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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김용식의 커피 스토리

눈 오는 날엔 아이리시 커피

On January 15, 2014

매서운 바람에 어깨가 움츠려드는 날엔 향긋한 향과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커피 한 잔이 생각날 것이다. 특히 흐리거나 눈비 오는 날에는 커피가 더욱 간절해진다. 실제로 커피에 대한 기호는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비 오는 날은 커피 마시기 가장 좋은 날씨로 꼽히는데 그런 날에 사람의 후각이 가장 예민하기 때문이다. 또 맑은 날에는 커피 향의 입자들이 멀리 퍼져나간다면, 습도가 높은 날에는 입자가 무거워져 확산 속도가 더뎌 커피 향이 오래 머물게 된다. 그로 인해 평상시보다 커피 향과 맛을 두 배 이상 잘 느낄 수 있다. 스타벅스의 탄생지이자 커피의 도시라 불리는 미국 시애틀의 커피가 맛있는 이유가 1년 중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70% 이상인 기후 덕분이기도 하다. 날씨는 커피 맛을 결정지을 뿐 아니라 커피 종류를 선택할 때도 큰 역할을 한다. 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조사에 따르면 날씨에 따라 사람들이 찾는 메뉴도 달라지는데 화창한 날은 기분이 고조되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헤이즐넛 시럽을 추가한 메뉴 주문량이 많고, 반대로 흐린 날씨에는 기분이 가라앉기 때문에 향이 진한 커피 종류나 부드러운 카페라테, 달콤한 캐러멜 마키아토 등의 매출이 상승한다고 한다.

어울리는 계절에 따라 커피를 나눠볼 수도 있다. 화장한 봄날에는 비엔나커피가 어울린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래한 커피로 아메리카노에 달콤한 생크림을 얹는 커피이다. 아인슈페너라고도 불리는데 생크림이 입술에 닿을 때의 촉촉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과 아메리카노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쓴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여름에는 아이스 에스프레소인 샤케라토를 추천한다. ‘샤케라토’는 이탈리아어로 ‘흔들다’라는 의미로 셰이커에 에스프레소와 시원한 얼음을 가득 넣고 강하게 흔들어주면 된다. 마찰로 인해 찬 거품이 생기는데 진한 커피 맛과 시원함을 함께 느낄 수 있어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가을에는 향긋한 시나몬 향과 풍성과 거품, 쌉싸래한 뒷맛을 즐길 수 있는 카푸치노가 어울리는데, 우유보다 거품 양이 많은 드라이 카푸치노가 좋다.

그러면 요즘처럼 춥고 눈 내리는 겨울날에는 어떤 커피가 좋을까?
아이리시 커피를 추천한다.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 로비라운지에서 추운 날 승객들에게 제공하던 서비스 칵테일로, 커피와 위스키가 한데 어우러진 오묘한 향과 달콤한 크림이 섞인 맛이 추운 날씨에 지친 몸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최적의 커피라 할 수 있다. 커피 잔에 레몬즙을 묻힌 뒤 황설탕을 골고루 바르고 위스키 30mL를 붓고 진한 커피를 붓는다. 이때 불을 붙여 알코올을 날려주기도 한다. 마지막에 생크림을 올리고 시나몬파우더를 뿌리면 된다.

바리스타 김용식
로스터이자 바리스타인 김용식 씨는 커피를 매개로 봉사 활동을 하다가 커피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일산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원두 전문 라자커피(www.rajacoffee.co.kr)에서 커피 농장 방문부터 로스팅, 추출, 마케팅 등 원두가 소비자에게 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며 커피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Credit Info

김용식
포토그래퍼
최해성
에디터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