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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정기 인사 관전 포인트

4대 기업이 실시한 2021년 인사는 1970년대생 신규 임원이 대부분이었다. 젊어지고, 새로워졌다.

On January 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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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가장 큰 경제·산업계 뉴스는 단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다. 자연스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 체제로 넘어가게 되면서 삼성과 LG, 현대차까지,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2020년 10월에는 정몽구 회장이 정의선 부회장에게 총수 지위를 물려주고 사실상 재계에서 은퇴하면서 정의선 회장이 회사 경영을 책임지는 상황.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제외하면, 4대 그룹 중 3곳이 3세 경영 체제로 넘어갔다.

자연스레 '직장인의 별'로 불리는 임원 인사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2020년 말부터 2021년 초 사이 기업별로 단행될 2021년 대기업 임원 인사는 더욱 젊어진 것으로 분석되는데, 오너 교체에 따른 급작스러운 세대교체라는 평이 나온다. 코로나19도 임원 인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적이 좋은 삼성전자 등은 임원 승진과 채용 규모를 늘렸지만, 100대 기업의 경우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임원 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성 임원 비율은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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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체제 대비한 임원 인사

지난해 대기업 인사 트렌드는 '젊어지는 임원'이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 업체 유니코써치는 지난해 임원 인사 특징 중 하나로 '1970년대생 임원 발탁 강세'를 꼽았다. 실제로 2020년 3월 제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서도 신규 선임된 119명의 임원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80% 이상이 197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퇴임한 임원 125명 중 80% 이상은 1960년대생과 그 이전 출생자로 나타났다.

2020년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역시 비슷했다. 1970년대 초반생은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했지만, 1960년대생은 6% 넘게 줄었다. 1960년대 초중반생 임원이 물러나는 자리를 10년 가까이 어린 1970년대생이 차지하는 것이다.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흐름이 2021년 인사에서도 정보기술(IT) 분야를 비롯해 통신·소비재·유통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너 3세가 대거 최고경영자로 선임되면서 빠른 속도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앞선 2세대 오너들이 믿고 맡겼던 임원들이 5년에서 10년간 중역을 맡아 회사 경영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면 3세대 오너들이 자신의 경영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그동안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봐뒀던 새로운 인재를 대거 등용하고 있고, 이들이 임원 인사를 통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경영 전면에 나서는 세대교체 바람은 2021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 ‘3년 이내 가장 많은 승진’

고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이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2020년 12월 초, 3년 이내 가장 많은 214명을 승진, 25명을 발탁하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1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214명을 승진시켰다. 승진자 수는 2018년 말 158명, 2020년 1월 162명에서 200명대로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운영 효율화로 2019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을 감안해 승진 인사 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는데 업계에서는 부사장군을 31명으로 확보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향후 미래의 사장 후보를 두텁게 하는 동시에 1970년대생 젊은 임원을 대거 임명해 임원 내부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는 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5개 계열사를 분리한 LG그룹 역시 124명의 임원 승진을 발표했다. 이 중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인사로 1970년 이후 출생 비율은 2019년 57%에서 70%로 높아졌다. 40대인 구광모 회장 시대를 맞아 젊은 임원진으로 함께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삼성과 LG 모두 임원진은 젊게 꾸리면서도 최고경영자는 대부분 유임시키며 안정 속에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첫 임원 인사에서 분명한 색깔을 제시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미래 차
사업을 위해 젊은
핵심 인재를
전면에 배치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미래 차 사업을 위해 젊은 핵심 인재를 전면에 배치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미래 차 사업을 위해
젊은 핵심 인재를 전면에 배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2월 15일 2020년 하반기 임원 인사를 통해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 현대위아 정재욱 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이 가운데 장재훈 현대차 신임 사장은 국내사업본부와 제네시스사업본부를 거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인재로, 대표적인 '정의선맨'으로 분류된다.

이 밖에 미 항공우주국 출신이자 UAM 사업을 총괄하는 신재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출했는데, 신 신임 사장은 그룹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체화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발을 담당해온 이규오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이처럼 신사업·신기술·R&D 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가 신임 임원 승진자의 약 30%에 달한다.

또 현대자동차의 로봇개발을 주도한 현동진 상무(1978년생) 등 신규 상무 승진자 상당수가 42~45세의 젊은 임원이다. 현대차그룹은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사업 비전을 가속화하는 역량 확보에 초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는데, 정몽구 명예회장을 보좌하던 현대제철 김용환 부회장, 현대건설 정진행 부회장 등은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정의선 회장 중심 체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반면 아직 2세대 오너 체계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임원 체계 시스템을 더 수평적이고 정교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SK그룹은 2020년 12월 5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2020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최종 확정했는데 사장 승진 9명, 신규 임원 선임 108명 등 총 117명이 그 대상이었다. 주력 관계사 CEO의 경우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리더십을 기반으로 하되, 각 사별 부문장급 임원은 세대교체를 단행한 점이 특징이었다. 실제로 SK그룹은 이미 2019년부터 임원 직급을 폐지했고,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 등 내부 시스템을 손보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외의 주요 대기업은 코로나19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연말 이후 단행되는 임원 인사에서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대 기업과 달리 2020년 파악된 100대 기업 미등기 임원은 2019년 대비 77명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로 회사 직원이 감소하면서 발생한 모습이기도 했다. 직원이 6,500명 정도 줄었는데 산술적으로 따지면 직원 85명이 줄어들 때 임원 한 자리가 줄어든 셈이다.

100대 기업 임원 수는 2017년을 정점으로 3년 연속 감소세였다. 2017년 6,900명이던 임원(등기 임원 포함) 수는 2018년 6,843명→2019년 6,750명→2020년 6,689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등 여전히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 선제적으로 임직원 수를 감축하려는 움직임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전자가 공개한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2020년 6월 3만 9,104명이었던 직원 수(기간제 제외)가 2020년 9월 기준 3만 8,883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오히려 기간제 근로자 수는 700명대에서 1,450여 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대비하는 인사 시스템을 작동 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코로나19로 그만두는 경우도 줄어들었지만, 줄어든 자리만큼 다시 채우지 않고 채우더라도 정규직은 신중하게 뽑는 게 보편적인 분위기"라며 "코로나19 등 경영 불확실성을 우려해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직원 규모는 물론, 임원 규모 역시 매출이 좋은 것에 비해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
사진
일요신문·현대차그룹 제공
2021년 01월호

2021년 01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
사진
일요신문·현대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