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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떠나요!

어린이날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캠핑장에 다녀왔다.

On June 0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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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당일치기로 다녀왔던 캠핑의 아쉬움을 달랠 기회가 찾아왔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징검다리 휴일이 생겨 숙박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별히 지인에게 텐트까지 빌려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떠나기 며칠 전부터 우리집에서는 캠핑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주안이는 들뜬 목소리로 마시멜로 굽기, 캠프파이어, 지난 캠핑에서 했던 돌 굽기를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훌쩍 커버린 주안이가 다시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과거에 주안이를 대했던 것처럼 크게 리액션을 해주고 박수를 쳤다.

대망의 출발 당일, 주안이는 자신의 짐을 챙기면서 “태블릿 PC는 챙기지 않겠다”고 엄마와 아빠가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오전 9시에 집을 나설 계획이었던 우리는 이것저것 짐을 챙기다가 오전 10시가 다 돼서야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가장 먼저 준비를 끝낸 사람은 주안이였다. “등교하는 날에도 오늘처럼 스스로 늦지 않게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주안이에게 말하려던 찰나, 주안이가 먼저 선수를 쳤다. “오늘 아빠가 준비를 늦게 한 것처럼 생각보다 준비가 늦어질 때가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말재주에 웃음이 났다. 교육이든 훈육이든 어린이날만큼은 미뤄두기로 마음먹고 운전대를 잡았다.

“아빠! 언제 도착해?”라고 묻는 주안이에게 “우리 운이 좋은가봐~ 차가 막히지 않네”라고 대답하기를 여러 번, 드디어 캠핑장에 도착했다. 함께 캠핑하기로 한 주안이의 사촌 동생 식구들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주안이와 사촌 동생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캠핑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두 아이가 어린이날을 마음껏 즐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놀이를 하나씩 이어갔다. 캐치볼 3분, 과자 집어 먹기 4분, 캠핑장 뛰어놀기 7분, 에어 매트 위에서 점프하기 2분까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어 매 순간을 행복으로 채웠다.

아이들이 기다리던 캠프파이어 시간이 찾아왔다. 불을 가운데에 두고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마시멜로를 구웠다. 주안이와 사촌 동생은 누가 더 맛있게 굽는지 시합이라도 하듯 마시멜로를 이리저리 돌리고 불에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했다. 집중하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사촌 동생과 잘 지내는 주안이를 볼 때면 참 대견하다. 서로 다투지 않고 의지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힘을 모아 어른들을 돕기까지 한다. 이번 캠핑에서는 어른들의 대화에도 제법 잘 어울렸다. 불 앞에 앉아 있다가 주안이에게 말을 걸었다. “주안아! 며칠 뒤엔 어버이날이야”라고 하자 주안이는 “아빠! 어린이날 좀 마음껏 누리게 끝나면 말해줘”라며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능글맞은 녀석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또 성장했다는 것을 체감한다.

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지난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아들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손준호
사진
손준호·김소현 SNS
2022년 06월호

2022년 06월호

에디터
김연주
손준호
사진
손준호·김소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