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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김미경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법

김미경 MKYU 대표가 요즘 가장 자주 하는 일은 집에 가서 밥을 짓는 것이다. 그녀가 집으로 향한 이유는 무엇일까?

On January 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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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강사이자 구독자 173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온라인 지식 커뮤니티 MKYU 대표 김미경은 슬럼프가 두렵지 않다.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한다. 도전을 자주 하는 그녀에게 슬럼프는 많이 겪으면 겪을수록 좋은 것이다. 이를 양질의 슬럼프라고 설명한 그녀는 내 생명이자 내 꿈은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기에 어떤 슬럼프가 와도 지치지 않는다고 말하며 유쾌하게 웃었다.

번아웃 또한 느껴본 적 없다는 그녀의 최근 관심사는 슈퍼에이저(80이 넘은 나이에도 뇌 기능이 청년 못지않은 사람)로 사는 법이다. 백세시대, 노인으로 몇십 년을 살 수 없다는 것. 김미경은 라이프스타일 나이를 받아들이고 60살에 43살처럼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60살

<우먼센스>와 1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2023년은 어땠나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고 지낸 첫해였습니다. 대혼란이 끝나고 과거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그대로 머물러 있어 혼란스럽기도 했지요. 게다가 경제 위기가 닥쳤습니다. 금리가 하늘로 치솟아 월급이 30% 삭감된 것과 같은 상황이었죠. 이 시대를 살아내는 사람 모두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다행인 건 올해가 지난해보다 나을 거라는 전망이에요.

관심이 가는 신년 트렌드가 있을까요?
요즘 트렌드 중에 아주 멋진 것이 많아요.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라이프스타일 나이가 달라졌다는 거예요. 제가 2024년 세는나이로 60살이 됩니다. 그런데 라이프스타일 나이는 43살입니다. 청춘이죠. 한국 사회의 중위 나이(나이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가장 중간에 있는 사람의 나이)가 몇 살인 줄 아나요? 45.6세입니다. 30년 전에는 28.8세였으니 17세가 줄어든 거죠. 실제로 과거엔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에 나오는 “점점 더 멀어져간다/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라는 가사처럼 30살이 넘으면 청춘이 다 지났다고 생각했고, 40살에는 완성된 느낌이었어요. 한데 지금 분위기는 어떴습니까? 30살에 청춘이 다 지나갔다고 하면 뒤통수를 맞습니다.

결과적으로 빠르게 늘어난 기대수명을 라이프스타일 나이가 따라가지 못한 거네요.
저는 제가 60살이 되면 어머니처럼 할머니로 살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60살에 진짜 할머니였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60살에 물리적으로 할머니가 될 수 없어요. 생각해보세요. 요즘 60살은 청바지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려요. 20살 때부터 입은 옷이라 나이가 들어도 어울리는 거죠. 그런데 지금 80살인 어르신들이 청바지를 입으면 어울리지 않아요. 그만큼 천천히 늙는다는 의미예요. 46살이라면 29살처럼 사세요. <우먼센스>의 40대 독자들이라면 20대로 돌아가서 열정적으로 사세요.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나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게 쉽지 않아요.
최근 제게 롤 모델이 나타났어요. KBS2 예능 <골든걸스>(가수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가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프로듀싱 아래 걸 그룹으로 컴백하는 여정을 그린 프로그램)를 보며 60대가 되면 저런 모습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50~60대인 그들이 섹시한 옷을 입고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고 멋지더라고요. 한복을 입고 나왔으면 오히려 어색했을 거예요.

<골든걸스>가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보여준 것이군요.
60살에도 반드시 기회가 옵니다. 70살이 되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고요. 우리가 살아 있는 한 10년마다 기회가 올 거라고 믿어요. 아플지라도 100살까지 살 텐데 60살부터 할머니처럼 살면 40년간 노인으로 사는 거예요. 노인으로 사는 시간이 너무 길지 않나요? 뇌를 젊게 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뉴욕 출신 모델 카르멘 델로피체는 92살에도 슈퍼모델로 활동하잖아요. 뇌가 젊으니까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겁니다.

뇌를 젊게 하는 방법, 뭐가 있을까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거죠. 뇌와 신체를 긴장시키고 나를 거기에 맞춰야 합니다. 외우고 기억하려고 애쓰는 기분 좋은 긴장이 필요하죠. 또 하나는 운동입니다. 하루에 1시간씩 걸으며 근육을 긴장하게 만들고 대사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세요. 대충 먹지 말고 좋은 음식을 먹으세요. 고혈압이나 지방간, 고지혈증, 당뇨, 심장 관련 질환은 오랜 기간 잘못된 생활 습관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덧붙이자면 일기를 써서 전두엽의 활동을 촉진하세요. 하루 종일 뭘 했는지, 가족을 위해 뭘 할 건지 같은 것들을 쓰면 돼요.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기도가 뇌의 에너지를 쓰는 데 큰 역할을 하거든요.

요즘 새로운 관심사가 있을까요?
최근 들어 문득 ‘치매’에 대한 관심이 생겨 공부 중입니다. 휴대전화로 “배회 중인 ○○○ 씨(남, 84세)를 찾습니다”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자주 받잖아요. 치매에 걸린 부모가 배회하다 사라지면 자식들은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부모가 어디에 끌려가서 중노동을 하고 있으면 어떡해요? 자식들은 아이를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로 부모를 찾을 때까지 잠도 못 잡니다. 이 문제는 누구 할 것 없이 다 겪을 수 있는 현상이에요(65살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0%다. 5살 증가할 때마다 유병률이 2배씩 증가한다).

선진국 사례는 어떤가요?
해외에는 이미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치매에 걸린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치매 마을이 생겼어요. 인권이 유린된 채로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잊어버린 만큼 잊고 삽니다. 계산을 잘 못해도, 배회를 해도 그곳에서는 모두가 그렇기에 이상하지 않아요. 일본에는 75살 이상 노인이 갈 수 있는 노치원이 있어요. 고독사를 케어하는 시스템인데 15~20명의 어르신이 모여 그림을 그리거나 브런치를 만들어 먹고, 버스를 타고 갤러리 투어도 가요.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업이 생길 거예요. 이 흐름에서 중요한 건 치매 인권입니다.

치매 인권은 조금 생소한 개념입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보고 ‘이렇게 사는 게 의미 있을까?’, ‘자식들도 기억 못 하는데 무슨 의미일까’라고 생각하는 자식들이 있어요. 저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너를 기억하는 게 삶의 의무냐? 내가 널 기억하지 못하면 나는 살 가치가 없냐? 난 치매 걸린 상태로 행복하게 살다 가겠다.” 이게 바로 치매 인권입니다. 치매 인권은 한 인간의 존엄성으로, 자식에게도 이양하면 안 됩니다. 사회적 역할을 못 한다고 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60살부터 치매 인권을 공부하고, 나이 들수록 치매 인권에 의거해 생각해야 해요. 치매에 걸렸다고 위축돼 자식들에게 “너희가 알아서 해라”라고 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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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나이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나이대로 사세요.
뉴욕 출신 모델 카르멘 델로피체는 92살에도 슈퍼모델로 활동하잖아요.
뇌가 젊으니까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겁니다.

치매에 걸려도 당당해져라

분위기를 전환해, 먼저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영어 강연을 하는 것을 목표로 꼽으며 영어 공부를 꼭 해야 할 ‘원씽(The One Thing)’으로 꼽았는데, 이루어졌습니다.
결국 1월 18일에 뉴욕에서 영어 강연을 하게 됐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제 삶이 많이 달라질 거예요. 도전으로 인한 변화가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을지언정 1~2년 뒤에 굉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걸 저는 압니다. 앞으로 해외 활동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공부하는 방향도 달라지겠죠.

김미경의 2024년 키워드는 뭔가요?
가족이에요. 가족들과 가까워지는 것이요. 대체로 제 인생 자체가 치열했는데, 특히나 지난 3년간은 ‘사람이 이것보다 더 열심히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어요. 몸은 하나고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니 하나를 열정적으로 끌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다른 것을 뒤에 둬야 해요. 자연스레 가족에게 소홀했어요. 60살이 되면 이걸 메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이걸 메우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게 100살까지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커리어를 손해 보더라도 가족에게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그 시간을 즐길 겁니다. 요즘 제가 제일 자주 하는 일이 뭔 줄 아세요? 집에 가서 밥을 하는 거예요.(웃음) 제가 알고 보면 요리에도 꽤나 소질이 있거든요.

혹시 번아웃이 온 건 아닙니까?
오래전부터 60살이 되면 가족을 살피자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20대에는 가진 게 없어 힘들었고, 30대엔 먹고살기 위해 무진장 노력하며 보냈어요. 힘든 시간이었죠. 40대에는 제가 찾은 삶을 향해 냅다 달렸죠. ‘인간이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뒤돌아보지 않고 달렸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이루어내고 나니 50대엔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가치로 살려고 했어요. 그렇다면 60대엔 어떤 가치로 살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넥스트 레벨(Next Level)’로 가고 싶었죠. 흔한 말로 동기부여 강사, 회사 CEO로 늙고 싶지 않았거든요. 강연을 할 때조차 “열심히 살아서 성공하세요”가 아닌 다른 차원의 얘기를 하고 싶었고, 그러려면 제 삶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가족과의 시간을 메우면 또 다른 넥스트 레벨이 기다리고 있겠죠.

30년간 강의를 했습니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요?
같은 일이지만 변화가 많았어요. 저는 무언가 배워서 강의하는 게 아니라 30대를 살아내고 또 40대를 살아내고 얘기했어요. 앞으로 60대를 슈퍼에이저로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아내야 다음 얘기를 할 수 있겠죠. 저한테는 사는 것과 강의하는 게 똑같아요. 인생을 안 살아내면 강의할 게 없어요. 이게 제 삶의 중요한 밸런스이자 나를 위로하고 메우는 방법이에요.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김지은(프리랜서)
사진
하지영
2024년 01월호

2024년 01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김지은(프리랜서)
사진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