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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터, 연기에 도전하다

여행, 음식, 패션과 뷰티, 건강 등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는 다양하다. 갱스터가 만난 일곱 번째 크리에이터는 춤과 노래, 연기로 자신만의 놀이동산을 만든 틱톡커 ‘마티랜드’의 ‘마티’ (@matiland_mati)다.

On December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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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님, 지난번 틱톡에 촬영한 콘텐츠 올렸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도 틱톡커 한 분을 섭외했어요. ‘마티’라고 댄스부터 연기, 립싱크 등 다양하게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인데 같이 작업해보면 즐거우실 거예요.”

에디터가 보내준 링크를 열어본 순간 ‘헉’, 숨을 멈췄다. 천사의 미소에서 악마의 눈빛으로 얼굴이 변하는 15초 영상, 현란한 아이돌의 커버 댄스, 감성 폭발의 표정으로 팝송을 립싱크하는 모습 등 정말 요즘 핫하다는 콘텐츠로 가득한 계정이었다. ‘내가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자신 없어 하는 표정을 보았는지 에디터가 바로 말을 이었다. “편집장님 지금까지 여러 크리에이터를 만나셨잖아요. 이번에도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예전부터 춤은 자신 있다고 하셨잖아요.”

‘자고로 춤이란 내 흥에 내 몸을 맡기는 것, 그런 의미에서 나는 춤을 사랑한다’고 분명히 말했던 기억이 있다. 다음번 콘텐츠는 춤추는 것으로 해보자고 부추기기도 했었다. “그래, 200만 구독자를 가진 그녀에게 진짜 요즘 감성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네.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을 것 같고”라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스튜디오에서 만난 마티는 기대한 대로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했다. 스포티한 후드 티에 미니스커트, 글리터를 멋지게 소화한 아이 메이크업은 틱톡 영상 속 그녀 모습 그대로였다.

“반가워요, 마티님! 메이크업을 정말 잘하네요.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궁금했었거든요. 분장을 배운 적이 있어요?” “독학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는 스타일로 메이크업 하다 보니 저한테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찾게 되더라고요. 저 무쌍이거든요. 그런데 처음 영상 보시는 분들은 잘 모르세요. 아, 무쌍을 위한 아이 메이크업 관련 유튜브 영상도 한 편 찍었어요.”

틱톡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표정은 단숨에 시선을 잡아끌 만큼 강렬한 데 반해 유튜브 채널에서 만난 그녀는 옆집 언니처럼 소탈하고 친근하다. 나도 그녀가 말한 메이크업 튜토리얼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마치 옆집 언니가 수다 떨듯 아주 쉽게 쓱쓱 시연을 한 콘텐츠였다. 15초에 임팩트 있는 콘텐츠를 전달해야 하는 틱톡과 10여 분 동안 시청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유튜브의 차이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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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같은 미소를 연습하며 POV 영상을 촬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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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와 함께할 첫 번째 콘텐츠는 댄스! 그녀가 만들어낸 간단하지만 흥겨운 동작이다. “자, 듀엣 기능으로 해볼게요. 녹화할 때 듀엣 버튼을 누르세요. 따라 하고 싶은 영상이 반쪽 화면으로 뜨고 자신의 움직임은 나머지 반쪽에 보이는 기능이에요. 제 영상을 듀엣으로 해서 한번 춰보기로 해요.”

동작에 대한 설명을 듣고 녹화 버튼을 누른 뒤 영상 속 마티의 움직임을 따라 함께 춤을 추었다. 세상에나! 귀엽고 발랄한 그녀의 댄스와 달리 나의 춤은 둠칫둠칫 어깨춤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 어렵지 않은 동작이라 비슷하게 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나이에 따라 몸의 바이브가 달랐다. 그래도 두 사람의 대비되는 움직임이 오히려 재미를 줄 수 있어 콘텐츠로는 나쁘지 않았다.

“자, 이번에는 POV(Point of View)를 해볼게요. POV는 1인칭 촬영 기법인데, 휴대전화 밖의 제 영상을 보는 분들이 저의 상대방 역할이 될 수도 있고 관객도 될 수 있는 거예요. 요즘은 화면이 확 바뀌는 영상이 유행이니 이 둘을 합쳐 찍어볼게요. 15초 안에 천사에서 악마로 변하는 트랜지션인데, 중요한 것은 변하는 포인트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거예요. 그래야 편집할 때 어색하지 않거든요.”

천사를 표현하기 위해 화이트 셔츠로 갈아입고 화면을 응시한 채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았다. 이런! 화면 속 미소가 전혀 천사 같지 않았다.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라는 데 영 어색하다. 그러고 보니 이런 식의 표정을 지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나에게 웃음이란 입을 벌리고 크게 웃거나, 씨익 웃고 마는 정도였다는 걸 녹화를 하며 알게 됐다. 나를 찍은 화면을 보니 내가 모르고 있던 나의 모습을 알게 된다. 이것 역시 크리에이터 작업을 하며 얻는 보람이지 싶다. 백그라운드 음악이 바뀌는 부분에 고개를 돌리는 것까지 촬영하고, 다시 악마의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 옷과 메이크업을 수정했다. 블랙 블라우스에 짙은 아이섀도, 검붉은 립스틱을 바른 뒤 카메라 앞에 앉았다. 무표정 속에 담긴 증오를 표현해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어색했다. 하긴 연기자도 아닌 내가 갑자기 표정 연기가 쉬울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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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곳만 보고 있으면 임팩트가 없잖아요.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얼굴 표정을 살짝 바꿔보는 것도 좋아요. 저는 악마 표정을 지을 때 눈을 살짝 풀어요. 약간 깔보는 듯 입술을 살짝 들어도 돼요. 가만히 째려만 보면 어색하니까 조금 더 얼굴에 변화를 주는 거죠.”

마티의 자세한 가이드 덕에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편집된 영상을 보니 그것 역시 나쁘지 않았다. 15초 동안 표정만으로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서인지 영상에는 긴장감과 몰입감이 있다.

“자, 마지막으로 올리기 전 피드 설명 글을 써볼게요. 저는 보통 이렇게 해요. #POV #마티 #fyp(for your page, 외국인들에게 추천하는 해시태그) #추천 #korean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이 영상의 콘셉트를 설명하는 글을 간단하게 적어요.”

“나는 원래 천사로 살아가고 싶었다. 어느 날 악마가 내게로 와 내 안의 악마를 끄집어냈다! 나는 이렇게 써볼게요.” “와, 좋은데요. 이제 올립니다!” 마티의 도움을 받은 댄스 영상과 연기 영상 두 가지를 새롭게 내 틱톡 계정(@lalalamom)에 올렸다.

이제 겨우 3개의 콘텐츠가 올라간 이 계정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하면서 피드당 수천 명이 조회하는 SNS의 파워는 확실하게 느꼈다. 사용자 입장에서 잘 모르고 있었던 크리에이터들의 재능과 열정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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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터 인터뷰

‘마티랜드_마티’의 틱톡과 유튜브에는 그녀가 잘하는 것, 관심 있는 것들이 가득하다.


틱톡에서 마티님의 변신 연기, 정말 눈에 확 띄더라고요. 연기를 배웠나요? 아니요. 저는 한림예고 실용무용과를 졸업했어요. 왁킹을 전공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춤을 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표정 연기가 되는 것 같아요.

마티랜드의 틱톡 팔로어가 200만이에요. 틱톡을 처음 시작한 계기와 틱톡만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처음에는 유튜브로 브이로그를 시작했어요. 디제잉과 춤을 보여줬는데 조회 수가 안 나오더라고요. 유명하지도 않은 제 일상을 누가 궁금해하겠어요. 그래서 틱톡을 해봤어요. 간단하게 셀카를 찍거나 전공인 춤 영상을 올렸는데, 빵 터지는 거예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 매일 한 개에서 두 개씩 빠짐없이 올리고 있어요. 틱톡만의 매력이라면 ‘빨리!’ 우리나라 사람은 빠른 걸 좋아하잖아요. 유튜브 영상을 볼 때 배속으로 보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그런데 틱톡은 15초 안에 끝나버리니까요. 빨리 보는 걸 좋아하고, 간편하게 찍을 수 있으니 그것도 매력인 것 같아요. 누구나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찍어 그 자리에서 편집해 올리면 되니까요.

얼마 동안 운영한 건가요? 이제 2년 조금 넘었어요. 1년에 100만씩 팔로어가 생긴 셈이에요. 그중 한국인은 40%, 나머지는 베트남, 필리핀, 러시아, 미국 등 외국인 팔로어예요.

올리고 있는 콘텐츠 종류가 다양한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틱톡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춤과 연기 등 여러 가지를 올려봤어요. 장르 하나에 구애받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냥 이건 ‘마티다!’ ‘마티’가 장르인 것처럼 만들고 싶었어요. 지금 돌아보니 제 생각대로 운영한 것 같아 뿌듯해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만들 때 트렌드의 변화를 어떻게 파악해 적용하나요? 우선 제가 올리는 콘텐츠의 조회 수를 봐요. 트렌드에 따라 조회 수가 달라지는데, 유행이 지났다 싶으면 조회 수나 ‘좋아요’가 안 나오죠. 저는 운동할 때나 밥 먹을 때 항상 틱톡을 보는데요, 하루에 5~6시간은 틱톡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게 저한테는 일이니까요. 그렇게 계속 보다 보면 ‘추천’ 탭에 많이 뜨는 걸 파악하게 되는데, 그게 틱톡의 현재 트렌드예요.

요즘 트렌드는 뭔가요? 요즘은 얼굴만 나오는 영상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요즘 말로 ‘얼빡샷’이라고 해요.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제가 이번에 네이버 인물 등록이 됐어요. ‘마티’를 치면 제가 제일 먼저 나와요.(웃음)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 예정인지요? 틱톡 계정에는 지금처럼 저만의 매력을 담은 콘텐츠를 올릴 생각이에요. 유튜브는 팔로어와 소통할 수 있는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를 하고 싶어요. 아, 제가 다이어트를 했잖아요. 지난 4개월 동안 지방흡입 수술과 운동, 식생활 개선으로 85kg에서 57kg까지 뺐어요. 이 내용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는데, 이렇게 다이어트 팁이나 패션·뷰티 쪽으로 확장해보려고요.

저도 봤어요. 아주 솔직하게 수술 전후, 다이어트 전후를 공개했더라고요. 예전부터 그런 솔직함이 마티님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들 이야기해주세요. 살이 쪘을 때도 저는 입고 싶은 옷 입고 추고 싶은 춤 추면서 콘텐츠를 만들었거든요. 85kg으로 뚱뚱한데도 춤을 잘 추고 가볍게 움직이네. 당당하고 신나 보이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는 그때 제 모습도 좋아해요. 그런데 성인이 된 뒤 갑상선저하증 진단을 받고 나서 몸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어요. 틱톡에는 저의 이런 과정이 다 담겨 있어서인지 팬들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지금은 운동과 식이요법을 열심히 하고 있고요.

크리에이터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끼가 있는 분들은 크리에이터가 될 자질이 있다고 생각해요. 도전 정신도 중요해요. 혼자서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니 처음에는 어색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신의 끼와 매력을 남들에게 자신 있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해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아이돌이 되고 싶었죠. 그래서 제 몸매와 상관없이 제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춤추는 콘텐츠를 올렸어요. 제 팬들은 저의 그런 밝은 모습이 좋다고 해요. 제가 올린 영상을 보면 흐뭇하다고요. 팬들이 응원해줄수록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아지더라고요. 아, 꾸준하게 올리는 것도 중요해요. 팬들과 소통하려면요.

CREDIT INFO

에디터
김현주, 김성아
사진
서민규
2020년 12월호

2020년 12월호

에디터
김현주, 김성아
사진
서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