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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머슴이었다' 이순재 매니저의 뒤늦은 폭로

배우 이순재의 매니저가 ‘갑질’을 폭로했다. 그와 더불어 그동안 묵인됐던 매니저의 처우 논란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On August 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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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슴이었다" 매니저의 폭로

이순재의 매니저 김 씨가 지난 6월 29일, '머슴살이' 처우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했다. 김 씨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그는 이순재의 매니저로 평균 주 55시간 넘게 일하고 추가 수당 없이 월급 180만원을 받았다. 이순재 부부의 집 안 허드렛일까지 도맡았고 이순재의 아내로부터 가끔 막말을 듣기도 했다. 회사는 4대 보험을 들어주지 않았고 근로계약서 작성도 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고용 두 달 만의 해고였다.

국민 배우 이순재의 '갑질 논란'은 상당한 파장을 몰고 왔다. 인생 선배로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돼왔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이순재는 김 씨의 폭로 이후 총 두 차례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처음에는 편파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김 씨가 녹취록 등을 언급하며 강력하게 사과를 요구하자 이내 "내 부덕의 소치였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순재는 김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씨 또한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관련 사안은 김 씨의 신청으로 현재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순재는 소속사를 통해 "추후 일정에 따라 법적 절차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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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덕의 소치였음을 겸허히 인정한다. 추후 일정에 따라 법적 절차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다.

관행일까, 갑질일까?

이순재의 적절한 대처로 매니저 김 씨와의 논쟁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매니저 부당 처우에 대한 이슈는 여전히 수면 위에 머물러 있다.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가족의 허드렛일까지 매니저에게 맡긴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하지만 악의적인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업계의 관행처럼 여겼을 공산이 크다. 지난 4월까지 약 1년 6개월간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한 백 씨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했다. 백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연로하신 두 분만 생활하시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인터넷 주문을 전혀 못 해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해드리고 현금을 받았고, 무거운 물건은 제가 당연히 옮겨드렸다. 집을 오가며 분리수거를 가끔 해드린 것도 사실이지만 전혀 노동착취라 생각하지 않았다. 젊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들은 도와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과거 '로드매니저' 경력이 있는 한 엔터테인먼트의 매니지먼트 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업계에 김 씨의 사례는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력이 오래된 연예인들은 1인 매니저를 두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매니저가 사적인 영역까지 관여하게 된다. 과거에는 매니저가 연예인 공과금까지 처리하는 게 다반사였다"고 귀띔했다. 어느 영역까지 매니저의 직무로 포함해야 하는지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 이 같은 관행을 계속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의 폭로 중에 눈여겨봐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4대 보험 가입 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씨는 취업 사이트 공고를 통해 매니저에 지원했고 이순재는 직접 면접을 보지 않은 채 채용 관련 일을 소속사에 일임했다. 이순재의 소속사는 별도의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김 씨에게 일을 맡겼다. 직원 이탈이 잦은 업계라 보통 3~6개월을 수습 기간으로 두고 4대 보험 가입 처리를 미루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도 업계의 오랜 관행이자 병폐 중 하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9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매니지먼트 업무에서 표준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는 79.9%였다. 이는 4년 전(53.0%)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5명 중 1명은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업계 분위기나 업무량과 무관하게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른바 '관행'이나 '열정 페이'라는 말로 노동착취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껏 매니저 처우가 열악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 측면이 있다. '이것이 업계의 관행'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사회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시대가 바뀌지 않았나.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현대 기준에 맞춰 정상적인 방식으로 채용해야 한다.

매니저가 사적인 부분까지 커버해주길 바란다면 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제대로 고지하거나 그에 마땅한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 관계자는 “사실 과거와 비교해 업계 처우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월급 180만원도 옛말이다. 지금은 신입이나 경력 사이에 임금 차이가 예전만큼 크지 않다. 특히 이번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매니저 '미투'

이순재의 매니저 갑질 논란이 채 잦아들기도 전에 배우 신현준과 김서형이 비슷한 의혹에 휘말렸다. 신현준의 소속사 HJ필름의 전 대표이자 매니저 김광섭 씨(이하 김 씨)는 신현준에게 부당 대우를 받았다는 폭로성 주장을 내놨다. 김서형은 소속사 마디픽쳐스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요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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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전 매니저 "갑질당했다"

매니저 김 씨는 신현준에 대해 '잦은 불만과 욕설' '무리한 작품 압박' '신현준 어머니의 개인 심부름 요구' 등을 폭로했다. 김 씨는 1995년경부터 신현준의 로드매니저로 일했다.

일을 막 시작할 무렵 김 씨는 2년간 6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현준이 작품 출연, 광고모델 계약 성사 조건으로 해당 수익의 10분의 1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고. 2012년경 일본 팬 미팅 당시 신현준과 나눈 문자 대화도 공개했다. 정산 금액에 대해 김 씨가 "나는 몇 % 받냐?"고 묻자 신현준이 "너 하는 거 봐서"라고 대답한 내용이었다.

또한 김 씨는 신현준이 2010년 항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정황이 있으니 수사해달라며 고소장을 접수, 진실 공방에 대대적으로 불을 지폈다. 신현준 측은 해당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프로포폴에 대해서는 과거 신현준이 만성 허리 통증으로 정당한 처방과 진단을 받았고, 이후 해당 병원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환자기록부에 기록된 신현준도 검찰 조사를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신현준과 김 씨가 당초 계약 관계로 만난 것이 아닌 친구 사이임을 강조했다. 의리를 지키기 위해 김 씨가 대표로 있던 스타브라더스에서 6년간 소속 연예인처럼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대외적으로 협조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씨의 도 넘는 흠집 내기에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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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전 대표 "일방적 계약 해지 요구"

김서형과 소속사 전성희 대표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김서형이 소속사 마디픽쳐스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JTBC <SKY 캐슬> 성공 후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온 김서형은 평소 친분이 있던 전 대표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SBS <아무도 모른다> 종영 시점에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며 김서형이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는 것. 전 대표는 김서형이 일방적으로 해지 통보를 하고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서형 측은 '신용 문제'에 쟁점을 맞췄다. 김서형 법률대리인 측은 전속계약 해지 요구가 아니라 '통지'를 했다고 강조하면서 "매니저가 김서형과의 신뢰 관계를 저해하는 언행을 제3자에게 했다. 이후 전 대표가 먼저 계약 해지를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곧바로 전 대표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매니지먼트 과정에서 김서형의 욕설과 '갑질'이 팽배했다는 것. 또 불합리한 수익 배분으로 오히려 금전적 손실을 입었음을 강조했다. 두 사람은 진실 공방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박주연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주)영화사 소요·(주)백그림, 리양필름(주), 롯데엔터테인먼트
2020년 08월호

2020년 08월호

에디터
박주연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주)영화사 소요·(주)백그림, 리양필름(주),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