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는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오래된 발효식품 중 하나다. 특유의 향을 지닌 신맛을 전하는 식초는 술에서 만들어지는 특성 때문에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명주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식초를 탄생시키는 모태가 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거쳐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각국의 식초는 저마다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건강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달에는 셰프가 즐겨 사용하는 식초를 통해 광대한 식초 맛을 정의해보았다.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오래된 발효식품 중 하나인 식초.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기원전 5천 년에 대추야자로 빚은 술로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었고, 중국에서는 3천 년 전부턴 쌀식초를 만들어왔다. 중국 고서에 식초를 고주(苦酒)라 불렀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주류의 발달과 함께 식초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고구려인들은 스스로 양조하기를 즐긴다’라는 <삼국지>의 기록을 보아 고구려의 식초 발효 기술은 중국과 대등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생식초 [명사]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 단계를 지나 생기는 아세트산 불순물을 희석한 액체로서 조미료나 방부제로 사용됨. <아메리칸 헤리티지> 사과나 포도와 같은 과일이나 곡물 등 당을 함유한 물질이라면 무엇이나 식초의 원료가 될 수 있다. 모든 식초는 초산의 기본적인 향과 톡 쏘는 맛을 지니고 있지만 저마다 차별성이 있다. 이것은 애초에 원액이 다른 데다 나무통에서 숙성을 거치기도 하고 생략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식초를 분류하자면 현미, 쌀 등의 전분질을 당화하여 알코올 발효시킨 뒤 초산 발효 과정에 의해 생산되는 곡물식초와 알코올(주정)을 희석하여 무기염 등을 혼합하여 초산 발효시켜 생산되는 양조식초, 과즙 30% 정도를 첨가한 과실식초, 효모로 발효시킨 포도즙을 기반으로 만든 포도주식초 등이 있다.
곡물식초
곡물식초는 아시아 요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초로 재료나 공법에 따라 붉은색, 흰색, 갈색, 검은색 등 다양한 색깔을 띤다. 누룩을 이용해 전분을 당으로 전환시키는 곡물식초는 다른 식초보다 신맛이 덜하다. 한국 전통의 막걸리식초는 막걸리를 체에 걸러 도수(알코올 함량)를 확인해 6% 내외 정도면 식초를 만들 항아리에 옮겨 담아 초산균을 첨가한다. 초산균은 종초(씨식초)라 하여 별도로 준비한 초산균주를 뜻하나 옛날에는 이전에 담가두었던 맛 좋은 식초를 첨가하였다. 초산균을 첨가한 막걸리는 25~30℃에서 45일 정도 발효시켜 식초가 완성되면 여과하여 식초항아리에 담아 일정 기간 숙성시켜 만든다.
와인식초
식초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아세토박테르 크실리눔(Acetobacter xylinum)이라는 박테리아가 알코올 성분이 있는 액체 안에서 알코올에 작용하여 아세트산으로 변환되면서 생성된다. 와인식초도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 포도주스가 발효되어 와인이 되고, 몇 달 동안 숙성된 뒤 박테리아 배양을 거쳐 아세트산화가 시작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본 재료가 되는 와인이 좋을수록 좋은 식초가 만들어진다.
발사믹식초
진짜 발사믹식초(아세토 발사미코)는 다른 여느 식초와 확연히 다르다. 색깔은 거의 검은색에 가깝고, 질감은 시럽 같으며, 단맛이 있고 놀랍도록 복합적인 맛을 지녔다. 발사믹식초는 중세 시대 이래로 이탈리아 북부의 에밀리아-로마냐 주에서 제조되어 오고 있다. 포도즙을 약 3분의 1 분량으로 줄 때까지 끓이고, 이 과정에서 당과 산이 40%를 차지할 정도까지 물을 증발시켜 농축시킨다.
그런 다음 오크나무, 밤나무, 벚나무, 향나무로 만든 통에 농축한 포도즙을 담아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의 변화무쌍한 기후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곳에 두어 최소한 12년의 숙성 기간을 거치면 발사믹식초가 완성된다. 1980년대에 들면서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발사믹식초를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전통 발사믹식초 유사품이 잇달아 개발되었다. 그러나 ‘트라디치오날레’ 즉 ‘전통적인’이라는 표시는 오로지 오리지널 발사믹식초에만 붙일 수 있다.
스페인의 대표 식초다. 스페인 남부 지역인 헤레스데라프론테라 지역에서 만든 셰리주는 발효가 끝난 뒤 브랜디를 첨가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주정 강화 와인이다. 셰리와인으로 셰리식초가 만들어지는데, 나무통에서 여러 해를 거쳐 숙성되어 높은 비중의 감칠맛 나는 아미노산과 유기산, 끈적끈적한 글리세롤이 남는다. 나무통에서 숙성시킨 발사믹식초만큼 색깔이 짙거나 달짝지근하지 않지만, 다른 와인식초에 비하면 뚜렷하고 강하며 견과 맛이 난다.
- 생셰리식초
- 식초를 요리에 활용할 때에는 식초의 종류뿐 아니라 상품 표시에 명기되어 있는 산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산업 생산된 식초는 5% 정도의 초산 농도에 맞춰져 있지만 와인식초는 7% 이상인 것이 많다. 이에 반해 일본의 쌀식초는 4% 정도, 중국의 흑초는 2%에 불과할 때도 있다. 따라서 실제로 어떤 식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식초 1스푼의 신맛 강도는 다르다.
토니 유 셰프
모던 코리안 다이닝 ‘이십사절기’ 헤드 셰프
“바나나와 감식초, 흑설탕을 1:1:1의 비율로 섞어 항아리에 넣어 발효시킨 바난바바나초는 신맛과 오묘한 단맛을 전합니다. 주로 채소를 사용한 무침에 바나나초를 사용하는데, 단맛이 있어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소스를 만들죠. 막걸리식초는 해산물과 육류의 잡냄새를 없애 홍어무침이나 회무침에 주로 사용합니다. 또한 편육이나 고기 요리에 곁들이는 채소무침을 할 때에는 막걸리식초로 새콤한 맛을 내지요. 막걸리식초인 부뚜막양조초는 동국장 명인인 한안자 씨가 직접 만든 것으로 밀누룩과 쌀로 빚은 쌀막걸리에 초눈을 섞은 뒤 20℃ 이상에서 발효시켜 만든 것입니다.”
- 바난바나나초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 가능. 500mL 1만5천9백원.
부뚜막양조초 현대백화점 식품관, SSG푸드마켓,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구입 가능. 500mL 1만5천원.
김형래 셰프
켄싱턴제주호텔 이탈리안 레스토랑 ‘하늘오름’ 총괄 셰프
“이탈리아의 전통 발사믹식초인 ‘아세토 발사미코 트라디치오날레’는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진정한 발사믹식초는 트레비아노와 람브루스코 두 가지 포도 품종을 짜서 최소 12년 동안 발효 과정을 거쳐 아주 진한 시럽 형태를 얻습니다. 진정한 발사믹식초는 색상이 진한 검은색이며, 광택이 나고 여러 나무의 향과 함께 잘 익은 포도즙의 새콤달콤한 균형 잡힌 깊은 맛이 있는데, ‘쥬세페 트라디치오날레’가 딱 이 맛입니다.”
- 쥬세페 트라디치오날레 엑스트라베키오(Giuseppe Giusti Tradizionale Extravechio) 딘앤델루카에서 구입 가능. 100mL 29만원.
에릭 킴 셰프
네오 브라세리 ‘메종 드 라 카테고리’ 총괄 셰프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많이 사용되는 바니울스 비니거 입니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 지대 지역의 토착 품종인 그르나슈 포도로 만들고 기본적으로 오크통에서 6년 이상 숙성시킵니다. 호두, 감초, 바닐라, 커피, 오렌지껍질 등의 복합적인 맛과 향이 전해져 날카로움보다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편에 속합니다. 가금류나 연어 등 붉은 생선 요리의 새콤 달콤한 맛을 담은 소스에 사용하거나, 설탕과 함께 조려 디저트나 치즈 플레이트에 곁들입니다.”
- 바니울스 비니거(Vinaigre de Banyuls)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구입 가능. 375mL 6만원대.
이신호 셰프
쉐라톤 그랜드워커힐 호텔 중식당 ‘금룡’ 셰프
“중국 요리에는 흑초를 주로 사용합니다. 흑초는 저가부터 10만원이 넘는 복합 흑초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중국 각 지역마다 흑초의 맛이 다른데, 양조 과정에서 첨가되는 재료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죠. 친키앙 비니거는 중국 장쑤 성 남부에 위치한 전장에서 만들어지는 전통 흑초입니다. 가격 대비 산도와 풍미가 좋아 즐겨 사용하죠. 흑초는 중국 요리에서 돼지고기와 궁합이 정말 잘 맞는데, 광둥 지방 요리인 흑초와 간장, 꿀 등을 넣은 흑초돼지갈비 요리에 사용하면 풍미와 향이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 친키앙 비니거(Chinkiang Vinegar)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 가능, 500mL 4천원대.
이원일 셰프
‘디어브레드’ 셰프
“배상면주가는 막걸리 업계 처음으로 일반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생막걸리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생막걸리는 금방 상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아주 크죠. 그래서 막걸리식초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제대로 빚은 막걸리를 숙성해 만들어 품질이 아주 뛰어납니다. 양조식초는 아무래도 맛의 풍성함이 떨어지는데, 막걸리식초는 막걸리 특유의 향과 감칠맛이 전해져 새콤하게 겉절이를 무칠 때 꼭 사용합니다. 또한 배상면주가에서 고추식초도 나오는데, 장아찌를 만들 듯 다른 양념 필요 없이 고추식초로만 고추를 삭히면 그 맛이 기가 막힙니다.”
- 느린마을 막걸리식초 느린마을양조장&펍, 산사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과 의정부점에서 구입 가능. 375mL 6천원.
느린마을 고추식초 느린마을양조장&펍, 산사원, 신세계백화점 경기점과 의정부점에서 구입 가능. 375mL 8천원.
유성남 셰프
이태원 & SJ 쿤스트할레의 ‘브루터스’ 총괄 셰프
“좋은 식초는 음식에 약간만 첨가해도 풍미가 제대로 살아납니다. 요리의 부족한 0.1%의 맛을 채워줘 소금 만큼이나 식초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카베르네 소비뇽 비니거(레드와인식초)는 주로 육류 요리에 사용합니다. 마늘과 양파를 볶은 뒤 스테이크 소스와 레드와인식초를 약간만 넣어도 잡냄새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신맛과 단맛의 적절한 조화를 이룹니다.”
- 오메드 카베르네 소비뇽 비니거(OMED Carbernet Sauvignon Vinegar) 신세계 백화점 혹은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 구매 가능. 500mL 5만원대.
파울로 데 마리아 셰프
이탈리아 전통 레스토랑 ‘파울로데마리아’의 오너 셰프
“전통 방식으로 발효한 모데나 발사믹식초는 12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한 자연 식초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별도의 첨가물 없이도 농도가 짙어져 시럽과 비슷한 느낌을 내요. 때문에 샐러드에 오일과 섞어 뿌리거나 디저트에 살짝 뿌리기만 해도 활용도가 높아 애용하는 식초입니다.”
- 말피기 아세토 발사미코 트라디치오날레(MALPIGHI Aceto Balsamico Tradizionale) 해외 인터넷 쇼핑몰 직구 가능. 100mL 7만원대.
김성모 셰프
캐주얼 프렌치 다이닝 ‘고메트리’ 셰프
“프랑스 샹파뉴-아르덴(Champagne-Ardenne)의 중심부에 위치한 보포(Beaufor) 지역은 샴페인 생산과 함께 샴페인식초 생산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샴페인식초 중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포 샴페인식초는 부드럽고 가벼우며 향과 맛이 강하지 않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에 섞은 뒤 소금으로 간만 하면 어떠한 샐러드와도 잘 어울리는 드레싱을 만들 수 있습니다.”
- 보포 샴페인비니거(Beaufor Champagne-Ardenne Vinegar)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 온라인 쇼핑몰(shop.gourmet.co.kr) 혹은 유로구르메에서 구입 가능. 500mL 7천2백원.
이연복 셰프
중식 레스토랑 ‘목란’의 오너 셰프
“흑초는 일본과 중국이 유명한데 일본에서는 현미로, 중국에서는 쌀로 만들어 숙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중국의 흑초는 신 맛에 특유의 향과 감칠맛을 지니고 있어 요리에 사용해도 좋지만 그 자체를 소스로 찍어먹어도 좋아요. 집에서는 생선요리나 만두를 먹을 때 흑초에 찍어 먹고는 하는데 생선은 더 향긋하게 즐길 수 있고 만두와의 궁합도 좋지요. 특히 생강채를 얇게 썰어 흑초와 함께 내면 아무리 기름진 만두도 계속 먹게 됩니다. 설탕을 조금 넣어 섞어 내도 어울려요. 중국집에서 보통 만두나 탕수육 등을 간장에 식초를 조금 타 찍어 먹는데 이것도 원래는 중국 흑초와 비슷한 색을 내기 위해 시작된 일입니다. 흑초라해서 부담 갖을 필요 없이 여기저기 찍어 먹어보세요.”
- 펀천 진품 흑미초(Pun Chun Black Vinegar) 연희동 대화마트에서 구입 가능. 500mL 6천원.
송훈 셰프
‘SG 다인힐’ 총괄 셰프
“셰리식초는 오크통에서 오랫동안 숙성시켜야 하는데, 하시엔다 구즈먼 셰리비니거의 경우 숙성된 식초를 소량만 남겨두고 다시 새로 셰리와인을 부어 숙성시키기를 반복합니다. 때문에 오크통 아래 가라앉아 있는 진한 베이스의 풍미가 돌아 깊은 맛을 냅니다. 짙은 과일 향이 특징으로 고기 양념에 가미하거나 샐러드드레싱으로 활용해요. 폰티 화이트발사믹비니거는 무난하게 사용하기 좋은 식초입니다. 청포도를 베이스로 오랫동안 숙성시켜 당도가 높은 편으로 육류, 해산물, 가금류 등 그 어떤 샐러드에 곁들여도 좋아요. 달달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특징이죠. 모든 요리에 식초는 산도가 적당한 것으로 사용합니다. 너무 높은 산도의 비니거를 쓰면 오일과 분리되기 때문이죠.”
- 하시엔다 구즈먼 셰리비니거(Hasienda Guzman Sherry Vinegar)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구입 가능. 500mL 5천원대.
폰티 돌체아그로 콘디멘토 비앙코(Ponti Dolceagro Condimento Bianco) 백화점 식품관,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구입가능. 500mL 8천원대.
이유석 셰프
프렌치 가스트로 펍 ‘루이쌍크’ 오너 셰프
“샤르도네 비니거는 적당한 산도에 기분 좋은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때문에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프렌치 요리에 가미하여 먹으면 좋지요. 이를테면 육류 요리에 곁들이는 샐러드에 드레싱으로 제격입니다. 그저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 그리고 화이트 식초를 섞어 뿌린 샐러드와 고기 요리를 먹는다면 이보다 더 개운할 수 없어요.”
- 오메드 샤르도네 비니거(OMED Chardonnay Vinegar) 신세계백화점과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 구입 가능. 500mL 5만6천8백원.
신동민 셰프
퓨전 일식 다이닝 ‘슈밍화 미코’ 오너 셰프
“발품 팔아서 얻어낸 귀한 식초입니다. 그 효능은 말할 것도 없지요. 요리에 주로 사용하지만 물에 살짝만 타서 먹어도 좋아요. 직접 사용해보니 맛도 좋고 눈의 피로도 싹 가시니 일석이조란 생각에 사용하게 되었어요. 누룩과 현미 베이스에 오디를 첨가해 발효한 천연 식초입니다. 주로 해산물과 어울려 전복, 생선회 등에 곁들이는 퓌레를 만드는 데 사용해요. 레몬이나 다른 식초를 사용하지 않고 이 오디식초를 조금만 넣으면 그 풍미가 확 달라져요. 상큼한 맛이야 이루 말할 수 없고 재료 본연의 맛까지 살려주니 사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과 오디식초의 비율을 9:1로 섞어 마시면 건강 음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 구관모 현미오디식초 구관모 온라인 몰(vinegarman.co.kr)이나 SSG푸드마켓에서 구입 가능. 770mL 5만8천원.
권오진 셰프
프렌치 기반의 프리랜스 셰프
“입안에서 퍼지는 상큼한 사과의 향과 맛이 좋은 식초로 음식의 뒷맛을 좋게 해 기분까지 좋게 만들어준답니다. 주로 샐러드, 피클을 만들 때 사용하고 스테이크 소스에 조금 곁들여 넣으면 풍미가 더 살아나죠.”
- 에덴 오가닉 애플사이다 비니거(Eden Organic Apple Cider Vinegar)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 코너에서 판매. 473mL 7천6백원.
정호영 셰프
‘로바다야 카덴’, ‘이자카야 카덴’, ‘우동 카덴’ 오너 셰프
“미츠칸은 일본의 유명 식품 회사로 주로 식초, 쓰유 등이 유명하죠. 미츠칸의 시라기쿠스는 질 좋은 쌀로 만든 고급 식초로 초밥이나 단촛물을 만들 때 사용하기 딱 좋아요. 국내 식초보다는 산도가 낮아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지요.”
- 미츠칸 시라기쿠스(ミツカン白菊酢) 니혼마트, 모노마트 등 일본 식자재 마트나 쇼핑몰에서 구입 가능. 1.8L 1만원대.
이충후 셰프
네오 비스트로 ‘제로컴플렉스’ 오너 셰프
“프랑스에서 많이 사용되는 유일리 보졸레의 식초를 사용해요. 산뜻한 산미와 과일 향이 잘 표현된 식초지요. 망고, 사과, 라즈베리 등 과일식초를 식재료의 특성에 따라 달리 사용하는데, 망고식초는 해산물, 사과식초는 육류 요리에 즐겨 써요. 라즈베리식초는 푸아그라나 채소 요리를 할 때 사용해요.”
- 유일리 보졸레 망고 비니거(Huilerie Beaujolaise Vinaigre de Mangue), 유일리 보졸레 시더 비니거(Huilerie Beaujolaise Vinaigre de Cidre) 인터넷 쇼핑몰 엔비노(www.nvino.com)에서 구입 가능. 망고 250mL 2만6천9백원. 시더 250mL 1만9천9백원.
조성범 셰프
해산물 전문 프렌치 레스토랑 ‘앙티브’ 오너 셰프
“셰리식초와 샴페인식초 등 식재료에 따라 여러 종류의 식초를 활용해요. 셰리식초는 주로 흙냄새가 나는 재료들과 함께 씁니다. 예를 들어 버섯이나 뿌리채소(비트, 순무, 래디시, 당근 등)의 흙 맛과 오크통에서 숙성된 셰리식초의 나무 향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고급스러운 맛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셰리식초 역시 와인처럼 숙성될수록 맛이 깊고 진해져서 주로 에이징된 제품 위주로 사용하고요. 샴페인식초의 경우 주로 과일 같은 달콤하고 가볍고 산뜻한 맛과 향을 지닌 재료들과 함께 씁니다. 샐러드나 허브 드레싱에 많이 쓰는데, 샴페인식초 자체가 포도의 과일 향과 샴페인의 톡 쏘는 향이 있어 무거운 재료들보다는 가벼운 재료와 잘 어울려요.”
- 클로비스 세레스 셰리와인비니거(Clovis Xeres Sherry Wine Vinegar) 인터넷 쇼핑몰 엔비노(www.nvino.com)에서 구입 가능. 500mL 9천8백원.
스패로우 레인 샴페인비니거(Sparrow Lane Champagne Vinegar) 백화점에서 구입 가능. 500mL 1만원대.
김호윤 셰프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스와니예’ 수셰프
“소성초는 유기농 현미를 이용해 3년간 숙성, 발효시킨 식초예요. 달걀에서 추출한 수용성 칼슘을 식초에 넣어 체내 칼슘 흡수율을 높여주는 기능성 식초이기도 하답니다. 주로 드레싱을 만들 때 사용하는데, 볶음 요리에도 활용해요. 멸치와 땅콩을 볶은 뒤 마지막에 넣거나 김과 같이 갈아서 비빔면 소스를 만들어도 좋아요.”
- 소성초 더블유 스토어(W-store)에서 판매. 360mL 2병 5만원.
이준 셰프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스와니예’ 헤드 셰프
“스와니예의 식초가 들어가는 모든 요리에는 이 셰리식초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가니쉬의 기본 간을 할때도 필수로 사용하고요. 고급은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대비 품질은 쓸만하지요.”
- 페르슈롱 셰리비니거(Percheron Sherry vineger)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 온라인 쇼핑몰(shop.gourmet.co.kr) 혹은 유로구르메에서 구입 가능. 500mL 8천6백원.
강민구 셰프
한식 기반의 아시안 창작 요리를 선보이는 ‘밍글스’ 오너 셰프
“통알곡 현미를 자연 발효한 흑초 원액을 사용합니다. 서양 식초나 톡 쏘는 양조식초보다 맛과 향이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단맛, 감칠맛이 있어 곡물, 장류를 사용하는 요리에 잘 어울리죠. 서양식 버터소스인 베르블랑소스는 보통 화이트와인식초를 사용하는데 저는 흑초와 연겨자를 섞어 쓰고 있어요. 드레싱, 푸아그라 요리, 김치를 재울 때도 흑초를 사용합니다.”
- 샘표 백년동안 순 발효 흑초 원액 100% 대형 마트에서 구입 가능. 750mL 2만4천8백원.
김민지 셰프
한식 다이닝 ‘민스키친’의 오너 셰프
“오랜 시간 자연 발효해 만드는 우리 전통 식초, 지금은 그 명맥이 많이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집집마다 식초를 직접 담가 사용했지요. 술을 베이스로 식초를 만드는데 집집마다 가양주 맛이 다르니 자연스레 식초의 맛도 제각각, 지역별로 종류도 무궁무진했습니다. 초산정의 오곡식초는 옛날 방식 그대로,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현미와 찹쌀, 보리, 차조, 기장 5가지 곡물에 직접 띄운 쌀누룩을 발효시켜 만듭니다. 전통 옹기에 넣어 2달 발효, 옹기를 그늘진 땅에 넣어 1년 숙성해 만들어진 오곡식초는 은은한 누룩 향에 부드러운 풍미가 좋습니다. 곡식과 누룩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니 한식 요리에 두루 잘 어울려요. 그 자체의 맛이 좋으니 한식 샐러드나 냉채 등의 드레싱에 활용하기 좋고 부담 없는 상큼한 맛이라 물이나 탄산수 등에 타 음료로 마셔도 잘 어울립니다.”
- 초산정 오곡명초 백화점 식품관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구입 가능. 500mL 1만4천원.
어윤권 셰프
청담동 이탈리아 부티크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에오’ 오너 셰프
“맛과 향의 구성이 깨끗하며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멩가촐리 발사믹식초 8년산을 비롯해 몇 가지 제품을 씁니다. 발사믹식초는 숙성 기간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방식(모데나 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나무통에서 발효 숙성)이나 원액 함유 비율, 특성 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죠. 무엇보다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하는데 주로 요리 마지막에 넣어 향을 냅니다. 알리스 아체타니아 세레니 레드와인비니거는 유럽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으로 산도에 따라 무거운 것에서 가벼운 것까지 다양한 맛의 변화를 줄 수 있어요. 해물 요리, 채소, 가금류, 곡물류의 요리에 사용합니다.”
- 멩가촐리 발사믹식초 8년산(Mengazzoli Aceto Balsamico di Modena) 백화점 식품관이나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 구입 가능. 250mL 1만6천원.
알리스 아체타이아 세레니 레드와인비니거(Alis Acetaia Sereni Aceto Balsamico di Modena) 수입사 갠드넷웍스코리아 (02-333- 0760)에서 구입 가능. 1L 3천3백원.
이방원 셰프
프렌치 레스토랑 ‘파씨오네’의 오너 셰프
“채소요리나 샐러드 등에는 사이더 비네거를 즐겨 쓰는데 사과 식초 특유의 과일향에 끝이 부드러우며 적당한 단 맛이 더해져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좋아요. 생선 카르파초 등 해산물 요리의 경우에는 깨끗하고 청량한 느낌의 화이트 발사믹식초를 사용합니다. 일반 발사믹 식초에 비해 훨씬 맑고 가벼운 맛과 향을 내지요.”
- 유일리 보졸레 시더비니거(Huilerie Beaujolaise Vinaigre de Cidre) 인터넷 쇼핑몰 엔비노(www.nvino.com)에서 구입 가능. 250mL 1만9천9백원.
폰티 돌체아그로 콘디멘토 비앙코(Ponti Dolceagro Condimento Bianco) 백화점 식품관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구입가능. 500mL 8천원대.
토미리 셰프
청담동 프렌치 비스트로 ‘비스트로 드 욘트빌’ 오너 셰프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8년간 매년 다른 나무통에서 숙성시킨 제품입니다. 프랑스 요리 특성상 발사믹을 거의 쓰지 않고, 손님이 요청하면 서브하기 때문에 품질이 더 중요하죠. 기대보다 더 좋은 것을 내려고 하는데 작은 차이가 우리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완성하므로 가격대가 높더라도 모데나 지역의 정통성 있는 유기농식초를 올리브유와 함께 제공합니다.”
- 멩가촐리 유기농 발사믹식초 8년산(Mengazzoli Bio Aceto Balsamico di Modena) 백화점 식품관이나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 구입 가능. 250mL 3만2천원.
정익상 셰프
이탈리아 가정식을 선보이는 이태원 ‘만조네’ 오너 셰프
“올리타리아 발사믹식초는 진득하고 단맛이 납니다. 샐러드드레싱,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거나 올리브유와 함께 구운 채소에 곁들이죠. 바닐라아이스크림에 뿌려 먹어도 좋아요. 갈레티 화이트 발사믹식초는 톡 쏘는 향이 거의 없고 특유의 단맛이 있어 차가운 소스는 물론 구운 버섯, 채소에 넣고 볶으면 맛이 깔끔해지죠.”
- 올리타리아 발사믹식초 5그레이프(Olitalia Aceto Balsamico di Modena) 백화점 식품관이나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 구입 가능. 250mL 3만3천원.
갈레티 오로 디 모데나 화이트 발사믹식초(Galletti Oro di Modena Gold of Modena) 옥수동 해든하우스(02-2297-8618)에서 구입 가능. 500mL 8천원.
장진모 셰프
한남동 시크릿 다이닝 ‘AND 다이닝’ 셰프
“오메드 샤르도네 비니거는 일반 와인식초와 완전히 달라요. 산도가 튀지 않아 편하게 가장 많이 쓰는데, 주로 게살, 관자 등 차가운 해산물을 무칠 때 오일과 함께 넣으면 알콜 없이 샤도네이 와인의 뉘앙스를 줄 수 있습니다. 항아 솔잎식초는 산에서 나는 솔잎을 수확해 전통항아리에서 1년 이상 발효한 식초예요. 산도와 솔 향이 강해 자주 쓰지는 않지만 숲 향을 내고 싶을 때 사용해요. 지난 시즌 메뉴에서 비네그레트를 만들어 허브를 대량 사용하는 샐러드에 따로 제공했죠.”
- 가람솔 항아 솔잎식초 프리미엄 푸드마켓과 의성장날(e-jangnal.com)에서 구입 가능. 500mL 2만4천원.
오메드 샤르도네 비니거(OMED Chardonnay Vinegar) 신세계백화점과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 구입 가능. 500mL 5만6천8백원 .
산티노 소르타노 셰프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 ‘그라노’, ‘스코파 더 셰프’ 오너 셰프
“이탈리아의 풍부한 태양 볕에 익은 포도와 엄선된 포도액을 밤나무와 떡갈나무, 뽕나무 통에서 숙성 시켜서 만든 발사믹 식초예요. 산미가 높지 않고 다른 비니거에 비해 다소 단맛이 있습니다. 졸여서 사용할 때 풍미가 강하며 샐러드에 사용했을 때 특히 맛이 강조됩니다.”
- 폰티 아세토 발사미코 디 모데나(Ponti Aceto Balsamico di Modena)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 구입 가능. 500mL 1만5천원.
크리스탄리 셰프
아메리칸 캐주얼 다이닝 ‘세컨드 키친’ 총괄 헤드 셰프
“개인적으로 오크통에서 숙성해 만드는 셰리식초에서 느껴지는 복합적인 향을 좋아해요. 다른 와인식초보다 부드럽게 느껴지는 산도 때문에 제가 만드는 샐러드에 늘 사용합니다. 꿀이나 아가베시럽을 섞어서 사용하면 더욱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가을에는 호두가 들어간 샐러드나 오일 자체에서 호두 향이 풍기는 호두오일을 함께 사용해 풍미를 돋워요. 호두샐러드에는 씁쓸한 맛이 나는 엔다이브나 치커리, 프리제와 버무려 호두오일과 셰리식초를 섞은 드레싱을 뿌려내기만 해도 그 매력이 발산됩니다. 샐러드도 좋지만 프렌치 어니언수프를 만들 때에도 사용해요. 캐러멜라이즈드한 양파에 셰리식초를 살짝만 넣어도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에요.”
- 페르슈롱 셰리비니거(Percheron Sherry Vinegar)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 온라인 쇼핑몰(shop.gourmet.co.kr) 혹은 유로구르메에서 구입 가능. 500mL 8천6백원.
이찬오 셰프
유러피언 레스토랑 ‘마누’ 오너 셰프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과 바로 옆 레지오 에밀리아 지역에서 중세부터 만들어온 발사믹식초는 검증받은 전통 발사믹식초 특유의 강렬하지만 부드럽고, 복잡하지만 균형 잡힌 맛과 향을 냅니다. 건포도나 말린 자두 등을 섞어 놓은 듯한 향은 다른 소스가 필요 없을 정도예요. 주로 카르파초나 샐러드 등의 요리에 마지막 한 방울 임팩트를 주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 빌라 산 도니노 아세토 발사미코 트라디치오날레 12년산(Villa San Donnino Aceto Balsamico Tradizionale 12) 해외 인터넷 쇼핑몰 직구 가능, 100mL 17만원대.
노진성 셰프
프렌치 레스토랑 ‘다이닝인스페이스’ 총괄 셰프
“아르붐 셰리비니거는 스페인 전통 제조법에 따라 품질 좋은 셰리와인을 10년 이상 오크통에 숙성해 만듭니다. 짙은 갈색을 띠며 존재감은 강렬하지만 깨끗하게 떨어지는 밝은 풍미, 섬세하고 균형 잡힌 여운을 내지요. 무엇보다 뒷맛이 부드럽고 단맛이 적어 소스에 더하면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섞여들어요. 식초와 셜롯을 버터에 넣어 부드럽게 유화하는 프랑스 소스 뵈르블랑 등에 즐겨 사용합니다. 샐러드드레싱이나 조개 요리 등에도 잘 어우러져요.”
- 아르붐 셰리비니거 그란 레세르바(ARVUM Sherry Vinegar Gran Reserva)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 가능. 200mL 3만7천6백원.
유의융 셰프
중식 레스토랑 ‘초류향’ 오너 셰프
“중국에서 유명한 식초라 하면 산시 성의 노진초, 강고 성의 진강향초, 사천 성의 보녕초, 복건 성의 연충노초가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산시 성의 노진초를 즐겨 사용하는데 이것은 쌀을 원료로 3년 이상 발효해 짙은 색을 띠는 흑초의 일종입니다. 산시 성은 국수와 만두, 또 이 노진초로 유명한 지역인데 그래서 이 지역에 가면 각종 국수나 만두에 노진초를 뿌리거나 찍어 먹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노진초는 신맛이 두드러지지 않고 달콤한 감칠맛에 농밀하고 복합적인 진한 풍미를 지녀 음식에 임팩트를 더하기 때문에 ‘동양의 발사믹식초’로 불리기도 하지요. 서양에서는 ‘샨시 숙성 식초(Shanxi Extra Aged Vinegar)’라 알려져 있습니다. 냉채 등 차가운 요리는 물론 소스, 뜨거운 요리에 두루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수탑 노진초(水塔老陈醋) 인터넷 쇼핑몰이나 중국 식재료 마트에서 구입가능. 500mL 3천원대.
식초는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오래된 발효식품 중 하나다. 특유의 향을 지닌 신맛을 전하는 식초는 술에서 만들어지는 특성 때문에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명주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식초를 탄생시키는 모태가 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거쳐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각국의 식초는 저마다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건강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달에는 셰프가 즐겨 사용하는 식초를 통해 광대한 식초 맛을 정의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