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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BUDAPEST

부다페스트에 부는 한류

On November 10, 2019

11월의 부다페스트에선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린다. 최근엔 한류 바람이 부다페스트까지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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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을 채운 현지인과 관광객들.


거리 곳곳엔 한 발 앞으로 다가온 유러피언의 대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앞둔 설렘이 넘실대고, 각종 문화 행사와 시즌 세일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이미 해는 짧아져 밤은 깊고도 길어졌다. 사실 이런 때 나와 같은 유학생들은 고향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그런데 요즘 나는 한국 포장마차에서 김을 뿜어내던 어묵꼬치와 붕어빵, 따뜻하고 정갈한 밥 한 끼 그리고 완벽히 이해와 공감이 가능한 모국어로 된 영화를 보며 향수를 달랜다. 11월의 부다페스트에선 이 모든 게 가능하다. 한류 바람이 이 먼 곳 헝가리까지 불어온 덕이다!

부다페스트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은 최근 급속도로 높아지는 추세다. 10~20대의 젊은 세대가 주축을 이뤄, 한국 아이돌 가수의 춤을 따라 추거나 한국 드라마 혹은 영화에 나오는 한국 음식 문화를 따라 하는 게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인지 부다페스트 관광의 중심지인 성 이슈트반 대성당 바로 옆에 뜨끈한 어묵꼬치와 붕어빵, 떡볶이 등을 즐길 수 있는 분식집이 들어섰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이민 사회가 크지 않다 보니 한식당이 발달하지 않은 데다, 주요 프랜차이즈와 헝가리 전통 레스토랑이 즐비한 이 거리에서 한국의 분식집을 맞닥뜨린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부다페스트라는 이국 도시 사람들이 떡볶이 한 접시에 어묵꼬치를 먹으며 김을 내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감회가 새로웠다.
 

부다페스트 중심가에 있는 한국 캐릭터 문구점.

부다페스트 중심가에 있는 한국 캐릭터 문구점.

부다페스트 중심가에 있는 한국 캐릭터 문구점.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부다페스트의 10대들.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부다페스트의 10대들.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부다페스트의 10대들.


헝가리 정부 주최로 한국 영화제도 크게 열렸다. 1989년 이후 수교 3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 행사는 부다페스트 외에도 헝가리 내 3곳에서 동시에 진행됐을 만큼 규모가 큰 영화제였다. 칸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필두로 <살인의 추억> <1987>, 배우 김윤식의 감독 데뷔작인 <미성년>,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내 이름은 김복동>, 김기영 감독의 <하녀>와 같이 다양한 시선의 영화들이 부다페스트를 대표하는 극장들에서 동시 상영됐다.

또 부다페스트 한국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세종학당에서는 매주 화·목·금요일에 한식을 만드는 ‘요리연구교실’이 열린다. 참가자의 연령대가 꽤 높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클래스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풍경은 10대 후반의 소녀들이 김치를 담그는 장면이었다. 다음 주에는 김밥과 만두를 만들 테니 꼭 방문하라고 초대하는 친절한 선생님, 학생들과 인사를 나눈 후 이동한 옆 교실에서는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 소설이나 영화를 번역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히는 소녀에게 나의 나라, 한국의 문화는 어떤 의미일지 자문하게 됐다. 이곳 부다페스트에서 말이다.

진지한 자세로 한글을 배우는 세종학당의 학생.

진지한 자세로 한글을 배우는 세종학당의 학생.

진지한 자세로 한글을 배우는 세종학당의 학생.

한국 영화가 상영된 코르빈 모치 극장.

한국 영화가 상영된 코르빈 모치 극장.

한국 영화가 상영된 코르빈 모치 극장.

글쓴이 최미미

글쓴이 최미미


광고 회사의 기획 작가로 일하다 문득 평론가의 길을 걷고 싶어 모든 것을 접고 베를린을 거쳐 부다페스트에서 유학 중이다. 취미는 갤러리 탐방과 흥미로운 상점을 발견하는 것.

11월의 부다페스트에선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린다. 최근엔 한류 바람이 부다페스트까지 불어왔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글·사진
최미미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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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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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