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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PARIS

프랑스의 음악교육

프랑스인은 2명 중 1명꼴로 악기를 다룰 수 있을 만큼 음악과 친숙하다.

On July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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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와 트롬본 수업을 받는 아이들.


프랑스에서는 악기를 다루거나 음악을 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음악을 접하고 배우는 것인지, 처음엔 미스터리였다. 건물마다 '피아노 학원'이 하나쯤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그런 학원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마침 아이들에게 어떻게 음악을 가르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주변 프랑스인 학부모들에게서 음악을 가르치는 '단체'가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프랑스어로 아소시아시옹(Association)이라고 부르는 이 단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일종의 클럽이다. 프랑스에서는 음악 단체 말고도 미술, 스포츠, 연극 등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민영 학원에서 하지 않고 비영리 단체에서 한다.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레슨비가 아니라 연회비를 내는데 그 비용이 저렴하다. 현재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음악 단체의 연회비는 30여만원 선이다. 그 연회비를 내고 아이들의 레벨에 맞는 이론 교육과 악기 교육, 합창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서비스가 우선인 우리나라 학원과 달리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이용에 불편한 점도 있다. 일단 정해진 수업 시간에 맞춰 수업에 참석하는 것이 학생의 의무다. 늦으면 혼나고, 빠지면 학생만 손해다. 1년 동안 무단결석이 많거나 성적이 좋지 않으면, 또는 연말 공연에 참석하지 않으면 그다음 해에 등록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또 등록 과정도 (한국인의 입장에서 봤을 땐) 상당히 복잡하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만 감수한다면 비교적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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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단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 공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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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1년 동안 3가지 악기를 다뤄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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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의 멤버들이 지역 행사에서 거리 공연을 펼치는 모습.


일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음악적 지식을 터득하고, 첫 한 해 동안은 3가지 악기를 다뤄보는 맛보기 아틀리에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정할 수 있다. 이 아틀리에 덕분에 큰아이는 첼로에, 작은아이는 트롬본에 관심을 갖고 현재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다.

교사들 역시 대부분 이런 음악교육 단체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에 눈뜬 사람이 많았다. 작은아이의 트롬본 선생님이자 이 단체의 총장인 제레미는 "우리 단체는 재미를 중요시하지만 전반적인 프로그램 자체는 전문 예술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라며 자부심이 넘쳤다. 이어 "우리 같은 단체에서 음악적 재능을 우연히 발견하고 나중에 전문 예술 학교로 진학한 경우도 많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런 음악 단체들은 아이들의 음악교육만 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 지역에서 음악을 좋아하고 일상적으로 즐기고 싶어 하는 전문가급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연습하고 공연하다가 단체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성인 아마추어반도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런 단체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은 현지에서 열리는 로컬 축제 같은 곳에도 자주 초대돼 공연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취미'가 프랑스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이들에게 음악은 단순히 집에서 혼자 하는 취미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여 책임감을 다해 임하는 또 하나의 '단체 활동'이며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지역 활동'이기 때문이다. 단지 내가 배우고 싶어서만 아니라, 단체 내에서 함께 배우고 즐긴다는 소속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인재도 자연스럽게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글쓴이 송민주

4년째 파리에 거주하는 문화 애호가로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책을 번역했으며, 다큐멘터리와 르포르타주 등을 제작하고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송민주
2021년 07월호

2021년 07월호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송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