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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더 이상 마약 청정국 아니다!(1)_끊이지 않는 마약 이슈

‘마약 청정국’이란 말은 옛말이다. 학생부터 회사원, 주부까지 일상에 파고든 마약이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On September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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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마약 이슈

지난 추석 연휴 기간 한 배우의 긴급체포 뉴스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지난 9월 10일, 마약에 취한 것같이 길거리를 배회하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배우 이상보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마약 시약 검사를 실시했는데 양성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관련 전과가 없는 이 씨는 “가족이 잇달아 세상을 떠나면서 우울증이 심해져 치료용 약물을 복용한 게 오해를 불렀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우울증 약물에 포함된 소량의 마약 성분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 경찰은 일단 이 씨를 풀어줬다. 관련 전과도 없어 신병 확보를 하지 않은 상태로 수사해도 무방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경찰은 이 씨 자택에서 확보한 약물에 대해 성분 검사를 진행하고, 이 씨 몸에서 나온 마약 성분에 대해서도 정밀 감정을 의뢰해 결과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이 씨의 해명을 고려해 처벌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9일 15일 YTN은 이상보가 경찰 체포 직후 병원에서 실시한 마약 검사 결과에서는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서희는 두 번째 재판 진행 중에도 마약을 한 혐의로 지난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죄질이 좋지 않다.

한서희는 두 번째 재판 진행 중에도 마약을 한 혐의로 지난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죄질이 좋지 않다.

한서희는 두 번째 재판 진행 중에도 마약을 한 혐의로 지난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죄질이 좋지 않다.

마약을 끊지 못하는 이들

마약을 끊지 못한 유명인들도 있다. 빅뱅 출신 탑과 마약을 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에서 마약을 투약해 실형이 확정된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 그는 두 번째 재판이 진행 중인데도 또 마약을 한 혐의로 지난 8월 재판에 넘겨졌다.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세 번째 기소된 마약 투약 정황은 지난해 7월부터다. 일명 필로폰이라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한 것으로 수사기관은 판단했다.

죄질이 좋지 않다. 지난해 7월은 한서희가 두 번째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을 때이기 때문. 당시 한서희는 재판부에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중한 잘못이다.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죄송하다”고 연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 중이던 중에도 한서희는 마약을 하고 있었다. 앞선 재판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한서희. 추가적인 처벌이 불가피하다. 당연히 복역해야 할 기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앞선 사건에서의 반성이 거짓된 것이었다”며 가중처벌을 할 가능성이 높다.

Mnet 예능 <고등래퍼 2>에 출연했던 래퍼 윤병호도 다시 마약에 손댔다가 재판을 받고 있다. 올해 23살인 윤병호는 지난 3월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 당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며 마약의 위험성을 강조했던 그는 최근 자택에서 대마초를 피우고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중학교 시절부터 마약을 시작했다고 알려졌는데, 그는 재판 도중 또 마약을 하면서 결국 구속기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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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현은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3> 출연자인 서민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로 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두 사람은 연인 사이로, 현재 경찰 수사 중이다.

YG 출신 남태현도…

지난 8월 20일에는 SNS를 통해 유명인의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됐다. 남태현은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3> 출연자인 서민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로 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서민재는 8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태현 필로폰 함. 그리고 제 방인가, 회사 캐비닛에 쓴 주사기 있어요. 그리고 저 때림”이라는 글과 함께 남 씨와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이후에도 서민재는 “남태현이랑 나 뽕쟁이”, “남태현 주사기 나한테 있다”, “아 녹음 있다, 내 폰에” 등의 글을 잇달아 올렸다.

파장이 커지자 남태현과 서민재는 논란 다음 날인 8월 2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인과 서로의 잘못으로 인해 다툼이 있었다”며 “당시 저는(서민재)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약을 적정량보다 많이 먹어 현재도 정확히 기억을 못 할 정도로 이성을 잃은 상태였기에 사실과 무관한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실수로 인해 다쳐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해명했다. 해당 글도 삭제했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이들을 고발했고, 경찰 수사는 시작됐다.

일상으로 파고든 마약들

배우, 방송인, 가수들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지난 9월 13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서울 강남의 한 카페 야외 테이블에서 버젓이 마약을 투약하던 40대 남성 A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당시 A씨는 주변에 다른 손님들이 있었음에도 개의치 않고 빨대를 이용해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흰색 가루를 흡입했다. 이를 지켜본 손님이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가루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지난 7월에는 강남의 한 유흥 주점에서 마약을 탄 술을 먹은 손님과 종업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지난 7월에는 경기 군포시 산본동의 한 4차선 도로에서 승용차가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현장에는 30대 중국 국적의 남성 운전자가 자동차 기어를 D(드라이브)에 놓고 자고 있었다. 차량 안에서는 손가락 길이의 파이프와 흰색 가루가 들어 있는 파우치가 발견됐다. 흰색 가루는 0.64g 분량의 필로폰이었다.

지난 8월 울산의 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캠핑장에서 상의를 탈의한 30대 남성이 화단에 들어갔다 넘어지고, 비틀거리며 걷다 길바닥에 그대로 눕는 모습이 포착됐다. 캠핑장 CCTV 영상 속에서 남성은 스스로의 뺨을 때리거나 허공을 향해 손을 휘적이는 등 기이한 행동을 계속했다. 동시에 인근 300m 부근의 한 도랑에서는 또 다른 남성 2명이 SUV 차량의 뒷문을 열고 운전을 하다가 빠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이들이 고성을 지르거나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거나 “동공이 풀린 상태로 머리에서 피가 나는데 웃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에 따른 행동들이었다. 단순히 술에 취한 것과는 다른 행동에 캠핑장 관리인은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이들로부터 “캠핑장에 마약을 하러 왔다. 사람이 많이 없어 여기서 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환각 효과가 필로폰의 300배에 달하는 향정신성의약품 LSD를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SNS로 구매… 직접 키우기도

온라인, SNS에 마약 음어만 검색해도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대한민국=마약 청정국’이라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특히 10~30대의 마약 투약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집계된 국내 마약류 사범을 살펴보면 2012년 9,200여 명에서 2020년 1만 8,000여 명으로 8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직업별로는 학생과 회사원이 최근 5년간 각각 5배와 2배 가까이 증가했고, 10~30대가 전체의 60%를 차지해 젊은 층의 마약류 범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표현하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젊은 층이 마약의 주 고객이 된 셈이다. 1020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마약 투약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 3명 중 1명은 1020세대다. 1만 626명 중 20대 3,507명(33%), 10대 309명(2.9%)으로 조사됐다. 2017년 1020세대가 6명 중 1명꼴(20대 16.6%, 10대 0.8%)이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경험 확대 △SNS와 가상화폐를 이용한 음성적인 거래 시장 등장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울감 증가 등이 최근 마약 열풍의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미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대마초를 큰 경각심 없이 자유롭게 피우곤 하는데, 이에 노출됐던 젊은 층이 한국에 돌아와서도 대마초 등 마약을 찾는다는 것. 또 이들은 과거와 다르게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코로나19로 제한되다 보니 한국에서 마약을 하려고 시도하고, 텔레그램과 가상화폐로 거래 흔적을 숨긴다. 이처럼 음성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되면서 젊은 층이 쉽게 마약을 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인터넷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마약 사범 중 인터넷 사범은 12.4%였지만, 2021년에는 24%로 2배가량 늘었다. 온라인상에 마약 불법 판매를 위한 광고를 올렸다가 검거된 인원 또한 2017년 11명에서 2020년 18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등에 ‘아이스’, ‘작대기’ 등 마약 음어를 검색하면 마약을 판매하는 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철저하게 비대면 거래로 움직인다. 일명 던지기 수법이다. 던지기 수법이란 특정 장소에 마약을 미리 놓아둔 뒤, 매수자에게 이를 찾아가게 하는 비대면 거래 방식이다. 현금 대신 가상화폐를 주고받는다. 가상화폐도 국내 대형 거래소가 아닌, 해외 소규모 거래소를 이용한다. 대화는 텔레그램으로 해서 기록이 수사기관에 넘어갈 수 없도록 한다.

마약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사는 “예전에는 공급하는 사람을 잡으면 다수의 오프라인 투약자들을 잡아넣을 수 있는 구조였는데 지금은 다크웹(기록이 남지 않는 온라인 공간)이나 익명의 계정과 SNS로 거래하다 보니 공급책을 잡아도 투약자들을 일일이 검거하는 게 쉽지 않다”며 “마약 투약자들에게는 더 쉬운 거래 환경이 만들어졌고, 수사기관에는 더 수사가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셈”이라고 토로했다.

마약을 직접 재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30대 B씨가 포함된 일당은 수풀로 가려진 산 중턱에서 지난해부터 대마를 키워 가공한 뒤 클럽과 유흥업소 등에 판 혐의로 체포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마약수사2계에 따르면 이들은 대마를 대규모로 재배해 중간 유통책이나 흡연자 등에게 팔았다. 모두 17명이 검거됐는데, 경찰이 압수한 대마초는 29.3kg에 달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29억원 상당으로 9만 7,000여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도심 빌라에서 대마를 재배한 20대 C씨 등 일당 6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앞선 검사는 “초범의 경우 반성하는 게 확인되면 처벌을 유예하거나 벌금형 정도만 처분하는 게 보편적인데, 그러다 보니 호기심에 마약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마약의 문제점은 한번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 없다는 것인데 많은 이들이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계속 수사기관에 잡혀 오는 구조가 되고 있어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
2022년 10월호

2022년 10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