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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엄마가 공개한 우리 아이 공부 스트레스 덜어주는 법

교과서부터 문제집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은 온종일 ‘글’을 읽는다. 아니, 글에 치여 산다. 잠깐이라도 벗어나게 해주는 건 어떨까?

On March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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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공부의 진짜 의미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흔히 우리는 책상에 앉아 교과서나 참고서를 펼치고 글의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공부라고 한다. 사실상 교과서나 문제집에 적힌 ‘글’을 읽고, 외우고, 이해하는 것이 학교 공부의 대부분인지라 지루한 공부 과정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글과 친숙해지는 게 공부의 가장 기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공부’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까?

필자는 ‘글공부’에서 잠깐 벗어나 아이가 진짜로 좋아하는 아이만의 공부 영역이 무엇인지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원치 않아도 해야 하는 현실적인 글공부와 아이가 관심을 갖고 즐겁게 습득하는 공부는 분명 달랐다. 오래도록 이어가야 할 글공부의 경쟁을 버티기 위해서는 아이가 진짜로 좋아하는 자신만의 공부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시켜서 하는 글공부,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글공부가 아니라 좋아서 하는 자신만의 공부는 무엇이 있을까? 재미있는 관심사 하나쯤은 아이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면 글공부의 피로를 조금은 풀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큰아이에게 글공부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덜어주었던 아이만의 즐거운 공부는 조립식 블록이었다. 발에 밟히는 아주 작은 부속품들로 엉망이 된 방을 볼 때마다 관리가 되지 않는 그 손톱보다 작은 부품들이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블록을 조립하는 아이의 눈에는 평소와 다른 즐거움이 가득했다. 글공부하는 사이사이 쉬는 시간마다 블록을 조립하면서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듯했다. 새로운 블록을 사고 싶다는 요청은 가급적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었다. 요청을 들어주니 아이도 블록 조립에 쓰는 시간을 스스로 통제해나갔다. 둘째 아이의 즐겁고 흥미로운 공부는 만화책과 웹툰 보기였다. 때때로 지나치게 몰입하는 건 아닐까 싶어 잔소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턱밑까지 올라온 잔소리를 애써 눌렀다. 엄마 스스로 참아준 만큼 아이도 눈치가 보였는지 몰입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칼 같은 통제력을 보였다. 아이가 자제력을 보일 때면 원하는 만큼 또 보상해주었다.

글공부 외의 다른 영역에서 만나는 아이만의 ‘진짜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도 가끔 생활에 지쳤을 때 친구와 만나 마시는 커피와 수다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안을 얻는지 돌이켜보자. 글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도 자신만의 위안거리가 필요한 법이다.

즐거운 공부거리는 다양하다. 어떤 아이에게는 끄적끄적 낙서 같은 글짓기가 그것이고, 노래 가사 만들기, 힙합 부르기, 만화 그리기도 공부거리다. 어떤 아이는 춤일 수도 있겠고, 어떤 아이는 아이돌 콘서트 관람이 될 수도 있으며 축구일 수도, 기타 연주, 요리, 영화 보기나 게임일 수도 있겠다. 글공부 도중 간간이 좋아하는 관심 영역을 하나쯤 즐길 자유가 있다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서너달 뒤 큰아이의 생일을 맞았다.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어 ‘한국 문화의 날’로 테마를 정하고 친구들을 초대했다. ‘한복 체험’ ‘태권도 체험’ ‘한국 음식 체험’ 등 이색적인 이름표도 만들었다. 그리고 초대 시간을 토요일 오전으로 결정했다. 한국 같으면 토요일 오후에는 영재원이나 학원에 가야 하니 토요일 오전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는데 웬걸! 미국 가정의 아이들은 대개 토요일 오전이면 가족 단위로 스포츠를 즐기러 나간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토요일 오전이면 운동장을 가득 채운 여학생들의 축구 시합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온 가족이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며 공을 차고 체력을 키우는 것이 그들만의 글공부의 스트레스를 푸는 일반화된 방식이었던 것이다.

매일 책상에 앉아 똑같은 방식으로 이어지는 글공부의 스트레스를 풀어야 오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스스로 통제하는 자제력만 약속된다면, 글공부 외에 진짜 즐기고 싶은 아이만의 공부 하나쯤 만들어주는 것은 어떨까?

특목고 기숙사 냉장고에는 엄마들이 정성껏 채워놓은 보약이 가득하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미리 챙겨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했지만, 보약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의무감으로 해야만 하는 글공부 속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진짜 공부를 간간이 해볼 수 있도록 허용해준 ‘간헐적 자유’였다고 아이들이 뒷날 내게 일러주었다.

글쓴이 유정임

MBC FM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작가 출신으로 현재 부산·경남 뉴스1 대표로 근무 중. 두 아들을 카이스트와 서울대에 진학시킨 워킹맘으로 <상위 1프로 워킹맘>의 저자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유정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03월호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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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정
유정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