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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앤 러블리, 손준호 가족의 일상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온 가족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한 경기를 보는 게 아주 큰 재미다.

On March 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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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함께 모여 TV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시청하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승리하면 내가 이긴 것처럼 기뻐하고, 그렇지 못하면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했다. 그러다 경기가 끝나고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뭘 그렇게 힘을 주고 있느냐, 소리 크게 질러도 경기장에는 들리지 않는다, 방금 표정 엄청 이상했다며 깔깔 웃었다.

그런데 갑자기 쇼트트랙 경기에서 이해 못 할 심판의 판정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실격을 당했다. 주안이는 “심판들이 잘못 봐서 판결을 잘못 내린 거야. 다른 결과가 나올 거야”라며 기다리다가 “어떻게 저런 결과가 나올 수 있지? 믿을 수 없어”라며 그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했다. 사실 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우리 부자는 동시에 “왜! 왜! 왜!”를 외쳤다. 또 “절대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자”며 씩씩거렸다. 

주안이는 지금 집안일을 돕는 중.

주안이는 지금 집안일을 돕는 중.

주안이는 지금 집안일을 돕는 중.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주안이의 모습.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주안이의 모습.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주안이의 모습.

하루는 세 식구가 남산을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우리 모두 기분이 최고였고 날씨도 좋았다. 주안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지내는 이야기, 아빠의 공연장 이야기, 엄마의 촬영장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걸었다. 그런데 아직 남산 입구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주안이가 발목이 쿡쿡 쑤시고 땅기고 아프다고 했다. 남산을 좋아하는 주안이가 아프다고 하는 걸 보니 걱정이 앞섰다. 우선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등산을 계속할지 혹은 다른 것을 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식당으로 가는 사이에 통증을 호소하는 아들을 오랜만에 업었다. “아빠 안 힘들겠어?”라며 나지막이 물어보는 아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달콤하던지! “맞아! 이거야! 이 기분이었어!”라며 오랜만에 아빠 등에 업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는 아들의 모습이 새로웠다. 아들의 장성함으로 오래 업고 있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즐거움으로 우리는 주안이의 아픈 발목을 잊은 채 까르르 웃으며 점심을 먹었다.

남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뭘 할지 고민하며 길을 걷는데 주안이가 “원! 투! 원! 투!”라며 스텝을 밟고 “룰루랄라” 하며 사뿐사뿐 걷고 있는 게 아닌가? 엄마가 “주안아 너 발걸음이?”라고 물으니 주안이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어 주안이는 자전거를 타고 싶기도 하고 자동차 매장에서 새로운 자동차를 보고 싶기도 하다면서 오늘 하고 싶은 것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우리 세 식구의 MBTI를 적은 카드.

우리 세 식구의 MBTI를 적은 카드.

우리 세 식구의 MBTI를 적은 카드.

주안이가 그린 지구.

주안이가 그린 지구.

주안이가 그린 지구.

요즘 주안이와 시간을 보내면 하루하루가 다채로워진 느낌이다. 함께 즐거워하는 일이 늘었고 기쁨의 크기도 커졌다. 동시에 더 조심스러워진다. 깊게 생각하고 주안이와 대화해야 하고 만약 주안이의 마음이 상한 게 있다면 풀어줘야 한다.

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추억은 일상의 사소한 부분에 있는데, 정작 요즘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빠랑 같이 숙제하고 공부하자”인 것 같아서 반성하게 된다. 아들을 위해 뭔가를 해줘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과 조급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들을 위해 더 나은 나를 발견하고 발전시켜야겠다.

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지난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아들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
2022년 03월호

2022년 03월호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