 식힌 뒤 맛을 보니 향 자체는 좋고 겉의 크러스트도 적당했지만 마음껏 부풀지 못해 살짝 ‘떡진’ 듯한 질감을 보였다. 한 종류의 반죽을 적어도 스무 번은 해봐야 그 빵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더니 역시 베이킹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지만 역시 직접 만든 빵은 맛이 있어 그 자리에서 한 개를 다 먹어치운 것은 비밀(?)이다.

투박하니 정겹게 생긴 큼지막한 덩어리에 약간은 시큼한 듯한 향, 씹을수록 구수함이 묻어나는 거칠면서도 찰진 식감의 ‘팽 드 캉파뉴’. 시골 빵을 뜻하는 이름답게 소박하지만 자꾸 생각나는 그 맛, 천연 발효종 빵의 정수인 ‘팽 드 캉파뉴’ 도전기!

Credit Info

촬영협조
오월의 종 단풍나무점(02-749-9481)
감수
정웅 셰프
포토그래퍼
김나윤
에디터
강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