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유리병에 각종 잼과 스프레드, 커드, 젤리 등이 자연의 색 그대로 찬란하게 담겨 있다. 찬란에는 ‘빛나다’, ‘아름답다’, ‘행복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의미 그대로 선데이잼 강병진 대표는 빛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병에 담고, 그의 행복한 삶을 담는다.
대기업 상사맨에서 잼 총각으로
유명한 웹툰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 씨처럼 강병진 씨는 대기업의 '상사맨'이었다. 그는 서울 시내에 있는 공동 텃밭을 분양받아 각종 채소와 허브를 키우는 일을 일상생활에 끼워 넣었다. 도심에서 흙을 밟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라는 식물을 보는 일은 그에게 큰 행복을 주었다. 대기업의 회사원으로 사는 일보다 훨씬. 그래서 2011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텃밭을 가꾸고 배나무를 키우며 잼과 각종 스프레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선데이잼' 로고 스티커가 붙은 잼을 구르메 마켓에 팔기 시작했고, 그의 잼에 푹 빠진 이들은 그를 '잼총각'이라 불렀다.
유리병 속에 담긴 자연의 맛
그가 만드는 잼은 병 하나 속에서 자연이 주는 천연의 색으로 층을 이룬다. 이유는 단순하다. 예쁘니깐. 그리고 맛있으니깐. 달콤한 블루베리잼 사이사이에 농후한 밀크잼이 휘몰아치고, 키위씨가 콕콕 박힌 녹색의 키위잼과 향긋한 파인애플잼이 담긴 투명한 유리병은 특별한 데커레이션이 없지만 보기만 해도 탐난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작은 텃밭을 일구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매주 월요일마다 텃밭을 찾아가지만 항상 일거리가 넘쳐났다. 그 땀의 결실인 작물 하나하나가 보석처럼 귀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 진귀한 재료를 제때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것이 아까워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잼이나 스프레드를 만들어 유리병에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중한 재료에 화학조미료를 넣는 것이 죄스러워 자연에서 자란 재료만 담아 건강하게 만든다.
잼을 만드는 것은 아주 단순하다. 펙틴, 당, 산만 있으면 잼으로 탄생된다. 사과, 오렌지, 귤, 키위, 파인애플은 펙틴과 산 성분이 많아 즐겨 사용한다. 밤잼과 같이 원재료에 펙틴 성분이 적은 것은 사과주스를 사용해 졸인다. 사과주스는 당분을 함유해 설탕 없이도 잼을 만들 수 있어 즐겨 사용한다. 펙틴 함량이 적을수록 당의 함유량은 높아야 하는데, 그럴때는 유기농 설탕을 첨가한다. 잼의 재료에 따라 당의 종류(유기농 설탕, 과일 주스, 꿀, 백포도주 등)도 달라지고 함량도 달라지는데, 무수한 실험과 경험을 통해 레서피를 만든다. 그가 처음 시도하여 판매한 사과잼은 레서피를 완성하는 데 3개월 정도 걸렸다.
선데이잼은 강남역에서 열리는 핸드메이드 오픈마켓인 '더누보마켓'과 광화문에서 열리는 '서울 농부의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는 잼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스프레드를 병에 담는다. 직접 농사지은 토마토, 파프리카와 허브, 말린 과일로 만든 처트니는 인도의 주식 빵과 난에 발라 먹거나 바게트에 발라 즐겨 먹는다. 날씨가 화창한 날 처트니와 바게트, 와인만 챙기면 특별한 음식이 없더라도 훌륭한 피크닉을 준비할 수 있다. 자연의 맛을 담은 젤리는 냉장고에 두었다가 식후에 한 스푼 떠먹으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 영국에서 차를 마실 때 잼 대용으로 스콘에 발라먹는 부드러운 커드는 홍차 마니아인 그가 특별히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자몽, 오렌지, 레몬 같은 스트러스 계열의 과일을 가능게 채 썰어 당에 졸인 마멀레이드 역시 빵에 발라 홍차와 곁들이면 쌉싸래한홍자와 향긋한 달콤함이 잘 어울린다. 오후의 달콤한 티타임처럼 반짝이는 그의 유리병은 행복을 채워주는 부드러운 달콤함으로 오늘도 가득 차 있다.
- info
얼그레이밀크잼 따라 만들기
유기농 설탕은 갈색빛이 나기 때문에 믹서에 곱게 갈아야 뽀얀 밀크잼을 만들 수 있다. 유기농 얼그레이 티 잎 20g을 뜨거운 물 80mL에 5분 정도 우린다. 우유 250mL와 생크림(유지방 100%) 200mL, 유기농 설탕으로 만든 슈거파이더 80g, 얼그레이 티를 냄비에 넣고 저으며 30분 정도 약한 불에서 데운다. 큰 거품이 일면 불에서 내려 유리병에 1/2 정도 채워 굳힌다. 다시 우유 250mL와 생크림 200mL, 슈거파이더 80g를 냄비에 넣고 저으며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데운다. 큰 거품이 일면 불에서 내려 얼그레이밀크잼 굳힌 병에 담아 굳힌다.
투명한 유리병에 각종 잼과 스프레드, 커드, 젤리 등이 자연의 색 그대로 찬란하게 담겨 있다. 찬란에는 ‘빛나다’, ‘아름답다’, ‘행복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의미 그대로 선데이잼 강병진 대표는 빛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병에 담고, 그의 행복한 삶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