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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아내’ 윤원희의 일상다반사 두 번째 일상

엄마라면, ‘감정 코칭’ 매뉴얼

지난달 글에서 ‘감정 코칭’에 관해 잠시 언급했는데요, 그게 뭐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 제가 이해한 선까지 소개해드릴게요.

On November 22, 2013

아이들과 전시회에 종종 갑니다. 집 현관에 걸려 있는 가족 인물화를 그려준 김홍록 캐리커처 작가의 전시회에 갔을 때 기념 컷을 찍었어요. 아이들의 표정이 살아 있지요!


지난달 글에서 ‘감정 코칭’에 관해 잠시 언급했는데요, 그게 뭐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 제가 이해한 선까지 소개해드릴게요.

사람이 화를 낼 땐, 그 화라는 감정에 앞서 진짜 감정이 있다고 합니다. 그 진짜 감정을 표현하거나 공감해주는 것이 효과적인 소통 방법이라는 게 감정 코칭의 포인트입니다. 너무 슬퍼서 화가 나거나, 너무 서운해서 화가 나거나, 너무 답답해서 화가 나거나 등등 이 모든 경우마다 앞선 진짜 감정이 제각각인 것이죠.

부부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남편에게 화를 내기 이전에 자신의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남편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그가 이해를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랬습니다. 신혼 초, 남편의 귀가 시간이 늘 꼭두새벽이었어요. 총각 때 하던 그대로 생활이 바뀌지 않은 것이죠. 그게 너무도 화가 났습니다. 신랑이 아무리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지만, 신혼 초부터 독수공방이라니…. 입이 나올 만큼 나왔죠. 저만의 방법으로 바가지를 긁고 투정과 협박도 해봤지만 남편은 그런 저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피곤해했지요.

하지만 ‘감정 코칭’을 접하고 진짜 제 감정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나는 이 사람과 같이 지내고 싶은데 이 사람은 나랑 같이 있고 싶지 않은 건가? 너무 서운하다’가 진짜 감정이었던 겁니다. 자존심도 상하고요. 이걸 설명하지 않으면 이해받을 수 없다고 하니,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있는 그대로 남편에게 얘기했죠.

“그동안 내가 표현을 잘못한 것 같아. 뮤지션이라는 직업의 특수성도 인정하니 늦게 들어오는 게 마냥 나쁘다는 말은 아니고, 나는 당신과 같이 있고 싶은데 당신은 안 그런 것 같아서 너무 서운했던 거야.” 그제야 남편은 아주 명쾌하게 이해했다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와이프가 내 행동이 싫다는 게 아니라 나 좋다고 그러는 거구나!” 하며 ‘마누라는 내 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자주 울거나 화를 냅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이 의자에 부딪혀 망가지면 웁니다. 이때 어른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괜찮아~”라고 달래는 것이랍니다. 왜냐면 아이들은 괜찮지 않아서 우는데, 어른들은 그 맘도 몰라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니까 더 화가 난다는 겁니다.

이럴 때 어른들이 “어머, 너무 속상했구나~”라고 한 마디만 거들어주면 “우와, 엄마가 내 맘을 알아주네!” 하며 ‘엄마는 내 편!’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때 아이들은 동심으로 “의자, 나빠!” 하며 의자를 때리는 시늉을 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도 동조해줘야 합니다. 직접 때리는 시늉을 하든지 “엄마가 의자를 없애버릴까?”라고 표현해주는 것이죠. ‘엄마는 내 편’이라는 느낌이 전해지는 게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연일 이어지는 사건마다 “그랬구나~” “슬펐구나~” “속상했구나~”라고 말하기엔 엄마도 피곤합니다. 때로는 혼내기도 하세요. 우리도 사람이니까요.(웃음) 다만 다섯 번 중에 한 번꼴로 마음을 받아줘도 ‘엄마는 내 편’이라는 의식이 유지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 대화법으로 부부 관계, 육아에 큰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지인들에게 흥분하며 이 방법을 설명하고 권하곤 합니다. 여러분들도 남편에게, 아이에게 화내기에 앞서 자신의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요?

글쓴이 윤원희씨는…
가수 신해철의 아내이자 지유(8세)·동원(6세)의 엄마. 긍정적인 마인드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드는 현명함, 게다가 미스코리아 출신다운 포스까지, 범상치 않은 결혼 12년 차 슈퍼맘이다. 강남 생활을 접고 현재는 용인에 거주 중이며 두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글,사진
윤원희
2013년 11월호

2013년 11월호

기획
하은정
글,사진
윤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