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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빛 그림자가 있는 집

부부와 두 딸, 고양이 2마리가 함께 살고 있는 집. 이 집의 이름은 흔연재(欣然齎, joyfulhouse)로, 스스로를 ‘노잼 부부’라 칭하는 부부가 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 늘 기쁘고 재미있게 살자는 의미를 담았다.

On August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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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됐나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어 하는 남편을 따라 신혼집을 양평에 얻었어요. 전셋집 세 곳을 거치며 살다 보니 우리 가족만의 특색이 담긴 집을 짓고 싶더라고요. 아이들과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그런 집이요. 학교도 가깝고, 도보 가능 거리에 어느 정도의 인프라를 갖춘 곳을 찾기 위해 3년 넘게 땅을 보러 다녔어요. 마침 마음에 드는 땅이 나와 계약을 하고나서부터 꿈에 그리던 우리 집 짓기 프로젝트가 시작됐죠.

집을 지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무엇인가요?
양평에서의 첫 집이 북향집이었어요. 집은 아늑했지만 한겨울 양평의 날씨를 견디기엔 집에 가기 싫을 정도로 너무 추웠죠. 그 이후로 해가 잘 드는지, 남향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두 번째 집은 정남향의 따뜻한 집이었는데 동선이 매우 불편했어요. 육아하면서 불필요한 이동을 하는 것에 지쳐 동선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죠. 세 번째 집은 마당이 집 뒤에 있는 곳이었어요. 너무 개방된 마당보다는 어느 정도 사생활이 보장되는 곳을 원하게 된 계기가 된 집이죠. 바로 집을 짓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전원주택에서 살아본 경험 덕분에 집을 지을 때 우리 가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반영할 수 있었어요.

하루 중 집이 가장 예뻐 보이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해가 뜨고 질 때까지 집 안으로 들어오는 빛 그림자를 볼 때요. 아침에는 중정과 거실로 들어오는 햇빛이 집을 더 생기 있게 만들어주고, 늦은 오후에 들어오는 은은한 햇빛은 집을 더 아늑한 느낌으로 만들어줘요.

지금 집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과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넓은 주방이에요. 집을 짓기 전부터 원하는 주방 형태와 디자인을 찾아놓고 느낌을 살리기 위해 발품을 팔아 남편이 셀프로 주방을 만들었어요. 조리 공간이 넓어 아이와 함께 요리하기에도 좋아요. 부족한 수납공간은 조금 아쉬워요. 집을 지을 때는 짐이 많이 없었지만 지금은 둘째도 태어나고 첫째도 커가면서 짐이 점점 늘어나 수납공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니멀리스트를 향한 길은 멀고도 험한 것 같아요.

공간별 시공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설계 시작부터 고양이를 위한 공간을 꼭 만들어주고 싶어 건축사무소와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도면을 열 번 정도 수정해가면서 나온 집이 현재의 흔연재입니다. 마당 대신 중정을 만들어 고양이들이 집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사계절을 느끼기에 좋은 공간을 완성했어요. 저희 가족도 중정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고요. 복층 형태의 구조로 만들어 층고가 높다는 점도 흔연재의 특징이에요. 재택근무를 하는 저희 부부는 매일 2층의 브리지를 건너 일터로 향해요. 브리지는 삶과 일이 전위하는 공간이에요. 일터로 향하는 브리지를 건너는 동안 긴 창을 통해 보이는 연속된 산자락은 저희 부부의 출근길 풍경이자 고양이들의 산책로예요.

중정 활용법과 중정이 있어서 좋은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중정은 고양이 두 마리가 가장 애용하는 곳이에요. 아침에 일어나면 중정 문을 열어달라고 야옹거리죠. 해가 질 때까지 중정에서 뒹굴뒹굴하고, 날아다니는 새들도 구경하고, 그늘에서 낮잠도 자고요. 그래서 조경할 때 고양이에게 무해한 식물인 고사리 위주로 심었어요. 첫째는 중정 바닥을 스케치북 삼아 그림을 그리거나 혼자만의 피크닉을 즐겨요. 날씨가 좋으면 노래를 틀어놓고 가족이 다 같이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프라이빗한 야외 공간이라는 점에서 참 마음에 들어요.

CREDIT INFO

에디터
서지아
진행
류창희(프리랜서)
사진
각 인터뷰이 제공
2022년 08월호

2022년 08월호

에디터
서지아
진행
류창희(프리랜서)
사진
각 인터뷰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