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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하는 삶

평생 곁에 두고 싶다. 요가는 내게 그런 것이다.

On October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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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한동안 운동을 쉬었다.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그 시기를 지나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했다. 결국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삶이라는 건데, 그렇다면 운동도 슬슬 시작해야 한다. 살기 위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운동은 필수 불가결이다.

필자는, 요가다. 코로나19 이전부터 해오던 운동이고, 한때는 종교처럼 매달렸던 영역이다. 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시간, 나를 보살피는 시간, 내 정신과 마음과 육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다. 단순한 동작에도 끙끙대는 비루한 내 몸뚱이를 보면서 ‘그동안 나를 보살피지 않았구나’ ‘나를 사랑하지 않았구나’ 자책하며 온전히 요가에 매료돼 1년을 보냈다.

그 끝에 ‘듣보잡’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났다. 도대체 이 바이러스는 뭐지? 마스크에 의지하며 목숨을 연명(?)해야 한다니. 자연히 요가도 스톱이다, 죽을 순 없으니. 요가가 삶에서 쏙 빠지니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은 불완전한 나날을 보냈고, 급기야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대체할 즈음, 마음의 평온을 살짝 맛봤다. 집에서 요가복을 입고 요가 매트 위에 앉은 모습은 경건하다 못해 비장했다. 노트북을 뚫어져라 보며 끙끙대면서 동작을 따라 했다. 그렇게 랜선 선생님과 두어 달 온라인으로 요가를 했더랬다.

한데 그게 참 그렇다. 요가원이라는 공간에서 요가 하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에너지’는 그 어떤 것과도 대체할 수 없다. 아, 뭔가 아쉽다. 편하고 좋은데, 해보니 나쁘지 않은데 랜선 요가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가 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요가원으로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역시 요가원이다. 비슷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주고받는 에너지는 요가 동작 그 자체가 주는 에너지 그 이상을 준다. 삶이 빡빡할수록 요가원엔 사람이 더욱 넘쳤다. 수업의 집중력도 높아졌다. 살기 위해 매트 위에 앉는다는 말이 딱 맞다.

모두가 힘든 팬데믹 시대다. 사업가는 사업가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주부는 주부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어느 위치에 있든 모두 만만치 않은 시기를 지나고 있다.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여행은 전면 스톱. 식당에서 맘 편하게 밥 한 끼 먹지 못하고, 친구들과 술 한잔 마시는 것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경기는 침체됐다. 그 와중에도 부동산과 주식, 코인은 요동쳤다. 아, 빡빡한 세상이여! 우리 모두에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코로나 블루’가 찾아왔다.

그럴수록 요가는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차분히 명상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내 몸을 관찰하는 시간. 매트를 놓을 공간만 있으면 나는 요가를 할 수 있다. 요가가 내 곁에 있는 이상 스스로를 치유할 능력이 있다며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 좋은 친구를 평생 곁에 두리라 다짐한다.

사족을 붙이자면, 내겐 요가 외에도 ‘따릉이 타기’라는 자랑스러운 취미가 있다. 주말에 요가원에 갈 때나 간혹 출퇴근길에도 ‘따릉이’에 올라탄다. 한강을 질주하는 나의 따릉이는 서울 시민의 특권이다. 의외로 조경이 잘된 한강을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단언컨대 이 가을은 따릉이족을 위한 계절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믿을 건 내 몸뿐이다. 내 한 몸 먹고살 돈만 벌며 평생 요가를 하면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 이 흉흉한 시기를 지나며 내린 결론이다. 이 정체 모를 바이러스에 나가떨어지는 ‘지구’를 봐라. 아, 됐고. 요가나 하러 가야지.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10월호

2021년 10월호

에디터
하은정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