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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셰프의 식재료 탐방

아가리쿠스버섯에 매료되다

On October 03, 2013

셰프들에게 있어 새로운 식재료의 발견은 조개에서 진주를 찾는 것보다 반가운 일이다. ‘신령 버섯’, ‘태양의 버섯’이라 불리는 아가리쿠스버섯 농장을 찾아 신동민 셰프와 함께 떠났다.

음식 하나를 만들더라도 사용된 재료의 역사, 이력, 효능, 쓰임새 등 접시 위에 식재료 이야기를 담아내는 신동민 셰프. 어란을 직접 만들기 위해 숭어 철에는 숭어를 직접 잡으러 서해로 떠나기도 하고, 손님 중에 죽염을 먹고 암이 나았다는 말을 듣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 욕심으로 죽염 장인을 만나러 직접 찾아갔다. 최근에 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가리쿠스버섯’. 1816년 브라질에서 처음 발견된 버섯으로, 대장암을 앓고 있던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치료에 사용되어 유명세를 탄 만큼 항암 효과가 높은 버섯으로 알려져 있어 치유의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약용이라는 이미지가 커서 대중적인 식재료로 재배되지는 않는다. 신동민 셰프는 브라질에서 돌아온 지인으로부터 건조된 야생 아가리쿠스버섯을 선물 받은 뒤로 어떻게 조리할까 고민하면서 최근 관심이 커졌다. 생장 과정을 알고 신선한 버섯의 풍미를 맛보면 ‘아가리쿠스버섯의 풍부한 이야기’를 그릇에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농장을 직접 찾기로 했다.

1 (좌측부터)아가리쿠스버섯 농장을 찾은 슈밍화 미코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와 그와 함께 주방에서 일하는 전상호 셰프. 아가리쿠스버섯 재배를 몸소 배우고 있는 젊은 농부 김용섭 씨와 그의 아버지이자 장흥버섯농장의 김상민 대표.
2,3 건강한 식재료를 키우는 생산자와 그 식재료로 색다른 메뉴를 만드는 셰프는 소중한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정보를 공유한다.

14년 동안 아가리쿠스버섯만을 재배하는 장흥버섯농장 대표 김상민 씨는 경기도 장흥에서 젖소를 키우며 농사를 짓다가, 농촌진흥청에서 아가리쿠스버섯(한국의 보건복지부의 식품공전 식품 원재료 분류표에는 ‘흰들버섯’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재배를 권유해서 키우기 시작했다. 현재 장흥을 비롯해 아산, 부여, 칠곡, 보령 등 다섯 지역에 농장이 있지만 1999년 처음으로 버섯을 키웠던 김상민 대표는 큰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아가리쿠스버섯의 원산지인 브라질 상파울루 교외 ‘피아다데’ 지역의 기후는 고온 다습한데, 그러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배양실의 평균온도는 25℃를 항상 유지하고 80~95%로 습도를 맞추죠. 또한 건강한 재료는 건강한 토양에서 자라나기 마련입니다. 동남아에서 수입한 사탕수수를 분쇄해 퇴비를 만들고 청정 지역인 강원도에서 흙을 공수해 버섯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아가리쿠스버섯 균사체가 잘 자라도록 퇴비나 흙에 남아 있는 균을 죽이기 위해 90℃의 고온에서 5~6일 동안 살균하는 것 또한 중요한 절차 중 하나다.
김상민 대표는 3년 동안 노력한 끝에 아가리쿠스버섯을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단백질 함량이 높아 수확한 지 3일 정도 지나면 상하기 시작해 생버섯으로 공급하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지금도 시중의 거의 모든 아가리쿠스버섯은 건조되어 판매된다.

4 동남아에서 수입한 사탕수수를 분쇄해 퇴비를 만들고 청정 지역인 강원도에서 흙을 공수해 버섯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5 열풍건조한 아가리쿠스버섯.
6 흙에서 갓 딴 싱싱한 아가리쿠스버섯.
7 생버섯의 맛의 향을 그대로 간직한 냉동건조 아가리쿠스버섯.

김상민 대표는 농장이 아니고서는 접하기 힘든 생아가리쿠스버섯을 쭉쭉 찢어 신동민 셰프에게 먹어보라고 권한다. “송이버섯과 겉모습이 닮은 것처럼 맛도 비슷하네요. 은은하게 향이 입안에 퍼져 어떠한 음식이든 잘 어울리겠어요. 버섯의 갓보다는 밑동에 영양이 모여 있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밑동으로 내려갈수록 맛이 진해지네요.” 곧이어 열풍건조한 아가리쿠스버섯과 장흥버섯농장에서만 출시하는 냉동건조된 아가리쿠스버섯을 맛보았다. 건조 방식에 따라 영양 성분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맛과 향에서 큰 차이가 난다. “진한 향을 풍기는 열풍건조 아가리쿠스버섯은 맛국물을 내는 데 적합하고 생버섯의 향과 맛을 그대로 간직한 냉동건조 아가리쿠스버섯은 바삭하고 감칠맛이 있어 주전부리로 그냥 씹어 먹어도 좋겠네요.” 신동민 셰프의 시식 평을 듣는 김상민 대표의 표정이 흐믓하다.
최근 김상민 대표는 아가리쿠스버섯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일상 음식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널리 알리는 중이다. 아가리쿠스버섯이 암 예방과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알려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맛있게 먹고 미리미리 건강을 챙기길 바라는 김상민 대표의 마음이 신동민 셰프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는 듯하다.

아가리쿠스버섯 Q & A

신동민 셰프 평소에 아가리쿠스버섯을 어떻게 즐기시나요?
김상민 대표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생것 그대로 먹거나 아삭아삭 씹히는 냉동건조된 아가리쿠스를 즐겨 먹죠. 또한 생버섯을 물에 우려내 차로 마시고, 플레인 요구르트과 함께 블렌더에 갈아 주스처럼 마시면 장 건강에 아주 좋습니다.
신동민 셰프 아가리쿠스버섯은 어떻게 손질하고, 보관해야 하나요?
김상민 대표 버섯을 키우는 만큼이나 손질하는 데 공이 많이 들어갑니다. 물로 씻으면 절대 안 되며 버섯 대를 칼로 얇게 살살 밀어야 합니다. 아가리쿠스버섯은 단백질이 39.64% 함유되어 있어 냉동 보관을 하면 안 됩니다. 냉동된 버섯을 해동하면 단백질 성분이 풀리면서 흐물흐물해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생버섯은 비닐 팩에 담고 숨 쉴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을 뚫어 냉장 보관합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단백질 함유량이 많기 때문에 3일 이상 두면 상해서 먹을 수 없습니다. 건조된 버섯은 밀폐가 되는 비닐 팩이나 용기에 담아두면 오랜 시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신동민 셰프 상품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김상민 대표 모든 버섯이 그러하듯 갓이 펴지지 않고 버섯 대가 도톰한 것이 상품이에요. 버섯대가 얇고 두세 번 휘어진 것은 빛 조절이 잘못된 것이며 건조시켰을 경우 더 수축되기 때문에 상품 가치가 떨어집니다.
신동민 셰프 아가리쿠스버섯은 왜 암 예방에 탁월한가요?
김상민 대표 다른 버섯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가리쿠스버섯에는 활성 베타글루칸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활성 베타글루칸은 인간의 정상적인 세포조직의 면역 기능을 활성화시켜 신체 내에 침입한 세균이나 이물질을 감퇴시키거나 감염이 되었더라도 발병을 억제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1.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전하다 - 아가리쿠스버섯사시미와 아가리쿠스버섯약주
2. 깊고 풍성한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다 - 아가리쿠스버섯오완

셰프들에게 있어 새로운 식재료의 발견은 조개에서 진주를 찾는 것보다 반가운 일이다. ‘신령 버섯’, ‘태양의 버섯’이라 불리는 아가리쿠스버섯 농장을 찾아 신동민 셰프와 함께 떠났다.

Credit Info

포토그래퍼
신지연
에디터
이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