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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생 10년, 안철수의 오늘

그가 힘을 빼고 카메라 앞에 섰다. 활짝 웃었다. 안철수는 올해로 정치 인생 10년을 맞았다.

On September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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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님 셔츠 골든구스, 프린트 오버사이즈 니트 톱 인템포무드, 투톤 뿔테 안경 마노모스, 그린 체크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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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님 셔츠 골든구스, 프린트 오버사이즈 니트 톱 인템포무드, 투톤 뿔테 안경 마노모스, 그린 체크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철수 의원(국민의힘)은 그동안 의사, 프로그래머, 벤처기업 경영자, 대학교수 등 다양한 직업으로 활동했다. 지난 2012년 9월 19일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엔 그야말로 센세이셔널이었고, 파격이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지난 10년을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까지 대선에 세 번 도전했으며, 각각의 다른 스토리를 써 내려갔다.

안 의원이 기자와 마주 앉았다. 비가 내리는 오전이었다. 직접 운전을 해서 스튜디오에 도착한 그는 편안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엔 “오늘 별 얘기를 다한 것 같다”며 멋쩍은 듯 활짝 웃었다.


멘탈 관리? 타고나길 긍정적이다.
달리기나 영화 감상을 좋아하는 이유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갔다가 나오면
괴로웠던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다.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빗속에서 춤을 추는 것을 배우는 게 인생”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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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 셔츠 메타퍼, 그러데이션 컬러 브라운 슈트 어널로이드, 투톤 배색 슈즈 랑방.

오늘 화보는 마음에 드나?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다.(웃음) 이런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할 줄은 몰랐다. 색다른 경험이다. 민망해서 모니터를 안 봤다. 내 얼굴 보는 게 민망해 유튜브 영상도 거의 안 보고 산다.

오늘 촬영장에 혼자 왔다. 평소에도 혼자 다니는 편인가?
주로 혼자 다닌다. 주말에도 혼자서 탄천을 뛴다. 뛰면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사진도 찍는다. 자랑 좀 하자면, 아마 현재 국회의원 300명 중 마라톤 풀코스를 뛴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웃음) 러닝은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중요하다.

언제부터 뛰었나?
2018년 9월 독일에 갔을 때부터 뛰었으니 5년 정도 됐다. 처음엔 죽는 줄 알았다. 그런데 뛰고 나면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이 다 잊혀지더라. 힘들어서 더 힘든 걸 잊는 거다. 뛸 때는 주로 퀸(영국의 록 밴드) 음악이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를 듣는다. 레이디 가가 노래도 자주 듣는다.

궁극적으로는 왜 달리나?
마라톤은 1·2·3등에게만 메달을 주지 않고 완주한 모든 이에게 메달을 준다. 모든 참가자에게 메달을 주는 유일한 스포츠다. 느리게 뛰더라도 완주하면 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을 인정해주는 게 참 좋다.

9월 19일이 정치를 시작한 지 10년 되는 날이다.
한국 정치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살아남는 게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버티기 어렵다. 선한 외모 때문에 정치적인 공격도 당했다. 황무지에서, 보호 장벽이 없는 당에서 10년을 버텼다. 요즘 드는 생각은, ‘선한 게 강하다는 것’이다. 악한 게 약한 것이다. 요즘 세상에 악인은 없다. 타협하는 사람만 있다고 한다. 타협하면서 남들에게 폐가 되는 행동을 하면 결국 악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선함을 유지하는 게 진짜 강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후회되는 일도 있나?
처음 정치를 할 땐 어떤 오해가 생기거나 가짜 뉴스가 돌아도 설명하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동안 다른 직업으로 살 때는 그렇게 해도 별문제가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증명됐으니까. 그런데 정치판은 다르더라. 설명을 안 하니까 오해가 안 풀리고 가짜 뉴스가 진실이 돼 있더라. 정치는 적극적으로 또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상대방이 있다. 정치는 설명 체계다. 가짜 뉴스에 대해 무조건 설명해야 한다. 그걸 늦게 깨달았다.

정치인이라는 직업, 잘 맞나?
사람들이 예전에 내게 “사장 하면 절대 안 된다”고들 했다. 천생 학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업으로 성공했다. 오히려 그 기회로 사업가로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다. 가만 보면 나에 대해 제일 모르는 사람이 나다. 결국 자신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하지만 정치는 내 성향과 맞고 안 맞고의 문제가 아니다. 워낙 중요한 문제이지 않나.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원론적인 질문인데, 그래서 정치란 뭘까?
그래서 처음에 정치학 교과서를 봤다. “정치란, 권위에 의한 자원 배분”이라고 적혀 있더라. 맞는 말인데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이해가 되더라. 정치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삶의 틀을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의 교육제도 틀 안에서 학교를 다니고,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직장을 다니며, 대한민국의 복지 제도 틀 안에서 노후를 보낸다. 이렇듯 정치는 그 틀을 만드는 일이다. 정치인들이 우선순위를 잘 정하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

안철수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뭔가?
어릴 때부터 죽음을 생각하며 살았다. 우리는 자신이 주인공인 줄 알고 살아가지만 결국 별, 먼지로 돌아간다. 우주에서 보면 먼지가 뭉쳐 행성이 되는 것이다. 결국 내 몸은 별, 먼지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무언가를 가지려고 하는 게 무의미하다. 동시대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고, 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다.

정치인으로서 최종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 삶을 나타내는 사회적 지표가 자살률과 출생률이다. 우리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를 나타내는 게 자살률이고, 우리가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나타내는 게 출생률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출생률 꼴등이다. 내 정치적인 목표는 자살률을 낮추고 출생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틀을 만들어야 하고, 그 일을 하라고 대통령과 장관이 있는 것이다. 직책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선거에서 당선이 되는 게 목표면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다.

우리나라에 왜 존경받는 정치인이 없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이 정도로 일관되게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실망하는 걸 보면 개인의 문제보다는 시스템의 문제가 크다. 우리나라는 미국 대통령과 다르게 제왕적인 대통령이다. 미국 대통령은 행정권만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대통령은 5개(행정권, 예산권, 인사권, 감사권, 입법권)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절대 권력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이다. 사람은 약한 존재이기에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 방심하고 타락하고 나태해진다. 그래서 견제가 중요하다. 결국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슴속의 한 문장이 있나?
러닝을 할 때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그런데 앞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여 내 발이 한 발 한 발 움직이는 걸 보면서 뛰면 어느새 도착점에 와 있더라. 원대한 큰 목표만 보고 가다 보면 지친다. 한 발 한 발 가다 보면 그게 쌓여 목표에 이르는 것이다. 그래서 흔한 말이긴 한데,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산다.


최근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재미있게 봤다.
강기영 씨의 캐릭터는 뉴리더십의 유형이다.
<나의 해방일지>도 추앙할 정도는 아니지만 인상적이었다.(웃음)

<오징어 게임>은 부조화나 모순이 균형 있게 잘 그려진 작품이다.
이정재 씨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사람이다. ‘혁신’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사진
민기원
스타일리스트
최영주
헤어메이크업
유선미
2022년 10월호

2022년 10월호

에디터
하은정
사진
민기원
스타일리스트
최영주
헤어메이크업
유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