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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코로나19! 끝없는 공포

신천지가 도대체 뭐길래? 신천지를 둘러싼 논란들

요즘 코로나19보다 더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다.

On April 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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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환자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졌다. 대구와 밀접한 경북, 경남, 부산은 물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광주광역시와 서울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것. 이들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후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 확진된 경우로, 해당 지역사회에서 2차 감염이 우후죽순으로 발생하며 대한민국 전역이 코로나19의 공포에 빠지게 됐다. 불안에 떠는 국민들은 신천지를 강제로 해체해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20일 만에 120만 명이 동의한 이 청원은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전국적인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신천지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천지 = 이단?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신천지가 이토록 국민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비단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신천지는 1984년 3월 14일 이만희에 의해 시작된 신흥종교로 국내 통합 기독교단체에서는 이단으로 규정한다. 또한 CBS는 신천지를 반사회적·반윤리적 유사 기독교(사이비 이단)로 일컫고 국내외 건전한 교회들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집단이라 규정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만희 총회장은 스스로를 ‘백마(예수 그리스도)’로 자처한다. 자신을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가르치며 자신을 믿지 않는 것이 곧 심판이라고 주장한다. 즉 자신에게만 영생의 양식이 있다는 것. 기성 교회의 교리와는 달리 이만희 총회장을 믿어야만 육체가 영원히 살 수 있다는 논리다.

말세와 육신 영생을 주장하는 이만희 총회장의 나이는 올해 90세. 그가 사망할 경우 신천지의 와해와 조직의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 신천지의 포교 활동 역시 기성 기독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띤다. 신도들에게 기성 교회 예배에 참석을 당부하며 일명 ‘추수꾼(신천지 교리에 따라 전도 활동에 나선 이)’을 심어 조직을 어지럽히고 목사와 신도를 이간질하는 등 다소 파괴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의 대대적인 행정 조사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교인 명단 확보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교세 확산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추수꾼’들의 실체를 신천지 측이 감추고 숨기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신천지가 제출한 신도 명단과 시설 명단에도 누락되거나 조작된 정황이 포착됐다. 수원지방검찰청은 신천지를 탈퇴한 전직 임원들과 신천지 피해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교육 시설과 교회로 위장한 신천지 시설을 찾아냈다. 이는 서울 49곳, 경기 42곳 등 수도권 102곳을 포함해, 전국 154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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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의 여자들

신도들의 상당수가 확진 판결을 받고 주요 시설이 폐쇄되면서 이만희 총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당초 신천지는 연수원 지하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했으나 경기도에서 감염 우려를 표해 장소를 변경했다.

경기도 가평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그는 신천지 논란이 불거진 후 2주 만에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전염병을) 막는 데 급급하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교회를 다 폐쇄해 일할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히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큰절을 올렸다. 덧붙여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방역 당국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고 앞으로도 인적·물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5분 만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자리를 떠난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에서 교주보다 강렬한 존재감을 나타낸 이는 김평화 씨다. 이만희 총회장이 ‘육체 영생’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질문 아니에요. 안 하셔도 돼요”라며 대답을 막거나 최근 행보에 대해 무언가 답하려는 그를 향해 “움직이지 않고 여기에 있었다고 하세요”라고 코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귀가 어두운 이만희 총회장의 옆에서 소리를 전달하며 ‘이만희의 귀’로도 불린 김평화 씨는 현재 10년 넘게 과천 신천지총회본부 행정 전반을 처리하는 서무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신천지의 2인자로 불린 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 김남희 씨의 친동생으로 김남희 씨가 탈퇴하면서 새롭게 떠오른 실세라는 것.

한편 오랜 시간 이만희 총회장의 내연녀이자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하는 김남희 씨는 최근 유튜브 채널 ‘존존TV’에 출연해 신천지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이만희는 구원자도, 하나님도 아니고, 저와 똑같은 죄인인 사람이다. 하나님과 종교를 이용한 완전 사기꾼이다. 이만희 교주를 구원자로 믿는 종교 사기 집단 신천지는 이 땅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출연하게 됐다”고 밝히며, “이만희에게 세뇌돼 두 아이와 남편이 있었지만 이만희와 혼인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청도 대남병원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는 순간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쏟아진 곳이 있다. 청도 대남병원이다. 청도 대남병원은 현재까지 118명의 집단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망한 환자만 해도 무려 9명이다. 초기 확진자는 모두 5층 정신병동 환자들과 의료진이었다. 5층 정신병동은 일반 병동과는 다른 폐쇄적인 공간으로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공간의 특성상 빠르게 감염이 전파된 데에 모두 의아함을 품었다.

아직 정확하게 최초 감염자 유입의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천지와의 연결고리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 장례식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이 병원 지하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7일 폐렴으로 실려 온 총회장의 형이 해당 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렀고, 장례식장에는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해 신천지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것.

전문가들은 대남병원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 잠복기에 해당하는 시점에 대남병원에서 이만희 형의 장례식이 열린 것에 주목했다. 지난 3월 3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 출연한 구리이단상담소를 운영하는 신현욱 목사는 이러한 주장에 더욱 힘을 실었다. 그는 “신천지 간부가 대남병원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총회장도 장례식장에 갔는데 지파장들이 안 갈 수가 없다. 행사가 있으면 관할 지역에서 주관해 치르기 때문”이라며 “청도 지역은 대구 다대오 지파 관할로 동원된 사람들이 수십 명이다. 그 사람들이 그대로 와서 예배를 드렸다”고 밝혔다.
 

120억, 통 큰 기부?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이 있던 날, 이재명 경기도지사(이하 이 지사)가 총회장이 있는 경기도 가평 별장으로 출동했다. 이만희 총회장의 코로나19 검사를 위해서다. 가평으로 출발하기 전 이 지사는 SNS를 통해 “감염병법상 역학조사거부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엄포했다. 이 지사를 의식한 탓인지 이만희 총회장은 밤 9시 15분쯤 과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도착해 차를 탄 채 진행되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으로 검체 채취에 응했다.

결과는 ‘음성’. 동행한 수행비서 2명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로부터 3일 뒤 또 한 번의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신천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는 것. 신천지는 “대구지회에 100억원, 중앙회에 20억원을 기부했다”며 “이 성금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 지역 및 전국에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20억원을 입금 받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신천지 측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기부금을 입금한 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120억원을 모두 반환했다. 관계자는 “사전 협의 과정이 없었던 거액의 기부금에 대한 기부 의사를 원칙과 절차에 따라 확인했다”고 밝히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도의적·법적으로 민감한 상황 등을 고려해 신천지 측과 협의 끝에 반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는 다음 날,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 의사를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한적십자사 역시 신천지의 문의를 거절하며 120억원은 갈 곳을 잃게 됐다. 이에 대해 다양한 논란이 불거졌다. 무조건 기부금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신천지의 자금력에 대한 다양한 의혹이 쏟아진 것. 현대, SK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보다 2배 넘는 기부금을 내놓은 신천지의 ‘꼼수’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뜬금없는 ‘박근혜 소환’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 이후 포털사이트를 장악한 검색어는 ‘박근혜 시계’였다.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며 큰절을 하는 이 회장의 손목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금장 시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명과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회장의 시계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미래통합당은 ‘가짜 박근혜 시계’라고 선 긋기에 나섰고, 여권에서는 “이 회장이 친박 세력에게 보낸 메시지가 아니냐”는 주장이 이어졌다.

한편, 신천지 측은 “해당 시계는 6~7년 전 정치 활동을 하던 성도가 이만희 회장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밝히며 말을 아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기념품 시계 제작을 담당한 로만손 측은 “다이얼 모양에 차이가 있다”며, “이 총회장의 금장 시계를 제작한 적 없다”고 설명해 “가품”이라는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연예인 신천지 리스트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중 연예인들을 신천지 교인으로 지목하는 지라시가 일파만파 퍼졌다. 이동욱부터 한가인, 한효주까지 국내 톱스타 수십 명의 이름을 거론한 ‘신천지 연예인 리스트’가 작성된 것. 해당 리스트에는 제시카 고메즈 등 외국 연예인이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이병헌, 유재석, 장동건 등 불교 신자로 알려진 이들도 속해 있어 ‘신빙성 없는 명단’이라는 지적이다. 지라시에 이름을 올린 연예인들은 직접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법정 대응을 예고하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부부가 모두 신천지 신도로 기재된 원빈·이나영의 소속사는 “근거 없는 루머들이 무분별하게 양산 및 유포, 재생산되고 있는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며 “사실과 다른 루머 양성 및 유포, 악의적인 비방, 명예훼손과 관련한 게시물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며, 어떠한 선처나 합의 없이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일요신문> <시사저널>
2020년 04월호

2020년 04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일요신문>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