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한 다음 날 어김없이 찾아오는 숙취. 주독을 풀어주는 식재료로 만든 숙취 해소 약선을 소개한다.
“술은 한기(寒氣)를 흩어지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경맥이 막혀 생기는 통증을 없애주며 약효를 십이경맥(十二經脈)을 통해 빨리 작용하도록 한다. 한의학에는 약술을 만들어 ‘반주(飯酒)’라 하여 식사에 곁들여 소주잔 한 잔 정도 마시는 처방이 많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약술이라 하여도 과음하면 오히려 몸속에 독이 쌓이게 된다. 이를 ‘주독(酒毒)’이라 하고 다음 날까지 깨지 않는 술을 숙취(宿醉)라 한다. 술은 열이 많고 독이 있어 정혈(精血)을 탁하게 만들어 여러 질병을 불러온다. 주독을 풀려면 땀을 흘리고 소변을 내보내 독을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 <동의보감>에 이르기를 ‘술은 매우 뜨겁고 독이 있으며 기미가 모두 양인 무형의 물질이다. 술에 상하면 발산해야 하는데 땀이 나면 낫는다. 그다음 소변을 잘 나가게 하여 아래위로 습을 나누어 없애야 한다’고 하였다. 땀을 낸다고 사우나나 뜨거운 목욕을 하면 습열(濕熱)이 더욱 가중되므로 장시간의 뜨거운 목욕은 피한다. 술에 취하면 뜨거운 물로 입을 헹구거나 따뜻한 물로 씻는 것이 좋다. 또 배를 먹거나 꿀물을 마시는 것도 좋고 칡, 칡꽃, 귤, 콩나물, 무, 찻잎, 녹두, 헛개나무 열매, 미꾸라지, 굴, 조개류 등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1. 총백해주탕
땀을 내어 숙취 해소를 돕는다
주독을 푸는 방법 중 하나인 발한(發汗: 땀을 내게 함)을 시키는 약선탕(藥饍湯)이다. 파 뿌리는 대표적인 해표제(解表劑: 해표는 겉을 풀어 땀을 내어 발산시킨다는 뜻으로 그러한 작용이 있는 약)로서, 땀과 함께 사기(邪氣: 질병을 일으키는 간사한 기운)를 체외로 배출하고 몸 안의 냉기를 내몰아,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각각의 장부가 소통이 잘되도록 해 소화기를 튼튼하게 한다. 숙취로 배 속이 어지럽고 몸이 묵직하며 속이 냉할 때 도움이 된다.
- *health advice
한의학에서 파 뿌리는 ‘총백(蔥白)’이라 불리며 감기약 처방에 많이 이용하는 약재이다. 겨울에 총백으로 국물 요리를 만들면 감기 예방은 물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면역력을 키워준다.
2. 해물성주죽
속을 풀고 주독을 배출한다
중국 청나라 조학민이 편찬해 1765년에 간행된 본초학서인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서는 ‘굴은 삶아 먹으면 허손을 보하므로 보약이 된다. 생으로 먹으면 술 마신 후의 번열과 갈증을 없애 주독을 풀어준다’ 고 하였다. 또, ‘조갯살은 음액(陰液: 신체 내의 영양이 풍부한 모든 액체)을 보충하고 이뇨 효과가 있어 삶아 먹으면 술을 깨게 한다’ 고 하였다. 굴과 조갯살로 끓인 육수로 국을 끓이거나 죽을 쑤어 먹으면 맛이 시원할 뿐 아니라 속을 풀어주고 이뇨 효과가 있어 주독을 밖으로 배출해준다.
- *health advice
숙취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배뇨를 들 수 있는데 이뇨 작용을 원활하게 하여 독소를 밖으로 배출하므로 주독을 풀어준다. 이뇨 작용과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를 충분히 섭취하여 해독할 수 있다.
3. 갈근차
술이 빨리 깨도록 돕는다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음료의 성분을 잘 살펴보면 빠지지 않고 들어 있는 것이 바로 갈근(칡뿌리)이다. 갈근은 전날 마신 술로 속이 더부룩하고 구토 증상이 있으면서 속열이 있을 때 매우 좋은데, 열을 내려주면서 주독을 밖으로 발산하는 효능이 있어 술이 빨리 깨도록 도와준다. 또한 타는 듯한 갈증을 사라지게 하고 구토를 멈추게 한다.
- *health advice
갈근뿐 아니라 갈화(칡꽃)도 과음으로 인한 두통, 발열, 갈증과 함께 속이 더부룩하고 밥맛이 없으면서 구역질이 심한 숙취 해소에 매우 좋은 효과가 있다. 갈화가 갈근보다 효능이 더 뛰어나며 개화 시기인 8월 중순부터 9월 초순 사이에 피기 전의 꽃을 직접 채취하여 준비해두면 좋다. 갈화는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어 마시면 된다.
4. 국화차
숙취로 인한 투통에 효과적이다
국화는 간열(肝熱)을 내려주며 두통과 간기(肝氣)를 평정하는 효능이 있으며 고혈압과 관상동맥경화증에도 효과가 있다. 숙취로 머리가 아프고 눈에 열이 몰려 붉게 충혈되었을 때 도움이 되는데, 특히 노란색 국화꽃을 쓰는 것이 좋다.
- *health advice
국화는 두통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내지만 평소 간화(肝火)가 성해 화를 잘 내는 사람에게 매우 좋다. 구기자와 함께 달여 마시면 좋은데, 풍열(風熱)로 인한 감기나 초기 열성 질환으로 발열이 있으면서 두통이 있는 경우에는 뽕잎과 함께 사용한다.
5. 창출차
불편한 속을 진정시킨다
창출은 주독으로 인해 몸이 무겁고 노곤하며, 배 속이 차고 설사나 묽은 변을 보는 사람에게 좋다. 성질이 따뜻하여 냉한 속을 풀어 땀을 내게 하고 소화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식욕과 소화를 촉진하며 불편한 속을 진정시킨다. 또한 숙취로 인한 구토나 헛구역질도 가라앉힌다.
- *health advice
창출은 비(脾)를 튼튼하게 하고 습이 많은 것을 말려주며 뭉친 것을 풀어준다. 창출차는 속이 차가워서 오는 식욕부진, 구토, 설사를 치료한다. 독한 술로 인한 숙취보다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많이 마셔서 오는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6. 해장과일샐러드
주독을 풀어준다
술을 어쩔 수 없이 먹게 된다면 빈속에 마시지 말며 과일 안주를 곁들이기 권한다. 배, 사과, 파인애플, 모과, 귤, 유자 등 다양한 과일은 주독을 빨리 풀어주는 과일들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배는 질이 윤하고 즙이 많아 기관지가 건조할 때 좋은 과일이라 소개하고 있다. 또, 귤이나 유자를 설탕에 재어서 귤청, 유자청을 만들어놓고 차로 마시면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우리 몸의 담을 없애며 특히 주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였다. <의림촬요(醫林撮要)>에서도 귤은 번갈(煩渴: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며 목이 마르는 증상)을 없애주며 술을 빨리 깨게 한다고 하여 숙취에 효과적인 과일로 알려져 있다.
- *health advice
유자나 귤의 껍질은 행기(行氣)하는 효능이 강해 기가 잘 돌지 않아 생기는 여러 질병들에 자주 이용되는 약재이다. 기(氣)가 돌지 않으면 체하거나 피가 잘 돌지 못하거나 뭉쳐서 통증을 유발한다. 또한 기가 막혀서 마비가 오거나 하는 등등 병들을 부르게 되는데, 평소 유자차, 귤차 등을 복용하면 기가 막히거나 뭉쳐서 오는 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며 감기 예방에도 좋다.
약선연구가 최지 선생은
원래 공예를 전공했지만 한의사인 남편의 영향을 받아 약선을 배우기 시작했다. 명지산업대학원 식품양생학과 석사를 취득했고, 현재 군장대학과 송담대학의 평생교육원 출강과 한국약선연구원 강사, 한돈 명예홍보대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약선을 활용해 계절 변화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질병에 대비하고 항상 피로하고 스트레스 받는 현대인을 위한 힐링 푸드를 소개한다.
과음한 다음 날 어김없이 찾아오는 숙취. 주독을 풀어주는 식재료로 만든 숙취 해소 약선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