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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재래시장을 맛보다

400년 전통의 교토 시장 니시키 시장(錦市場)

On May 12, 2015

400년 역사의 니시키 시장은 일본의 수도가 교토였을 때 왕실에 식자재를 공급한 상점이 모여 있던 매우 고급스러운 시장이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에 시장이 생기게 된 것은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신선하게 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지하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615년 어시장으로 시작된 니시키 시장은 현재까지도 교토의 다양한 계절 채소와 교토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두부와 유바(두유를 가열해 굳힌 음식), 일본의 절임 음식인 쓰케모노 등 오래된 점포가 남아 있어 교토의 부엌이라 불린다.

 

교토 관광의 필수 코스

니시키 시장은 교토 시 중심에 위치해 있다. 시장이 시작되는 테라마치도리에는 학문의 신과 사업을 번창하게 도와주는 신을 모신 신사, 니시키텐만구가 있다. 그리고 반대편 끝인 다카쿠라도리까지 390미터의 길이로 이어진다.

3.3미터에서 5미터 폭의 좁은 골목 안에는 126개의 상점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니시키 시장은 신선한 계절 식자재는 물론 교토의 다양한 디저트와 차, 조리도구까지 살림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어 교토 관광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연말이면 더 활기를 찾는 니시키 시장

벚꽃이 만개하는 4월, 기온마츠리(기온축제)가 열리는 7월,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그리고 골든 위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는 5월…. 교토는 1년 내내 관광객으로 붐빈다. 니시키 시장 역시 늘 관광객으로 붐비지만 12월 하순, 정월을 앞둔 때에 일본의 시장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새해를 준비하려고 장을 보는 사람들을 위해 채소 가게에서는 오세치 요리(새해 아침에 먹는 요리)에 쓰는 당근이나 구와이(쇠귀나물) 같은 채소를 예쁘게 모양을 내어 진열해놓고, 생선 가게에서는 복을 불러온다는 구운 도미를 먹음직스럽게 진열한다. 쌀집에서는 정월을 맞는 집 안 장식으로 필수인 토시가미(年神)에게 바치는 카가미모치를 판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교토 관광의 필수 코스
교토 가이세키 요리를 완성시킨 식자재, 교야사이

니시키 시장에서는 교토의 전통 채소인 교야사이(京野菜)를 계절에 따라 구입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맛과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채소로 쇼고인 다이콘(무), 망간지토우가라시(고추), 긴토키 닌징(당근), 가모 나스(가지), 호리카와 고보(우엉), 교타케노코(죽순) 등이 있다.

긴토키 닌징은 보통 당근과는 달리 모양이 가늘고 길며 색도 짙은 주홍색에 가깝다. 가모 나스는 둥근 모양의 가지이고, 망간지토우가라시는 크고 통통한 모양의 고추다.
 

교토인의 식문화와 만나는 장(場)

니시키 시장을 찬찬히 산책하고 나면 교토인의 식문화를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교토에는 일본의 김치라고 할 수 있는 쓰케모노 가게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니시키 시장에도 쓰케모노 가게가 많은데 교토의 대표적인 쓰케모노 브랜드인 니시리(西利) 니시키점에서는 쓰케모노 세트로 식사를 하면 계절에 따라 준비된 쓰케모노를 맛볼 수 있다(밥과 된장국, 3가지의 쓰케모노와 차가 제공된다. 가격은 630엔).

교토 사람들은 과거와 비교하면 니시키 시장의 좋은 가게들이 많이 없어졌다고 말하지만 장인 정신을 잇고 있는 칼 가게 아리츠쿠를 비롯해 아직까지도 한 번 먹으면 감동에 젖는 먹을거리가 꽤 있다. 노릇노릇 두툼하게 구워낸 다시마키(달걀말이) 가게 미키계란, 입안에서 녹아 없어지는 야키아나고(붕장어구이) 도시락으로 유명한 마루야타, 창업 이후 60여 년 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야키나베우동의 후미야 등이 그렇다.
니시키 시장 홈페이지 www.kyoto-nishiki.or.jp 


 

 

니시키 시장의 유명한 노포(오래된 가게)
다시마키(달걀말이) 가게, 미키계란

1928년 창업한 교토식 달걀말이를 파는 곳. 단맛과 감칠맛이 강한 홋카이도 리시리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로 만든 밑국물로 맛을 낸 달걀말이는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럽다. 직사각형의 프라이팬에 달걀물을 부어 여러 겹으로 두툼하고 재빠르게 만들어내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 또한 미키계란을 찾는 재미다.

담백한 맛의 다시마키(특대 1천3백60엔/대 1천1백엔/중 7백 엔/소 4백80엔) 외에도 장어를 넣어 만든 우마키(1천3백60엔), 붕장어를 넣어 만든 아나고마키(9백70엔) 그리고 채소를 듬뿍 넣어 만든 일본식 오믈렛인 후쿠사야키(3백60엔) 등이 인기 상품이다. 최근엔 달걀노른자를 재료로 만든 앙팡(팥빵)이 선물용으로 인기를 끈다.

  • 전화번호 075-221-1585
    영업시간 09:00~18:00
    휴일 연말연시 휴무

 

가마보코(어묵가게), 마루쓰네

다양한 어묵을 맛볼 수 있는 곳. 창업한 지 50여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돌절구를 사용하는 전통 조리법을 고수하지만, 새로운 재료와 발상으로 만든 어묵들로 손님들을 이끈다. 식감과 풍미를 자랑하는 간판 메뉴인 어묵 외에도 감자와 버터, 양파와 베이컨을 배합해 만든 창작 어묵이 인기 있다. 시장을 걸으며 맛볼 수 있는 간식거리 중 하나로 추천한다.

  • 전화번호 075-221-2037
    영업시간 09:00~18:00
    휴일 연중무휴

 

고야사이 가네마츠

1882년에 창업한 교토의 청과물 가게. 오래전부터 좋은 상품을 생산하는 농가와 계약 재배로 채소와 과일을 공급받는 고급 청과물 가게다. 전통의 교야사이 맛을 지켜오고 있는 곳으로 유명해 계절 채소와 된장, 폰즈 등의 양념을 구입하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할 곳. 2층에서는 판매하는 채소를 사용해 만든 메뉴로 식사를 할 수 있다.

  • 전화번호 075-221-0088
    영업시간 1층 10:00~18:00, 2층 11시~18:00
    휴일 연중무휴

 

장인의 칼 가게, 아리츠쿠

세계의 유명한 셰프들이 교토를 방문하기 전 미리 예약을 하고 찾아가는 450년 된 장인의 칼 가게. 방문한 셰프들은 카운터에 앉아 필요한 칼에 대해 오랫동안 상담을 한 뒤 구입할 품목을 정한다. 그리고 장인은 그제야 칼을 숫돌에 갈고 손님의 이름을 새겨준다. 그런 다음 칼을 사용하는 법부터 관리하고 보관하는 법까지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칼의 가격은 가정용으로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1만 엔 미만이다. 녹이 슬지 않는 칼은 2만 엔대로 예산을 잡아야 한다. 손으로 두드려 만든 크고 작은 동 소재의 냄비, 고추냉이를 가는 강판이나 대나무 손잡이의 국자, 요리의 모양을 내는 틀 등 다양한 용도의 칼이나 가위 외에도 견고해 보이는 주방용품이 많다. 2층에서는 요리에 따른 칼 사용법이나 칼 손질법 등을 알려주는 아리츠쿠 요리교실도 열린다.

  • 전화번호 075-221-1091
    영업시간 09:00-17:30
    휴일 1월 1~3일

 

유바 가게, 유바키치

유바키치는 1790년 창업해 9대째 이어오고 있는 니시키 시장의 유일한 유바 전문점이다. 교토의 유바는 두부와 함께 교토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 특히 사시미를 먹는 것처럼 고추냉이를 곁들여 생으로 먹는 유바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은 별미다. 질 좋은 콩과 니시키의 지하수만을 이용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드는데 생으로 먹는 나마유바 외에도 보관하기 편리한 마른 유바를 판매하고 있다. 마른 유바는 국에 넣거나 조림으로 만들어 먹는데 교토여행 선물 아이템으로 좋다.

  • 전화번호 075-221-1372
    영업시간 09:00~18:00
    휴일 일요일·넷째 주 수요일


 

교토의 대표 식자재, 두부 가게
니시키 소야

다카쿠라 도리의 니시키 시장 입구에 위치한 소야는 두부 가게 겸 창작 두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신선한 유바부터 두부 가이세키 요리, 두유냄비 요리, 두부스테이크, 두부케이크까지 다양한 두부 요리를 코스로 맛볼 수 있다. 그중 게와 새우, 바지락, 흰살 생선 등을 두유에 넣어 끓인 두유냄비 요리가 추천 메뉴.

  • 전화번호 075-221-5328
    영업시간 수~월요일 10:00~20:00, 화요일 17:00~20:00
    휴일 수요일·연말연시 휴무

 

곤나몬자

두부 가게 후지노에서 운영하는 두부도넛 가게. 두유를 듬뿍 넣어 만든 따끈따끈한 도넛은 미니 사이즈로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손이 멈추질 않는다(두부도넛 10개 3백 엔). 도넛 외에도 두유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3백 엔), 두부타르타르소스를 곁들이는 핫도그(3백 엔), 두유스위츠 등을 판매한다. 물론 후지노 본점에서 판매하는 두부 종류도 구입할 수 있다.

  • 전화번호 075-255-3231
    영업시간 10:00~19:00
    휴일 연중무휴

 

 

니시키 시장에서 가볼 만한 가게들
주오베이코쿠

1907년에 문을 연 니시키 시장의 쌀 전문점. 전국에서 맛있는 쌀만 엄선해 판매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판매하는 쌀 맛을 알 수 있게 주먹밥이나 유부초밥 등을 만들어 팔고 있다는 점. 교토에서는 주먹밥을 오무스비라 하는데 아무것도 넣지 않은 기본 주먹밥(90엔)부터 우나기시소(장어와 일본깻잎 1백90엔) 등 20여 종류가 있다.

  • 전화번호 075-221-2026
    영업시간 09:00~18:00
    휴일 연중무휴

 

오차노코사이사이

시치미토우가라시(시치미)는 고춧가루를 베이스로 하고 여러 가지 향신료를 섞은 것을 말한다. 원하는 맛을 골라 즉석에서 시치미를 만들어 주는데, 교토의 맛을 느껴보려면 산초나 유자를 넣은 시치미를 만들어보길 권한다. 매운 것을 좋아한다면 ‘마이코한휘~휘~’ 시리즈 중에서 골라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전화번호 0120-831-314
    영업시간 09:00~18:00
    휴일 연중무휴

 

다카쿠라쓰케모노

니시키텐만구 쪽에서 시작되는 니시키 시장 입구에 있는 쓰케모노 가게로 오래된 맛을 유지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이곳에서는 누카쓰케(쌀겨절임)로 만든 쓰케모노 종류를 많이 볼 수 있다. 겨울에는 스구키(순무의 일종)와 봄에는 나노하나(유채), 여름에는 가모 나스(가지), 가을에는 시바쓰케(붉은색을 띠는 가지나 오이절임)를 추천한다. 겨울에 교토를 여행하면 레스토랑 앞에 진열되어 있는 크고 둥근 무를 볼 수 있는데, 이 무가 쇼고인 카부라라는 것으로 얇게 썰어 절인 센마이쓰케의 재료로 사용된다.

  • 전화번호 075-231-0032
    영업시간 10:00~18:30
    휴일 연중무휴

 

 

교토후, 후우카

스키야키나 오키나와 볶음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후’는 글루텐을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이다. 교토에서는 주로 사찰 요리나 교카이세키 요리(교토의 계절 코스 요리)에 후를 많이 사용한다. 또한 된장국에 넣거나 구워서 된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삶아서 만든 나마후, 구워서 만든 야키후, 기름에 튀겨서 만든 아게후, 조려서 말린 간소후 등이 있으며, 각각 식감이 다르다. 후우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후는 쑥을 넣어 만든 요모기후(쑥후)이고 20여 종류의 후와 후에 곁들이는 된장을 판매한다.

  • 전화번호 075-221-4533
    영업시간 09:30~18:00(수요일은 17:30까지)
    휴일 월요일·1~8월은 마지막 주 일요일 휴무

400년 역사의 니시키 시장은 일본의 수도가 교토였을 때 왕실에 식자재를 공급한 상점이 모여 있던 매우 고급스러운 시장이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에 시장이 생기게 된 것은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신선하게 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지하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615년 어시장으로 시작된 니시키 시장은 현재까지도 교토의 다양한 계절 채소와 교토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두부와 유바(두유를 가열해 굳힌 음식), 일본의 절임 음식인 쓰케모노 등 오래된 점포가 남아 있어 교토의 부엌이라 불린다.

Credit Info

기획
양연주 기자
글&사진
리아코(liakomono.tistory.com)
디자인
김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