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ISSUE

ISSUE

중고 거래 사기 주의보

평화로운 줄만 알았던 “당근이세요?”의 세계에서 사기 범죄가 기승부린다.

On May 21, 2022

3 / 10
/upload/woman/article/202205/thumb/51015-488043-sample.jpg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사용하던 무선 이어폰을 내놨다. 그리고 구매를 원하는 사람과 인증 사진을 주고받은 뒤 직거래로 판매를 진행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구매자가 무선 이어폰이 스마트 기기와 연결되지 않는다고 따지면서다. 영문을 알지 못했던 A씨는 환불을 해주겠다며 다시 거래 장소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구매자는 택배 거래를 원했고, A씨는 택배 송장 사진을 받은 뒤 받았던 금액을 구매자의 계좌로 입금했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무선 이어폰은 배송되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A씨는 구매자에게 받았던 택배 송장을 조회해봤지만 없는 번호였다. 게다가 구매자는 이미 당근마켓을 탈퇴한 상태였다.  

점점 교묘해지는 수법

동네 이웃 간 중고 거래로 많은 이용자를 모은 당근마켓에 사기 주의보가 발령됐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당근마켓의 거래 방식은 이용자들에게 신뢰를 줬지만, 작정하고 접근하는 사기 범죄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당근마켓에서 발생하는 사기 범죄는 지난 3년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금융사기 방지 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당근마켓 중고 거래 피해 사례는 2018년 68건에서 2019년 700건, 2020년 5,290건으로 80배가량 증가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의 사기는 과거부터 이어져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수법은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황당한 배송 택배 거래 시 박스에 벽돌이나 종이 등을 넣어 배송하는가 하면, 대금을 받고 잠적하는 수법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기 유형이다. 또 이미 사용한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는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문고리 거래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 거래를 악용한 신종 범죄가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문고리 거래가 있다. 판매자가 거래 물품을 정해진 장소에 두면 구매자가 물품을 수령한 뒤 값을 지불하는 방식의 거래다. 판매자의 집 문고리에 물건을 걸어두는 경우가 많아 문고리 거래로 불린다. 물품만 갖고 돈을 지불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한다. 통상 판매자가 사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간편 결제 악용 최근에는 당근마켓의 간편 송금 서비스인 당근페이를 악용한 사기도 있다. 당근페이는 각자의 계좌번호를 공유할 필요 없이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채팅방에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러나 판매자가 환불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돈을 돌려받을 수 없어 사기 수법으로 악용되고 있다. 대개 거래 물품값을 받은 뒤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미개봉 제품 사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100만원짜리 미개봉 청소기를 20만원대에 팔겠다”는 판매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이는 새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소비심리를 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이다. 실제 청소기의 판매가는 10만원대로 오히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비싸게 판매하는 것이다. 게다가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을 조작해 실제 100만원대 상품인 것처럼 꾸미기도 한다. 의심할 수 없도록 만드는 치밀함에 속는 사례가 빈번하다.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조치는 부실한 상황이다. 당근마켓은 사기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사전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사기 등 사유로 제재된 이용자 표기 ▲사기 신고 접수된 아이디 거래 중지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금전 피해를 입은 이용자에 대한 보상을 비롯해 실질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 경찰서를 통해 신고 접수를 해도 단기간에 가해자를 검거하는 게 쉽지 않다. 또 중고 거래를 통한 사기 범죄는 현행법상 계좌 지급정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르면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피해는 보이스피싱으로 한정돼 있다. 100만원 이상 송금 시 자동화 기기에서 30분 이내 출금할 수 없도록 지연인출제도를 운영하지만, 중고 거래 특성상 100만원 이상의 금액을 거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3 / 10
/upload/woman/article/202205/thumb/51015-488044-sample.jpg

 

사기에 대처하는 자세

눈 뜨고 사기 피해를 입는 경우가 이어지자 예방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각 지역 카페 등에는 사기 유형과 사기 피해 경험담을 공개하는 글이 꾸준히 게재되고 있다. 피해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자체적으로 사기 예방을 도모한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알아둬야할 것들이 있다. 우선 포장을 뜯지 않은 새 물건이 인터넷 최저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올라왔거나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물품은 의심해봐야 한다.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실제 가격과 시세 등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거래를 성사하기 전 꼼꼼한 서치는 필수다.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더치트’는 금융 사기 방지 사이트다. 중고 거래 사기 피해 사례를 조회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검색창에 판매자의 연락처, 계좌번호를 입력해 사기 전력을 조회할 수 있다. 각종 사기 예방을 위한 정보도 제공한다. 불가피하게 비대면 거래를 할 경우 판매자의 전화번호, 계좌번호를 전달받아 사전에 조회함으로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거래 대금을 지불할 경우에는 에스크로(안전결제)를 이용하는 게 좋다.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물건을 받고, 구매자가 승인할 때까지 결제 대금을 은행과 같은 제3자 기관에 위탁하는 결제 방식이다. 중고 거래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던 ‘들튀(물건을 갖고 도망가는 수법)’, ‘먹튀(물건을 받은 뒤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잠적하는 수법)’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결제 수단이다.

피해자들의 원성이 이어지자 플랫폼 자체에서도 다각도로 사기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당근마켓은 사전조치로 알림 메시지를 수시로 띄우고 있다. 언제나 사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한다. 플랫폼 내에서 손쉽게 신고 접수를 할 수 있도록 곳곳에 신고하기 기능을 배치했다. 사기 관련 신고가 접수된 이용자에 한해 거래를 중지한다. 플랫폼에서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는 이용자의 프로필과 채팅 화면 상단에 붉은색 경고 표시 배너로 거래 시 주의를 환기하도록 한다. 또 수사기관에 접수된 사기죄 협조의 일환으로 가입자가 탈퇴해도 개인정보 및 대금 결제 정보를 5년간 보관한다. 최근 당근마켓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인 간 거래 분쟁예방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플랫폼 내에서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거래 물품 정보 상세 표시 기능을 제공할 전망이다. 사기 행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요 사기 유형에 대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해 사기 피해를 막고, 분쟁 대응을 위해 사내 민원 부서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고 거래 사기 피해 예방 TIP 

1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에 판매되는 상품은 의심해봐야 한다. 구매자를 현혹하기 위한 흔한 사기 수법이다.
2 비대면 거래 시 신고 이력을 확인하는 사이트 사이버캅, 더치트 등에 판매자의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조회해보는 게 좋다.
3 거래금액 선입금은 지양한다.
4 거래 단계에서 판매자에게 상품 인증을 요구한다.
5 에스크로(안전거래)를 이용한 결제로 사기 피해를 예방한다.
6 직접 물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대면 거래를 유도한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사진
당근마켓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05월호

2022년 05월호

에디터
김연주
사진
당근마켓 제공,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