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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이 해물탕

해산물이 당기는 9월. 해산물의 담백함과 풍성함이 돋보이는 이달의 맛, 해물탕.

UpdatedOn September 13, 2013

호우

호우
그 옛날 프랑스 어부들은 팔고 남은 해산물로 탕을 끓였다고 한다. 채소와 토마토, 해산물을 넣어 끓여낸 부야베스가 그것이다. 지중해 어촌 마을의 저녁 식사를 엿볼 수 있는 해물탕이다.

홍대에 위치한 ‘호우’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프랑스식 해물탕을 선보인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우와 홍합, 오징어를 넣고 끓인 탕 안에 고추를 넣어서 약간 매콤한 맛을 첨가했다.
여기에 태양으로 말린 토마토와 사프란을 넣어 호우식 해물탕을 완성했다. 한입 떠서 입에 넣어보니 첫맛은 새콤하지만 끝 맛은 부드럽다. 맛의 비밀은 올리브유. 셰프만의 특별 레시피가 새콤함은 보완하고 몽글거리는 부드러움을 곁들였다.

살짝 걸쭉한 느낌의 부야베스는 따뜻한 빵과 함께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완벽하다. 수프에 적셔 먹어도 좋고 해산물과 갖은 채소를 얹어 한입 크게 베어 먹으면 마음까지 풍족하다. 분위기 있는 안주로도 손색없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모두에 잘 어울린다.

메뉴 매콤한 토마토 해물탕 가격 2만5천원
위치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396-3
문의 02-322-5425


복정집

복정집
을지로에 직장을 둔 아버지들의 점심을 책임져온 지 벌써 23년째다. 복정집의 ‘해물통오징어’는 1인분도 주문할 수 있어 점심시간에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일단 투박한 냄비에는 국물을 시원하게 만드는 무가 수더분하게 들어가 있다. 그 가운데를 차지한 건 이 집 해물탕의 맛을 좌우하는 오징어. 살아 있는 오징어가 통으로 들어가 맛의 균형을 이룬다. 여기에 해물 다섯 가지로 세 시간 동안 푹 고아낸 육수가 국물 맛을 낸다. 자작하게 끓인 국물에 큼직한 오징어 한 토막을 골라 밥에 쓱쓱 비벼 먹으면 더없이 행복해진다.

고춧가루 팍팍 들어간 얼큰한 국물은 어느새 다 먹고 금세 텅텅거리는 냄비 소리만 남는다. ‘밥 한 공기 뚝딱’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 함께 담긴 미더덕, 곤이, 새우, 조개 등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한 번 더 채운다. 속이 확 풀리는 한국의 맛이 복정집 해물통오징어에 담겨 있다. 멀리 떨어진 시청 앞 직장인의 맛까지 책임지는 이유다.

메뉴 해물통오징어 가격 8천원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초동 19-10
문의 02-2269-1608


호시노 켄켄

호시노 켄켄
카레를 기본으로 한 음식은 많다. 카레우동, 카레돈가스, 카레라면. 하지만 카레 해물탕은 처음이다.

호시노 켄켄의 카레 풍미 해물나베는 일본식 해물탕에 카레를 넣었다. 꽃게, 오징어, 새우, 가리비, 홍합을 중화 팬을 사용해 볶아낸 후 가쓰오다시로 맛을 낸 육수를 붓는다. 카레가 많이 들어가진 않는다. 약간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정도. 동시에 센 불에 볶아낸 해물 특유의 향이 어우러져 먹기도 전에 코끝을 자극한다.

한 국자만 떠 먹어도 담백함이 전해진다. 기존의 해물탕과는 또 다른 맛이다. 카레와 해물의 그을린 맛이 잘 어울린다.
여기에 숙주의 사각거리는 식감이 씹는 맛까지 책임진다. 취향에 따라 생라멘이나 우동 면을 넣어 먹을 수도 있다. 호시노 켄켄의 면은 유명 호텔 중식당에 들어가는 생면이다. 탱글탱글한 면발을 해물탕과 함께 맛볼 수 있다. 원래는 담백한 맛이지만 원한다면 매콤한 맛도 주문할 수 있다.

메뉴 카레 풍미 해물나베 가격 2만원 위치 서울시 중구 무교동 45 더익스체인지 서울몰 8층
문의 02-752-7730


비진도 해물뚝배기

비진도 해물뚝배기
정직한 맛은 정직한 재료에서 나온다. 거제도 출신 주방장은 직접 어부들과 거래한다. 무안 뻘낙지부터 게, 전복까지 전국 거래처에서 매일 싱싱한 해산물이 배달 온다. 덕분에 음식의 원가와 시세까지 투명하게 알 수 있다.

갓 도착한 싱싱한 주꾸미, 꽃게, 굴, 새우, 조개 등을 뚝배기에 넘치도록 담는다. 이곳 해물뚝배기에 넘치도록 담기지 않은 게 있다면 조미료. 자극적인 맛은 줄이고 건강함을 추구하는 주방장의 고집이다. 오로지 버섯 가루가 들어간 양념장과 된장, 고춧가루로만 맛을 낸다. 2% 부족한 맛이 아닌 2% 이상 건강해진 맛이다.
해산물 본연의 풍부한 맛은 여기서 탄생한다.

함께 나오는 삼색밥 또한 특별하다. 흑미, 쑥, 치자를 넣은 밥은 맛이 좋은 건 물론이고 색도 곱다. 이 밥을 맛보기 위해 따로 손님들이 올 정도. 한 번에 세 개의 밥을 짓느라 힘이 부치지만 주방장은 건강한 맛을 포기하지 않는다. 참고로 이곳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저기요’는 통하지 않는다. 직원의 이름을 부르자.
소박하지만 풍성한 해물뚝배기 한 그릇이 당신 앞에 놓일 것이다.

메뉴 전복뚝A+ 가격 1만5천원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합동 21-23
문의 02-312-2867

EDITOR: 김종훈
PHOTOGRAPHY: 안정환
WORDS: 김단희(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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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종훈
Photography 안정환
Words 김단희(프리랜서)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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