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LIFESTYLE

LIFESTYLE

조혜련의 자녀 교육법

전교 1등 딸 ‘윤아’와 방황하던 아들 ‘우주’. 정반대의 성향인 두 자녀를 우등생으로 키운 엄마 조혜련만의 비법이 여기에 있다.

On February 22, 2021

/upload/woman/article/202102/thumb/47361-444187-sample.jpg

베이지 벨티드 재킷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골드 손목시계 밀튼스텔리, 블랙 사각 이어링·골드 브레이슬릿 모두 폴브리알, 골드 원형 펜던트 해수엘, 초커 스타일 네크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에게 너무 무심한 거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해요. 아이들의 결정이 잘못된 방향처럼 보여도 일단 따라요. 아이들에게도 결정권이 있으니까요.” 방송인 조혜련은 돌연 중학교를 그만두겠다던 아들, 전교 1등으로 이름을 날렸던 딸의 자퇴 선언까지 묵묵히 받아들였다. 자식이기 전에 하나의 인격체라는 생각 때문. 그런 그의 교육방식은 통했다. 일찍이 자퇴를 한 두 자녀는 현재 자신의 길을 개척해 걸어가는 책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 딸 윤아, 아들 우주는 지금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멋있다”고 말한다.


앨범 발매, 예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맞아요. 그리고 역사신학 박사과정도 밟고 있어서 다른 때보다 할 일이 많아요. 원래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 다녔는데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재입학했어요. 지금 4학기 차 다니고 있어요.

공부를 좋아하나 봐요. 배우고 싶은 게 많은 편이에요.(웃음) 어린 시절 엄마가 “공부하지 말라”고 하셨을 때부터 시작했어요. 당시 8남매 모두가 공부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제 의지와 상관없이 공부를 그만두라고 말씀하시니까 오기가 생긴 거예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게 불공평하잖아요. 그래서 악착같이 공부했고 윤아와 우주를 임신한 상태로 석사과정을 밟았어요. 재미를 느낀 뒤로는 일본어, 중국어 등 언어로 학습 범위를 넓혀 끊임없이 공부를 이어온 거고요. 특히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망가진 시기에 공부가 큰 힘이 됐어요. 공부하면서 얻는 만족감, 성취감이 컸다고 해야 할까요?

전교 1등이었던 딸 ‘윤아’ 양이 엄마의 영향을 받은 건가요? 글쎄요.(웃음) 생각해보면 윤아(22세)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공부했어요. 공부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주체성이 뚜렷한 아이예요.

요즘 ‘윤아’ 양은 어떻게 지내요? 미국에서 영화 사운드학을 공부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 돌아와서 비대면으로 영어 과외를 하면서 지내요. 앞으로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 대학에 편입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열심히 노력해서 입학한 대학인데도 본인 선택에 확신이 있나 봐요. 그리고 편입한 뒤부터는 등록금, 용돈 등을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독립 선언’을 했어요. 보통 여유가 있으면 부모의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데 윤아는 독립심이 아주 강한 편이에요.

전교 1등이었던 딸의 자퇴 선언,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큰 충격이었어요. 명문고로 진학한 지 3개월 만에 “공부만 하면서 괴롭게 살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더라고요. 윤아가 중학교 시절부터 항상 전교 1등을 유지하면서 친구들과도 밝게 지내서 스트레스가 없을 거라고 착각한 거예요. 학교 선생님하고 몇 차례 상담한 뒤에 딸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어요. 딸이 자퇴를 하고 한동안은 전쟁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딸의 마음이 회복되는 걸 지켜보는 과정에서 좋은 이야기가 오갈 리 없잖아요. 그래도 딸이 집에만 있어서 대화를 통해 엉킨 관계를 풀었어요. 한번은 “왜 자퇴하고 싶었냐”고 딸에게 물었는데 “나는 엄마가 항상 바빠서 외로웠어. 그런데 외로움을 풀 수 있는 방법이 공부밖에 없었어”라고 하더라고요. 딸 아이의 마음을 듣고 난 뒤부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딸도 저도 큰 노력을 기울였어요. 서로 상처를 많이 주고받은 시기인 동시에 몰랐던 부분을 알게 돼 오히려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엄마로서 자퇴를 허락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쉬운 결정이었다면 거짓말이겠죠?(웃음) 내 딸이 전교 1등인데 자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윤아가 명문고 진학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게 가장 아쉬웠는데 공부만 하고 살았던 자신이 싫고, 당장 너무 괴롭다고 하잖아요. 결론적으로 윤아를 살리기 위해 자퇴를 받아들인 거예요. 아이를 집에 데려와서 행복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돕고자 했죠.

아들 ‘우주’ 군도 사춘기를 호되게 겪었다고 들었어요. 예전에는 우주(20세)를 보고 있으면 속상할 때가 많았어요. 방송 출연을 여러 번 해서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반항기가 정말 심했거든요. 학교에도 안 가고 집에서 게임만 했다고 보면 돼요. 그래도 엄마니까 답답한 부분이 많아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우주가 건강하게 지내는 것만으로 만족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늦어도 상관없다는 마음을 가졌어요. 그리고 우주가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쪽으로 진로 방향을 잡자고 제안했는데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게임 관련 아카데미에 보냈는데 무서울 정도로 집중하고 즐거워했어요. 공부에 대한 의욕도 생겼는지 학원에 다니면서 중등·고등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그 뒤로 게임 산업으로 진출하겠다며 관련 학과를 알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몇 개월 만에 100페이지가 넘는 게임 기획서를 작성해내더라고요. 우주가 18살 때 대학 수시를 지원했는데 지원한 모든 학교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주변으로부터 손가락질당하던 우주가 결국 남들보다 1년 빨리 대학에 들어가게 된 거예요. 긴 터널을 걸어 자신의 길을 찾은 우주에게 고마워요.

자녀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 엄마 같아요. 맞아요. 보통 엄마들은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한다는데 저는 어떤 일이 됐든 강제성을 부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건, 엄마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방식 자체가 잘못된 거예요. 공부를 강제하는 분위기잖아요. 무엇이든 하라고 하면 더 하고 싶지 않은 게 사람의 마음 아니겠어요? 또 가만히 앉아서 책 보는 게 공부의 전부가 아니잖아요. 자신이 자발적으로 좋아하는 걸 찾아 파헤치는 에너지가 공부의 근간이라고 생각해요. 의지를 심어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자녀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을 꼽으면요? 기다림.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성향을 파악하는 게 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많은 부모가 주변 아이들과 비교하고, 학교 시스템에 맞춰 아이를 압박하곤 하잖아요. 정해진 기준에 아이들을 끼워 맞추려 하니까 교육이 잘 안 되는 거예요. 우주 같은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이 ‘교육하기 어려운 아이’라고 칭하기도 했는데, 보통의 기준에 비교해보고 한 얘기거든요. 윤아와 우주가 보통의 아이들처럼 초·중·고등학교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밟으면서 자라지 않았잖아요. 그렇기에 개성을 발견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아이들에게 매를 든 적도 있나요? 당연하죠. 엄마의 입장에서 자식은 언제나 어린애 같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우주를 지켜보는데 문득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매를 든다고 무서워하지 않더라고요. 그 이후로 훈육 방식을 달리하게 됐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매를 드는 건 좋은 게 아닌 거 같아요.

옳은 훈육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남편의 훈육 방식을 추천하고 싶어요. 남편은 큰 잘못과 작은 잘못을 나눠 사소한 잘못은 트러블이 발생했을 때 바로 이야기해요. 그런데 아이가 고쳐야 할 중요한 부분이나 큰 잘못은 묵혀둬요. 그리고 대화할 수 있는 날을 잡아 면담을 해요. 아이가 잘못했던 일과 잘못된 부분을 고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들을 이야기한 뒤에 고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해요. 그 뒤에는 아이의 의견을 꼭 듣고요. 아이도 하고 싶은 이야기,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해요.
 

/upload/woman/article/202102/thumb/47361-444188-sample.jpg

화이트 롱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이지 터틀넥 베스트 코스, 골드 이어링 폴브리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문장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힘든 상황일수록 인내하면서 아이들을 지켜봐주세요. 시간이 흐르면 알아서 제자리를 찾을 테니까요.

재혼 가정에서 사춘기를 겪은 아이들

재혼, 두 자녀에게 많은 설명이 필요했을 거 같아요. 쉽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저의 재혼을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을 거라 판단했어요. 그래서 설득하기보다 남편과 잘 지내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했어요. 남편은 아이들과 있는 시간을 늘리면서 천천히 다가갔고, 저는 남편과 행복한 일상을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접근했어요. 거리가 생기면 생기는 대로, 가까워지면 가까워지는 대로 아이들이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면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거예요.

아이들과 남편은 어떻게 친해졌어요? 아이들에게 처음 재혼을 알릴 때, 남편과 같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아이들이 남편을 지켜보더라고요. 아이들과 남편이 가까워지기까지는 1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다 같이 여행을 자주 가고, 남편이 아이들의 등하교를 맡아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있을 시간을 늘렸어요. 무엇보다 남편은 늘 아이들 편을 들어줬어요. 우주가 방황하던 16~18살까지 약 3년 동안 단 한 번도 우주의 행동에 대해 쓴소리를 하지 않았어요. 우주도 남편의 마음을 알았는지 고민, 진로 상담을 남편에게 해요. 연애 상담까지도요.

엄마로서 지치는 날도 있나요? 당연히 있죠.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인데도 내 마음 같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어찌 됐든 내 자식이에요. 아이가 집에서 퉁명스럽게 행동하고, 까칠하게 행동하는 이유도 가족이 편해서라고 생각해요. 우주가 사춘기를 겪었을 때 집에서는 반항아였는데, 밖에서는 인사 잘하는 착한 아이인 거예요. 그때 우주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털어놓고 투정 부릴 수 있는 게 부모이기 때문에 퉁명스러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은 어떤 사람이에요? 든든한 사람. 남편이 곁에 있어준 덕분에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어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돼요. 저는 흥분하는 기질이 있는 반면, 남편은 이성적이고 지혜롭고, 태도에서 안정감이 드러나요. 아이들이 남편을 편하게 생각하게 된 것도 저에게는 없는 안정감, 든든함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마음 편하게 사는 것도, 이전하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남편을 만났기에 가능했어요. 오랜만에 본 연예계 동료들은 놀라요. 과거의 저는 무언가에 쫓겨 사는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편안해 보인대요.

아이들 앞에서 애정 표현을 잘하는 편인가요? 네.(웃음) 부부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들이 가정에서 안락함을 느끼고 긍정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날 윤아가 “나도 나중에 엄마랑 아저씨처럼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우주도 과거에는 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 편에 속했는데, 남편하고 제가 사랑 표현을 하는 걸 보고 배워서인지 “사랑한다”는 말을 근래 들어 자주 해요.

남편과 아이들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사랑하고 신뢰하는 관계? 윤아가 남편에게 ‘아빠’라고 한 적이 있어요. 장롱 문을 열었는데 포스트잇에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어놨더라고요. 포스트잇을 발견하고 남편하고 둘이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자녀를 키우는 모든 엄마에게 한마디 전해주세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문장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아이까지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지만, 힘든 상황일수록 인내하면서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시간이 흘러 사춘기가 지나면 알아서 제자리를 찾을 테니 마음을 비우면서 지냈으면 좋겠어요.
 

/upload/woman/article/202102/thumb/47361-444186-sample.jpg

화이트 셔츠·스카프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구조적인 실버 이어링 아티카.

슬기로운 부모 생활

Q 소리 질러도 말을 듣지 않는 아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자녀와 고성이 오가며 언쟁해도 남는 건 상처뿐이에요. 말을 듣지 않는데 체력과 감정 소모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이가 잘못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아이만 잘못한 게 아닐 때가 많아요. 흥분을 가라앉힌 뒤 대화로 푸는 게 좋아요. 대화에서는 서로 트러블이 생겼던 상황에 대해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게 핵심이에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느낌을 받아야 마음이 열려요.

Q 하기 싫은 건 절대 안 하려는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어보세요. 하고 싶은 것을 해야 잘해요. 대부분의 아이가 하기 싫다고 하는 건 ‘공부’일 거예요. 아이 입장에서는 하기 싫은 것만 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엄마가 알아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해야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적절하게 배분해 두 가지를 전부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Q 자기감정을 말하지 않고 엄마와 벽을 쌓으려고 할 때는요? 기다려주세요. 억지로 열려고 할수록 마음의 문은 더 굳게 닫힐 거예요. 그리고 아이가 표현하기를 기다리면서 정서가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는지 지켜봐주세요. 아이의 말 한마디, 표정, 행동 등을 지켜보면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사진
지다영
스타일링
조아라
헤어&메이크업
김혜영, 이수미(코코미카)
2021년 02월호

2021년 02월호

에디터
김연주
사진
지다영
스타일링
조아라
헤어&메이크업
김혜영, 이수미(코코미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