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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앤구떼 스타일

언제나 그렇듯 오리지널의 힘은 강하다. 2004년 오픈해 가로수길 카페 문화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플라워&베이커리 카페 ‘블룸앤구떼(Bloom&Goute)’. 처음 그 모습처럼 여전히 따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품은 블룸앤구떼의 파티시에 조정희 대표와 플로리스트 이진숙 대표를 만났다.

On August 25, 2017

3 / 10

 

 


10년 이상을 함께해온 조정희·이진숙 대표. 누군가의 순간과 기억 속에 언제나 편안하고 따뜻한 '집'과 같은 추억으로 남고 싶다는 두 사람은 그간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은 책 <블룸 앤 구떼 스타일>을 출간했다.


 

_2004년 가로수길에 문을 연 블룸앤구떼는 유럽의 노천카페를 연상케 하는 테라스 카페로 인기를 끌며 국내 카페 문화를 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_블룸앤구떼의 타르트는 '파트 브리제 슈크레'라고 부르는 파리 스타일의 타르트 반죽과 닮아 있다. 

 

특별함이 머무는 곳

세월이 지나도 생각나는 곳이 있다. 특별한 날의 기억이 머물러 있거나 언제 가든 두 팔을 벌려 따뜻하게 맞아줄 것만 같은 정겨움이 있는 곳. '꽃이 피다'의 '블룸(Bloom)'과 '맛을 음미한다'의 '구떼(Goute)'를 조합한 플라워&베이커리 카페 '블룸앤구떼'는 주인과 손님이 공유한 추억이 켜켜이 쌓인 카페 이상의 공간이다. 무엇보다 블룸앤구떼가 특별한 이유는 가로수길 카페 문화의 오리지널이자 시초였기 때문. 가로수길은 2004년 블룸앤구떼가 오픈할 당시만 해도 갤러리와 화방이 모여 있던 한적한 거리였다. <리빙센스> 기자 출신으로 각자 유학 생활을 마친 후 청담동에서 꽃집과 빵집을 운영하던 플로리스트 이진숙 대표와 파티시에 조정희 대표가 유럽의 노천카페를 상상하며 이곳에 터를 잡았을 때는 잡지와 방송계는 물론, 블로그에 블룸앤구떼 사진이 도배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만 해도 꽃과 디저트를 함께 파는 카페도 없었거니와 '테라스 카페'라는 개념조차 없었을 때다. 어찌 보면 블룸앤구떼를 기점으로 국내 카페 문화가 바뀐 셈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늘 함께할 줄 알았던 블룸앤구떼가 얼마 뒤 문을 닫고 다시 잠정 휴업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04년 오픈 이후 13년 동안 가로수길에서 세로수길로, 세로수길에서 잠원동과 반포동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도 늘 그 자리에 있는 느낌처럼 한결같이 따스한 모습으로 반겨주던 곳이었는데…. 사라진다니 헛헛한 마음부터 드는 건 비단 에디터만이 아닐 듯하다.


 

'밀가루와 버터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파티시에의 길에 입문했다는 조정희 대표. 
하지만 그녀가 만드는 빵은 반죽을 치대는 순간부터 깊은 이야기가 요리된다. 

 

 

이진숙 대표는 꽃을 시작하면서 손도 망가지고 체력 소모도 많지만, 누군가의 삶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 하는 꽂 작업은 이보다 더 멋진 일은 없다고 자부한다.

 

블룸앤구떼의 시즌 2

"주변 지인이 이런 말을 한 적 있어요. 블룸앤구떼에는 꽃과 빵이라는 전문적인 콘텐츠가 있지만 파티시에와 플로리스트 주인이 둘 다 직접 카페 불 끄고 일하면서는 절대 콘텐츠 사업은 못 할 거라고…. 물론 꽃이나 빵 만드는 일을 직원한테 맡기고 시스템화하면 편해요. 하지만 저희는 작은 부분까지 손으로 만들고 우리만의 진심과 감성을 표현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꽃과 빵을 만드는 일에서 손을 놓을 순 없었죠. 그래서 이제 당분간 '안식년'을 가지려고 하는 거예요. 카페를 아예 안 할 계획은 아니고, 꽃과 빵이라는 콘텐츠를 알리기 위한 아틀리에 작업실을 열 계획이에요."

플로리스트 이진숙 대표가 블룸앤구떼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또 하나,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블룸앤구떼와 잠시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처럼 때마침 손때 묻은 블룸앤구떼의 감성을 담은 <블룸 앤 구떼 스타일>이란 책이 출간됐다. 13년간의 블룸앤구떼 히스토리를 담은 책이자 플로리스트 이진숙의 꽃이 주는 생기와 자연스러움을 담는 방법, 그리고 파티시에 조정희의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베이킹 노하우, 조정희·이진숙 대표의 라이프스타일 등 책 제목 그대로 진정한 블룸앤구떼 스타일을 담아냈다.

"작년 8월부터 책 작업에 들어갔어요. 카페와 마찬가지로 조정희와 이진숙을 책 속에 온전히 녹이고자 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책을 본 손님 중 한 분이 '책을 보고 눈물이 왈칵 나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연락을 하셨어요. 생일부터 프러포즈, 결혼, 아이의 생일까지, 그분의 세월 속에 블룸앤구떼의 꽃과 케이크가 함께한 거죠. 이렇듯 손님들과 교감하면서 그런 기억과 추억을 공유했다는 부분이 참 감사해요."

조정희 대표는 책을 통해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함께 나눈 세월을 다시금 공유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잠시 블룸앤구떼라는 카페는 사라지지만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 나는 감성과 스토리텔링을 구사한 블룸앤구떼의 13년간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다시금 위안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은혜
사진제공
이진숙·조정희, <블룸 앤 구떼 스타일>(비타북스)
2017년 08월호

2017년 08월호

에디터
김은혜
사진제공
이진숙·조정희, <블룸 앤 구떼 스타일>(비타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