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길거리 간식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만드는 방식과 표현 방식에서 완전히 다르게 풀어낸 네 가지 플레이트. 셰프들의 창작 방식을 엿본다.
American Snickers candy bar
‘진주’ 주디 주 셰프의 ‘스니커즈 호떡’
영국 채널4의 요리 프로그램 ‘아이언 셰프 UK’를 통해 이름을 알린 뒤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스타 셰프로 떠오른 주디 주(Judy Joo). 스스로를 ‘프랑스 요리를 배운 한국계 미국인 영국사람’이라 일컬으며 한국 요리에 다양한 맛과 문화의 코드를 녹여낸다. 런던에 있는 그녀의 모던 코리안 레스토랑 ‘진주’에는 미국 초코바 ‘스니커즈’에서 영감을 받아 호떡을 재해석한 메뉴가 있다. 솔티드 캐러멜과 구운 땅콩, 땅콩버터파르페, 초콜릿가나슈, 프랄린과 누텔라파우더로 호떡에 스니커즈 맛을 냈다.
meringue cookie
‘합’ 신용일 셰프의 ‘호두얼음과자’
한식과 떡을 배우고 프랑스 ‘에콜 르노트르’에서 디저트를 공부한 신용일 셰프. 그의 시그너처 메뉴 중 하나인 호두얼음과자는 전통 간식인 호두정과와 프랑스의 머랭쿠키를 접목한 것. 일본의 한식당 ‘고시레’에서 일할 때 디저트로 구상했던 메뉴인데, 병과점 ‘합’에서 지금의 둥근 형태로 진화했다. 호두를 시럽에 조려 기름에 튀겨내는 전통 방식과 달리 호두를 구워 소금으로 간한 머랭으로 감싸고 달걀흰자의 비릿함을 잡기 위해 계핏가루를 뿌려 구우면 겉이 바삭하면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얼음과자는 그 식감을 표현한 이름이다.
Cold Appetizer
‘류니끄’ 류태환 셰프의 ‘허니머스터드크림을 채운 공갈빵’
일본 요리와 프렌치를 기반으로 한 창작 요리를 선보이는 류태환 셰프는 속이 텅 비어 있는 추억의 공갈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차가운 애피타이저를 구상했다. 무언가를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더할 요소가 많다고 생각한 것. 직접 만든 공갈빵에 허니머스터드크림을 채워 -196℃의 액화질소로 냉각한 뒤 부숴 그릇에 담고 헤이즐넛과 라즈베리소르베를 올려 레몬버베나로 마무리한다. 차가운 크림은 상큼하면서 고소함이 감돌고, 바삭하면서 부드럽기도 한 다채로운 식감과 맛이 입안에서 터진다.
potato confit
‘프라이빗 133’ 장경원 셰프의 ‘식전 감자’
‘프라이빗 133’에서는 식전 빵 대신 알감자를 낸다. 셰프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알감자를 기름에 구웠다는 점에서 고속도로 휴게소의 알감자를 연상케 하기도. 약한 불에서 오리기름에 2시간 동안 천천히 익힌 다음 참나무로 훈연해 스모키함을 더하고 마지막으로 참나물을 얹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요리의 균형을 잡았다. 밋밋한 감자의 맛이 동물성 지방과 만나 고소함이 속까지 들어찬다. 여기에 구운 김을 곱게 갈아 소금, 프랑스산 이즈니 버터와 섞어 만든 김버터를 감자에 발라서 먹는다.
익숙한 길거리 간식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만드는 방식과 표현 방식에서 완전히 다르게 풀어낸 네 가지 플레이트. 셰프들의 창작 방식을 엿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