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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X전수민, 기묘한 커플

안 어울릴 듯 묘하게 잘 어울리는 두 사람. 개그맨 김경진&모델 전수민 부부를 만났다.

On August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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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플라워수트 바이바이이정기, 티셔츠, 로퍼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전수민 플라워 원피스 랭앤루, 스틸레토 힐 모노바비, 네크리스 아티카


개그맨-모델 1호 커플이 탄생했다. 지난 6월 결혼에 골인한 개그맨 김경진, 모델 전수민 부부다. 연애보다 먼저 발표된 결혼 소식에 많은 이들의 관심은 베일에 싸인 예비 신부에게 쏟아졌다. 전수민은 개성 있는 마스크와 비율 좋은 몸매로 모델계에선 꽤 굵직한 이력을 지닌 13년 차 베테랑 모델이다. 그녀는 2008년 제인송 컬렉션을 통해 모델로 데뷔해 뉴욕, 런던, 밀라노, 베를린 등 세계적인 무대와 다양한 런웨이에 오르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이들과의 촬영은 예상보다 더 호쾌하고 즐거웠다. 모델과 개그맨의 만남답게 매 컷은 디렉션이 필요 없을 만큼 프로페셔널했으며, 유머러스하고 장난스러웠다. 늘씬한 기럭지, 넉살 좋은 웃음 게다가 선한 마음씨까지. 어느 구석 하나 어긋남이 없이 꼭 닮은 두 사람에게 '부부'라는 두 글자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듯했다.


화보 촬영은 어땠나요?
김경진(이하 김) 웨딩 촬영 때 이미 경험을 해봐서 힘든 줄은 알고 있었는데 역시 보통 일이 아니네요. 개그맨은 늘 포즈가 정해져 있잖아요. 과한 포즈에 이빨이 드러나게 웃죠. 이렇게 멋있는 분위기의 촬영과는 전혀 달라요. 그래서 웨딩 촬영 때도 여러 번 혼났어요. 사진 작가가 "웃지 마라, 진지하게 하라"고 잔소리를 엄청 하시더라고요. 오늘 보니 그때 혼난 보람이 있네요.

전수민(이하 전) 평소에도 사진 촬영을 워낙 좋아해요. 그래서 <우먼센스> 스케줄이 잡혔다는 얘길 듣고 며칠 전부터 내심 설레고 기대가 됐죠. 남편과 정식 부부가 된 후 처음으로 함께한 화보 촬영이라 더 즐겁게 임했던 것 같아요. 의상도 네 벌이라서 비교적 쉽고 간단했고요. 모델 일을 할 때는 거의 하루 종일 옷을 갈아입으며 촬영을 할 때가 많거든요. 저희 웨딩 촬영 때도 그랬어요. 10벌 정도 입었는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쉬지 않고 사진을 찍었어요. 오빠는 첫 의상 때부터 이미 녹다운 됐었고요.(웃음)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에요.
오빠가 생각보다 키가 커요. 얼굴도 작고 비율도 좋은 편이죠. 그래서 무슨 옷이든 소화를 잘해내는 것 같아요. 모델과 개그맨이라는 언밸런스하고 재미있는 조합을 상상하셨을 텐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아닐지 모르겠네요.

부끄럽네요.(웃음) '생각보다' 그런 것 뿐인걸요. 방송에선 제가 워낙 찌질한 캐릭터잖아요. 모델 옆에서도 꽤 선방을 했던 건 아마 제 유러피언 헤어스타일 덕분일 거예요. 홍대나 이태원에 가면 멋쟁이는 다 단발 스타일이잖아요. 파마도 하지 않은 제 천연 곱슬머리가 프로페셔널한 모델 옆에서 좀 더 스타일리시하게 보인 것 같아 만족스럽네요.(웃음)


신혼 두 달 차, 깨가 쏟아지겠죠?
제가 한 가정의 가장이 됐고, 한 여자의 남편이 됐다는 사실이 여전히 실감이 잘 나지 않아요.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그저 개그맨 김경진일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항상 같은 공간 속 제 옆자리에 수민이가 있다는 사실이 든든해요. 존재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고요.

재미있어요. 아직 낯설고 신기해서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고요. 연애는 그냥 즐겁고 재미있는 감정이 전부였다면 결혼은 좀 더 심오하고 복잡한 일인 것 같아요. 서로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또 새로운 가정을 만드는 일이니까요. 이러한 복잡함들이 싫진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그런 과정을 차근차근 해나간다는 게 매일 새롭고 신나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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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셔츠와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넥타이 에스 티 듀퐁.
전수민 블라우스와 스커트 모두 푸시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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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피케셔츠 프레드페리, 자켓 자라.
전수민 크롭니트 자라, 레이어드링 폴브리알, 아티카, 주빌레.

제가 모델이랑 결혼한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해주고 제 마음을 거리낌 없이 받아준 수민이에게 늘 고마울 따름이에요.

첫 만남이 궁금해요.
오빠는 방송에서 절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했지만, 전 사실 처음부터 오빠에게 호감을 가진 건 아니에요. 그냥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인사를 하게 됐고, 연락처를 주고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아는 개그맨 오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까요? 오빠한테 저녁이나 한 끼 하자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금요일 저녁이기도 했고, 특별한 약속이 없어서 가볍게 나갔는데 막상 오빠와 이야길 나눠보니 생각보다 훨씬 편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어요. 오빠를 한 번 더 만나보고 싶어 다음 날 제가 애프터 신청을 했고, 그렇게 영화도 보고 삼겹살도 먹고 재미있게 데이트를 했어요.

삼겹살? 아니지. 한우잖아. 너 한우를 삼겹살로 기억하면 나 정말 섭섭하다.

아, 죄송해요.(웃음) 그리고 결정적인 건 오빠가 절 한 LP바로 데려갔는데, 그곳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제가 오빠 손을 덜컥 잡아버렸죠. 그렇게 시작된 것 같아요. 이후로는 거의 날마다 만나 사랑을 키웠고요.


서로의 이상형에는 얼마나 가까웠나요?
제가 약속 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오빠는 항상 데이트가 있는 날이면 10~20분씩 먼저 나와 절 기다렸어요. 사람 많은 홍대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건 말건 초조하게 서서 절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졌고요. 평소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의 사람을 선호했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200% 이상형이죠. 제게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에요. 제가 모델이랑 결혼한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저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해주고 제 마음을 거리낌 없이 받아준 수민이에게 늘 고마울 따름이에요.


결혼 소식은 좀 갑작스러웠어요.
제 주변엔 제가 연애를 하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면 연애 사실을 공개하려고 했는데 다짜고짜 결혼 소식부터 보도돼 많이 당황스러웠죠. 당시에는 놀라고 서운해하는 사람이 많아 난처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이렇게 과분할 정도로 많은 축하도 받고,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으니까요.

저도 그래요. 정말 가까운 사이 몇 명 외에는 제가 연애 중이라는 사실도 몰랐거든요. 갑작스레 결혼 보도가 나와 황당하고 당황스러웠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물론 그만큼 축하해주는 사람도 많아 감사했고요. 수민이를 알고 계시던 어머니께선 그제야 인터넷에 수민이의 이름을 검색해보셨나 봐요. 파격적인 사진이 몇 장 있는데 "얘 왜 이러고 다니냐"고 하시더라고요. 사진 콘셉트일 뿐이라고 말씀드렸죠. 사실 가족들은 연애할 때부터 이미 수민이를 마음에 쏙 들어하셨어요. 외가 친척들과 다 같이 안면도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수민이를 초대했더니 다음 날 진짜 왔더라고요. 이모, 삼촌들이 난리가 났어요. 어쩜 이렇게 예쁜 애가 다 있냐고요.


결정적으로 결혼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해요.
무엇보다 오빠는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한결같아요. 오빠를 1년 정도 만났을 때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 정도로요. 지금도 연애 초반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요. 내면이랑 외면도 일치하고, 거짓말도 전혀 못 하는 사람이죠. 또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모습이 이 사람과 미래를 꿈꿔봐도 좋겠다는 확신을 준 것 같아요.

흔히 '만찢녀('만화책을 찢고 나온 여자'의 줄임말로, 만화 속의 캐릭터 같다는 말)'라고들 하죠? 수민이는 제게 그런 이미지였어요. 그리고 알면 알수록 순수한 매력에 빠져드는 사람이었죠. 제가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행사비를 못 받은 적도 많고, 제작사가 도망가거나 사기를 쳐 절망스러웠던 적도 많아요.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위험한 사람도 많다고 생각하며 경계심이 날이 선 시기에 수민이를 만나 삶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어요. 수민이는 정말 어린아이 같아요. 그래서 제가 더 보호해주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고요.


살아보니 탁월한 결정이었나요?
아직까진 제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이제 겨우 두 달 차지만요.(웃음) 보통 결혼 준비를 하면서 많이 다툰다고 하잖아요. 저희는 연애 시절부터 모든 걸 오픈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상태라 실망할 것도, 부딪칠 일도 없었죠. 특히 결혼식장에서 오빠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어요. 보통 축의금을 받는 테이블을 신랑, 신부 각각 하나씩 사용하잖아요. 오빠는 하객이 너무 많아 테이블을 추가했어요.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예식 도중에도 축의금을 내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사람과의 관계에 얼마나 많은 애정을 쏟았는지 다시 보게 됐고,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좋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모델과 사는 건 어떤가요?
우선 생활 패턴이 완전 달라요. 수민이는 모델뿐만 아니라 필라테스 강사를 하고 있어서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일찍 마무리하거든요. 삶 자체가 건강하고 부지런하죠. 저는 그 반대예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야행성이죠. 그래서 하루를 온전히 함께 보내는 시간은 주말뿐이에요. 그런 부분이 오히려 서로에게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주고 좀 더 애틋한 주말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개그맨과 사는 건요?
아직 긴 시간을 함께 산 건 아니지만 오빠와 함께 살아보니 개그맨은 참 똑똑한 사람이라는 걸 느껴요. 적절한 타이밍에 센스 있는 말과 아이디어를 꺼내놓을 때면 놀라울 만큼 영리하고 지적이라는 걸 느낄 수 있죠. 그래서 개그맨 아내들은 하나같이 미인인가봐요. 아, 물론 저는 아니지만요.(웃음)


싸운 적도 있어요?
당연하죠. 왜 없겠어요. 그런데 저희가 자주 싸우는 편은 아니에요. 두 달에 한 번 정도 싸울까 말까 하죠. 싸움의 결론은 늘 비슷해요. 한쪽이 손을 내밀면, 다른 한쪽이 마지못하는 듯 그 손을 잡아주는 식이죠. 실제로 성격은 오빠가 여자 같고, 제가 남자 같아요. 전 좋은 게 좋은 거고, 그러거나 말거나 크게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 성격인 데 반해 오빠는 은근히 감성이 풍부하고 세심하고 섬세하거든요. 보통 연애를 하면 여자가 남자를 챙겨줄 때가 많잖아요. 확실히 저희 사이는 오빠가 절 많이 챙겨주는 것 같아요. 오빠를 넘어 아빠같이 느껴질 만큼 제가 오빠한테 많이 의지하고 기대기도 하고요.

저도 단순히 수민이를 아내이자 동등한 부부관계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뭐랄까? 친오빠와 여동생처럼 느낄 때가 많아요. 지켜주고 싶고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무엇보다 크죠. 저희 둘 사이의 트러블은 최대한 최소화하려고 해요. 숨김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죠. 포장하려다 보면 오히려 더 오해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연애 초반부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해가 없도록 사소한 것까지 다 오픈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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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블루 수트 몬테바르끼, 피케셔츠 프레드페리, 운동화 휠라
전수민 드레스 몬테바르끼, 스틸레토힐 모노바비

주변에서 전보다 더 밝아지고 안정적으로 보인다고들 해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참 결혼을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애하듯, 지금처럼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부부로 살아갈게요.

익선동에 식당을 오픈했어요.
방송 일은 사실 일용직이거든요. 일이 없으면 사실상 백수가 되는 거예요. 몇 달 동안 일 없이도 살아봤지만 결혼을 하니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저 혼자면 굶어도 되고, 친한 형들한테 밥 한 끼 사달라고 하면 되지만 수민이랑은 그럴 수 없잖아요. 부양할 가족이 생겼다는 책임감에 작은 가게 하나를 오픈했어요. 평소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식업에 관심이 많아 맛집을 찾아다니고 주변 형들에게도 조언을 많이 구했죠. 요즘은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만 봐도 감사하고 뿌듯해요. 꿈은 뭐, 크지 않아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보셨죠? 박새로이처럼만 된다면 바랄 게 없겠어요.(웃음)


식당을 하며 깨달은 점이 있다면요?
재촉 전화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깨달았어요.(웃음) 개그맨으로 활동할 때는 제가 늘 누군가에게 재촉하는 입장이었거든요. 출연료나 행사비가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상대방을 이해하기보다 왜 늦게 들어오는지 전화를 걸어 재촉했는데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특히 저희 가게는 품질 좋은 소고기를 재료로 쓰는데 피치 못하게 재료비가 미납되는 경우가 있어요. 하루 이틀 미뤄질 때도 있고, 코로나19에 장마까지 더해져 요즘처럼 장사가 안 될 땐 수일째 결제 금액 맞추기가 빠듯할 때가 있어요. 미납 기간이 길어지면 정말 가시방석이에요. 그럴 때 거래처 여기저기에서 전화를 받으면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불편해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예전의 제 모습을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역시 사람은 처지가 바뀌어봐야 많은 걸 이해하게 되네요.


<나의 사랑 너의 사랑>이라는 음반도 발매했어요.
프러포즈 겸 수민이에게 노래를 한 곡 불러주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타이밍이 좀 안 맞았어요. 원래 결혼하기 전에 음원이 나오면 수민이에게 노래를 불러주며 멋지게 프러포즈를 하려고 했거든요. 아쉽게도 유통사와 스케줄이 맞지 않아 발매된 음원을 신혼여행지에서 듣게 됐어요.

그래도 오빠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좋아요.(웃음)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그래서 아직까지 프러포즈를 못 했어요. 1주년에 제대로 해주려고요.


결혼 후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요.
주변에서 전보다 훨씬 더 밝아지고 안정적으로 보인다고들 해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참 결혼을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 전 10년 정도 혼자 자취를 했는데 제 삶은 늘 불안정하고 불완전함의 연속이었죠. 이 사람을 만나고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비로소 진정한 안정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변화보다 이러한 심리적인 변화가 제겐 정말 크게 다가와요.

남자 입장에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결혼은 큰 부담으로 다가오잖아요. 특히 개그맨이니까 방송 출연도 많고 인기도 많을 때 결혼하면 훨씬 더 아내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보잘것없을 때 결혼을 서두르는 건가 싶기도 했고요. 결혼 직전까지도 1~2년 있다가 해야 되는 건 아닐까 망설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한 것 같아요. 끝까지 약해지지 않고 밀어붙인 저 자신이 뿌듯하네요.(웃음) 저 역시 결혼 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지내는 시간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워요. 완벽히 준비가 됐을 때란 영원히 없을 것 같아요. 수민이와 함께라면 조금 미완성인들 어떻겠어요.


2세 계획은 있나요?
2세 계획은 수민이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해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 내년이나 내후년에 갖고 싶다더라고요. 저는 무조건 따를 생각이에요.

1년 정도 하고 싶은 일을 좀 더 하고 싶어요. 자유롭게 신혼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내년 가을 이후로 계획하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언제든 찾아온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키워야죠. 돌이켜보면 전 19살 때부터 쉬지 않고 일을 해왔어요. 시즌에는 빡빡한 스케줄에 맞춰 모델 일을 해왔고 최근에는 필라테스 강사로 투잡을 뛰고 있죠. 일은 실컷 한 것 같아요. 아기가 생기면 2~3년 정도 육아에 집중하며 쉬어도 좋겠죠.


개그맨으로서의 계획도 궁금해요.
제가 논란이 있었잖아요(김경진은 과거 몰래카메라 콘셉트로 찍은 한 방송 상황극에서 차비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배를 자유로에 내리게 만들며 인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결혼 전 <라디오스타>에서도 해명했듯 그 이후 8년 동안 방송이 없었어요. 자극적으로 연출된 상황 때문에 인성 논란으로 이어졌지만, 박명수 선배님의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라 강하게 '연출'임을 어필하기도 어려웠고요. 이후 어떤 행동을 해도 악플이 달렸고, 그렇게 점점 방송 스케줄이 줄었어요. 8년이란 시간을 나쁘게만 생각하진 않으려고요. 긴 공백기 동안 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또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남 탓, 절망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요. 예전의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개그맨이 될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엿보고 있어요. 요즘 부부 예능이 대세인데 수민이랑 함께 방송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최근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 출연도 반응이 뜨거웠어요.
한동안 (지)상렬이 형과 술을 많이 마시긴 했어요. 그 외에도 술자리에 나오라는 연락을 받으면 거절을 못 하고 빠짐없이 나가는 편이었죠. 과거 40kg대의 깡마른 몸매였는데 잦은 술과 불규칙한 생활로 지금은 20kg 넘게 체중이 늘기도 했고요. 참다못한 수민이가 방송에서 고민을 토로했는데 댓글에 반응이 정말 처참하더라고요. 결혼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본이고 이혼이 예상된다는 반응까지,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방송에서 보인 오빠의 모습은 단편적인 모습이니까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요. 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오빠의 모습도 훨씬 많으니까 그런 반응에 크게 개의치 않으려고요. 개인적으로 악플에 크게 상처받는 성격도 아니고요. 지금도 오빠는 충분히 잘해주고 있어요. 살도 많이 빠졌고요.(웃음) 절 위해 서서히나마 변화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부부가 되고 싶나요?
결혼 후에는 매사에 가정이 최우선이에요. 오빠랑 사이좋게 지내는 일이 제겐 무엇보다 1순위가 됐죠. 크게 변하는 것 없이 지금처럼 함께 손잡고 늙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연애하듯, 신혼처럼, 지금처럼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부부로 남고 싶어요.

전 부족함이 많은 남편이에요. 성격이 내성적이라 속 얘길 잘 안 하거든요. 대화도 많이 하고 상의도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선 어색함도, 미숙함도 많아요, 제 단점조차 장점으로 봐주는 수민이를 생각하면서 저도 늘 노력하고 발전하는 남편이 돼보려고요. 미우나 고우나 이제 한 배를 탔으니까 인생의 여러 역경을 함께 차근차근 넘으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잘 아는 예쁜 부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김정선
장소
레이디로즈스튜디오
스타일링
조아라
헤어&메이크업
전예진
2020년 09월호

2020년 09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김정선
장소
레이디로즈스튜디오
스타일링
조아라
헤어&메이크업
전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