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MONEY STORY

MONEY STORY

우먼센스가 물었다. 나는 과연 중산층일까?

우리나라 중산층의 절반은 스스로를 ‘중산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득 상위 10% 정도의 소비수준을 누릴 수 있어야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On October 16, 2023

3 / 10
/upload/woman/article/202310/thumb/54677-523416-sample.jpg

 

“일 안해도 재산이 불어나면 부자, 일 안해도 재산이 그대로면 중산층, 일 안할 때 재산이 줄어들면 서민, 일 해도 재산이 줄어들면 빈곤층.”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리나라 중산층의 기준을 두고 네티즌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진 적이 있다. 한 네티즌이 윗글을 인용하며 “부자와 중산층, 서민의 재산 기준을 이만큼 명확하게 정의 내린 건 본 적이 없다”고 적었고, 이에 대한 댓글 중 하나로 “재산이 안 줄고 버틸 수 있는 중산층이 되려면 30억원쯤은 있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며 설전이 벌어진 것. “30억원이 있어야 중산층이라니 놀랍다”, “로또 맞아도 중산층이 안 되는 건가”, “강남권에서 말하는 중산층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해외처럼 재산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조건도 중요하다” 등등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중산층의 의미는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 되면서 스스로 중산층 의식이 있는 사회집단’을 일컫는다. 보다시피 기준과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통계청의 소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의 비중은 약 60%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중산층이다. 우리나라는 중산층으로 분류할 때 경제적인 면을 중시하는 반면, 서구 사회는 경제적 수준뿐만 아니라 꽤 까다로운 사회문화적 기준을 요구한다.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할 것,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 실력, 불의·불평·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을 중산층의 기준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애매모호한 중산층의 개념 중 그나마 객관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기준이다. OECD는 중위 소득의 75~200%에 해당하는 가구를 중산층으로 분류한다. 중위 소득이란 가구 소득을 일렬로 세웠을 때 정가운데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전체 가구가 500가구라면 소득순으로 250번째 가구의 소득이 중위 소득이 되는 것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4인 가구의 중위 소득은 월 512만원이다. 중위 소득의 75%인 월 384만원과 중위 소득의 200%인 1,024만원 사이의 소득이라면 중산층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실제 자신들이 중산층이라고 인식하고 있을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 발간한 <2022 중산층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의 절반에 가까운 45.6%가 스스로를 중산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이 686만원은 돼야 중산층”이라고 답했다. 이 금액은 실제 우리나라 중산층 4인 가구의 평균 소득 월 624만원보다 조금 많은 수치. 소득만 놓고 본다면 중산층의 이상과 현실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생활수준과 직결되는 소비수준. 응답자들은 “월 427만원의 소비를 할 수 있어야 중산층”이라고 답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가구 소득 상위 9.4%의 소비수준으로 실제 4인 가구 중산층의 평균 생활비인 월 314만원보다 100만원 넘게 많은 금액이다. 소득 상위 10% 정도의 소비를 할 수 있어야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인정하는 셈이니 우리나라 중산층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중산층이 느끼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중산층의 자산과 부채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순자산(총자산-부채)이 9억 4,000만원은 돼야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금액은 실제 중산층의 평균 순자산(5억원)보다 4억 4,000만원 많고, 4인 가구 동일 그룹 중산층의 순자산(6억 3,0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순자산 상위 10.6%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상위층에 더 가까운 금액이다. 중산층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동산 규모는 8억 4,000만원으로 실제 중산층 평균인 3억 9,000만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중산층을 나누는 기준으로 소득(70.6%) 다음으로 부동산(16%)을 꼽았는데 심리적으로는 부동산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이 부동산을 중심으로 재산을 형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소득보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이 계층 인식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된 거주환경 역시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월세는 24.5%, 전세는 52.6%, 자가는 62.6%로 조사됐다. 거주 주택별로는 아파트에 사는 경우 60%, 단독주택 41.5%, 연립·다세대 41%로 중산층 인식 비율에 차이가 났다. 거주 면적이 증가할수록 중산층 인식 비율이 높아졌는데 82.6㎡(25평형) 이상인 경우 56.4%, 105.7㎡(32평형) 이상인 경우 72.3%로 나타났다.

중산층에 속해 있으면서도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균등화 중위 소득 범위에서 실제 하단인 75%에 해당하는 가구는 소득수준이 낮다 보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의 모습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실제 국가에서 생계 지원 대상자 선정 기준으로 삼는 4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324만원(2023년 기준)인데 4인 가구 중산층 하단에 해당하는 소득 384만원과 금액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이들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빠듯한 것이 현실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순자산 상위 10% 부자들의 평균 자산이 불과 3년 새 4억 5,000만원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중산층 자산 증가 폭의 6배를 넘는 수치다. 이렇게 격차가 벌어지는 원인은 부동산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가계는 순자산 상위 가구일수록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상위 가구의 부를 더 빠르게 늘림으로써 부의 격차가 확대되는 것이다. 소득보다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부의 변화에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산층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르다. 혹자는 “명품 가방은 하나 정도 반드시 있어야 하고, 결혼할 때 수도권 아파트 한 채는 보유해야 하고, 인서울 학벌에 대기업에 준하는 직장에 다녀야 중산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SNS에 떠도는 대한민국 중산층의 기준은 ①부채 없는 30평대 아파트 ②500만원 이상의 월급 ③2000cc 이상의 자동차 ④통장 잔고 1억원 이상 ⑤해외여행 1년에 1회 이상 등이다.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되면서 누구나 노후에 대한 불안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나라 중산층의 69.1%는 은퇴 이후 중산층 생활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산층의 59.8%가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모두 가입한 중산층은 21.8%에 불과하다. 중산층이 희망하는 월 노후 생활비는 부부 2인 기준 274만원이었다. 노후 소득의 주요 예상 출처로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을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는데, 은퇴 후에도 중산층의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의 보완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선시대 중산층의 기준은 ①두어 칸 집에 두어 이랑 전답이 있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 각 두어 벌이 있을 것 ②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햇볕 쬘 마루 하나, 차 달일 화로 하나,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 하나, 봄 경치 찾아다닐 나귀 한 마리 ③의리를 지키고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말을 하고 사는 것이었다고 한다. SNS가 없던 그 시절, 상대적 박탈감이 덜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유유자적하게 살던 우리 중산층 조상들의 삶이 부러워진다.

3 / 10
/upload/woman/article/202310/thumb/54677-523417-sample.jpg

 

“일 안 해도 재산이 불어나면 부자,
 일 안 해도 재산이 그대로면 중산층,
 일 안 할 때 재산이 줄어들면 서민,
 일해도 재산이 줄어들면 빈곤층”


나는 ‘중산층’인가?

진행 기간 8월 31일~9월 12일
<우먼센스>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입니다.



나는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가?
48.9% YES
51.1% NO

중산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66% 부동산 및 자산

29.8% 소득
2.1% 학벌과 직업
2.1% 문화적 혜택
0% 사회 활동 및 사회 기여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월평균 소득은?(4인 가구 기준)
4.3% 4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
27.7% 500만원 초과 600만원 이하
19.1% 600만원 초과 700만원 이하
48.9% 700만원 초과

순자산이 얼마나 돼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나?
12.8% 1억원 이상 5억원 이하
29.8%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29.7% 10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27.7% 15억원 초과

은퇴 후 노년에도 중산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4.3% 매우 그렇다
25.5% 그렇다
42.6% 잘 모르겠다
21.2% 아니다
6.4% 전혀 아니다

내 자녀는 앞으로 중산층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8.5% 매우 그렇다
25.5% 그렇다
53.3% 잘 모르겠다
10.6% 아니다
2.1% 전혀 아니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10월호

2023년 10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