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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시대 월드 편

주먹을 논한다면 빠질 수 없다. 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최고의 한 방.

UpdatedOn May 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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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펀치 ‘루그네드 오도어’

국적 베네수엘라 신체 181cm, 88kg 필살기 반동 없이 꽂히는 정신 번쩍 핵주먹

자잘한 여러 번의 잽보다 해머 같은 한 번의 풀스윙이 깊게 박힌다. ‘루그네드 오도어’의 주먹이 그렇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3연전 마지막 경기, 8회초 텍사스의 내야수 오도어를 향해 깊숙이 들어온 ‘호세 바티스타’의 살인 태클이 그의 주먹을 불러냈다. 화가 단단히 난 오도어는 바티스타의 가슴팍을 밀치고 그대로 턱에 스트레이트 펀치를 내리꽂았다.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바티스타의 선글라스와 헬멧은 튕겨나갔다. 어찌나 정통으로 바티스타의 안면을 강타했는지 야구장에선 보기 힘든 굴욕적인 한 방이었다. 예상치 못한 벤치클리어링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군더더기 없는 주먹질 덕분에 ‘핵주먹’ 수식어가 오도어의 이름 앞에 붙어버렸다. 망설임 없는 강펀치는 격투 전문가들도 인정했으니 두말할 것 없는 MLB 레전드 사건으로 각인되었다. 타당한 폭력이 어디 있겠느냐만 그의 주먹은 진심이었다. 바티스트의 위험한 태클에 대한 참교육이었으니 말이다. 상대의 멘탈을 탈탈 털어버린 진기한 퍼포먼스 장면을 선사한 것부터, 통쾌한 캐릭터까지 챙겨갔으니 후회 없는 오도어의 한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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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정권 ‘프란시스 은가누’

국적 카메룬, 프랑스 신체 193cm, 120kg 필살기 오른손으로 간본 후 왼손으로 내리꽂는, 파악할 틈 없는 우직한 펀치력

주먹으로 줄 세우기를 한다면 현존하는 최강자는 단연코 ‘프란시스 은가누’다. 종합격투기를 정식으로 시작한 지 2년 만에 UFC 세계에 입성했다. 그리고 지난 3월에 열린 ‘UFC 260’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22대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상대는 UFC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 ‘스티페 미오치치.’ 미오치치와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UFC 220에서는 처참히 패하고 말았지만 3년이 흐른 은가누의 전투력은 대담했다. 탐색전 벌이던 1라운드가 지나고, 미오치치를 향해 뻗은 은가누의 오른손 잽이 얼굴을 정확히 강타했다. 이어진 왼손의 강력한 카운터는 그를 완패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모든 게 2라운드 52초 만에 주먹 하나로 이뤄진 일이다. 은가누는 120kg의 체중을 실어 ‘오함마’ 같은 주먹을 내뿜는 것도 모자라 빠른 스피드까지 겸비했으니 최강의 주먹일 수밖에 없다. 거품론에 시달리기도 했던 그는 스스로 실력을 증명했고 한 편의 격투 드라마로도 손색없는 서사다. 노력은 재능을 이긴다고 하지만 타고난 재능까지 넘어설 수는 없다. 은가누의 펀치는 이제 시작이다.

  • 페이드어웨이 주먹 ‘세르지 이바카’

    국적 스페인, 콩고민주공화국 신체 208cm, 106kg 필살기 한 대로는 분이 안 풀리는, 2m 높이의 무자비한 주먹질

    주먹으론 NBA의 ‘세르지 이바카’를 이길 자가 없다. 한두 번 휘둘러본 솜씨가 아닌 이바카의 파이팅 경력은 다채롭기까지 하다.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소속 시절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 ‘블레이크 그리핀’의 낭심을 공격한 것은 약과이고, 시카고 불스와의 경기 도중 ‘로빈 로페즈’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며 농구장인지 링 위인지 알 수 없는 난투극을 벌여 관중석의 야유를 한 몸에 받았다. 야유에도 그의 주먹은 죽지 않았다. 이바카는 토론토 랩터스에 몸담았을 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경기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상대 팀 포워드 ‘마키스 크리스’와 가벼운 마찰 후 브레이크 없이 발끈하였다. 그를 향해 불도저처럼 달려들어 뒤에서 초크를 걸어 정신을 빼놓은 뒤 정면에서 강펀치를 날린 것. 규율 따위 잊은 채 무자비하게 주먹을 날려대니 악동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하다. 거창한 수식어가 필요 없는, 단지 코트 위의 깡패일 뿐이다. 32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도 철이 들지 않은 모습은 잊을 만하면 관중을 ‘헉’하게 한다. 이바카는 참지 않는다.

  • 각시탈 엘보 ‘이동준’

    국적 대한민국 신체 173cm, 65kg 필살기 무심한 듯 정교한 백스핀 엘보

    킥보다 엘보로 유명세를 탄 축구 선수다. K리그에서 성장 가능성을 뽐내던 이동준이 1대3 트레이드 영입으로 ‘울산 현대’에 소속된 지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았다. 승승장구하는 이동준의 축구 인생에 길이 남을 첫 A매치이자 10년 만에 열린 한일 친선 경기다. 이미 2골이나 내준 전반전은 충분한 실망감으로 마무리된 상황. 후반 22분, 뒤따라오던 일본의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의 얼굴을 스친 이동준의 왼팔 백스핀 엘보는 매서웠다. 도미야스의 앞니는 순식간에 잇몸으로부터 독립했고 피 흘리며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스포츠에서는 빈번히 일어나는 사고라 해도 볼과 상관없이 휘두른 한 방은 이날 경기를 최악의 스포츠맨십으로 장식했다. 관중이 없었으니 망정. 가뜩이나 예민한 한일전에 도미야스의 부러진 치아는 장작이 되었다. 양국의 질타는 휘두른 팔에 대한 대가다. 졌지만 잘 싸웠다가 아닌, 그냥 싸우기만 한 ‘요코하마 참사’는 그의 커리어에 깊게 남을 테다. 스치기만 했는데도 치아가 부러져버린 이동준의 파워는 놀라웠지만 다신 나와선 안 되는 쓸모없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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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EDITOR 전소현

2021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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