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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AUSTRIA

오스트리아 아날로그 '갬성'

이른 아침 비엔나의 케른트너 거리나 린츠의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카페 하우스에서 모닝커피를 즐기며 느긋하게 조간신문을 읽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On August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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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신문과 잡지를 판매하는 동네 가게.

다양한 신문과 잡지를 판매하는 동네 가게.


커피숍이나 ‘타박(Tabak)’ 혹은 ‘트라픽(Trafik)’이라 불리는 구멍가게에서는 신문, 잡지를 쉽게 볼 수 있다. 일간지 구독자가 많아서인지 신문 배달원 구인 광고와 무인 신문 판매대도 자주 눈에 띈다. 한국처럼 오스트리아에서도 남녀노소가 인터넷으로 많은 정보를 얻지만 신문과 잡지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오스트리아인은 지면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매일 아침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는 두세 종류의 타블로이드 신문이 비치된다. 공짜인 데다 딱딱한 일간지보다 내용이 좀 더 쉽게 압축돼 있고 가십거리도 풍성해 출근길에 읽기 좋다. 이곳 신문에는 연예면이 따로 없고 문화면에서 아티스트의 공연이나 작품 소식을 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유명인의 사생활에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가십과 뒷담화(Klatsch und Tratsch)>라는 1~2유로 정도의 다양한 연예 전문 주간지도 큰 인기다. 이런 잡지는 파파라치를 앞세워 세계적인 셀렙의 연애, 결혼, 임신, 출산, 이혼 등 개인사를 깊숙이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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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신문, 간단한 주전부리를 팔고 있는 ‘타박(Tabak)’.


대다수 여성의 관심 분야인 패션이나 뷰티 관련 잡지도 다양하다. 인터내셔널 잡지는 월드 스타가 표지를 장식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오스트리아 잡지는 국내 비즈니스 우먼이나 저명인사가 표지 모델로 상당수 기용된다. 사실 잡지 속 패션·뷰티 정보는 오스트리아 보통 여성들의 실제 생활과는 거리가 있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잡지 속 모델과 비슷해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나답게 사는 삶’에 집중한다. 한국인의 기준으론 뚱뚱한 몸매일지라도 몸매가 한껏 드러나는 옷이나 비키니를 자신 있게 입고 젊음을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도 않는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외형으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잡지 속 모델은 동경의 대상이 아닌 시각적 대리 만족의 대상일 뿐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습득이 빨라지고 편리해져도 그들은 여전히 느긋함을 즐기고 ‘오스트리아인다움’을 고수하며 산다. 이곳 사람들은 종이 냄새를 선호하고 부모가 구독했던 신문을 대를 이어 읽는 것이 자신들의 문화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테이크아웃 커피 대신 멜랑쥐(비엔나 커피) 한 잔을 음미하고 <비너(Wiener)> <린처(Linzer)> <잘츠부르거(Salzburger)>와 같은 신문·잡지를 읽으며 아날로그 감성 여행을 떠나는 것은 오스트리아에서 필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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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서 신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커피숍에서 신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글쓴이 임성준

글쓴이 임성준


워커홀릭의 생활을 내려놓고 '셀프 선물'로 떠난 스페인 카미노에서 인생의 반쪽을 만나 오스트리아 린츠 외곽에 정착했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현지 코디를 맡기도 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글·사진
임성준
2019년 08월호

2019년 08월호

에디터
김지은
글·사진
임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