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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도시

속도와 역동성은 서울을 상징하는 단어다. 서울의 문화는 빠르게 변화하고, 산업은 치열하게 새로운 것을 선보인다. 서울에서 주목받는 문화와 산업은 도전적일 수밖에 없다. 환경이, 시대가 그렇다. 서울을 주제로 펼쳐지는 모험들을 IWC와 함께 포착했다.

UpdatedOn May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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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너무 방대해서 어디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 잡기 어려웠다. 소설의 첫 문장을 쓰는 것만큼이나 난해한 작업이었다. 기획 단계에서 여러 의견이 오갔고, 작은 아이디어들을 키우면서 갈피를 잡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IWC의 네 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서울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이야기들은 작은 책으로 엮어 <아레나> 6월호와 함께 제공한다. IWC의 네 가지 키워드는 도전, 혁신, 본질, 상상이다. 책에는 서울에서 벌어지는 도전과 혁신적인 건축, 본질을 유지하며 재생하는 공간들, 상상력이 펼쳐지는 서울 문학을 토대로 IWC의 철학을 풀어내는 시도를 했다. 제목은 <IWC SEOUL>이다.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지금 서울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도전 중 주목해야 할 것들을 꼽는다. 스카이다이빙이나 한강에서 벌이는 수상 스포츠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 침범해 습관과 생활 등 굳건한 삶의 양태를 조금씩 허무는 도전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발견했다. 서울에서 벌어지는 도전은 오랜 시간 공들여 쌓은 기술과 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을 향해 모험을 시작한다. 장인의 활극 같은 스토리가 펼쳐지고, 젊은 작가의 무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두 번째로는 건축 혁신을 이야기한다. 서울 풍경을 이루는 대표적인 형상인 건축물에서 혁신을 찾았다. 건축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긴다.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거나, 생각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것보다 건축물의 껍데기 즉 외피에 집중했다. IWC 시계 브랜드가 이루어낸 새로운 소재 개발과 정교한 기술이라는 키워드가 서울과 어떻게 닮았는지를 고심했고, 그 결과는 서울의 건축 소재로 이어졌다.

다음으로는 변화하는 도시에서 본질을 유지하고 발굴하는 작업이었다. 지형적으로 접근한 곳은 을지로다. 을지로는 도심 중앙에 위치한 소규모 공장 지대다. 과거에 철, 플라스틱, 인쇄물 등 물성을 지닌 물건들이 제조되던 활기 넘치던 곳이다. 지금은 대형 빌딩들이 좁고 굽이진 공장 골목을 하나씩 잠식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좁은 골목에서 조형물을 손수 만드는 곳이 있다. 현대적인 감각과 철학으로 디자인된 작품들이 물건이 제조되는 을지로라는 지역의 특성을 되살린다.

마지막 주제는 상상이다. 우리는 서울의 상상력을 책을 통해 접근했다. 서울은 몇 년 전부터 책방이 늘어났다. 소형 책방들은 저마다의 기준으로 큐레이팅을 시도하고, 책을 매개로 사람들을 모은다. 누군가는 책과 함께 휴식하고, 책 안에서 길을 찾고, 또 휴식한다. 도시는 호텔, 카페, 공원, 미술관 등 휴식 공간이 늘어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머릿속을 비우고 또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텍스트에 있다. 책을 매개로 한공간과 사람, 모임을 발굴했다. 다시 정리하면, 도전과 혁신 그리고 본질과 상상 네 가지 철학을 통해 본 서울은 생동하고 있었다. 아래에서는 서울의 생동하는 순간들을 포착한 <아레나>의 취재 스토리를 담는다.

EXPL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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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겠지만 서울에는 양조장이 있고, 양조장에서는 뜻밖의 새로운 술이 생산된다. 술 이름은 ‘서울의 밤’. 무척 감성적인 이름의 이 제품은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술이다. 인스타그램으로 알게 되어 대체 어떤 술인가 싶어서 마셔봤다. 그리고 또 양조장에 찾아가 대표도 만났다. ‘서울의 밤’은 매실 증류주다. 소주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주는 소주가 맞지만 서울의 밤은 투명한 매실 증류주로 그 맛과 향이 확연히 다르다. 매실주는 익숙하지만 매실 증류주는 낯설다. 싱글 몰트, 수입 맥주, 다양한 주류와 칵테일이 이끄는 서울 주류 신에 소주도 아닌 매실 증류주라는 새로운 장르는그 향만큼이나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울의 밤’을 만든 더한주류의 한정희 대표는 ‘전통주를 생산하는 일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동시에 미래를 만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통주의 모험은 다음 장으로 이어진다. 임병진 바텐더가 이끄는 ‘바 참’, 파크하얏트의 ‘더 라운지’, 외국에도 소문이 자자한 세련된 바 ‘르챔버’, 전통주로 유명한 ‘작’ 등에서 선보이는 전통주 칵테일을 취재했다. 익숙한 재료들을 조합해 만든 전통주 칵테일은 사진으로 보면 참하고, 우아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맛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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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서울 미식 신에서 새로운 한식 바람을 일으키는 장충동의 ‘서울 다이닝’을 찾아갔다. 아메리칸 레스토랑과 프렌치 레스토랑 등에서 서양 요리를 해온 에릭킴 셰프가 선보이는 한식 베이스의 요리는 신선함 그 자체다. “내가 호주에 있을 때 스승이었던 셰프가 항상 ‘Right Place, Right Cuisine’이라고 말했다. 올바른 장소에서 올바른 요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말을 서울에 살고 있는 나 자신에게 적용해보니 서울을 테마로 요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서울의 다양한 음식 타운을 돌아다니고 그곳에서 많은 소스를 얻어 서울 다이닝을 오픈했다.” 에릭 킴 셰프가 한식에 도전하게 된 이유다.

다음 도전자는 서울의 수많은 호텔 중에서 기성 호텔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문화를 전파하는 기지 역할을 자처한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이하 라이즈 호텔)이다. 홍대입구 중심에서 새로운 홍대 문화를 이끄는 라이즈 호텔의 도전 정신은 어디서 기인하는지 살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럭셔리 호텔을 선호한다. 럭셔리 호텔은 어떤 호텔일까?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객실이 크고, 가구나 어메니티의 퀄리티가 뛰어나고 전망 좋은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춘 호텔일 거다. 라이즈 호텔은 이와 같은 일반적인 기준에 도전장을 내밀고 럭셔리 호텔의 정의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현대적이고 문화를 즐기는 여행자에게 호화로운 경험이 무엇일지 고민했고, 구석구석 호텔이 위치한 홍대의 문화를 가득 담아냈다.” 총지배인 제이슨 임(Jaisun Ihm)과 브랜드 디렉터 제이슨 슐라바흐(Jason Schlabach)는 정교한 전략으로 홍대 문화에 접근하고 있었다.

INNOVATION

보기 좋고, 편리한 공간. 이상적인 형태의 건물을 설계하는 것은 모든 건축가의 소망일 것이다. 잘 만든 형태는 오래 지속되고, 편리함을 넘어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서울에서는 건축 소재에 대한 기술적 혁신을 이룬 건축물들이 세워지며, 시민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INNOVATION에서는 건축가와 함께 혁신적인 소재 활용이 돋보이는 건축을 중심으로 서울을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산책에 함께한 건축가는 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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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김이홍 건축가는 실험적이고 참신한 소재를 사용한 건축물을 세 개 골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용한 공법인 초고성능 콘크리트 UHPC 패널로 마감한 플레이스 원, 알루미늄 판을 레이저 커팅해 잎사귀와 같은 모양으로 만든 다음 벽면 전체에 덧씌운 신촌의 파랑고래, 내외부를 구분하는 벽면 위에 스틸 고리 51만 개를 사용한 국제갤러리 3관을 꼽았다.

문훈 건축가는 화물선 내부에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한 사이 프로젝트, 콘크리트를 알루미늄처럼 보이게 연출한 피노키오 갤러리, 콘크리트에 입체감과 표정을 더해 소재의 특성을 색다르게 연출한 도곡 맥시멈을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젊은 건축가팀 요앞은 정독도서관 안내사무소와 화장실을 꼽았다. 전통 소재인 벽돌을 적층이 아닌 치장하는 방식으로 사용한 점이 이유였다. 송은 아트센터의 외벽은 스틸 소재에 패턴을 더해 반사되지 않고 묵직한 무게감을 선사한 것이 선정 이유였고, 홍대 앞 상상사진관은 노출 콘크리트와 금속이라는 서로 다른 소재의 조합을 신선하게 여겼다.

그 외에도 건축가들이 선정했지만 함께 산책에 나서지 못한 건축물들은 뒤에 단정히 정리했다. 길을 지나다 한 번쯤 보았을 건물들이지만그 소재의 특성은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것들이다. 구조에 집중해온 기존의 건축 칼럼과는 달리 소재를 중심으로본 서울 건축은 뜻밖의 신선함과 혁신을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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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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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시대에 맞춰 그 형태와 기능은 달리하여도 본질을 유지해온 곳들이 있다. 을지로라는 오래된 중소형 공업 지역의 특성을 유지하며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 조형물을 제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풍류를 즐기던 한옥에서 커피와 문화를 제공하는 카페 프릳츠 도화점, 한지 바스켓 등 전통 물건을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아트 갤러리 해브빈서울이 있다. 세 곳을 취재하며 인상 깊은 순간들이 있었다. 프릳츠커피컴퍼니의 김병기 대표가 말했다. “빨리 변하고, 잘 섞이고, 새롭게 표현하는 서울의 장점을 이어받아 프릳츠도 서양에서 온 식음료인 빵과 커피에 우리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담고 싶다.” 과거부터 이어져오던 오리지널리티를 어떻게 보존하고 재생시키는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던 우리는 그의 말에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했다.

서울은 빠르게 변하는 도시이고, 새로운 것들이 꾸준히 생겨나는 브랜드들의 탄생지이며, 다양한 오리지널리티가 존재한다. 이제는 그 오리지널리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출 차례다. 대표를 만나 인터뷰하지 않았지만 취재한 공간들은 더 있다. 지난달 개장해 화제를 불러 모은 듀펠센터, 아현동의 오래된 신발 공장의 구조를 유지한 복합 문화 공간 애오개123, 한옥의 진화라고 불리는 어니언 안국점, 엄선한 세컨드 핸드 패션 편집숍 오팔 서울 등이다.

IMAG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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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은 책과 함께한다. 골목들에는 저마다의 큐레이팅이 적용된 서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점에서는 책을 주제로 한 모임을 꾸리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에서 펼쳐지는 책방 문화와 환상 문학 작가를 만나 문학과 함께 꿈꾸는 서울을 이야기했다.

먼저 만나본 최인아 책방은 책을 매개로 한 문화 살롱이다. 신간 발표회처럼 책 관련 행사, 피아노 콘서트 등 규모 있는 행사도 연다. 사회가 당면한 문제 중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하는 공부 모임을 진행하기도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그리고 이 분위기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고 싶다”고 정치헌 대표가 말했다. 최인아 책방은 출간한 지 오래된 책 중 빛을 보지 못한 좋은 책을 소개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리스트와는 결이 다르고, 규모가 작아 자기계발 서적이나 토익 교재도 없다.

오프라인 책방을 운영하는 주인장의 철학을 듣고 난 다음, 온라인 서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밀리의 서재는 독서계의 넷플릭스라 불린다. 스마트 기기로 간편하게 책을 읽는 방식이다. 밀리의 서재는 디지털 서비스라 하여 단순히 많은 책을 제공하지 않는다. 밀리의 서재가 새로운 이유는 다양한 형태의 독서를 독려하는 방식에 있다. 리딩북 서비스를 통해 배우 이병헌, 영화감독 박찬욱이 책을 읽어준다. 일종의 독서 간접 경험이다. 밀리의 서재는 유쾌한 방법으로 독서 인구 증대를 고민한다.

독서는 즐겁고, 새롭고, 쉽다고 말한다. 책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책을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비플랫폼, 서울을 배경으로 SF 소설을 쓰는 소설가 배명훈도 만났다. 가볼 만한 책방들도 발로 뛰어 엄선했다. 예술 서적, 오래된 고서, 취향을 중심으로 한 서점 등 각기 다른 큐레이팅이 매력적인 서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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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김연제, 홍진웅, 남궁선, 최민영, 정지안,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2019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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