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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계약 비화, 내조·교육·재테크법 공개

1370억 사나이 추신수 가족 화보

‘1370억원’의 FA(자유계약) 대박을 터뜨리고 귀국, 2주간의 짧은 방문 동안 대한민국 최고 핫 피플로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바쁜 나날을 보낸 추신수 선수. 그 못지않게 빼어난 미모에 남다른 패션 감각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은 아내 하원미씨 또한 매스컴의 큰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던 추신수 가족이 출국 직전 <우먼센스>의 가족 화보 촬영을 위해 부산의 한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추신수·하원미 부부는 한국에서 아이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어 했다. 가족 다섯 명 모두가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On February 07, 2014

(무빈)스카이 블루 셔츠·그레이 베스트·데님 팬츠 모두 빈폴 키즈, 보타이·투톤 윙팁 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건우)그레이 저지 투버튼 재킷·보타이 장식 화이트 셔츠·데님 팬츠 모두 빈폴 키즈, 블랙 윙팁 슈즈 버디슈즈.
(하원미)블랙&화이트 체크 원피스·진주 네크리스 모두 빈폴 레이디스, 스틸레도 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소희) 칼라 배색 네이비 저지 원피스 빈폴 키즈, 베이지 헤어밴드 컬리수, 슈즈 버디슈즈,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추신수)그레이 체크 패턴 슈트·화이트 셔츠 모두 갤럭시, 와인 컬러 보타이·행커치프·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난 1월 12일, 1억3천만 달러(1천3백70억원)의 사나이 추신수와 그 가족이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2주가량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던 추신수는 미국으로 출국 전 가족에게 의미 있는 이벤트를 준비했고, 그중 하나가 가족사진 촬영이었다. 3년 전 막내딸 소희가 태어난 이후 소희와 함께한 가족사진이 없는 게 마음에 걸렸던 추신수와 아내 하원미씨는 <우먼센스>와 함께 ‘추 패밀리’의 가족 화보를 찍기로 한 것이다.

연극영화를 전공한 엄마의 잠재된 끼 덕분인지 아이들과 함께한 다섯 시간 동안의 촬영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무빈(9세), 건우(5세), 소희(3세) 세 아이들은 촬영할 때마다 멋진 포즈를 취해 포토그래퍼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중에서 화보 촬영 경험이 가장 많은 아빠, 추신수는 간지 나는 ‘슈트발’로 분위기를 잡았고, 세 아이를 둔 엄마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외모의 소유자, 하원미씨는 연극영화 전공자답게 빼어난 포즈로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다.

FA(자유계약) 선수 신분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에 1억3천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추신수. 야구장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와 뛰어난 성적으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면, 집에서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가정적인 남편과 아빠였다.

촬영하는 틈틈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남다른 가족애를 나타내며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곤 했다. 인터뷰의 처음은 추신수가 담당했고, 그 뒤는 아내 하원미씨가 바통을 이어받아 이야기를 풀어냈다.

(추신수)베이지 재킷·화이트 셔츠·네이비 면 팬츠 모두 빈폴 맨, 보타이·행커치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소희)진주 네크리스 장식 원피스 빈폴 키즈, 인디언 핑크 에나멜 메리제인 슈즈 버디슈즈, 헤어밴드·삭스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무빈)스카이 블루 셔츠·그레이 베스트·데님 팬츠 모두 빈폴 키즈, 보타이·투톤 윙팁 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건우)그레이 저지 투버튼 재킷·보타이 장식 화이트 셔츠·데님 팬츠 모두 빈폴 키즈, 블랙 윙팁 슈즈 버디슈즈.


야구선수 아빠가 아이들을 대하는 법
지난 시즌까지 추신수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만 했다.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팀을 옮기면서 가족이 신시내티로 이사하지 않고 애리조나에 남기로 했기 때문이다. 야구하는 아빠는 신시내티에서 혼자 생활했고, 야구선수의 아내인 하원미씨는 애리조나에서 세 아이들을 돌보며 육아의 달인, 살림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아빠 없이 엄마와 아이들만 함께 지내는 가족이 걱정됐던 추신수는 자신의 역할을 장남 무빈이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없는 집의 가장은 무빈이 담당이었어요. 여섯 살 된 아들을 앉혀놓고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빈아, 아빠가 야구하러 가면 우리 집에서 누가 제일 힘이 세지? 바로 무빈이잖아. 무빈이가 엄마도 돌보고 동생도 보살펴줘야 해. 알았지?’라고요. 그런데 그런 상황이 어린 나이의 무빈이한테 스트레스로 작용했나 봐요. 제가 오랜만에 집에 오면 아기처럼 더 보채고 안기더라고요. 아내 말로는 아빠 없을 땐 어른처럼 행동하는 아이가 저만 오면 달라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후론 무빈이를 임시 가장이 아닌 큰아들처럼 키우려고 했어요. 그 나이의 아이답게 말이죠.”

추신수는 ‘딸 바보’로 소문나 있다. 소희는 2010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생긴 ‘골드 베이비’. 딸을 소원하던 그는 딸을 키우는 재미와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아들을 대할 때랑 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더라고요. 무빈이와 건우는 사내애들이라 엄하게 키우는 편이에요. 어른들에게 인사하기, 식당에서의 예절, 동생과 싸우지 않는 것 등등을 지키지 않으면 혼이 나는 편이거든요. 반면에 소희가 오빠를 때리거나 엄마에게 보채며 울 때는 그냥 봐주게 돼요. 그렇게 울다가 한 번 애교 부리면 모든 게 끝나니까.(웃음)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아! 이래서 다들 딸을 키우려고 하는 거구나’ 싶다니까요.”

추신수의 딸 자랑은 끝이 없었다. 아내 하원미씨는 만약 셋째도 아들이었다면 넷째를 또 낳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남편이 얼마나 딸을 소원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 입장에선 넷째를 낳지 않아도 된 소중한 ‘선물’이었던 셈이다. 소희가.

추신수의 아이들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고 지금껏 미국에서 생활했다.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다니는 터라 영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집에서만큼은 철저히 한국어로 대화하는 걸 중요시한다.

“마이너리그 시절, 얼굴은 한국 사람인데 한국말을 못하는 재미교포를 많이 봤어요. 전 그런 모습이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얼굴이 한국인이면 최소한 한국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죠. 어디에서 태어나고, 어디에서 생활하든 우린 한국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한글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했어요. 당연히 한글학교에도 보냈고요. 집에서 영어를 쓰면 혼나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집에서만큼은 서로 한국말로 대화하려고 노력해요.”

아빠를 따라 리틀 야구를 하는 무빈이는 지난 시즌 신시내티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신시내티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허락을 받아 아빠와 함께 더그아웃에 앉는 행운을 거머쥔 것이다. 무빈이는 경기 중인 선수들에게 물도 갖다 주고, 수건도 챙기는 등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선수들을 챙겼다.

“감독님들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더스티 베이커 감독님은 선수의 아이들이 더그아웃에 함께 있는 걸 반대하지 않으셨어요. 한국 같으면 상상도 안 되는 그림이죠? 때마침 무빈이가 여름방학을 맞아 신시내티에 왔고, 야구선수를 꿈꾸는 아들에게 중요한 경험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에 무빈이를 경기장에 데려갔죠. 그런데 무빈이가 더그아웃에 앉은 날, 우리 팀의 호머 베일리라는 투수가 노히트 노런이란 대기록을 달성한 거예요. 경기가 종료되자마자 선수들이 호머 베일리 선수를 축하하러 마운드로 달려갔는데, 제일 먼저 뛰어가서 하이파이브를 한 사람이 바로 무빈이예요. 그 장면은 ESPN-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됐고요. 무빈이가 일약 스타가 된 셈이었죠. 아이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해준 것 같아 굉장히 기뻤어요.”

더블 재킷·블랙 니트 원피스 모두 구호, 링 나인큐브.


내조의 여왕? No! 노하우의 여왕!
하원미씨의 이름 앞에는 ‘내조의 여왕’이란 타이틀이 자연스럽게 붙는다. 실제로 추신수 팬 카페인 ‘레일로더스’에서도 추신수의 팬들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데, 닉네임이 ‘내조의 여왕’이다.

“내조의 여왕이란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지만, 제가 정말 내조의 여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은 내조보다는 ‘노하우의 여왕’ 정도?(웃음) 남편이 집에 있을 때는 잠자는 시간 빼놓고 하루 종일 가족을 위해 일하게 돼요. 남편이 잠들었을 때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 학교와 유치원 보낼 준비를 하고 아침 먹여서 무빈이 학교, 건우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오면 남편이 일어나요. 남편 식사 챙기고 소희를 씻기고 나면 남편은 야구장으로 일찍 출근을 합니다. 남편 출근하면 전 마트 가서 저녁 재료를 구입해서 돌아와 미리 재료를 씻어놔요. 아이들이 돌아오면 간식 해서 먹이고, 다시 방과 후 학교에 보냅니다. 그 이후 두세 시간이 온전히 저만의 시간이에요. 그때 운동도 하고, 인터넷도 보고, TV도 시청하면서 소희랑 함께 보냅니다. 저녁에는 남편이 하는 경기를 보면서 아이들 저녁 챙기고 재우면 남편이 밤 11시쯤에 퇴근을 해요. 그러면 남편과 뒤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게 보통 일과예요.”

하원미씨는 도우미 없이 이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한다. 종종 도우미를 구해 일을 분담할 때도 있지만, 결국엔 자신이 다 나서야 하는 일이라 지금은 혼자 가사를 도맡고 있다는 것.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수면 시간이 하루 평균 4~5시간밖에 안 된다고. 아이들과 남편의 스케줄이 다르다 보니 엄마이자 아내인 하씨는 육체적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남편을 위해 제대로 된 내조를 하기가 어려워요. 이전보다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것 같아 남편에게 미안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그럴 때마다 무빈 아빠는 이렇게 말해요. ‘지금은 나를 돌보는 것보다 아이를 건강히 잘 키워주는 게 진정한 내조’라고요. 그 말을 들으면서 무빈 아빠의 자상함에 다시 한 번 감동과 감사를 느꼈습니다.”

추신수는 아내도 두 손 두 발 들게 하는 ‘정리 대장’이다. 세 아이들이 놀며 어지럽힌 장난감은 물론 자신의 드레스룸의 옷을 종류·색깔별로 말끔히 챙겨놓고 속옷도 브랜드가 보이도록 개어 순서대로 나열해놓는 스타일이다. 남편의 유별난 정리벽 때문에 가끔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남편의 정리 습관을 오히려 즐기는 수준이 됐단다. 덕분에 자신이 할 일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동의 대부분을 항공에 의지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환승 시 기다림, 연착, 결항 등으로 종종 해프닝을 겪을 때가 있다. 그중 최악의 순간이 2012년 12월 세 아이를 데리고 혼자 귀국했을 때라고 한다.

“무빈 아빠가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퇴소하는 시기에 맞춰 애리조나에서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는 도전을 했어요. 백일이 갓 지난 소희가 잘 잔다면 무빈이와 건우는 어느 정도 데리고 다닐 수 있겠다고 굳게 믿고 탑승했는데, 생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탄 소희가 이륙 전부터 울기 시작하더니 12시간 내내 울다 자다를 반복하는 거예요. 소희가 우니까 건우도 울고 무빈이는 무빈이대로 짜증을 내고…. 정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거죠. 스튜어디스분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아이를 돌봐주려 해도 아이들은 더 울어대고,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악몽 그 자체예요. 제가 힘든 건 참을 수 있는데 우리 아이들로 인해 다른 승객들이 피해를 보니까 얼마나 민망하고 죄송했겠어요. 아마 다른 승객들은 저를 이상한 여자로 봤을 겁니다. 그때 스튜어디스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스튜어디스로 일하면서 엄마 혼자 아이 셋 데리고 비행기 타는 사람은 처음 봤다’라고요,”

대부분 남편 없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하원미씨는 웬만한 일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 편이다. 스물한 살, 남편의 마이너리그 생활 때부터 시작된 ‘홀로서기’는 세 아이를 둔 지금도 변함없는 부분이다.

(추신수)네이비 슈트·화이트 셔츠 모두 갤럭시, 보타이·행커치프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원미)더블 재킷·블랙 니트 원피스 모두 구호, 링 나인큐브.


자신의 꿈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 여자
하원미씨는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하다 추신수를 따라 미국 생활을 시작하는 바람에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일반 학과도 아닌 연극영화를 전공할 정도라면 그가 어떤 꿈을 갖고 있었는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꼭 연기자가 되고 싶진 않았어요. 그때는 졸업하고 바로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스튜어디스를 생각하기도 했죠. 그러다 무빈 아빠를 만나게 된 거예요. 꿈을 이루지 못해 아쉬웠냐고요? 아니요, 전혀요. 저를 자기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는 남자와 함께 보낸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마이너리그 시절, 돈이 없어 고생은 했어도 함께 소꿉장난하는 것마냥 알콩달콩 사랑하며 살았던 시간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하루하루가 행복했어요. 눈물이 날 정도로. 이대로 평생을 살라고 해도 살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죠.”

하씨는 남편이 원정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가슴에 품고 들어오는 선물을 보며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돈이 없다 보니 10달러, 20달러 하는 셔츠나 치마 등을 사서 아내에게 안겨준 추신수. 그런 선물을 맵시 있게 입어 보이며 남편 앞에서 패션쇼를 했던 아내 하원미.

“결혼식은 생략하고 함께 살기 시작한 지 1주년이 된 날이었어요. 무빈 아빠가 예물 시계라며 3백 달러짜리 남녀 게스 시계를 사왔더라고요. 그 시계 받고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나요. 정말 기뻐서요. 그 시계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하던지, 평소에는 차지도 못하고 서랍에 넣어놨다가 파티나 중요한 자리에만 차고 나갔어요. 지금은 그보다 훨씬 비싼 시계를 차지만, 내 생애 최초의 예물 시계였던 그 시계만큼의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무빈 아빠한테 받은 선물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모아놨어요.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다 보여주려고요.”

추신수·하원미 커플은 부부 싸움을 거의 하지 않는다. 다소 강한 면모를 보이는 추신수에게 하원미씨가 맞춰주다 보니 부딪힐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 교육 문제를 놓고 종종 말다툼이 벌어진단다.

“제 입장에선 아빠를 자주 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사랑만 줬으면 좋겠는데, 남편은 아이들이 아빠 없다고 엄마한테 함부로 대할까 봐 군기를 잡으려 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차례 싸운 적이 있어요. 아이들은 유명한 아빠의 아들딸로 사는 게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하고 신경 쓰는 부분도 있을 거예요. 어디를 가도 항상 조심조심 조용히 있어야 하고, 사람들의 시선이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이 그 나이답게 커야 자연스러운데, 어린 나이에 주위 사람을 의식하고, 아빠한테 ‘조용히 해’ ‘조심해’ ‘가만히 있어’ 하는 소리만 듣는다면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하겠어요. 그래서 전 남편 없이 혼자 지낼 때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거의 안 하는 편이에요. 그냥 놔두는 스타일입니다.”

반면에 추신수는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는 편이라고 한다. 수영장에 갈 경우, 다른 아빠는 30분, 1시간 놀아주고 지치는 반면 추신수는 아이들과 두세 시간을 물속에서 장난치며 놀면서 자신이 더 아이들과의 놀이에 빠져드는 스타일이다. 아이들로서는 백점짜리 아빠일 수밖에 없다.

“무빈이 야구하는 데 가면 아빠가 더 신나서 집에 올 생각을 안 해요. 아이들 경기하는 거 보면서 무빈이보다 더 흥분하는 사람이 아빠 추신수입니다. 무빈이가 안타 한 개라도 치면 좋아서 난리가 나요. 자기가 홈런 쳤을 때보다 더 좋다면서요.”

추신수의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식 때는 가족도 동행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와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자, 그 사진 밑에 달린 댓글 중에 이런 내용이 눈에 띄었다. ‘무빈이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저런 부자 아빠 만나서 평생 돈 안 벌어도 살 수 있게 됐으니까.’ 하원미씨는 그 댓글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평소 댓글을 잘 안 보는데, 우연히 그 댓글을 보게 됐어요. 아이들의 미래를 돈으로 연결하는 시선이 불편했지만,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우린 돈을 적게 벌었을 때부터 몸에 밴 절약 정신이 있어요. 아빠도, 또 아이들도요. 아이들이 레고를 좋아해 끊임없이 새로운 레고를 원하지만 다 사주지 않아요.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거나 착한 일 했을 때 눈 딱 감고 안겨주거든요. 아이들이 원한다고 모든 걸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아이들도 지금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요. 무빈 아빠는 받는 만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신념처럼 갖고 있어요. 아빠가 버는 돈이 모두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해요. 돈을 물려주는 건 쉽게 사라질 수 있지만, 아이의 재능과 인성과 미래를 일궈주는 건 평생 가는 거잖아요. 우리 부부는 그런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FA 추신수의 아내로 산다는 건
사석에서 보는 추신수·하원미 부부는 서로에게 딱 맞는 ‘맞춤복’ 같은 느낌을 준다. 서로의 장단점을 골고루 나눠 가지며 서로의 빈 곳을 적당히 채워주는 지혜를 보이는 커플이기도 하다. 그래도 하원미의 남편보다 공인인 추신수의 아내로 사는 건 좀 더 신경 쓸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죠. 주위 시선을 의식하며 산다는 게 쉽지는 않아요. 만약 나한테 다시 태어나도 추신수랑 결혼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인간 추신수는 당연하지만, 야구선수 추신수는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야구선수를 남편으로 둔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죠. 남편이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가 저를 사랑받는 여자로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에요. 엄마의 자리도 중요하지만, 사랑받는 여자로 존중받는 기분을 안겨주거든요.”

하씨는 무빈이와 건우가 커서 야구를 한다면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겠지만, 막내딸 소희가 야구선수한테 시집을 가겠다고 한다면 적극 만류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친다.

“운동선수의 삶은 성적으로 연결돼 있고, 그 성적의 좋고 나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생활을 하다 보니 저도 피곤하고, 애들한테 민감하게 대한 적도 있어요. 남편의 성적을 가족이 함께 나눌 수가 없잖아요. 가끔은 남편에게 나와 아이들이 짐이 되는 것 같아 혼자 감당하고 참는 걸 반복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남편에게 싫은 소리도 하고, 하고 싶은 말도 하는 편이에요. 남편도 그런 저를 잘 받아주고요. 이런 부분은 추신수라는 남자니까 가능한 게 아닐까 싶어요. 다른 운동선수라면? 어렵지 않을까요?”

하원미씨는 추신수란 이름 앞에 붙는 ‘1억3천만 달러의 사나이’란 타이틀이 조금은 불편하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돈의 액수보다 야구로 먼저 인정받기를 바라지만, 남편을 돈으로만 평가하는 것 같아 약간 ‘슬프다’는 표현까지 보탰다.

“프로는 돈이고, 그 돈으로 평가를 받지만, 저나 남편은 그것이 돈으로만 느껴지지 않아요. 숫자에 담긴 파란만장한 사연이 존재하는 탓에 사람들이 하는 ‘숫자놀음’은 아쉬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더라고요. 남편과 전 종종 마이너리그 생활을 떠올리며 우리가 쌓은 추억을 하나둘씩 끄집어내는 걸 좋아해요. 그때는 가진 것도, 가질 것도 많지 않은 불쌍한 마이너리그 부부였지만, 그 외엔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고 재미가 있었거든요. 지금은 우리를 물질로 평가하는 분이 많아 불편할 때도 있는데, 당시엔 우리 둘만의 사랑으로 충만했던 시간들이었어요.”

하씨는 추신수의 아내로 살아가면서, 야구선수 추신수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는 얘기를 전한다.
“남편은 자신이 어떤 대우를 받든, 야구선수로 있는 한 자기가 맡은 일에 지나칠 정도로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요. 가끔은 내 남편이면서도 존경심이 들 정도로. 아마 만족하고 고여 있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결과를 얻었겠죠? 내가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으니까 이 말은 자신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추신수 선수는 충분히 고생했고, 충분히 힘들었으며, 지금의 상황을 충분히 즐길 만한 자격이 있다고 말이에요.”

(하원미)베이지 원피스·실크 스카프·와인 스트랩 슈즈 모두 빈폴 레이디스.
(무빈)체크 셔츠·베이지 팬츠 모두 빈폴 키즈, 선글라스 레트로슈퍼퓨처 by 모드팝, 스냅백·보타이·벨트·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추신수)스카이 블루 셔츠·네이비 니트·베이지 팬츠 모두 빈폴 맨, 브라운 벨트·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건우)체크 셔츠·니트 베스트·베이지 팬츠 모두 빈폴 키즈, 모자·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소희)화이트 칼라 체크 원피스·체크 패턴 헤어밴드·슈즈 모두 빈폴 키즈.


추신수 부부에게 1억3천만 달러란?
한국 돈으로 1천3백70억원,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7년 장기계약을 맺으며 받는 돈이다. 추신수는 이미 MBC-TV <라디오스타>를 통해 이 돈이 모두 자신의 수중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45%의 세금과 에이전트비 5%, 자산관리사에게 2%의 돈을 지급하고 나면 50%도 채 안 되는 돈이 7년 동안 나뉘어 지급되는 것.

그래도 6백억원이 넘는 돈을 벌게 되는 추신수다. 그렇다면 추신수는 FA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어느 정도의 몸값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을까?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 했어요. 1억 달러만 받아도 ‘땡큐’라고 받아들이려 했는데…. 그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목표였고, 뛰다 보니까 이만큼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또 이만큼 하니까 좋은 계약을 맺은 것 같고…. 돌이켜보면 13년의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흘러간 것 같아요. 마치 제가 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무수히 많은 사연이 존재해요. 이제 또 다른 시작이죠. 또 다른 도전이고요. 그래서 제가 도전을 즐기는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추신수에게 1억3천만 달러의 의미는 무엇일까?
“야구선수 추신수를 인정해준 숫자? 제 야구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13년 동안의 순간이 그 숫자 안에 있지만,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라는 메시지라고도 받아들여요.”

엄청난 돈을 벌게 되면서 자신과 돈을 묶어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추신수는 돈과 관련해 이런 설명을 곁들였다.

“벌써부터 하루에 얼마를 버느니, 그 돈으로 차를 몇 대 살 수 있느니 등등 돈과 관련된 다양한 얘기가 쏟아지더라고요. 미국의 유명한 선수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나서 좋지 않은 길로 빠지는 경우를 봐왔습니다. 앞으로는 버는 것보다 그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쓰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어려운 사람들도 돌아보고, 좋은 곳에 기부도 하고, 저의 꿈인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계획적인 인생 설계를 해보고 싶어요.”

아내 하원미씨도 남편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고 한다.“솔직히 지금은 그 액수에 대해 전혀 실감을 못 하고 있어요. 1억 달러가 어느 정도로 많은 돈인지 알지도 못하고요. 남편의 고생과 노력과 눈물이 몸값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기뻐요. 반면에 받은 만큼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크게 와 닿을 것 같아요. 무빈 아빠 성격에 얼마나 자신을 힘들게 할까 싶기도 하고. 이젠 좀 여유 있고 즐기면서 야구를 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받고 제대로 즐기면서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그래도 좋은 선물을 받았으니 감사해하면서 좋은 일, 의미 있는 일들로 보답하며 살 계획입니다. 그게 우리 부부의 숙제인 것 같아요.”

드디어 모든 촬영이 끝났다. 촬영 후 추신수는 모든 스태프에게 사인볼을 건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감사를 대신했다. 스태프들은 추신수의 돋보이는 매너와 배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제야 추신수란 이름 앞에 달린 ‘1억3천만 달러’란 타이틀이 사라지면서 자연인,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추신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추신수는 1월 15일 자신의 집이 있는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출국 전, 기자와 짧은 만남을 가졌던 그는 이번 귀국 일정 중 가장 보람된 일로 <우먼센스>와의 가족 화보 촬영을 꼽았다. 가족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고,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족사진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추 패밀리’ 추신수 가족의 건강과 샘솟는 행복을 기원하며 올 시즌 추신수 선수의 대박 행진도 ‘찐하게’ 바란다.



photo sketch


추신수는 아내를 만난 건 인생 최고의 행운이고,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것은 가족이라고 말한다. 그는 부상을 당해 수술대 위에 있을 때도, 극도의 타격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집에 있는 가족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뛰어 마침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다.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씨는 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몸매와 외모를 자랑했다.

아빠를 닮아 또래에 비해 훨씬 큰 키의 삼남매. 첫째 무빈(9세)이의 발 사이즈는 벌써 245mm.

연극영화를 전공한 하원미씨의 끼도 대단했지만, 야구를 전공(?)한 추신수 선수의 카리스마 넘치는 포즈는 모든 촬영 스태프를 놀라게 했다.

포토그래퍼 이광재 실장과 포즈 연습 중인 무빈, 건우.

가정교육 참 잘 받은 아이라는 느낌을 주던 무빈, 건우 형제는 긴 촬영 시간 내내 해맑은 웃음과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줬다.

형제가 입고 있는 슈트는 모두 빈폴 키즈 제품.


추 패밀리,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다
촬영장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막내 소희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끼’ 넘치는 포즈에 모두들 즐거워했고, 추신수는 그런 막내를 보며 딸바보 아빠의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엄마 아빠와 더불어 듬직하게 중심을 잡는 큰아들 무빈이와 ‘범상치 않은’ 헤어스타일로 다양한 포즈를 연출한 둘째 건우, 모두가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다섯 시간에 걸쳐 진행된 가족 화보 촬영은 이들 추 패밀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었다.

표지 촬영을 위해 헤어 스타일리스트 유다 실장이 제임스 본드 콘셉트의 헤어를 연출하고 있는 모습.

(좌)추신수 선수의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의 모자.
(우)최고의 부부 화보를 연출하기 위해 그에 걸맞은 스태프들이 총출동했다.

촬영 내내 막내 소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던 딸바보 추신수 선수. 몇 배나 되는 덩치로 딸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앉기도 하고, 시종일관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연극영화를 전공한 엄마의 끼를 제일 많이 물려받았다는 막내딸 소희는 촬영 내내 온 스태프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입고 싶은 옷, 신고 싶은 신발을 직접 고르기까지 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소희가 입고 있는 진주 네크리스 원피스는 빈폴 키즈, 와인 컬러 구두는 버디슈즈 제품.

CREDIT INFO

기획ㄱ
장은성,정미경
취재
이영미
사진
이광재
스타일리스트
박만현
헤어
유다
메이크업
최란
의상협찬
갤럭시·구호·빈폴(1599-0007), 나인큐브(070-7520-4999), 컬리수(031-956-0700), 버디슈즈(www.buddykids.co.kr), 레트로슈퍼퓨처 by 모드팝 활영협조_ 해운대 달맞이 스튜디오 반(051-746-3378, www.vanstudio.co.kr)
2014년 02월호

2014년 02월호

기획ㄱ
장은성,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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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사진
이광재
스타일리스트
박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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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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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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