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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이영애 부부 자연에 살으리랏다

평온한 주말, 부부가 집을 나섰다. 부부가 가는 곳은 온통 자연이고 초록이다. 두 손을 꼭 잡은 부부는 평온해 보인다.

On October 07, 2013

평소 이영애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는다. 실제로 양평에서 만난 이영애는 립스틱 외에는 피부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영애는 평소 여느 여배우들처럼 피부과에 가는 일이 거의 없고, 건조하다 싶으면 미네랄 스프레이를 뿌리는 정도다. 몸매 관리 방법도 일반 주부들과 별다를 바 없다. 몸이 조금 불었다 싶으면 소식으로 체중을 조절한다

이영애는 결혼 이후 대외 활동보다는 소신 있는 라이프스타일로 제 2의 인생을 즐기는 중이다. 자연, 그것이 오래전부터 이영애가 갈망하는 키워드였다. 경기도 양평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다.
주말이면 집 근처 성당에 나가 미사를 드린다. 민얼굴의 이영애는 머리를 단정히 묶고 있다. 단화와 화이트 숄이 단아한 그녀의 취향을 말해준다. 성당 제일 뒷자리에 자리 잡은 부부는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그녀의 삶은 우리네 삶과 다를 게 없다. 기도하며 위안을 얻고, 자연 속에서 여유를 찾는다.

미사를 마친 부부는 인근에 자리한 공방으로 향했다. 손을 꼭 잡고 있다.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이다. 이영애 부부는 아이를 키우면서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 유기농 제품이 그것이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공방은 이영애가 쌍둥이를 위해 천연 비누를 만드는 곳이다. 공방 한가운데에는 뿌리 깊은 나무가 자리하고 있고, 처마 끝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종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공방 뒤쪽은 아담한 동산으로 연결돼 있다. 그 모양새가 맑고 서정적인 정서의 이영애와 꼭 닮아 있다.

전원생활을 제안한 건 이영애라고 한다. 바쁜 일상이었다. 어디를 가나 플래시를 받는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직업, 여배우로 살았으니까. 하지만 이영애는 기자가 만나본 여배우 중 가장 수수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광고 속 모습처럼 빈틈없고 화려한 것은 그녀의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산책으로 힐링을 하고, 뭐든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한다. 화려하게 치장하기보다는 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튀지 않는 의상으로 자신의 정서와 취향을 말한다. 쉬는 날 피부과에 가거나 미용실에서 수다 떨고 강남의 화려한 스폿에서 시간을 때우는 것은 그녀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와 전원생활은 잘 어울린다. 한남동 빌라보다 마당이 있는 문호리 주택이 그녀와 코드가 맞는다. 실제로 이영애는 사계절을 느끼는 삶을 갈망해왔고, 결혼 후 엄마가 되고 나서는 그 갈망이 더해졌다. 도심을 벗어나 흙냄새를 맡고, 또 흙 위에서 놀며 아이들의 인성교육도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양평 문호리에 자리한 이영애의 집은 부부의 의견이 골고루 반영돼 지어졌다. 실내는 이영애, 외관은 남편 정호영씨가 담당했다. 넓은 마당과 함께 세련된 느낌의 콘크리트 외관이 인상적이다. 애초에 이영애는 벽돌을 사용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외관을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을 따랐고, 정호영씨는 최근 추운 날씨 탓에 더욱 차가워 보이는 외관을 볼 때마다 아내의 의견이 옳았다는 생각을 한다.

문호리는 이영애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하다. 현재 이영애는 친정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3대가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부부에게 문호리는 살면 살수록 자연의 연륜이 느껴지는 경이로운 곳이다. 강이 한눈에 보이는 전경도 그렇고, 뿌리 깊은 나무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부부는 종종 집 뒷산에 오른다.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공방까지 부부만의 프라이빗한 산책 코스가 이어져 있다. 이것이 바로 ‘장금이 인 리얼 라이프’일지도.

이영애의 생활은 오롯이 주부의 일상이다. 하루에 한 번 집 근처 마트에 가고, 출근하는 남편에게 과일 도시락을 안겨주고, 퇴근하는 남편을 위해 손수 요리를 준비한다. 햇볕 좋은 날 빨래를 널고 호박오가리도 말린다. 최근에는 발효 빵에 관심이 많아 베이커리 강습도 받는다. 살림꾼인 이영애는 자신이 광고하는 주스기를 이용해 매일같이 가족에게 신선한 주스를 안긴다.

전원생활이 만족스러운 건 남편 정호영씨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기분은 마치 미국에서 보낸 학창 시절의 감상과 비슷하다. 강을 따라 운전하는 기분, 집으로 돌아가면 쌍둥이가 반기고, 사랑하는 아내가 정성 어린 저녁을 차려놓은 그 포근한 느낌이 좋다. 서울에서 살 때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그 느낌이 그리워 정호영씨는 유학 시절에도 기숙사 생활 대신 기숙사 반대편에 집을 구했다고 한다. 집으로 가는 기대감을 느끼기 위해서였다. 정호영씨는 아내에게 미국에서 살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부부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잠시 미국에 살면서 추억을 만들 계획이다.

최근 한 방송 매체는 ‘이영애가 호화 생활을 누린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외유내강형인 이영애는 누구보다 마인드컨트롤을 잘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 보도에는 크게 상처받아 성당에서 기도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자신이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이 공격받았을 때 강하던 그녀는 한없이 무너진다.

한옥 공방을 짓다
이영애는 까다로운 엄마다. 아이가 먹고 바르는 것을 구입할 때는 성분 하나하나를 따져보고 선택한다. 아기들의 피부에 유해한 것이 첨가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값비싼 외국 비누를 사용하자니 부담스럽고, 시중에 판매되는 비누를 하나하나 따져보니 화학 성분이 첨가돼 있어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다. 그래서 외국 여행길에 오를 때마다 올리브오일을 기본으로 만든 전통 있는 유기농 명품 비누에 관심이 많았다.

이영애는 집 근처에 한옥을 개조한 ‘뷰티와 헬스에 관한 나눔의 공방’을 준비 중이다. 내 아이가 사용할 비누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다. 지난 23년간 화장품 모델로 활약해온 노하우와 딸아이 덕분에 학습한 지식을 다른 엄마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공방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놀이 공간이며 전통차를 마시며 자연을 체험하는 학습 공간이기도 하다. 동시에 서울 삼청동에 ‘리아네이쳐’라는 이름의 한류 숍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 숍에서는 한국 전통차와 함께 이영애가 직접 만든 유기농 아기비누와 로션 등을 판매한다.

시종일관 손을 꼭 잡고 있는 부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전했다. 부부는 성당에 갈 때도, 마트에 갈 때도, 공방에 갈 때도 꼭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두 사람은 특별한 사랑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이 결혼할 즈음 소망교회의 한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부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 여배우에게 남편에 대한 감정이 어떠냐고 묻자 “사랑 그 이상의 감정”이라는 복합적인 대답을 했는데, 그 여배우의 말 속에서 사랑의 진짜 의미를 느꼈다는 것이었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지난해 부부는 쌍둥이의 돌잔치를 열었다. 기자는 시종일관 손을 꼭 잡고 있는 부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전했다. 부부는 성당에 갈 때도, 마트에 갈 때도, 공방에 갈 때도 꼭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두 사람은 특별한 사랑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이 결혼할 즈음 소망교회의 한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부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 여배우에게 남편에 대한 감정이 어떠냐고 묻자 “사랑 그 이상의 감정”이라는 복합적인 대답을 했는데, 그 여배우의 말 속에서 사랑의 진짜 의미를 느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영애에게 지인들이 “쌍둥이가 엄마 눈을 닮아 너무 예쁘다”라고 말하면 “우리 남편 눈이 얼마나 예쁜 줄 아느냐, 남편을 닮았다”며 미소 짓는다고 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예쁘다” “잘생겼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오고 가는 말 속에 사랑을 확인하고 미소가 번지고, 그것이 부부가 젊게 사는 비결이다.

이영애는 촌스러운 여자다. 여전히 숭고한 사랑을 믿고,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긴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녀가 소중한 것이면 고집스럽게 지킨다. 남들 눈에는 흔하디흔한 조약돌이지만 그녀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것을 가슴에 품고 산다. 이영애에게 사랑도 그런 것이다. 정호영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지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아내는 진짜 사랑의 의미를 아는 것 같아요. 세월이 지날수록 아내의 진실성을 느껴요. 순도 100%의 사랑이랄까요. 아내는 그런 여자예요. 그런 아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부부는 오랜 연애 기간을 거쳐 결혼에 골인했다. 이영애가 대학 시절부터 만났으니 20여 년 함께해온 셈이다. 그동안 다투고 헤어짐이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두 사람은 늘 다시 만나고 함께해왔다. 부부는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잘 안다. 연애 시절 이영애는 남편과 시카고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시카고는 남편이 학창 시절을 보낸 곳이다. 그곳에서 남편이 존경하던 목사님과 교수님,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평소 정호영씨는 통이 크고 남자다운 성격이다. 하지만 남편의 유년기 지인들을 만나면서 남편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엿보았다. 이후 이영애는 남편과 결혼하겠다는 마음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아내에 대한 정호영씨의 사랑도 한결같다. 아내는 그에게 아름다운 존재, 그 자체다. 외모만큼이나 심성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사업가라는 직업이 사람을 만나서 술도 마실 일이 많지만 결혼 후 그는 저녁 약속도 거의 잡지 않는다. 가족과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서다.
팬들은 이영애를 기다린다. 이영애 역시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생각이다. 남편 정호영씨는 원칙적으로 아내가 작품 활동을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오롯이 아내와 엄마로 살기를 바란다. 지금 쌍둥이에겐 그 누구보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고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가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 속에서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고 싶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 자연히 루머와 악플이 생기게 마련인데, 그러한 것에 상처받는 아내를 보는 것도 힘들다. 쌍둥이에게 영향도 미칠 것이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스타라는 이유로 고스란히 참아야 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가 다른 방식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기회를 모색 중이다. 그것이 드라마 혹은 영화에 출연하는 방식이 아니어도 주부들에게, 아이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다면 어떤 경로든 힘을 보탤 생각이다. 최근 한국식 교육으로 성공을 거둔 미국 뉴욕 시 할렘의 한 학교를 후원한 것도, 소외계층 임산부에게 1억원을 쾌척한 것도 모두 팬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이영애는 순간순간이 감동이다. 눈이 내린 어느 날 온 가족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하얀 눈이 눈부셔 집 앞 공터에서 두 아이와 눈 위를 걸었다. 아장아장 걷는 그 모습에 금세 눈물이 글썽거렸다. 부부의 일상은 이렇듯 평범하다.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다. 어른처럼 의젓하게 TV를 보는 딸, 아빠에게 뽀뽀하기 위해 악어처럼 입을 벌리고 뛰어오는 아들, 그것이 부부에게는 행복이고 감사다. 부부는 사랑하고 있다. 지난 세월처럼 앞으로도 사랑할 것이다.

CREDIT INFO

취재
하은정
사진
신빛
2013년 01월호

2013년 01월호

취재
하은정
사진
신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