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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앙합니다

데뷔 5년 차. 손석구는 대세가 됐다.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보란 듯이 가볍게.

On May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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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씨는 내 인생 캐릭터”

배우 손석구가 ‘열일’ 중이다. 여심을 저격하는 ‘구 씨’ 캐릭터로 분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이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범죄도시2>가 개봉해 극장까지 섭렵하고 있는 것. 흥행 성적표도 ‘A+’이다. <나의 해방일지>는 많은 시청자가 2022년 인생 드라마로 꼽고 있으며, <범죄도시2>는 한국 영화로는 <기생충>(2019) 이후 가장 많은 사전 예매량을 기록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 영화 역대 사전 예매 기록으로는 4위다.

<범죄도시2>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강해상은 무자비한 악행을 일삼으며 자신에게 거슬리는 인물은 가차 없이 없애버리는, 아무도 잡지 못한 역대급 범죄자다. 그의 반전 매력에 남성 관객들까지 열광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속에서 수수하지만 볼수록 빠져드는 츤데레 캐릭터로 여성 시청자들로 하여금 ‘추앙’을 유발하는 주인공이다. ‘추앙’은 Jtbc <나의 해방일지>의 명사대에 포함된 단어로,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어가 됐다.

<나의 해방일지>는 견딜 수 없이 촌스러운 3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 소생기를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 <로스쿨>을 연출한 김석윤 감독과 드라마 <또 오해영> <나의 아저씨>의 박해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수많은 인생작을 만든 두 사람의 컬래버레이션인 만큼 ‘인생 드라마’, ‘힐링 드라마’, ‘정주행 드라마’라는 찬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극 중 손석구가 맡은 역할은 산포마을에 나타난 미스터리 외지인 ‘구 씨’. 존재감부터 남다른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자꾸만 눈이 가는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정체가 드러날수록 시청률도 비례해 높아지고 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스펙트럼을 넓히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손석구는 구 씨 역할로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는 평가다. 매 작품 개성 있는 연기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이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 더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상대역 김지원은 무채색 인생에서 해방을 원하는 여자 ‘염미정’을, 이민기는 극 중 계획 없는 삶이 계획인 남자 ‘염창희’를, 이엘은 3남매 중 맏이인 ‘염기정’을 맡아 열연 중이다.
<범죄도시2>가 개봉하는 당일, 배우 손석구를 만났다. <나의 해방일지>의 기자간담회 인터뷰도 함께 정리했다.

먼저 드라마 얘기부터 해보자. <나의 해방일지>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어느 날 소속사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김석윤 감독님이 새 작품을 준비하는데, 감독님과 함께하는 배우들은 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해. 재미있게 촬영 할 수 있을 거야” 하더라. 그리고 대본을 받아서 읽어봤는데, 실제 이야기 같더라. 현실 이야기를 다룬 대본을 옛날부터 갈망해왔다. 그래서 누구보다 행복하게 작품에 임할 수 있었다.

미스터리한 인물 구 씨를 연기한다.
보통 사람 사이의 관계를 차단하기가 쉽지 않은데, 구 씨는 이를 실현에 옮기는 인물이다. 주변에 사람이 있어도 없는 듯 행동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이 부럽기도 하다. 근데 그 안을 미정이 들어온다. 처음에는 좋지 않았을 거다. 미정은 구 씨가 만들어놓은 경계를 허물고 아예 무너져버리게 만든다. 미스터리한 인물인 만큼 초반엔 대사가 없었다. 서울에서 2시간 차를 타고 연천에 가서 촬영하는데, 가끔은 좀 허무했다. 어떨 때는 한마디도 안 하고 집에 오기도 했으니까. 나중에는 많이 한다.

 


이제 연기가 좀 편해졌다. 예전보다 훨씬 더 숨 쉬듯이 연기하게 됐다.
대중적인 배우가 되면서 주변의 피드백을 자주 받는다.
내가 대중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가는지 객관화가 된 것이 큰 수확이다.



손석구와 김지원은 극 중 ‘추앙하는 사이’로 특별한 연기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염미정에게 구 씨는 어떤 존재일까? 김지원은 “구 씨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미정이 구 씨에게 어떤 동질감을 느끼면서 관계가 시작되는데, 미정은 대인 관계에 피로를 느끼고, 구 씨도 사람을 대하는 게 싫은 인물이라 둘이 나누는 감정들이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극 초반부지만 화제가 된 명장면과 명대사도 많다. 단연 2회 엔딩 장면이었다. 염미정은 구 씨에게 “날 추앙해요”라고 고백했는데, 이들의 관계에 전환점을 가져온 결정적인 한마디였다. 손석구는 “두 사람의 제일 큰 공통점이 ‘사람에 대한 피곤함’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한 건 (염미정과 구 씨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꼈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석윤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내가 맡은 역할이 미스터리한 인물인 만큼 감독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감독님이 하라는 대로 했다. 감독님이 디렉션을 숫자로 하시는 걸 좋아하신다. “5 정도, 6 정도로 가자”고 하셨다. 신기하게 내가 그 말을 알아듣고 그렇게 연기를 하더라. 그런 의미에서 감독님과의 호흡은 10점 만점에 10.38이다. 0.38은 나만의 감성 한 티스푼을 더했다.(웃음)

밭일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촬영하면서 밭일을 진짜 많이 했다. 많은 작물을 수확해보니까 고추 따는 게 적성에 맞더라. 염가네가 땅이 많다. 소유한 땅이 많아 작물도 많이 키운다. 싱크대 작업도 했지만 밭일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명사대가 많다. “술을 마시다 보면 시간이 잘 간다”, “나는 이제 행복의 사이즈를 줄여서 다가올 불행을 막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요즘 공감하는 이야기다.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자주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다. 희망을 갖고 싶은데 잘 안 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해답을 찾는 드라마가 아니라 해방을 찾는 드라마라는 것을 알았다.

관전 포인트는 뭔가?
<나의 해방일지>는 모든 이들이 나름의 전쟁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자기만큼 힘든 사람을 보면서 현실적으로 따뜻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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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스러움이 내 연기의 비결”

드라마의 인기에 이어 <범죄도시2>의 흥행 조짐이 심상치 않다.
매우 기쁘다. 전략을 잘 짰고, 팀워크도 빛을 발한 작품이다. <범죄도시>라는 브랜드가 정착되는 데 일조한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좋다.

인기 영화의 속편에 합류하게 됐는데 부담은 없었나?
촬영할 때는 부담감이 전혀 없었다. 한데 예고편이 나오고 댓글을 보니까 그때부터 부담감이 생기더라. 사실 오래전에 제안을 받은 작품이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 끝날 때쯤 이상용 감독님을 만났다. 여러 이유로 고민을 꽤 했었다. 일단은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범죄도시>라는 영화는 너무 좋아했지만, 내가 하는 건 상상해보지 못했다. 한데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감독님의 영화에 대한 열정이 너무 뜨거웠다.

극악무도한 역할이다.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안 했나?
걱정은 없었다. 이미지 변신이라는 건 섬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러운 변화가 좋다. 노력해서 변하는 이미지는 보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하는 사람도 오글거린다.

결과물과 본인 연기를 직접 본 소감이 궁금하다.
한 신 안에서도 많은 버전을 찍었다. 사실 감독님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과 다른 영화를 뽑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버전의 연기를 했다. 결국 대중에게 공개된 영화는 ‘감독님 버전’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연기를 했지만 화면을 보고 ‘감독님이 생각하는 강해상은 이런 거였구나’ 알았다. 그래서 다른 작품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이 영화은 내가 연기하고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봤다.

무자비하고 극악무도한 강해상을 표현하기 위해 외적으로 중점을 둔 부분은 뭔가?
현실적인 범죄 영화이고 비주얼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작품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 의상 실장님한테 주황색 옷을 입고 싶다고 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무채색이 아닌 주황색을 입고 싶었다. 옷을 제작해주셨는데 너무 마음에 들고 뿌듯했다. 상상해보면, 우리가 길거리에서 사람을 잔인하게 칼로 찌르는 걸 목격했다고 쳤을 때 아마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다. 첫마디가 “오늘 주황색 옷을 입은 어떤 미친 놈이 길에서….” 기억에 각인될 것 같았다. 그리고 보통 마동석 배우와 파트너로 연기하는 배우들은 기본 10kg 이상을 찌우고 온다더라. 그래서 나도 그렇게 해봤는데 너무 힘들더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떤 연기가 잘 맞나?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의 썸 타는 연기가 오히려 잘 맞다. 공감하기도 쉽지 않나.

영화와 드라마 모두 말수가 적은 캐릭터다. 실제 성격과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가?
거의 없다. 사실 나이 먹으면서 말수도 많아지고, 재미있는 얘기를 더 하게 된다. 웃을 일을 더 만드는 게 점점 인생 목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두 캐릭터 모두 어둡긴 한데, 구 씨는 굉장히 여려 작은 상처도 크게 다가오는 사람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더 이성적이고 건조한 것 같다. 강해상은 말보다는 몸이 먼저 나가는 사람이다. 나와는 다르다.

<나의 해방일지>에 이어 영화 <범죄도시2>까지, 두 작품 모두 반응이 뜨겁다. 기분이 어떤가?
지금 필리핀에서 두 달째 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 시간 날 때마다 댓글을 챙겨보지만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실감이 잘 안 난다. 그래도 칭찬을 들으니 기분은 좋더라.(웃음) 오히려 멀리 떨어져 있어 들뜨지 않고 현재 연기에 집중할 수 있어 좋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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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세 배우가 됐다. 인간으로서 성장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제 연기가 좀 편해졌다. 예전보다 훨씬 더 숨 쉬듯이 연기하게 됐다. 그리고 주변에서 피드백을 주지 않나. 내가 대중한테 어떤 식으로 다가가는지가 객관화되는 것 같다. 그게 가장 큰 수확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다시 출연할 의향이 있나?
없다. <범죄도시>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 <범죄도시>라는 브랜드가 확고해지고 사랑을 받는 건 새로운 도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강해상이라는 캐릭터도 시작과 끝이 명확하게 있어야 보는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는 것 같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구 씨로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상태에서 <범죄도시2>가 개봉했다. 캐릭터 차이가 큰 편인데, 어떤가?
결국 강해상도 나고, 구 씨도 나다. 한데 그게 갭이 커 보인다면 배우로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뿌듯하다. 해외에서 촬영하다 보면 아무래도 세트장에서 느낄 수 없는 현장감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래서 그런 배역을 하고 싶다. 여행자나 음악가 같은 역할. 음악에 문외한이라 해보고 싶다. 안 해본 걸 해보고 싶다.

영화 연출도 한 적이 있다. 연출을 해본 것이 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던가?
감독님들의 마음을 더 알게 됐다. 엄청난 책임이 있는 자리다. <범죄도시2> 감독님의 열정이 너무 크다 보니 영화를 찍을 때 그런 생각을 했다. 감독님을 고개가 갸우뚱한 채 집에 보내기 싫었다. 감독님을 해피하게 집에 보내는 게 내 희망 사항이었다. 내가 만족하는 것보다 감독님이 만족하는 게 목표였을 정도다. 사실 올해 연출을 하나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나질 않아 글을 못 썼다. 늘 계획에는 있다.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랐다. 손석구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란?
솔직한 연기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누군지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들뜨지 않아야 한다. 들뜨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니까. 결국 나스러운 게 좋은 것 같다. 그러려면 나이를 잘 먹어야 한다. 잘 변화해야 한다.

드라마의 인기로 ‘구찌보다 구 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구 씨를 손석구의 인생 캐릭터로 꼽는 사람이 많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될 것 같다. 드라마 촬영 당시 감독님이 이 모든 걸 미리 아셨던 것 같다. 그래서 촬영하면서도, 이 캐릭터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당시에는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요즘 TV를 보다 보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감독님이 편집하신 캐릭터를 보면서 ‘저런 그림을 진즉에 그리셨구나’ 하고 놀라고 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궁금하다.
무조건 사람이다. 대본보다도 사람이다. 믿음이 가는 사람과 함께 한다. 아무리 좋은 대본도 안 좋은 사람들과 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아직 덜 익은 글일지라도 좋은 사람들하고 만나면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 점점 더 그렇게 사람을 보게 된다.

손석구의 매력은 무얼까?
보기 부담스럽지 않은?(웃음) 그런 것 같은데 아닌가? 잘 모르겠다(웃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는, 솔직한 연기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누군지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들뜨지 않아야 한다. 들뜨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니까.
결국 나스러운 게 좋은 것 같다. 그러려면 나이를 잘 먹어야 한다. 잘 변화해야 한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곽희원(프리랜서)
사진
ABO엔터테인먼트·Jtbc 제공
2022년 06월호

2022년 06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곽희원(프리랜서)
사진
ABO엔터테인먼트·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