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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광풍

음성에 기반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On March 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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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목소리다. 글로 시작해 사진, 동영상 등 ‘숏폼’으로 이어진 SNS 트렌드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찾아 왔다.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에 제한을 받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새로운 SNS인 ‘클럽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클럽하우스는 텍스트나 이미지가 아닌 오직 목소리로 운영된다. 개발자 등 플랫폼 관계자들 사이에서만 이용됐던 이 SNS는 지난 2월 설 연휴를 기점으로 일반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클럽하우스 때문에 밤을 지새웠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연예인, 정치인 등과 한 대화방에 모여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초대장을 손에 쥐어야만 가입할 수 있어 특권 계층만이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오직, 대화로만

만 1년이 되지 않은 신생 SNS 클럽하우스. 지난해 6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인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출시한 음성 기반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만든 방에 사람들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용자들도 만들어진 대화방 리스트를 보고 골라 입장할 수 있으며 정치, 사회, 경제, 예술부터 성대모사, 영화 감상 평, 고민·진로 상담 등 온갖 주제가 다 있다. 특정 주제로 대화하는 게 골치가 아프다면 잡담만 주고받는 대화방을 골라 들어가면 된다.

대화방은 모더레이터(관리자)와 스피커, 리스너로 구성된다. 모더레이터는 일종의 진행자로 스피커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부적절한 언행을 할 경우 마이크를 끌 수도 있다. 리스너로 입장한 사람도 스피커가 될 수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생겼을 때 발언권을 요청하고 모더레이터의 수락을 받으면 된다.

클럽하우스는 아직 아이폰(iOS) 유저들만 사용 가능하다. 이 중에서도 기존 이용자의 초대장을 받은 이들만 신규 가입할 수 있는 ‘초청제’로 운영된다. 이 같은 절차로 현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삼성이나 LG폰 유저, 초대장이 없는 이들은 클럽하우스를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클럽하우스 측이 범용화 계획을 밝힌 만큼 서버 문제를 해결해 안드로이드 버전까지 이용 범위를 확대하면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됐던 설 연휴 동안 빠른 속도로 확산한 클럽하우스의 인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클라밸(클럽하우스와 삶의 균형)’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재미가 쏠쏠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연예인, 정치인도 뛰어든 SNS

클럽하우스의 인기 비결은 연예인, 유명 기업가, 정치인 등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 클럽하우스에는 방송인, 기업 대표를 비롯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대화방을 열고 많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클럽하우스에 대화방을 개설해 주식거래 중개 앱 로빈후드의 블라디미르 테베브 CEO와 공매도와 관련한 설전을 벌였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한 대화방에 나타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보낸 초대장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푸틴 대통령의 가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클럽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장 예비 후보와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예비 후보, 조정훈 시대전환 서울시장 예비 후보 등이 대화방을 개설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 일반 가입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 정보 공유도 이어지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대화방이 코로나19로 닫힌 강연의 기능을 하는 셈이다. 클럽하우스 이용자인 취업 준비생 김선우(26세) 씨는 “구직을 희망하는 분야에 재직 중인 사람들이 모인 대화방에 들어갔다. 평소 궁금했지만 묻지 못한 부분을 질문했는데 도움이 되는 답이 많았다. 코로나19 탓에 취업박람회, 진로 강연이 줄줄이 취소돼 얻지 못했던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초대장 판매까지 성행

하는 사람만 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의 운영 방식으로 인해 초대장을 사고파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클럽하우스 초대권 판매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상황. 가격대는 1만~5만원으로 다양하며 패키지로 구입 시 할인해주겠다는 판매자도 있다.

초대장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초대자에게 이름, 전화번호를 공개해야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 초대장 구입 비용을 송금한 후 연락이 되지 않는 사례도 발생해 신종 범죄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대장 판매는 해외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일본의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가격이 10만 엔 수준으로 책정될 만큼 초대장을 얻으려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셀렙들은 클럽하우스의 폐쇄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가수 딘딘은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해보고 느낀 점은 확장된 소통. 나쁜 의미로는 끼리끼리 더 권력화된 소통”이라며 “초대장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치 옛날 중세 시대에 귀족들의 파티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격차가 있는 것처럼 하고 위아래가 있는 것처럼 나누는 것 자체가 같잖았다”고 비판했다.

일상생활에서 대화 도중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클럽하우스 안에서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다툼이나 혐오 발언, 폭력적인 언사 등이 오가는 사례가 종종 일어나는 상황이다.

또 발언권을 가진 이들만 스피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클럽하우스의 매력으로 꼽히는 ‘수평적인 관계’가 사실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현재까지만 해도 프로필에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주도적으로 대화방을 개설해 스피커 역할을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클럽하우스 이용자 이현주(29세) 씨는 “유명인이 포함된 방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또 어느 방에 들어가나 리더로 보이는 사람들이 주로 발언권을 갖고 있어 주저하게 되는 것도 있다”며 “소위 ‘인싸’들을 위한 SNS가 되지 않도록 고민하는 게 필요할 거 같다”고 지적했다.
 

클럽하우스 말말말

딘딘 “중세 시대 귀족 파티”

가수 딘딘은 클럽하우스를 두고 ‘권력화된 소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월 9일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하이>에서 “(클럽하우스의) 몇몇 방을 들어가 봤는데 끼리끼리 떠들고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대화할 기회를 주지 않는 ‘우리는 우리끼리 얘기할 테니까 너희는 듣기만 해’ 이런 느낌을 받았다”며 “그래서 제가 한번 방을 만들어봤다. 얘기하는데 지인이 ‘이거 이렇게 하는 거 아니다. 일반인은 대화 받아주면 안 돼’라고 하는데 ‘네가 뭔데, 일반인이 뭔데, 그건 무슨 권위적인 방식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딘딘은 “어쨌든 하면서 느낀 점은 그래도 소통이 된다는 것, 예를 들어 전 세계적이니까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단점은 ‘이게 좀 권력화된 소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지훈 “남들보다 더 우월해지고 싶은 심리”

클럽하우스의 초대장 제도를 비판한 배우 김지훈.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클럽하우스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설 연휴를 맞아 가입자가 폭주 중인 클럽하우스.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이 플랫폼을 보면 현대인의 심리 상태 중 가장 자극에 취약한 부분들에 대해 엿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뭔가 대세가 되는 그룹에 속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의 존재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해지는 심리 그리고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받고 싶고, 남들보다 더 우월해지고 싶어 하는 심리. 마지막으로 나의 그 우월함을 천박하지 않게 자랑하고 우쭐대고 싶어 하는 심리”라고 비판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클럽하우스 앱 설치 화면·각 연예인 인스타그램 캡처
2021년 03월호

2021년 03월호

에디터
김연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클럽하우스 앱 설치 화면·각 연예인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