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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로 보는 대한민국 부부의 유형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부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비극을 전시했다. 특히 불륜과 이혼에 대처하는 부부들의 각기 다른 방식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기도, 반감을 사기도 했다. <부부의 세계>에 등장하는 3쌍의 부부를 통해 우리네 부부 유형을 짚어봤다.

On June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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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1 / 애증의 정석, 지선우·이태오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 것만으로는 관계를 말끔하게 정리할 수 없는 것이 부부다. 부부 사이에 자녀가 있다면 인연을 끊어내기란 더욱 어렵다. 이혼 후에도 갖은 핑계를 대며 서로를 향해 질척이는 ‘지선우(김희애 분)’, ‘이태오(박해준 분)’에게 딱 들어맞는 경우다. 두 사람은 이혼 후 서로의 몰락을 간절히 고대했지만 그 비정한 감정 아래로 묘한 기류가 흘렀다. 이태오는 지선우를 협박하라고 직접 사주하면서도, 그녀가 다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김윤기(이무생 분)’와 지선우의 다정한 모습을 질투하기도 했다. 이태오라는 이름 석 자에 치를 떨면서도 그를 떨쳐내지 못하는 것은 지선우도 마찬가지였다. 이젠 ‘남의 남자’가 돼버린 이태오와 격렬하게 입을 맞추며 애증의 감정을 토해냈다. 시청자들은 지선우의 극단적인 감정선을 불편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별거 중이거나 이혼 소송 중에 다시 관계가 회복되는 부부가 적지 않다. 지선우와 이태오가 서로에게 느끼는 양가감정을 드라마에서나 존재하는 비현실적 설정이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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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2 / 습관성 외도의 최후, 고예림·손제혁

가장 일반적이고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자신의 품위를 지키면서도 치밀하게 복수를 이뤄나가는 지선우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지만 내 얘기 같은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진 못한다. 반면 ‘고예림(박선영 분)’은 남편의 바람기로 인해 온갖 부침을 겪으면서도 인내하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섣불리 이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여성들이 감정이입을 하기가 쉽다. 고예림은 기본적으로 남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온전한 가정을 이루고 싶은 욕구가 있고 임신 의지도 확고하다. 그렇기에 ‘손제혁(김영민 분)’이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바람을 피울 때도, 사람들 앞에서 전업주부인 자신을 대놓고 무시할 때도 속으로 곪을지언정 내색하지 않는다.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손제혁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난 뒤 저지른 일탈도 소박하기 그지없다. 집 안을 어지르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게 전부인 가정주부라 한편으로는 연민의 마음도 든다. 손제혁은 조강지처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우치고 반성했지만 습관적으로 외도를 일삼았던 남편이라면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남편을 믿지 못해 홀로서기를 한 고예림의 선택이 납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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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3 / 소리 없는 전쟁, 최 회장 부부

지선우의 병원에 내원한 재력가 ‘최 회장(최범호 분)’의 ‘부인(서이숙 분)’은 남편의 외도가 의심스러워 ‘STD 검사’로 불리는 성병 검사를 요청했다. 지선우는 “이 성병은 99% 성을 매개로 감염된다”고 진단했고 최 회장의 부인은 남편의 외도로 자신까지 성병에 감염됐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그럼에도 소문이 나지 않게 해달라며 오히려 남편의 편에 선 그녀는 “지금의 그 남자를 만든 건 나다. 이혼으로 지난 세월 동안 쏟아부은 내 정성을 허공에 날리기는 싫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련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결혼이 희생이자 헌신이라 여겼던 일부 기성세대는 이혼에 대해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극 중 최 회장 아내 또한 “요즘 사람들은 이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더 이상 이혼은 흠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혼녀’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많은 핸디캡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 회장의 부인도 이혼만은 보류했다. 남들의 수군거림 속에서 사느니, 남편과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그녀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섣불리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CREDIT INFO

에디터
박주연
사진
JTBC 제공
2020년 06월호

2020년 06월호

에디터
박주연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