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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워킹맘

상위 1% 워킹맘이 공개한 아이의 독서 습관을 길들이기 노하우

독서는 무궁한 세계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각자 개성이 다른 아이들의 관심 영역을 ‘필독 도서’나 ‘권장 도서’ 리스트로 흥미를 뺏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On June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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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의 중학생 시절. 생활기록부를 보고 심장이 내려앉은 적이 있다. ‘과학책만 골라 보는 좋지 않은 독서 습관을 가지고 있음. 두루두루 폭넓은 독서가 되도록 가정에서도 지도할 필요성이 있음.’ 그렇지 않아도 과학책만 골라 보는 아이의 독서 편식 때문에 잔뜩 마음이 쓰이던 차였다. 골고루 읽혀야 인성이나 학습에 도움이 된다 싶어 문학서나 사회서 등을 들이밀었지만 결코 통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학교의 권장 도서며 추천 도서, 필독 도서까지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인지라 늘 시간에 쫓겨 허덕이는 아이가 어쩌다 집어 든 좋아하는 책을 말릴 수가 없었다. 생활기록부에 쓰인 교사의 지적은 마음에 걸렸지만 방법이 없었다.

중학생에게 독서란 무엇일까?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의미 있는 독서가 아니라 그저 이것저것 해치워야 하는 부담스러운 ‘짐 덩어리’가 된 건 아닐까? 무엇보다 독서 활동에는 여러 과제가 따라온다. 읽고 나면 독후 일기를 발표해야 하고 ‘독서 골든벨’이나 ‘독서토론대회’ 같은 일련의 대회까지 이어지니 중학생에게 독서는 좋아하는 책 읽기가 아니라 그저 학습 과제의 연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추천 도서, 필독 도서, 권장 도서 등 힘겨운 꼬리표가 달린 책 목록이 많다 보니 마음의 부담도 크다. 엄마들에게는 추천 도서나 필독 도서를 읽는 것을 게을리하는 것은 상급학교 진학에 유불리를 가르는 조건을 놓치는 것이라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독서 전문가들은 관심 가는 책부터 골라 읽는 것으로 독서를 시작해 책 읽기 자체에 재미를 붙이는 독서 편식은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일단 재미를 붙인 다음 다양한 세계로 독서 영역을 넓혀가면서 독서 습관을 들이고 깊이 있는 독서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즐거웠던 기억이 또 다른 책을 들게 한다는 것.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독서는 그야말로 우리의 인생에서 언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아이마다 제각기 다른 관심 영역을 필독 도서나 권장 도서 리스트로 흥미를 뺏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엄마의 걱정이 쓸데없는 기우가 되도록 큰아이는 과학책에서 벗어나 철학책에 꽂히더니 다음은 역사책, 그리고 음악과 같은 예술서를 지나 지금은 전공과 함께 두루두루 여러 방면의 읽기를 즐기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당시 엄마인 나를 불안하게 했던 것은 무엇일까? 고백하자면, 아무래도 고루 읽어야만 학습에 도움이 될 거라는, 성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주어지는 대로 여러 가지를 읽어 치우는 것은 단지 눈으로 훑어가는 읽기에 불과할 때가 많다. 눈으로 훑는 것은 물리적인 읽기에 불과하며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제대로 읽는 것이다. 제대로 읽는 독서는 학습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그래서 속독이 가장 나쁜 읽기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책의 양으로 승부하기보다는 제대로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한 줄 한 줄, 문장에 담긴 상황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능력이야말로 독서로 기를 수 있는 소중한 능력이다. 이렇듯 제대로 읽으면 국어 학습에 대한 감이 생기고 곧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다. 고등학교 수학 문제는 문장의 이해와 정확한 내용 파악이 없으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다. 이때야말로 독서로 키운 이해와 내용 파악 능력이 크게 작용한다. 한 권을 읽어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언어 능력이 높아지며, 결국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이 성적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지식 나열을 위한 독서는 학습지나 교과서를 읽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좋아하는 분야의 독서를 응원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오늘 내 아이는 어떤 책을 좋아하고 있을까? 아이가 집어 든 책이 비록 당장 진학과 연결된 추천 도서나 필독 도서는 아닐지라도 그 책에 빠져 탐독할 수 있다면 아이의 즐거운 독서를 허락하고 기꺼이 기다려보자. 독서 편식이 될지라도 원하는 분야에 대한 탐독은 학습의 기본이 되는 이해력 향상의 첫걸음이니 말이다.

글쓴이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MBC FM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작가 출신으로 현재 부산·경남 뉴스1 대표로 근무 중. 두 아들을 카이스트와 서울대에 진학시킨 워킹맘으로 <상위 1프로 워킹맘>의 저자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유정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06월호

2020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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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정
유정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