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을 극복한 힘, 자연의 삶

20년 전, 도시 생활을 하던 부부가 갑자기 시골 산속에 들어가 살게 된 것은 ‘살기 위해서’였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시련, 남편이 직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암에 좋다는 약초와 보약을 구해 먹고 생식을 하는 등 모든 대체 요법을 시도해봤지만 경과는 더욱 악화될 뿐, 결국 대수술을 받고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의 삶을 살기로 했다. 남편 옆에서 무엇이든 해주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던 김옥경 씨는 남편이 병에 걸린 원인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식습관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을 위한 자연식 밥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자연식에 관한 서적이 없어서 홀로 부엌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사찰 음식 책을 찾아 읽기도 하며 고군분투했다.

대지의 생명을 가득 담은 음식

아무도 희망이 없다던 상황에서 새로운 생명을 살게 한 자연식의 힘은 무엇일까? 그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생명이 담긴 요리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시사철 자연에서 자라나는 제철 재료에는 자연의 섭리와 대지의 정기가 가득하다. 그 원시적인 생명력을 모두 짓이겨 재료의 원래 모습이 어떠하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패스트푸드가 생명을 죽이는 요리라면, 재료 안의 영양과 생명을 그대로 살려 먹는 것이 자연식이다. 그래서 그녀가 만든 음식은 조리법이 간단하다. 자연식은 자극적인 양념으로 재료의 맛을 죽이지 않고 너무 복잡한 조리 과정으로 본래의 영양을 해치지 않는다. 봄이 되면 겨울잠에서 깨어나 푸르게 솟아나는 봄나물을, 가을이 되면 여름 무더위에 힘겹게 자신을 키워낸 결실이 가득한 햇곡식과 열매를 먹는다. 자연의 섭리에 맞춰 먹다 보면 우리 몸도 생명의 본래 기능에 충실하게 된다.

자연식이지만 맛있다

자연식과 채식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 실천은 쉽지 않다. 자연식을 하겠다고 굳게 결심해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허전함에 시달리다 갖가지 유혹에 이내 포기하고 만다. 그것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음식은 맛있다. “건강에 좋은 요리가 이렇게 맛있어도 돼요?” 하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녀 자신도 처음에 자연식을 먹었을 때 ‘언제까지 이런 맛없는 것을 먹어야 하지?’ 하는 생각에 우울했다. 하지만 맛있는 자연식을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했고, 병으로 입맛을 잃은 남편조차 마침내 미각이 살아나 음식 먹는 기쁨을 되찾게 되었다. 이미 수많은 음식을 맛본 현대인이 어느 날 갑자기 현미밥에 생채소만 먹고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녀는 채식 고기 ‘밀고기’를 이용해 언양불고기를 만들고 검정콩을 이용해 자장면을 만든다. 텃밭에서 갓 딴 채소로 채소밭 피자도 만들고 견과류와 두유를 이용한 베이킹도 즐긴다. 채소 육수를 이용해 만든 냉면은 ‘자연생활의 집’ 베스트 인기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