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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유연석

조근조근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유연석은 작품 속 ‘바른’ 이미지가 그대로 묻어났다.

On April 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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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 2: 정상회담> <새해전야>부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와 <미스터 션샤인>, 뮤지컬 <베르테르> <헤드윅>에 이르기까지 분야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열일 중인 배우 유연석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에 ‘한국 배우’로 출연한 것.

3월 30일 개봉하는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은 <007 퀀텀 오브 솔러스> <오블리비언>으로 기억되는 배우 올가 쿠릴렌코가 여주인공으로 출연하고, <페이지 터너>의 프랑스 감독 드니 데르쿠르가 연출을 맡았다. 장르는 스릴러다. 심하게 훼손된 변사체가 발견되고 사건을 맡은 형사 ‘박진호’(유연석 분)가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 분)를 찾아 자문을 구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주연 배우 유연석을 만나 근황과 촬영 후일담을 들었다.  

데뷔 20년, 열심히 달려왔네요

출연 계기부터 알려달라.
제작 소식을 접한 뒤 감독님이 미팅을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감독님과 작품에 대해 얘기하면서 출연을 결심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한국에서 글로벌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게 흥미로웠다.

첫 형사 역할이다.
감독님이 한국 작품에서 많이 봐온 형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고 하셨다. 가죽 재킷에 덥수룩한 수염이 있는 형사 말이다. 내가 맡은 캐릭터인 진호는 과거의 어떤 사연으로 인해 형사가 된 케이스다. 엘리트라는 면모가 느껴지는 형사여서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강한 인상을 주는 형사이기보다는 코트를 입은 멀끔한 형사를 생각하며 외적인 부분을 만들어나갔다.

함께 출연한 여배우 올가 쿠릴렌코와는 어떤 방법으로 소통했나?
영어로 소통했다. 가끔 프랑스 스태프를 통해 프랑스어 통역으로 소통하기도 했다. 워낙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여배우라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걱정도 됐다. 그런데 전혀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도록 친절하게 대해주더라. 왜 글로벌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지 알겠더라. 다양한 경험을 해온 배우라서 누구와도 소통이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할리우드 스타와 호흡을 맞춘 소감은?
거대한 스태프를 이끌고 올 줄 알았는데 혼자 왔더라. 낯선 도시에서 힘들었을 텐데 잘 적응해 정말 강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언어로 소통하면서 진지하게 작업하는 태도도 배웠다. 이 나라의 문화를 그대로 느끼면서 스태프와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드니 데르쿠르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한국 감독들과의 차이일지는 모르겠지만, 드니 감독님은 모니터석에 앉아 있지 않고 작은 모니터를 들고 다니면서 현장을 뛰어다니시더라. 그리고 디렉션이 직접적이었다. 때로는 카메라 옆에서 바로바로 디렉션을 주기도 했다. 에너지가 느껴졌다. <배니싱: 미제사건>은 한국에서 촬영한 외국영화다. 굉장히 콤팩트하게 효율적으로 찍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외국인 감독님과 일하면서 새로웠던 점도 있었을 것 같다.
뭐랄까, 우리가 흔히 보고 겪는 한국의 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보는 게 새로웠다. 시장 장면이나 동작대교 촬영 컷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프랑스 출신인 감독님이 그러시더라. 센강에서의 야경 못지않게 서울의 야경도 아름답다고. 이 아름다움이 너무 익숙해서 우리가 잊고 지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자면, 감독님이 K-콘텐츠에 관심과 애정이 많다. 감독님 딸도 K팝 아이돌의 팬이다. 딸이 좋아한다는 아이돌 그룹의 CD를 선물로 드렸더니 딸이 받아보고 너무 좋아했다고 하더라.

기존의 스릴러물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감정이나 이야기의 결말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관객의 몫으로 돌리는 식이다. 근거를 하나로 귀결시키지 않는 부분이 다르게 느껴졌다. <페이지 터너>라는 감독님의 기존 작품을 봤을 때도 주인공의 미묘한 감정선을 카메라 컷들로 완전히 드러나지 않게 연출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우리 영화에서도 그런 연출 스타일이 잘 보였던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3개 국어 연기를 소화했다.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영어를 쓸 일이 많았다. 영어는 여행에서 사용할 정도만 하는 수준이었다. 영화를 찍는 내내 원어민 선생님에게 화상 영어 회화를 수강하고 있었다. 교재 대신에 대본을 가지고 영어 선생님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제대로 발음이 들리는지, 감정이 느껴지는지 물어보면서 하나씩 배워갔다. 프랑스어는 대본에 있었던 대사는 아니다. 그런데 신 안에서 프랑스인을 만나면 툭 인사를 건네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일 것 같아 스태프에게 물어보면서 하나씩 넣었다. 그러다 보니 프랑스 대사도 점차 늘더라.(웃음) 외국어에 대한 자신이 있다기보다는 빨리 습득하는 건 맞다. 시간과 기회만 있다면 열심히 배우는 편이다.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스스로 어떤 점이 성장한 것 같나?
근래 OTT 플랫폼을 통해 우리나라 작품들이 글로벌하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었으나 기회가 많지 않았다. 다양한 나라의 스태프와 작업하다 보니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야도 넓어졌다. 또 상대 배우인 올가가 스태프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다.

촬영이 끝났다. 이 영화가 유연석 배우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았나?
앞으로 해외 스태프와 더 많이 작업하고 싶다.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고 소통하는 게 좋았다. 현장 단어나 장비도 다르다. 그럼에도 동질감이 느껴졌다.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고, 오히려 마음이 더 열렸다.

마술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연습은 어떤 방법으로 했나?
스태프가 보내준 마술 관련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했다. 어떤 마술을 할지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몇 가지를 계속 반복해 연습해놨다.

코로나19 시국이라 특히 외국 스태프나 배우들이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어떤 도움을 줬나?
코로나19 상황이라 감독님과 스태프, 올가는 입국해서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했다. 화상으로 미팅을 할 정도로 촬영 시간이 빠듯했다. 감독님이나 배우들은 촬영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혹시나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프로젝트가 중단되던 시기라 여가 활동은 물론이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촬영장 아니면 호텔에 머무르는 스케줄이 전부였다. 촬영 후반부에는 당시 내가 뮤지컬 <베르테르>를 공연할 때라 올가와 스태프를 극장에 초대하고 저녁 식사도 함께했다. 코로나19 이후 이런 시간을 가진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너무 좋아하더라.

감독이 인터뷰에서 “한국에선 사람들이 스타를 신처럼 대하는데 스타들은 허례허식 없이 자기 할 일을 하는 게 흥미롭더라”라는 말을 했다. 유연석 배우가 주연으로서 묵묵히 현장을 이끄는 모습이 좋아 보였나 보다.
아무래도 해외 스태프가 대부분이니까 그분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인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랐다. 그래서 모든 것에 충실하게 임했다. 장소를 옮기면서 촬영하다 보니 마치 가이드처럼 장소와 문화에 대해 설명도 해주려고 노력했다. 그런 모습을 감독님이 친근하게 봐주신 것 같다.  


벌써 데뷔 20년 차가 됐다. 문득 데뷔작도 생각이 나고,
또 신원호 PD도 내 연기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이다.
무대에 올랐던 순간이 차곡차곡 내 마음속에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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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캠핑에 빠진 요즘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정원’에 이어 <배니싱: 미제사건>의 진호까지, 따뜻한 인물을 주로 맡고 있다. 캐릭터를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하다.
따뜻한 면모를 가진 인물에게 끌린다기보다는 그런 제안이 많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따뜻한 인물을 쫓아다니진 않았지만, 덕분에 내 이미지가 따뜻해졌다.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은 모습의 캐릭터도 중간중간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화 <강철비>도 그 예다.

사진 찍기, 가구 만들기 등 취미가 많은 걸로도 유명하다. 새롭게 생긴 취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코로나19 이후 캠핑을 즐기게 됐다. 그리고 작년 여름에 유기견을 입양하면서 반려견과의 생활이 취미 이상으로 새롭게 생겼다. 현재 내 라이프는 캠핑과 반려견과의 생활이 화두다.(웃음)

뮤지컬도 하고 바쁜 스케줄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뭐였나?
아무래도 이번 작품은 영어로 하는 대사가 많다 보니 특별히 신경 쓰였다. 영어를 읽어내는 것보다도 감정과 상황이 전달돼야 하지 않나. 그래서 대사 연습을 많이 했다. 덧붙이자면 공연도 하고 영화, 드라마까지 찍는데 코로나19로 회식을 못 하는 것도 힘들었다. 스태프, 배우들과 술 한잔하면서 작품 얘기를 하는 시간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유대감도 생기는데 그걸 못 하다 보니 힘들더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3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 신원호 PD와 나눈 얘기가 있나?
만약 시즌3를 하게 되면 당연히 참여하고 싶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당분간은 제작이 힘들 거라고 하더라.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왔던 인턴·레지던트 배우들이 현재는 모두 주연배우로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들을 다 모아서 하기는 힘들지 않겠나. 시즌3를 하자고 감독님을 조르고 있지만, 아직까진 계획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올해 데뷔 20년 차가 됐다(2003년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아역으로 데뷔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하다.
시간이 빠르다는 걸 새삼 느낀다. 아무래도 데뷔작이 생각난다.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게 해준 신원호 PD님도 내 연기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분이다. 그리고 무대에 올랐던 순간들이 생각난다. 돌이켜보면 진짜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영화나 TV가 아닌, 무대 연기를 놓지 않으려고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카메라 앞에서 촬영하는 것과 무대 연기는 정말 많이 다르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관객들도 브라운관, 스크린에서 보던 배우를 극장에서 실제로 보면 좋지 않을까? 나 역시 무대 위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 카메라 촬영은 미리 연습을 많이 하고 촬영하면 끝나는데, 무대는 내일도 공연이 있기에 계속 연습해야 한다. 매회 반응도 다르고, 또 그걸 눈으로 보게 된다. 그래서 꾸준히 무대를 놓지 않으려고 한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뭔가?
보통은 그냥 자는 편이다. 이제 따스한 봄날이니 반려견과 함께 어디 놀러 갈 데 없나 궁리 중이다.(웃음)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을 본 소감도 궁금하다.
윤여정 선생님이 청각장애인인 수상자를 수어(手語)로 호명하는 모습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우리나라 배우들이 해외에서 수상하거나 시상하는 게 자연스럽다. 언젠가 나도 초대되길 꿈꿔본다. 윤여정 선생님은 젊지 않은 나이에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나한테는 아직 시간이 많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웃음)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사진 제공
제이앤씨미디어그룹
2022년 05월호

2022년 05월호

에디터
하은정
사진 제공
제이앤씨미디어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