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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R’S STORY

이탈리아식 미니멀리즘이란 이런 것, 피에로 리소니

단순한 색과 형태 속에 유쾌한 포인트를 숨겨놓은 그의 디자인을 보면 피에로 리소니 또한 그런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On March 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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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인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마인드와 활기찬 매너가 떠오른다. 하지만 사람들의 성향과는 다르게 이탈리아 디자인은 오래전부터 화려하고 장식적이기보다는 심플하고 우아한 면모를 보여왔다. 밀라노 태생의 디자이너 피에로 리소니(Piero Lissoni)가 디자인한 제품들을 보다 보면 그가 이러한 이탈리아 디자인의 DNA를 갖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1956년생인 그는 밀라노 국립 건축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1986년에 니콜레타 카네시(Nicoletta Canesi)와 함께 밀라노에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인 ‘리소니 아소시아티(Lissoni Associati)’를 설립한 후 프리츠 한센(Fritz Hansen), 카시나(Cassina), 보피(Boffi), 카르텔(Kartell)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함께 인테리어, 건축, 가구, 조명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들 브랜드의 제품은 물론 카탈로그, 제품 패키지, 인비테이션 카드까지 다양하게 디자인한다. 또한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도 많이 했는데 브랜드 쇼룸이나 오피스는 물론이고 호텔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상하이의 더 미들 하우스, 독일 바덴바덴의 루머스 호텔, 런던의 호텔 카페 로열, 크로아티아 로빈의 그랜드 파크 호텔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며 한국의 신라스테이 호텔의 여러 지점 또한 그가 맡아 디자인한 것이다.

심플하고 모던한 바덴바덴의 루머스 호텔 로비.

심플하고 모던한 바덴바덴의 루머스 호텔 로비.

심플하고 모던한 바덴바덴의 루머스 호텔 로비.

작품 같은 조명이 압도적인 로빈의 그랜드 파크 호텔 로비.

작품 같은 조명이 압도적인 로빈의 그랜드 파크 호텔 로비.

작품 같은 조명이 압도적인 로빈의 그랜드 파크 호텔 로비.

소파 디자인의 대가

피에로 리소니의 대표작 중에는 유독 소파가 많은데, 자신의 이름을 딴 프리츠 한센의 ‘리소니’ 소파를 비롯해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의 ‘폴로(Polo)’ 소파, 리빙 디바니(Living Divani)의 ‘뒤마(Dumas)’와 ‘메트로(Metro)’ 소파, 카시나의 ‘투트(Toot)’ 소파 등이 있다. 특히 비앤비 이탈리아(B&B Italia)의 ‘사케(Sake)’ 소파는 가는 다리 때문에 시트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재미있는 디자인 때문에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시트의 크기, 쿠션의 높이, 팔걸이의 유무를 선택해 취향에 맞게 다양한 소파를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르텔의 ‘라르고(Largo)’와 ‘팝(Pop)’ 소파 또한 유명세가 대단한 제품이다. 무채색부터 플라워 패턴까지 패브릭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라르고 소파는 등받이가 양쪽의 팔걸이와 높이가 비슷할 정도로 낮아서 어떤 공간, 심지어 거실 한가운데에 놓아도 제약이 없는 것이 특징이며 팝 소파는 플라스틱 보디에 편안한 쿠션을 매치해 색다른 매력을 지녔다. 프리츠 한센의 ‘알파벳(Alphabet)’ 소파는 리소니가 무한한 조합이 가능한 레고 블록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제품이다. 이 제품 또한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시트를 등받이와 매치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색상의 조합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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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함의 끝을 보여주는 비앤비 이탈리아의 사케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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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슨의 플라워 패브릭을 커버링한 카르텔의 라르고 소파.

 

이름속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피에로 리소니가 디자인한 가구 중에는 이름 속에 재미있는 의미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카르텔의 ‘피우마(Piuma)’는 이탈리아어로 ‘깃털’을 뜻하는데 이름처럼 무게가 2.2kg에 불과한 초경량 의자다.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작부터 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결과 마이크로 나노 튜브라는 기술을 통해 가벼우면서도 200kg까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의자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탈리아어로 ‘개미’를 뜻하는 비앤비 이탈리아의 ‘포미체(Formiche)’ 테이블은 실제로 다리를 포함한 프레임이 개미 다리처럼 가늘어 붙여진 이름이다. 얇은 두께를 보완하기 위해 프레임을 수직, 수평으로 서로 오가며 지지하도록 만들었고 유리, 오크, 화이트 스톤 소재의 상판도 8mm로 얇게 제작해 디자인 밸런스를 맞췄다. ‘에다-마메(Eda-Mame)’ 라운지체어는 풋콩을 삶은 일본식 요리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콩의 형태와 컬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물 흐르듯 부드러운 유기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탈리아어로 비행을 뜻하는 놀(Knoll)의 ‘아비오(Avio)’ 소파는 말 그대로 사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비행하듯 마음대로 조립할 수 있는 모듈형 소파다. 전체 길이를 조절하고, 코너 쪽에 다른 형태의 시트를 조합하고, 소파 시트 사이에 사이드 테이블을 배치하는 등의 선택이 가능하다.

좌_가느다란 프레임이 특징인 비앤비 이탈리아의 포미체 테이블. 우_2.2kg으로 매우 가벼운 카르텔의 피우마 체어.

좌_가느다란 프레임이 특징인 비앤비 이탈리아의 포미체 테이블. 우_2.2kg으로 매우 가벼운 카르텔의 피우마 체어.

좌_가느다란 프레임이 특징인 비앤비 이탈리아의 포미체 테이블. 우_2.2kg으로 매우 가벼운 카르텔의 피우마 체어.

취향에 따라 구성을 바꿀 수 있는 놀의 아비오 소파.

취향에 따라 구성을 바꿀 수 있는 놀의 아비오 소파.

취향에 따라 구성을 바꿀 수 있는 놀의 아비오 소파.

다양한 쓰임새와 분위기를 지닌 카르텔의 오드리 체어.

다양한 쓰임새와 분위기를 지닌 카르텔의 오드리 체어.

다양한 쓰임새와 분위기를 지닌 카르텔의 오드리 체어.

좌_충격과 스크래치에 강하게 만든 카르텔의 리즈 체어. 우_디자인 키즈를 위한 자동차, 카르텔의 디스코볼란테.

좌_충격과 스크래치에 강하게 만든 카르텔의 리즈 체어. 우_디자인 키즈를 위한 자동차, 카르텔의 디스코볼란테.

좌_충격과 스크래치에 강하게 만든 카르텔의 리즈 체어. 우_디자인 키즈를 위한 자동차, 카르텔의 디스코볼란테.

카르텔과 만나 컬러를 입다

단순한 형태와 무채색 위주였던 그의 디자인은 ‘카르텔’이라는 브랜드를 만나 바뀌게 된다. 리소니는 “처음에는 흑백으로 디자인하지만 카르텔과 플라스틱이라는 재료를 만나면 결과적으로는 늘 컬러풀하게 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배우 리즈 테일러의 이름에서 착안한 ‘리즈(Lizz)’ 체어는 전통적인 의자 비율을 유지하면서 시트 부분을 넓고 편안하게 만든 제품이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테크노폴리머를 사용해 충격과 스크래치에 강하게 만들었다. ‘오드리(Audrey)’ 체어는 실내와 실외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며 모던하면서도 섬세한 마감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보는 눈을 즐겁게 만드는 색색의 컬러가 돋보인다. 가장 최근에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통해 선보인 ‘아이-테이블(I-Table)’은 테이블 안에 쿡탑을 탑재해 더욱 편리한 라이프스타일이 가능하도록 했다.

리소니는 이 외에도 어린이를 위한 소형 4륜구동 자동차 장난감 ‘디스코볼란테(Discovolante)’도 만들었다. 그가 만든 다양한 카르텔 제품은 2017년 서울 디뮤지엄에서 열렸던 <플라스틱 판타스틱(Plastic Fantastic)> 전시에서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40년이 넘도록 디자인을 하면 자신만의 스타일이나 규칙이 생길 법도 한데, 피에로 리소니는 오히려 “나는 언제든지 쉽게 변할 수 있다”면서 “모든 경험에 대해 열려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전히 그의 디자인을 기대하는 게 아닐까? 그가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디자인을 보여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니까.

CREDIT INFO

정윤주
사진제공
밀라노 디자인 빌리지(02-516-1743), 보에(02-517-6326), 비블리오테크(062-351-9966), 에이후스(02-3785-0860), 웨이브렛(070-4146-5787), 인엔(02-3446-5103), 인피니(02-3447-6000), 프리츠 한센 스토어 서초(02-6408-6700), 한국가구(02-547-7761), 피에로 리소니 공식 홈페이지(www.lissoniassociati.com)
2019년 03월호

2019년 03월호

정윤주
사진제공
밀라노 디자인 빌리지(02-516-1743), 보에(02-517-6326), 비블리오테크(062-351-9966), 에이후스(02-3785-0860), 웨이브렛(070-4146-5787), 인엔(02-3446-5103), 인피니(02-3447-6000), 프리츠 한센 스토어 서초(02-6408-6700), 한국가구(02-547-7761), 피에로 리소니 공식 홈페이지(www.lissoniassociat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