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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와 이메일 인터뷰

지코는 핫한 뮤지션답게 그를 향한 시선에 대해 음악으로 정면 돌파했다.

On August 21, 2017

지코는 현재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핫한 프로듀서다. 그가 가장 핫하다는 증거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음악 듣기 서비스 차트에 있다. 음원만 발매하면 순위 올킬을 하고, 웬만한 아이돌도 힘들다는 ‘음원 줄 세우기’를 보여주기 때문. 게다가 작사·작곡으로 등록된 저작물이 1백2개(2017년 7월 기준), 스트리밍 수는 2억 4천4백59만 건(2016년 기준)이다. 항간에는 지코가 1백억원을 벌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지코는 자신이 대세임을 충분히 알고 ‘소처럼 일하기’ 신공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7월 12일 솔로 미니 앨범 2집 <텔레비전>을 내놓은 것. 동시에 Mnet <쇼미더머니6>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제 원동력은 음악 그 자체예요. 무언가를 잘 만들 수 있는 시기에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어 쉬지 않고 일해요. <쇼미더머니6> 출연까지 겹쳐 피곤하긴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 상관없어요. <쇼미더머니6>를 하고 나면 제가 몇 배 더 성장하는 것 같아 좋아요. 지금은 토너먼트 진행 중인데, 나중에 저희 팀으로 래퍼를 섭외해야 되잖아요. 함께 팀을 하고 싶은 래퍼가 많아요. 그중 누가 제일 탐나냐고요? ‘에픽하이’ 타블로 형이 수장으로 있던 힙합 레이블 하이그라운드 소속의 래퍼 펀치넬로요. 감각적인 래핑이 매력적이에요.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자신이 음악을 잘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지코는 뮤지션들에게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코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 달에 30곡 가깝게 피처링 제의를 받은 적도 있다고. 얼마 전 홍대 CGV에 지코의 이름을 딴 ‘지코관’이 생겼을 정도다. 영화관과 가수가 컬래버레이션한다는 사실이 그의 인기를 증명한다.

하지만 인기가 높은 만큼 그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뛰어난 음악적 능력을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물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에 오르고, 작은 일이 부풀려져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하거나 없던 일이 있는 일처럼 꾸며지기 때문이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의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이에 지코는 정면으로 맞서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그가 가장 잘하는 음악으로. 그게 바로 솔로 미니 앨범 2집 <텔레비전>이다. 대중이 시·청각적으로 지코를 접하는 매체라는 점 때문에 텔레비전을 타이틀로 정했다.

“텔레비전은 영상과 오디오 모두를 반영하는 매개체잖아요. 많은 대중이 저를 텔레비전에서 처음 보셨을 거예요. ‘텔레비전에 나오기까지의 나’와 ‘텔레비전 안의 나’, ‘텔레비전 뒤의 나’를 음악으로 탐구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지코’라는 저 자신을 앨범에 반영하고 싶었어요. ‘음악을 통해 나를 반영한다’는 의미죠.”

두 번째 미니 앨범엔 총 6곡이 담겼고, 그중 타이틀곡은 ‘아티스트’와 ‘안티’ 두 곡이다. ‘아티스트’는 지코의 센스 있는 편곡과 중독성 있는 훅이 매력적으로 여름에 어울리는 곡이다. 개인이 지닌 예술가의 면모를 주저 없이 표현하라는 메시지를 ‘위 아 아티스트(We are artist)’라는 후렴구에 담았다. 듣고 나면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것은 물론, 후렴구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중독성이 강한 곡이다.

“‘나중에 커서…’ ‘이다음에…’라는 말을 많이 듣고 또 하면서 자라잖아요. 그런데 그게 지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망설이지 말고 우리 인생을 자신이 주체인 상태로 즐기면서 살자는 내용이에요. 왜 이 생각을 했냐고요? 요즘에 지친 사람이 많더라고요. 주변을 봐도 그렇고 친구들도 넋두리를 많이 하더군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하다가 좋은 메시지를 담아 흥을 돋울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졌어요. 작업하는 데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제가 기분 좋을 때만 작업하고 싶었거든요. 저의 흥이 한껏 들어갔어요.”

지코는 ‘아티스트’를 가장 아끼는 곡으로 꼽으며 뮤직비디오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노래처럼 뮤직비디오도 밝고 경쾌하다. 지코가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일본 곳곳을 누리며 신나게 춤을 춘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소녀 댄서들이다. 전형적인 일본 여고생의 교복인 하얀색 상의에 체크 패턴 치마를 입고 박력 있는 춤사위를 보여준다.
“앨범 타이틀에 맞춰 컬러풀한 의상을 10벌가량 입었어요. 그러다 보니 많이 화려해졌죠. 소녀 댄서들이오? 프린세스 크루라는 팀인데, 일본에서 꽤 유명한 댄스팀이에요. 어린 친구들이 열정이 엄청나 평소 제가 영향을 받았던 팀이고, 그래서 같이 협업하면 재미있겠다 싶었죠.”

뮤직비디오에는 반가운 얼굴이 등장한다. 바로 지코가 속한 그룹 ‘블락비’의 멤버 유권이다. ‘블락비’에서 댄스를 담당한다는 타이틀에 걸맞게 유권은 지코와 함께 격렬하게 춤추며 분위기를 더 흥겹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지코는 안무가 나오고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보자마자 유권을 떠올렸다고.

“딱 유권이 떠올라 제가 구애를 했죠. 다행히 유권이 흔쾌히 스케줄을 조정해줬어요. 저한테 ‘블락비’는 처음 공동체 의식이라는 책임감을 가져다준 팀이에요. 각자가 서로에게 큰 버팀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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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타이틀곡인 ‘안티’는 전혀 상반된 분위기를 보여준다. ‘아티스트’가 백(白)이었다면, ‘안티’는 흑(黑)의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코가 스스로 자신의 안티팬이 된다는 설정 아래 자신에게 악담을 퍼붓다는 생각으로 가사를 썼기 때문이다.

지코는 그 어떤 때보다 치열하게 자아 성찰을 했다고 밝혔다.
“제가 ‘지코의 극성 안티팬’이라 생각하고 작업했어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주제예요.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보다 나 자신에게 무차별적인 악담을 쏟아내면 어떤 내용을 쓸 수 있을까’라는 재미있는 고민을 했었거든요. 술술 잘 나오더라고요.(웃음) 경험과는 전혀 무관해요. 픽션이에요.(웃음) 쓰고 나니 나 자신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했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지소울이 피처링을 해줬어요. 그동안 많은 R&B 가수와 작업했는데 지소울은 정말 좋았어요. 30분 만에 녹음을 다 했을 정도로요.”

더블 타이틀곡과 함께 ‘천재(Behind the scene)’라는 곡도 주목받았다. 작사와 작곡을 하는 지코를 천재라고 평가하는 이들에게 그 뒤에 숨겨진 자신의 노력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 지코는 자신을 ‘특출난 척 용쓰는 멍청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은 평범하지만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임을 강조했다.

“제목은 ‘천재’이지만 가사에 귀 기울여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 수 있어요. 부재가 ‘Behind the scene’이에요. 겸손이 아니라 저는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제가 천재라 생각하지 않아요. 항상 더 나은 음악을 만들려고 고뇌해요. 다만 조금 가진 재능을 확장시키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가진 재능을 활용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그래서 후렴구에 ‘있어 보여/멋있어 보여/웰 아이 돈 싱크 소(Well I don't think so)/ 추측하지 마/이건 자기 비하’라는 가사도 있어요. 좋은 표현과 수식어 뒤에 가려진 저 자신만 알고 있는 제 모습을 재미있게 풀려고 했어요. 마치 우아한 백조의 발은 항상 바쁜 것처럼요.”

‘팬시차일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팬시차일드는 지코, 딘, 크러쉬, 페노메코와 작곡가 스테이튠, 프로듀서 밀릭이 함께하는 힙합 크루다. 힙합 크루명을 곡 제목에 그대로 사용했다. 앨범에 수록된 곡은 <쇼미더머니6>에서 사이퍼 곡으로 화제를 모았던 음원의 풀버전이다.

“제가 활동하는 크루 팬시차일드가 앨범에 참여했어요. 팬시차일드는 음악하는 1992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 대화도 잘 통하니까 같이 음악 작업을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모인 크루였어요. 상업적인 목적 없이 같이 모여 음악 이야기를 해보자고요. 저희는 사적으로도 친하지만 음악적인 관심사나 방향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 교집합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핫하다는 뮤지션이 다 모였으니 결과물도 핫할 수밖에. 지코에게 팬시차일드는 꽤 소중한 존재로 보였다. 크러쉬가 쓴 가사를 보고 너무 좋아 “어이가 없었다”고 밝혔으며, <쇼미더머니6>에 출연한 페노메코가 1차 예선에 합격한 것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소속사 측에서 공개한 지코의 다큐멘터리를 보니 그가 왜 팬시차일드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지코와 팬시차일드 멤버들은 평범한 20대가 그러하듯 일상적인 수다를 떨면서 음악 작업을 했다. 창작의 고통을 느끼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음악을 하면서 놀고 있었다. 노는 것치고 즐겁지 않은 게 없으니, 그가 팬시차일드에 큰 애정을 갖는 게 당연하다.

“제가 워낙 스트레스 받는 걸 싫어해요. 그래서 항상 즐기면서 일해요. 즐거운 분위기에서 놀면서 일을 한다고 생각해야 결과물도 좋더라고요. 팬시차일드와 있으면 비슷한 점이 많아 즐거워요. 저희는 굉장히 트렌디한 음악을 추구하고 있어요. 힙합이라는 한 장르에 국한돼 있지 않아요. 그게 저희 크루의 특성인 것 같아요.”

지코의 이런 모습 때문인지 같이 크루로 활동하는 딘은 지코를 “서퍼 같은 아티스트”라고 평가했다. 지코는 삶에 파도가 많아 그 위에서 넘어지고 물에 빠지는 일을 반복하는데 그 파도를 즐긴다는 것. 어떤 파도가 몰아쳐도 중심을 잡고 즐기면서 일하는 아티스트라고 평가했다.

여러 이야기를 듣다 보니 텔레비전 속 가수 지코 말고 인간 우지호(지코의 본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무대 위에 선 가수 지코는 넘쳐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천생 연예인이지만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따금 드러나는 인간 우지호는 조금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음… 무료한 사람? 제가 조금 내성적인 편이에요. 그게 티 났나요? 지금 일 말고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특별한 취미도 없어요. 이번 활동이 끝나면 취미를 찾아볼 생각이에요. 앨범 준비하면서 살이 좀 빠져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운동을 시작해볼까 해요.”

지코는 특별한 취미가 없다고 했지만 그가 꾸준히 하는 활동이 있다. 바로 타투다. 2년 전인 2015년 기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너무 바빠 성모마리아 타투가 미완성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성모마리아가 완성됐냐고 물었다.

“새로운 타투가 많이 생기긴 했지만 성모마리아는 아직도 미완성 상태예요. 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타투의 매력이오? ‘고진감래’ 아닐까요? 고통 뒤에 멋진 그림이 몸에 새겨지니까요. 그 매력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그래서 묘한 중독이 생겨 계속해서 새기는 거고요.”

지코는 자신이 음악적으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하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소망했다. 음악 이야기로 시작해 음악 이야기로 끝난 인터뷰지만 그게 바로 ‘지코’라는 생각이 든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객원 에디터
김지은
사진
하지영, 세븐시즌스 제공
2017년 08월호

2017년 08월호

에디터
하은정
객원 에디터
김지은
사진
하지영, 세븐시즌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