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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걸림돌 하나 없이, 온화한 곡선을 그리며 매끄러지는 그릇을 손 안에 들고 있자면 달떴던 마음도 금새, 그 둥그런 구 안에 차분히 들어가 앉는다. 뜨거운 불에 담금질하고 망치로 끊임없이 내려치는 기나긴 시간 속에 자신을 얇게 얇게, 펴고 또 펴서 쓰임새 있는 모양새로 현현한 방짜를 조심조심 식탁 위에 올린다.”
김일웅 장인은…
무형문화제 9호, 6대째 가업을 이어온 방짜의 산증인이다. 열두 살 때부터 외할아버지 밑에서 방짜 유기와 방짜 징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방짜 징은 소리의 끝이 올라가는 울림으로 유명하다. 합금을 끊임없이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만들어내는 그의 방짜 유기에는 선조의 지혜와 멋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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