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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품으로 치유 받을 수 있는 예올 20주년 전시 관람법

On September 27, 2022

삭막한 도심 속 삶에서 주변을 채우는 아름다운 기물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공예품이 지닌 미적 가치의 진가를 깨닫고 치유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전시, 예올의 20주년 기념전 〈치유와 다독임의 공예〉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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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공예품으로 채워 미감을 완성한 한옥 집운헌.

전통 공예품으로 채워 미감을 완성한 한옥 집운헌.

지난 8월 31일 예올의 설립 20주년 기념전 〈치유와 다독임의 공예〉 오프닝의 날. 평소라면 한가롭고 평온했을 북촌 거리가 이날만큼은 많은 수의 인파로 북적였다. 지난 20년간 우리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 현대와 연결시키는 활동을 해온 예올의 지난 시간을 회고하는 자리에 예올의 후원자들은 물론 한국의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행사장을 찾은 것. 마침 9월 초 프리즈 아트페어와 시기가 겹쳐 한국을 찾은 해외 문화계 인사들도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공예를 접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목공예 임정주 작가와 완초장 허성자 작가의 협업 작품.

목공예 임정주 작가와 완초장 허성자 작가의 협업 작품.

목공예 임정주 작가와 완초장 허성자 작가의 협업 작품.

지우산과 화혜 공예품이 전시된 예올 북촌가의 전시 전경.

지우산과 화혜 공예품이 전시된 예올 북촌가의 전시 전경.

지우산과 화혜 공예품이 전시된 예올 북촌가의 전시 전경.

이번 전시는 예올이 전통공예의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진행한 ‘올해의 장인’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공예 장인과 젊은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결과물과 새로운 방식으로 창의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젊은 공예인을 후원하는 ‘예올이 뽑은 젊은 공예인’으로 선정된 여덟 작가들의 작품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예올 북촌가의 전시실과 북촌의 아담한 한옥 집운헌 두 공간에서 서로 다른 스타일로 진행된 전시는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했다.

두석 공예 포크.

두석 공예 포크.

두석 공예 포크.

올해 예올은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예올은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예올은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북촌가의 전시는 장인의 작업과 결과물을 집중 조명해 전통공예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노력과 결과를 진솔하게 보여준다. 도시를 이루는 형태와 재료로 제작돼 전시 공간 속 작은 ‘도심’을 형상화한 전시대 위에 전통공예 장인과 젊은 공예인들의 대표작들을 진열했는데, 일상 생활에 필요한 ‘쓸모 있는 물건들’의 미적 가치를 통해 공예가 줄 수 있는 치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실 2층의 미디어 룸에서는 〈리빙센스〉에 1년여간 연재한 전통공예 장인 탐방 시리즈 ‘내일의 공예’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영상이 상영되었다. 집운헌의 전시는 생활 공간에 스며든 공예품이 얼마나 일상을 아름답게 해주는지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한옥 가정집 곳곳에 양태오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이스턴에디션 가구와 장인들이 제작한 공예품을 배치해 쓸모 있고도 아름다운 기물이 만들어주는 일상의 풍요로움을 전시를 관람하는 잠시나마 느낄 수 있게 했다.

양유완 작가의 유리 공예품, 김현주 작가의 나전 공예품, 안혜표 화혜장의
화혜 공예품이 전시된 공간.

양유완 작가의 유리 공예품, 김현주 작가의 나전 공예품, 안혜표 화혜장의 화혜 공예품이 전시된 공간.

양유완 작가의 유리 공예품, 김현주 작가의 나전 공예품, 안혜표 화혜장의 화혜 공예품이 전시된 공간.

허성자 작가의 완초 공예품.

허성자 작가의 완초 공예품.

허성자 작가의 완초 공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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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형상화한 예올 북촌가의 전시 공간.

도심을 형상화한 예올 북촌가의 전시 공간.

INTERVIEW

디자이너 양태오
전시 기획 및 총감독


도심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공예가 줄 수 있는 치유의 가치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도심을 중심으로 이어져온 테크놀로지로의 구조 재편은 오랫동안 우리의 일상에 축적됐던 미적 가치를 희생시켜왔습니다. 기술과 경제에만 집중해 편향적으로 발전해온 도심에서 예올은 지난 20년간 공예를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문화들을 선보이고 후원하며 문화적 자긍심을 키워나가는 재단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번 전시로 그간의 노력과 흔적을 되새기며 바쁜 도심 속에서 우리가 잃었던 것들을 되찾고 관람객에게 사유와 휴식의 기회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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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초장 허성자, 목수 권원덕과 함께한 ‘장인과의 대화’
2019년부터 2020년에 걸쳐〈리빙센스〉와 진행한 전통공예 장인 탐방 인터뷰 시리즈 ‘내일의 공예’의 멤버들이 다시 만났다. 양태오 디자이너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예올이 후원하는 12인의 장인을 만나 인터뷰한 이 시리즈는 전통공예품이 탄생하는 현장을 취재하고, 일상에서 쓸모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해왔다. 강화도 화문석문화관의 직원으로 일하다 우연히 완초 공예의 길로 들어서 세계적인 공예가의 대열에 합류한 허성자 완초장은 “예올의 후원과 미디어의 관심 덕분에 아무도 알아주지 못한 완초 공예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고 회고했으며, 소목장 고(故) 조석진 장인의 제자인 ‘젊은 공예인’ 권원덕은 “전통 기법을 활용해 현대적인 가구를 제작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나다우면서도 뿌리를 잃지 않는 작업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옥인다실의 전통차 즐기기
전시 중 매주 수요일에는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서촌의 명물 옥인다실에서 예올의 장인과 젊은 공예인이 만든 공예품을 활용해 한국식 오후 다회 및 미식을 체험할 수 있다. 서촌의 작은 골목에 자리한 분홍색 외벽의 비밀스러운 가게 문을 열면 임정주 작가의 나무 컨테이너 오브제, 김덕호 작가의 백자, 양유완 작가의 유리 오브제, 종류별 다기와 소반 등 예올에 참여한 전통 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다실 한 칸이 자리한 뒤채와 마당에는 옥인다실을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이는데, 가을에 어울리는 시원한 냉침차를 주문하면 정갈한 다기와 함께 찻상이 마련되며, 미식으로 배숙과 곶감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한옥에서의 밤 ‘향음주례’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9월 15일 저녁 집운헌 마당에서 전통주와 전통음악이 어우러진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의 진행자는 홍익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이자 한국의 음식 문화를 사랑하는 벵자멩 주아노. 달빛이 비치는 한옥 마당에서 풍류 이야기와 전통주를 즐기고 대금 라이브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으로 참가자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취하기 위해 마시지 않고 여유롭게 즐기는 게 진정한 풍류이며, 술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는 그의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밤이었다.

ABOUT THE EXHIBITION

권현숙(후원자, 소설가)
공예는 제 생활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뻐서 사면 쓰기 아깝고 모셔두기만 하게 되더라고요. 이러다간 ‘이거 내가 언제 쓰겠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느 날 아껴두던 공예 그릇을 꺼내서 썼어요. 그랬더니 음식도 좀 더 정성스럽게 만들게 되고, 먹을 때의 태도도 달라지더라고요. 예올의 전시 덕분에 생활과 밀접한 공예를 마음속으로 되새기는 중이에요. 예올의 이러한 작업 덕에 생활과 공예를 가까이 느끼고 치유 받았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현숙(후원자, 주부)
평소 인테리어 소품이라든지 아름다운 기물을 좋아해서 예전부터 예올의 전시를 자주 관람했어요. 이번 전시는 그동안 예올이 후원했던 작가님들의 대표작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반가웠고요. 특히 집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예시들을 알 수 있어 좋았고,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정말 즐거웠어요. 저도 언젠가 제 공간을 공예품으로 채워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예올 전시도 무척 기대됩니다.

예올 김영명 이사장 인터뷰

지난 9월 초 반가운 뉴스가 전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선정한 ‘2022 올해의 공예상’ 수상자 중 하나로 재단법인 예올이 선정된 것. 예올은 지난 20년 동안 전통과 현대 공예를 아우르는 전시를 기획하고 공예인을 후원하는 다양한 매개 활동을 펼친 점을 인정받았다. 지난 20년 동안 예올과 함께하고 이끌어온 주인공 김영명 이사장. 20주년 기념전 〈치유와 다독임의 공예〉를 앞두고 받은 상이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을 것. 그간의 노력과 땀의 결실이 담긴 20주년 전시장에서 김영명 이사장을 만나 소회를 물었다.


Q 20주년 기념전을 준비하면서 감회가 특별했을 것 같습니다.
매년 꾸준히 진행해온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게 돼서 기뻐요. 처음엔 체계도 갖춰지지 않고 마음만 앞선 상태로 ‘시작이 반이다’도 아닌 ‘시작만 해도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출발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이렇게 노하우가 쌓이고 예올만의 나이테가 만들어진 것 같아 기쁩니다.

Q 예올의 첫 시작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첫 10년은 문화재를 보존하고 지켜가는 게 목표였어요. 20년 전만 해도 전국의 문화재 보존 상태가 썩 좋지 않았거든요.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 서 있는 안내판이 문화재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했죠. 디자인도 그렇고 그 안의 내용도 오류가 많았어요. 그래서 시작된 게 안내판 개선 프로젝트였고 조계사와 여수엑스포 문화재 안내판 등을 저희가 공들여 제작했죠. 그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전통공예에 눈이 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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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 하나라도 충실히 하자는 마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Q 전통공예로 관심이 이동한 계기도 궁금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 귀빈들에게 선물할 기념품을 찾았던 게 시작이었어요. 예전에는 인사동이나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우리가 제작한 공예품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중국산 제품이 점령을 하고 있더라고요. 이러다가는 우리 전통공예품이 다 사라지겠구나라는 걱정이 들어 전통공예 장인을 찾아서 알리기로 했습니다. 그때가 2014년이었어요. 유기장부터 시작해서 화혜장, 우산장을 거쳐 지난해 완초장까지 후원했습니다. 그 후원은 금전적인 지원뿐 아니라 그 기술이 현대의 삶과 어울릴 수 있도록 디자이너와 함께 협업 제품을 만들고, 매력적인 패키징과 브랜딩을 도와주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Q 현대인의 일상에 미감을 더하고 쓸모까지 겸한 예올의 공예품들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이사장님도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전통공예품은 장인의 오랜 노력과 땀의 결실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우리의 삶과 함께해온 반려 기물이기도 해요. 산업화의 물결로 인해 삶의 방식이 바뀌어서 공예품이 쓰일 기회조차 잃기는 했지만, 한번 사용해보면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거예요. 예를 들어 주물 무쇠솥에 밥을 한 번 지어 먹어보면 전기밥솥이 따라올 수 없는 맛있는 밥맛을 느낄 수 있죠. 조금 불편하지만 공산품을 쓰면서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요. 저는 집에서 그동안 예올이 후원해온 장인들의 대표작들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쓸 때마다 감탄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개선해야 할 점들도 보이고,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Q 이번 전시는 지난 20년을 회고하는 자리이기도 하겠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지점이 될 것 같습니다. 이사장님이 생각하는 예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난 20년 동안 우리 문화재를 지키고 공예인을 후원하면서 한발 한발 충실히 걸어왔습니다. 예올 후원자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고, 앞으로도 후원자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전통을 지켜나가고 싶어요.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희는 아직 작은 단체이지만 ‘Small is Beautiful’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작은 일이라도 성심을 다하려고 합니다.

삭막한 도심 속 삶에서 주변을 채우는 아름다운 기물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공예품이 지닌 미적 가치의 진가를 깨닫고 치유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전시, 예올의 20주년 기념전 〈치유와 다독임의 공예〉를 만나보자.

CREDIT INFO

에디터
심효진·문채린
사진
김덕창·엄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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