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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의 순간

방송인 최은경은 노력 끝에 내면에 있는 자신과 마주했다. 그렇게 진정한 행복에 도달했다.

On July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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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숄더 톱 딘트.

오프숄더 톱 딘트.

바야흐로 관리의 시대다. 어느 때보다 자신의 외면을 단장하고 내면을 갈고닦는 데 열중하는 분위기다. 건강을 도모하는 삶이란 얼마나 이로운가?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조금은 씁쓸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자기만족보다는 타인에게 드러내는 전시에 목적을 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은경(49세)표 자기 관리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의 자기 관리는 이토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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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손정완.

최근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공개해 화제가 됐어요.
전혀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어요. 각각 원피스, 정장, 운동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는데 유독 운동복 입은 사진이 화제가 됐어요. 많은 분이 혹독한 관리 끝에 찍은 보디 프로필 사진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그 정도로 몸매 관리에 열정적이지 못해요.(웃음) 나이가 들다 보니 식단 조절도 쉽지 않고요. 다만 약 15년간 꾸준히 아침마다 운동을 했어요. 이제 운동은 제 일상 루틴 중 하나예요.

평소 별도의 식단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저는 심각한 ‘빵순이’ 예요.(웃음) 아침에 크루아상과 카푸치노를 곁들이지 않으면 하루가 우울한 사람이죠. 그리고 온갖 과자와 젤리를 좋아해요. 주로 몸매 관리의 주적으로 꼽히는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죠. 하지만 일상에서 반드시 지키는 식습관이 있어요. 아침은 배부르게 먹되 저녁은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먹는 거예요. 하루 전체의 섭취량을 고려해 식습관을 들였죠. 그리고 평소 짠 음식이나 국물 요리를 즐기지 않고, 간이 심심한 음식을 선호해요. 어렸을 때 길들인 입맛인데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또래 여성에게 추천하고 싶은 운동이 있나요?
운동은 꾸준하게 했을 때 효과가 나타나요. 때문에 흥미를 갖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운동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가장 어려워요. 저는 혼자 할 수 있는 헬스와 수영, 필라테스가 잘 맞아요. 파트너가 필요한 테니스나 골프는 성향상 맞지 않아서 지속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저와 반대로 헬스나 필라테스를 지루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자신의 성향에 맞는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한 이유죠.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종목에 도전해보라고 조언해요. 그중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운동을 골라 꾸준히 실천하라고 하죠.

내면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요. 요리, 인테리어, 운동 등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죠. 알고 보면 저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집에서 혼자 가구 옮기고, 요리하는 시간을 더 좋아해요.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사람이죠. 평소 방송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사람에게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이 커요.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요.

40대 후반은 갱년기를 걱정하는 나이이기도 해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아직 다가온 일은 아니지만, 갱년기를 겪는 친구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커요. 갱년기를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굉장히 힘들게 보내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저는 서서히 몸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고 해요. 관리를 열심히 해도 20대 때 모습으론 돌아갈 수 없어요. 젊은 시절의 나와 싸우려고 하면 평생 질 거예요.(웃음) 20~30대에는 날씬한 몸매를 얻기 위해 운동했다면, 지금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운동해요. 허리가 1인치 가는 것보다 허리 통증 없이 사는 게 중요한 나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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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샹크 아 세트 from 파페치, 슈즈 본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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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본디 본 from 파페치.

원피스 본디 본 from 파페치.

“어느덧 수험생 엄마가 됐어요”

최은경의 SNS는 보물단지다. 요리 레시피부터 패션 팁, 맞춤형 운동법, 인테리어까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한데 모아놓았다. 그가 공개한 정보는 ‘찐’이다. 알고 보면 최은경은 집을 가장 사랑하는 집순이다. 그래서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를 하나씩 찾았고, 켜켜이 쌓아온 노하우를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최은경의 SNS는 알짜배기 정보가 많은 공간으로 통한다. 지난해 1월에는 유튜브 채널 <최은경의 관리사무소>를 개설하며 정보 전달 채널을 확장했다.

유튜브 <최은경의 관리사무소>의 인기가 상당합니다(최은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 조회 수는 평균 7만 회 이상이다).
유튜브 속 모습이 가장 저답다고 생각해요. MC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제가 놓인 상황에 따라 주어진 역할이 있다 보니 각각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인간 최은경의 모습은 유튜브에 담기는 거 같아요. 평소에 하는 운동을 소개할 때나 음식을 만들 때 제가 짓는 표정을 보면서 느꼈어요.

최은경의 요리 실력에 ‘금손’이라는 평이 이어져요.
잘된 요리만 공개해서 그래요.(웃음) 사실 결혼하기 전까진 달걀프라이도 못 했어요. 요리는 결혼 후 바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시작했는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요리책을 보면서 하나씩 따라 했죠. 흙이 잔뜩 묻은 당근이 깨끗해져 하나의 요리가 되는 과정이 신기했고, 할 줄 아는 요리가 늘면서 점점 흥미가 생겼어요. 제가 만든 요리를 먹으며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남편과 아들을 보면 더없이 뿌듯해요.

양식, 한식, 간식, 다이어트식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데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꼽으면요?
밥이요. 밥이 맛있으면 특별한 반찬이 필요하지 않아요. 저는 솥으로 밥을 짓는데, 갓 지은 밥을 입에 넣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아들이 워낙 면을 좋아해 온갖 종류의 파스타 요리에 도전해봤어요. 자주 만들다 보니 더 맛있는 맛이 무엇인지 알겠더라고요.

SNS를 보면 남편과 깨가 쏟아지던데,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해요(최은경은 지난 1998년 대학교수인 남편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서로의 존재를 당연시하지 않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해준 것들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져요. 살다 보면 미운 감정이 생길 때가 있는데, 그 부분만 생각하면 같이 살기 힘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모든 것을 남편과 같이 하려고 하지 않아요. 부부지만 각자의 취향이 있으니까요. 좋아하는 걸 같이 해주는 게 사랑이지만,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부부 관계의 비결이요? 보통 신혼 때 다툴 일이 많다고 하는데 저희는 달랐어요. 결혼 초기에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살아서인지 전우애가 생겼죠. 그만큼 서로에게 의지했어요. 그 시기에 다져진 단단함 덕분에 지금까지 큰 갈등 없이 둘도 없는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됐어요.

올해 아들이 고3 수험생이 됐다고 들었어요.
여느 엄마들처럼 아들이 걱정되지만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요. 수험생 신분으로 살아가는 당사자가 가장 힘들 테니까요. 아이가 어릴 땐 교육을 잘하는 엄마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낳았지만 엄연히 저와는 다른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어요. 그 뒤론 아들에게 삶의 선택권을 쥐어주려고 해요. 부모로서 응원하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기로 했죠. 결국 아들이 저를 이긴 셈이에요.(웃음)

최은경만의 교육 방침이 있나요?
예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들이 어릴 때부터 눈앞에 놓인 작은 이익에 현혹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랐어요. 그래서 “손해를 보더라도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해왔죠. 최근에 한 지인이 아들을 보더니 “예의 바르게 잘 자랐다”고 칭찬했어요. 순간 아이를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인성이 전부라고 하잖아요? 아이를 낳기 전엔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해가 돼요.

곧 성인이 되는 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요?
좋은 인연을 만나서 좋은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어요. 남편과 아들의 미래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눠요. 그럴 때마다 우리처럼 잘 맞는 짝꿍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해요. 최근 더위가 지속될 때는 ‘아들이 시원한 곳에서 일하는 직종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엄마 마음이란 게 그래요. 결론적으로 본인이 행복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방송으로 인연을 맺은 한 지인이 “어머니의 말을 너무 잘 들었던 과거를 후회한다. 하기 싫은 공부를 하고, 남들이 말하는 번듯한 직업을 가졌지만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했어요. 그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을 했죠. 우리 인생은 영화 <트루먼 쇼>가 아니에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게 아니란 뜻이죠.

남편과 아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져요.
제게 가족은 휴식 같은 존재예요. 남편과 아들은 제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도와줘요. 장시간 녹화를 마치고 귀가하면 남편이 조용히 방문을 닫아요. 모든 체력을 소진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말을 걸지 않죠. 아들도 마찬가지예요. 보통 집에서 쉴 때는 남편과 둘이 놀아요.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죠. 그 시간이 가장 재미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몸이 변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그 사실을 슬퍼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젊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관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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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자크뮈스.

“할머니 최은경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돼요”

1995년 KBS 21기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에 데뷔한 최은경. 현재 그는 MBN <속풀이쇼 동치미>, 채널A <웰컴 투 시월드> 등의 안방마님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여기에 SBS <심야식당>,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 드라마에서 연기를 선보인 바 있으며 홈쇼핑까지 섭렵하며 대중과 만난다. 올해 데뷔 27년을 맞은 베테랑 진행자 최은경에게 방송인으로서의 삶을 물었다.

최은경이 MC로 활약하는 방송은 장수하는 경우가 많아요.(웃음)
행운이에요. 예전엔 개편 시기가 오기 전까지 방송이 폐지되는 경우는 없었는데 요즘은 달라요. 당초 방송을 짧게 편성해 반응이 좋으면 정규 편성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라지죠. 아무리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예외 없이 폐지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을 꼽으면 ‘운’밖에 없어요. 이전과는 달라진 방송 환경 속에서 저를 매번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아직까지 국내 방송계에 여성 진행자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은 없나요?
2000년대 중반 대학원 재학 당시에 논문 주제로 ‘남성 진행자와 여성 진행자의 비율’을 다뤘어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 성행했던 때인데, 주류는 항상 남성 방송인이었어요.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여성 진행자가 확실히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방송을 봐도 유능한 친구들이 활약하고 있죠. 이유를 생각해보면 방송 포맷이 달라졌기 때문인 거 같아요. 과거에는 몸을 쓰는 예능이 주목받았다면 지금은 토크쇼나 관찰 예능 등이 방송의 중심에 있죠. 그래서 유능한 여성 진행자가 빛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게 아닐까요?

예능·코미디 프로그램, 연기 등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만났어요.
항상 같은 자리에 머무르지 않으려고 했어요. 방송인은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발전 단계가 없으면 그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고, 진부한 존재가 돼버리죠. 진행자로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뒤에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골똘히 고민했어요. 정극, 시트콤, 리얼 버라이어티, 홈쇼핑까지 전부 결이 다른 활동으로 보이지만 방송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연결돼 있어요. 결국 MC 역할을 잘해내기 위해 제 안에 있는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내려고 여러 가지 도전해봤어요. 누군가는 진행을 잘하는 것과 연기는 연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연기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무엇이든 겪어보고 아는 것과 어렴풋이 상상으로만 아는 것은 다르니까요.

일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집니다.
주어진 역할을 잘해내고 싶어요. 저 자신을 이루는 데 있어 책임감을 뺄 수 없어요. 매번 방송 촬영 전에 ‘게스트가 준비한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가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해요.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출연자들이 편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그 덕분에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훗날엔 지금처럼 일하지 못하겠죠? 그래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오늘 더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는 편인가요?
제가 조언해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웃음) 후배들이 저를 보고 무언가를 배웠다면, 제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단지 이 일을 조금 먼저 시작한 사람이라서 배울 점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교훈은 성공한 사람을 통해 얻을 때가 있는가 하면 실패한 사람의 시행착오를 보면서 얻기도 하니까요. 

 
어떻게 나이 들고 싶어요? 
잘~.(웃음) 저도 저의 미래가 궁금해요. 다만 잘 늙고 싶어요. ‘잘’이라는 표현이 모호하지만 저만의 잘 늙은 모습이 있지 않을까요? 살아오면서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지 매 순간 궁금했어요. 생물학적 나이로는 어른이 된 지 한참 지났지만 아직 어른이 돼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나 커서 어떤 사람이 되려고 이렇게 열심히 살지?’라는 생각을 해요. 현재의 삶에 충실하다 보면 제가 생각하는 잘 늙은 사람이 돼 있을 거라고 믿어요. 기대가 됩니다.

최은경은 방법을 아는 사람이다. 이겨내는 방법, 슬픔에 빠지지 않는 방법, 많이 웃는 방법, 그리고 나로서 잘 사는 방법. 내면에 있는 자신과 마주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책임감'이에요.
MC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인간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훗날 오늘을 돌아봤을 때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거든요.

CREDIT INFO

에디터
서지아(패션), 김연주(인터뷰)
사진
김외밀
스타일링
민희진, 양희선
헤어
지나(제니하우스)
메이크업
임미현(제니하우스)
2022년 08월호

2022년 08월호

에디터
서지아(패션), 김연주(인터뷰)
사진
김외밀
스타일링
민희진, 양희선
헤어
지나(제니하우스)
메이크업
임미현(제니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