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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부동산 대출

대출 절벽의 시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 데 똘똘한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On November 0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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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4,800만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8월 서울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이다. 이는 한 달 동안 서울에서 팔린 아파트 가격을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값을 말한다. 같은 달 수도권과 전국 기준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각각 6억 1,200만원, 3억 5,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주춤하던 우리나라 아파트값은 지난 2019년 10월 오름세로 전환해 올해 8월까지 23개월간 19.5%나 상승했다. 연간 3,705만 6,948원. 보건복지부가 같은 방법으로 산출한 우리나라 2인 가구의 중위소득이다. 두 수치를 이용해 계산해보면 중산층 신혼부부가 서울에서 평범한 아파트를 현금으로 구매하기 위해서는 25.6년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암울한 결과가 나온다. 수도권과 우리나라 전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각각 16.5년, 9.7년이 걸린다.
 

대출 한도부터 파악해야 한다

현금이 부족해도 내 집 마련의 방법은 있다. 금융기관이 개인 신용이나 구매할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이는 가장 일반적인 내 집 마련 방법이기도 하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에는 대출 한도가 중요하다. 은행은 돈을 떼이지 않고자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을 기준으로 상환 능력만큼 돈을 빌려준다.

집값 대비 대출금 비율을 뜻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은행들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줄 때 적용하는 최대 대출가능 한도를 말한다. 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연간 소득 대비 매년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의 비율이다.

DTI(총부채상환비율)에서 원리금은 주택담보대출만 따지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뿐만 아니라 신용대출과 카드론 등 기존 금융권 대출 원리금 전체를 포함한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DTI(총부채상환비율)보다 넓은 개념인 셈이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는 지역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는 부동산 과열 정도에 따라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을 기준으로 규제 지역과 비규제 지역으로 구분한다.

현재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는 40%(9억원 이하)·20%(9억원 초과분)를 적용한다. DTI(총부채상환비율)는 각각 40%를 적용한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50%(9억원 이하)·30%(9억원 초과분)를 적용한다. DTI(총부채상환비율)는 각각 50%다. 비규제지역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70%, DTI(총부채상환비율) 60%를 적용한다.

서민·실수요자는 규제지역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우대를 받는다. 서민·실수요자란 부부 합산 연 소득이 9,000만원 이하(생애 최초주택 구입자의 경우 1억원 미만)이면서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이하, 조정대상지역에서 8억원 이하 주택을 사려는 무주택자를 말한다. 우리나라 2인 가구의 중위소득을 고려했을 때 무주택자 대부분이 요건에 해당한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서민 실수요자 적용 요건을 완화하고 이들에게 적용하는 규제 지역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우대 혜택을 확대했다.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우대 혜택은 최대 20%p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적용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는 60%(6억원 이하)·50%(6억 초과분~9억원)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70%(5억원 이하)·60%(5억 초과분∼8억원)다. DTI(총부채상환비율)는 60%로 확대되며 최대 우대 한도는 4억원으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연 소득 8,100만원인 무주택자가 6억원짜리 주택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지역별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투기지역 3억 6,000만원(6억원×0.6), 조정지역 4억원(5억원×0.7+1억원×0.6, 한도 적용), 비규제 지역 4억 2,000만원(6억원×0.7)인 셈이다.
 

금융권 상품보다 정부 상품 먼저

대출 한도가 같다면 이자가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정부나 은행권이 제공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온라인상에서 쉽게 조회할 수 있다. 정부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홈페이지(‘내게 맞는 주택담보대출 찾기’)와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가계대출금리’)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은행권 상품은 포털에서 대출금리가 낮은 상품을 내놓은 은행을 직접 방문해 대출 가능 금액을 알아보면 된다.

이때 은행권 상품보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먼저 살피는 게 좋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상품이 많아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디딤돌대출·보금자리론·적격대출 등이 있다.

보금자리론은 연 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 받을 수 있는 대출 상품인데, 연 2%대 고정금리를 제공한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보금자리론의 세대당 대출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3억 6,000만원까지 확대했다. 각종 주택담보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주택’은 무주택자가 공략할 만한 대상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실제 시가 6억원 이하인 서울 지역 아파트는 올해 1월 초 25만 9,785가구에서 6월 말 17만 6,186가구로 32.2% 감소했다.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으로 중저가였던 6억원 이하 아파트로 관심이 집중되다 7월부터 실수요자 대출 규제가 풀리면서 해당 가격대 매물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국내 시중은행은 금융 당국이 정한 가계대출 상한에 도달했다.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더 늘리면 목표치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우리나라 5대 시중은행의 10월 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 4,41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4.97% 늘었다. 은행별 증가율은 NH농협(7.14%), 하나(5.23%), KB국민(5.06%), 우리(4.24%), 신한(3.16%) 순으로 높았다. 이렇다 보니 시중은행은 연말까지 신규 대출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일선에서는 연말까지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 조건과 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과 제2금융권도 대출 최대한도를 줄이면서 대출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갭투자로 ‘내 집 마련’을 시도하는 무주택자가 늘고 있다. 갭투자는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사들이는 투자를 말한다. 구매할 집에 세입자가 있는 경우 집값에서 보증금을 뺀 가격(갭, Gap)에 소유권을 취득하고 시세 변동에 따른 매매 차익을 누리는 투자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 중 무주택자 비중은 64.7%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1%p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규제로 기존에 가능하던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주택 매수를 염두에 두는 수요자는 금융기관의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은행권 대출을 받을 수 없지만 올해 집을 사야 하는 사람은 갭투자를 고려해볼 수도 있지만 단기 급등 지역 매수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계대출 규제는 연간 총량 규제이기 때문에 새해가 시작되면 다시 정상적으로 대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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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택담보대출 한눈에 보기

정부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비교했을 때 대출 한도에 차이가 없다면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을 먼저 살펴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보다 저렴한 이자에 시장금리 변동에도 끄떡없는 안정적인 상품을 소개한다.

1. 디딤돌대출
부부 합산 연 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를 위한 상품. 주택 가격 5억원 이하·전용면적 85㎡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부부, 자녀가 둘 이상인 경우 연 소득 기준이 7,000만원 이하로 올라간다.

2. 보금자리론
최장 40년 내내 대출금리가 고정되는 상품으로 금리인상 시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는 최대 70%다. 집값 6억원,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 8,500만원) 가구에 허용되며 대출 한도는 3억 6,000만원이다.

3. 적격대출
소득 제한이 없어 고소득자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알려진 적격대출. 9억원 이하의 주택에 한해 최대 5억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단, 대출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대신에 총량을 제한해 은행과 이용 시기에 따라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차형조 기자(비즈한국)
사진
일요신문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11월호

2021년 11월호

에디터
김연주
차형조 기자(비즈한국)
사진
일요신문 제공,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