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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패치 100%, 한국을 사랑하는 영국 남자 단 & 조엘

젊은 영국 남자 둘이 전국 노포를 다니며 먹방을 한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 블랙 코리언, 국제결혼 커플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흥미를 느낀 갱스터가 만나보기로 했다.

On July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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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출연해 한국의 음식, K팝, K뷰티, 한국인의 삶을 알리는 유튜브 채널이 늘고 있다. 한국말로, 혹은 자국의 언어를 쓰기도 하며 이곳의 매력을 전달하는 그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관심을 끈 채널이 있었다.

구독자 27만 명의 유튜브 채널 '단앤조엘'. 영국에서 온 젊은 남성 단과 조엘이 3년 전에 개설해 한국 음식과 한국 생활, 한국인과 외국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이다. 공통점은 매회 무언가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우리가 흔히 "밥 한번 같이 먹을까"라고 가볍게 약속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대화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다.

"외국인과 음식을 만들며 친해져보시는 건 어때요? 먹으면서 휴먼 인터뷰를 하는 단앤조엘이 딱인 것 같은데."


이달의 유튜버로 '단앤조엘'을 제안한 에디터의 기획에 박수를 쳤다. 음식을 만드는 건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데다, 먹으며 인터뷰를 한다니 그것 역시 내 취향이다. 촬영 전 자세한 콘티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한 에디터는 두 영국 친구에게 알려주고 싶은 한국 음식 하나를 정해 레시피를 손으로 써달라고 했다.

유튜브 채널에서 본 그들의 먹방은 이미 '클라쓰'가 있는 상태. 갖가지 한국 음식을 찾아 다양한 식당을 다니는 모습이 나보다 부지런하니 그들에게 새로운 음식은 없을 듯했다. 그렇다면 그냥 내가 좋아하는 메뉴로 하자. 아무래도 조금 매콤한 음식이 좋겠고, 외국인들에게 손질이 낯선 재료를 넣으면 신선할 것 같아 '주꾸미볶음'으로 정했다. 꼼꼼하게 레시피를 적어 에디터에게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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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기로 한 쿠킹 스튜디오에 도착했더니 한 가지 음식 재료가 더 준비돼 있었다.

"이건 영국 음식? 재료를 보니 '피시 앤 칩'이네."

슬며시 웃는 에디터 뒤로 단과 조엘이 등장했다. 방송에서 본 것처럼 유쾌한 남자들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나자 에디터가 오늘의 과제를 전했다. '레시피 바꿔 요리해보기'!

"편집장님은 조엘이 적은 레시피를 보며 영국 음식을, 조엘은 편집장님이 전한 레시피를 보며 한국 음식을 만들어주세요. 한국어가 익숙한 단이 양쪽을 좀 도와주시고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얗게 얼굴이 변한 조엘. 그도 그럴 것이 한국어가 편치 않은 그가 레시피를 읽어가며 생물 주꾸미를 다듬어 요리한다는 건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엘, 요리는 평소에 하는 편이에요?"
"아니요, 혼자 살고 있어서 거의 밖에서 먹거나 간단하게 사 가지고 와서 먹어요. 단은 결혼하고 아이도 있어 요리가 익숙하겠지만…."
"주꾸미 손질은 나도 어려운 편인데, 미안해요. 같이 하는 건 줄 알았어요. 나도 조엘이 적어놓은 레시피가 어렵네요. 일단 읽는 것부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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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시간 30분을 두고 요리가 시작됐다. '피시 앤 칩스'를 만들기 위해 우선 생선을 소금에 절여 물기를 빼놓고 감자를 살짝 삶아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튀김옷을 만들고 기름을 넉넉하게 붓고 본격적으로 튀기기 시작했다. 조엘 역시 주꾸미 머리를 뒤집어 내장을 손질했고, 채소를 썰고 양념을 만들며 부산히 움직였다. 레시피 읽으랴, 요리하랴 바쁜 나와 조엘과 달리 단은 여유 있게 조언하며 그 시간을 즐기는 듯했다.

"단은 요리 경험이 많은 것 같아요. 집에서 주로 어떤 음식을 만들어요?"
"리소토라든지 파스타 같은 이탈리아 요리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데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식당 일을 한 적도 있어요."
"부인이 든든하겠어요. 아이는 몇 개월이에요?"
"18개월요. 잘 먹어요. 콩나물무침 같은 매운 것도 먹고, 술도 먹어요.(웃음) 농담이에요."

역시 영국 남자 스타일이다. 단과 조엘은 3년 전에 한국에 왔고, 단은 영국에서부터 사귀고 있던 한국인 여자친구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조엘은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일한 적이 있으며 현재는 한국에 빠져 단과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그 역시 이곳에서 여자친구와 교재 중이며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피시 앤 칩스 반죽을 할 때 맥주를 넣는 게 새롭네요."
"반죽에도 넣고, 남은 건 마시고.(웃음) 요즘 한국 맥주 맛있는 거 많아졌어요. 전에 있던 라거 맥주는 한국 음식, 그러니까 고기와 치킨하고 먹기는 딱 좋은데 그냥 마시기는 싱거웠거든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한국의 수제 맥주들은 다 맛있어요."
"맞아요. 얼마 전에 단하고 같이 부산에 있는 '와일드 웨이브(Wild Wave)'라는 맥주 브루어리에 갔었어요. 잘 해놨더라고요. 시음도 할 수 있고.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 이런 수제 맥주 양조장들이 생긴 걸로 알고 있어요."

먹방과 토크 채널 '단앤조엘' 운영자들답게 음식 이야기가 나오니 업데이트된 정보가 술술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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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커리 소스와 곁들여 먹는 스코틀랜드식 '피시앤칩스'와 스태미나에 좋은 '주꾸미 볶음'. 


피시 앤 칩스가 완성되는 동안 주꾸미볶음도 마무리되기 시작했다. 조엘이 긴장하며 고군분투해 만든 주꾸미볶음은 식감도, 비주얼도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마무리됐다.

"주꾸미볶음 양념이 잘 배었네요. 내가 집에서 했던 것보다 더 맛있어요."
"피시 앤 칩스도 진짜 맛있어요! 레시피 쓰라고 했을 때 바로 생각난 음식이었는데, 영국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어요! 놀라워요."
"음식 종류가 너무 다르잖아요. 피시 앤 칩스는 날씨가 좋은 날 영국 바닷가를 산책하며 먹는 게 좋을 것 같고, 주꾸미볶음은 한국의 전통 시장이라든지 밥집에서 소주 한잔하면서 먹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음식은 누구랑 먹느냐, 어떤 상황에서 먹느냐에 따라 정말 다르거든요."

요리는 서툴다고 했지만 먹는 분위기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조엘이다. 완성된 음식을 앞에 놓고 영국 남자 둘과 함께 가족과 한국 생활, 유튜브 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면 우먼센스TV '갱스터' 채널을 확인하시길!

 

갱스터 인터뷰

한국 음식 중 뼈해장국을 좋아한다는 영국 남자 단과 조엘. 그들에게 유튜브란 전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통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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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앤조엘' 유튜브는 언제 처음 시작했나요?
2017년 9월 말이에요. 영국에서 한국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한국 공기업에 들어가 2년 동안 일했어요. 런던에 있었는데 그때 조엘과 촬영을 많이 했어요.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던 조엘이 취미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거든요. 그러다가 '영국남자' 조쉬의 먹방 투어에 참여했고, 그때부터 한국에 가서 우리의 채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2017년 여름에 일을 그만두고 영국에서 영상 6편을 찍어 채널을 만들어놓고 한국에 와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거죠.

조엘의 실력 덕분인지 영상의 감도가 다르더라고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나고, 단편 영화 같기도 하고.
조엘 한국에 오기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영상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는 커뮤니케이션이 더 어려웠어요. 저는 그 나라 말을 잘 하지 못하더라도 담고 싶은 이야기가 확실하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야기에 힘을 싣는 건 사람이에요. 저의 촬영 능력과 단의 한국어 능력, 그리고 우리 둘이 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으니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누구나 자신만의 소중한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분이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해도 편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질 수 있게 유도하고 있어요. 그러면 많은 분에게 전할 수 있는 감동 포인트가 생기더라고요.

처음 유튜브 찍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주제나 대상이 다른 식으로 바뀌었나요?
우리 채널에 차별성을 주고 싶어 좀 더 영상미와 인간미가 있는 스토리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광장시장에서 새로운 음식을 신나게 먹어보는 와중에도 혼자 술에 취하도록 드시는 아저씨에게 말을 걸어 술자리를 하며 찍은 적도 있거든요. 조엘이 "저분한테 가서 말 걸어보고 둘이 소주 한잔하면서 찍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제가 가서 말을 걸었죠. 그러면 바로 2분짜리 다큐가 되는 거예요.

조엘 누구나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어요. 그걸 말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고요. 그럴 때 우리가 그분들에게 기회를 드리는 거예요. 장벽을 없애면 그분들이 우리를 믿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

밥 먹으며 진지한 얘기를 하잖아요. 영국에서는 밥 먹을 때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해요?(웃음)
누구와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달라져요. 어르신들과 이야기할 때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하죠. 처음부터 어려운 질문은 안 해요. 보통은 "식사하셨어요?" 이렇게 물어봐요. 했다고 하시면 "뭐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죠. 음식이라는 주제가 한국 분들에게 굉장히 편안한 주제인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영국도 심각한 상황이에요.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했는데 요즘에는 거의 매일 해요. 그리고 부모님이 손주를 보고 싶어하시는데, 죄송하죠. 못 데리고 가니까. 애가 크는 과정을 보실 수 있으면 좋은데, 그래서 영상 통화로 보여드리죠.



CREDIT INFO

에디터
김현주, 김성아
사진
서민규
촬영협조
얌이랩
2020년 07월호

2020년 07월호

에디터
김현주, 김성아
사진
서민규
촬영협조
얌이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